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배우 김우빈과 수지가 9년 만에 만났다. 여기에 김은숙 작가의 존재감까지 더해지며 기대감을 높였다. 

'다 이루어질지니'는 천여 년 만에 깨어난 경력 단절 램프의 정령 지니(김우빈)가 감정 결여 인간 가영(수지)을 만나 세 가지 소원을 두고 벌이는 스트레스 제로,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다. 김우빈은 "요술 램프라는 소재를 가지고 신선한 질문을 던지는 시리즈"라며 "세 가지 소원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욕망, 사랑과 우정의 의미, 선과 악의 구분 등의 질문이다"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김우빈은 램프의 정령이자 사탄 지니를 맡았다. 김우빈은 "다양한 면이 있다. 유쾌하고 강인하기도 하고 가끔은 잔인하기도 하다. 무서웠다가 하찮기도 했다가 나름 귀엽기도 하다.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인간은 아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불편하지만, 정작 본인은 편안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전했다. 

수지는 지니가 타락시키려는 램프의 새 주인이자 감정이 없어 딱히 소원도 없는 사이코패스 가영 역을 맡았다. 수지는 "남들과 다르게 태어난 캐릭터로 할머니와 마을 사람들의 따뜻한 사랑과 학습으로 주입식 인생살이를 한 사이코패스"라며 "사이코패스라고 하면 무섭고 범죄를 저지를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가영은 룰과 루틴이 있다. 결과론적으로는 남들보다 올바르게 살아가고 있는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김우빈과 수지는 2016년 '함부로 애틋하게' 이후 약 9년 만에 재회했다. 김우빈은 "친해지는 시간도 필요 없다 보니 본격적으로 작품, 캐릭터 이야기를 하며 너무 좋았다"며 "그때도 지금도 수지와 함께 하는 시간은 언제나 행복하다.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배우라 즐겁게 촬영했다. 연기도 매번 감탄했다"고 돌아봤다.

수지 역시 "시간이 그렇게 흘렀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가 완전히 새로운 작품과 캐릭터로 만났다. 그때의 아련했던 감정이 기억 안 날 정도로 재밌게 호흡을 맞췄다. 코미디가 많다 보니 티키타카가 필요한데 훨씬 수월했다. 여전히 배려심이 넘치는 배우라 편하게 촬영했다"고 화답했다. 

전생과 현생을 가로지르는 지니와 가영의 천년 서사가 설레면서도 코믹하게, 아슬아슬하다가도 애틋하게 그려지며 시청자들을 매혹시킬 예정이다. 사이코패스라는 설정 상 감정을 뺀 로맨스를 펼치게 된 수지는 "항상 우빈 오빠에게 죄스러운 마음이었다"며 "연기할 때는 상대와 호흡을 맞추고 반응을 보여야 하지만, 가영은 상대의 말조차 가영식 사고로 해석해서 고개를 끄덕이거나 추임새를 넣지 안흔다. 그 결과 우빈 오빠 혼자 원맨쇼를 하는 장면이 많았다"고 밝혔다.

김우빈과 수지뿐만이 아니다. '더 글로리' 이후 다시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집필한 김은숙 작가의 존재감도 묵직하다. 김우빈과 수지 역시 입을 모아 '다 이루어질지'를 선택한 이유로 김은숙 작가를 꼽기도 했다. 김우빈은 "김은숙 작가님이 만들어주신 세계관을 제가 잘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전했으며, 수지 역시 "대본을 보고 너무 신선하고 재미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제작 과정에서 연출자가 교체됐다는 점은 약점이다. '다 이루어질지니'는 당초 '극한직업'의 이병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나 중도 하차했고, '더 글로리' 안길호 감독이 새롭게 투입됐다. 이날 제작 발표회에는 두 감독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연출을 맡은 감독은 배우들과 함께 제작 발표회에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지만, 이날 만큼은 예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