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건국전쟁2’ 독립영화 불승인 두고 감독-영진위 ‘충돌’
작성자 정보
- 작성자 토도사연예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조회 112
본문
제주 4·3 사건과 여순 사건을 남로당 좌익 세력의 무장 반란으로 규정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2’가 독립영화로 인정되지 않은 것을 두고 영화계가 들끓고 있다.
영화계에 따르면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는 25일 ‘건국전쟁2’의 독립영화 인정 심의·의결 결과 인정소위원회 7인이 불인정 의견을 냈다. 사유는 “저널리즘 다큐멘터리 정치적 역사적 쟁점을 다룬 의도는 확인되자 균형 잡힌 탐구보다는 특정 관점의 강조에 치우친 편향된 표현 방식과 완성도가 아쉬운 작품으로 독립영화 인정 기준 해당항목 없음”이었다.
‘건국전쟁2’는 지난해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재평가해 약 117만명의 관람객을 동원한 ‘건국전쟁’의 후속작으로 제주 4·3 사건은 공산주의자들이 주도한 무장 반란이자 폭동으로 국가 권력에 의한 민간인 대규모 희생이라는 사회적 통념을 ‘왜곡된 담론’으로 비판한다. 또 여순 사건 역시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방해하려는 좌익 세력의 계획된 반란임을 강조한다.
전작인 ‘건국전쟁’ 또한 독립 영화가 아닌 예술 영화로 승인을 받았다. 이번 ‘건국전쟁2’는 독립 영화로 신청했다 독립 영화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영진위로부터 불승인을 받은 것이다.
이를 두고 ‘건국전쟁2’를 연출한 김덕영 감독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전작 ‘건국전쟁’ 또한 승인 과정에서 한바탕 소동이 있었다”며 “예술 영화와 독립 영화 둘 다 신청을 했고 독립 영화로 승인서 또한 받아둔 상태에서 특정한 이유 없이 불인정이 됐다. 이후 영진위 관계자들이 직접 찾아와 사과한 일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100만명이 넘는 관객들이 영화를 관람했으나 그해 출판한 영진위 백서에도 ‘건국전쟁’ 내용은 빠져 있었다”며 “이 또한 항의를 했고 영진위 관계자들이 이 또한 사과했다”고 했다.
김 감독은 “독립영화 상영관도 중요하지만 그 것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OTT 부분인데 2차 부가판권 부분이 예술 영화가 더 까다롭다”며 “독립 영화로 인정 받지 못하면서 ‘건국전쟁2’는 2차 부가판권 시장이 사실상 닫힌 상황”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김 감독은 ‘건국전쟁2’ 홍보 과정에서도 알 수 없는 이유로 광고가 중단된 사례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돈이 많지 않은 관계로 몇몇 지하철역에 광고를 진행했는데 대행사를 통해 갑자기 연락이 와 광고를 철거를 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이유를 따져 물으니 민원이 들어왔다는 이유를 댔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영진위 관계자는 “영진위 심사는 순수하게 그 작품에 대한 평가만 할 뿐이지 어떠한 배경을 가지고 정치적인 판단으로 심사를 하지 않는다”며 “지난 7월 개봉한 ‘망국전쟁: 뉴라이트의 시작’ 또한 독립 영화로 불인정됐다”고 했다. ‘망국전쟁: 뉴라이트의 시작’은 해방 이후 청산되지 못한 친일 세력이 이승만 정권을 시작으로 오늘날까지 ‘뉴라이트’라는 이름으로 이어진 것에 대한 것을 비판한 영화로 ‘건국전쟁’ 시리즈와는 정반대의 시각을 가진 영화다.
또한 “‘건국전쟁2’는 ‘건국전쟁’과 달리 예술 영화 신청은 아예 안 한 것으로 안다. 예술 영화의 경우는 영진위에서 심사 규정이 있다기 보다 자동으로 인정이 되는 부분이 있다”며 “신청 내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지 저희가 영화에 대한 어떤 정체성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또 “전작인 ‘건국전쟁’ 또한 윤석열 정권 당시 제작이 된 것 아니냐”고 했다.
김 감독은 27일 자신의 블로그에 추가로 올린 글에서 “영진위는 ‘건국전쟁2’가 균형 잡힌 탐구보다 특정 관점에 치우쳐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동안 영진위가 무수하게 인정해준 소위 진보 진영 영화들은 균형 잡힌 탐구를 한 작품이었냐”면서 “이번 불승인 사태가 단지 순수한 영화계 내부 결정이 아니라 정치적 흑막이 배경에 깔려 있다고 의심하는 이유”라고 했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관련자료
-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