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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정헌, 첫 연출작 '이중주차'로 세계 무대 데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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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토도사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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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헌이 감독으로 변신해 관심을 얻고 있다. 블루드래곤엔터테인먼트, ‘이중주차’ 포스터

배우 정헌이 첫 연출 도전작으로 세계 유수의 영화제를 연이어 두드리며 감독으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단편영화 ‘이중주차’는 국내외에서 작품성과 연출력을 인정받으며 데뷔 14년 차 배우 정헌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고 있다.

최근 본지와 단독 인터뷰를 가진 정헌은 ‘이중주차’ 연출 계기와 촬영 과정 등에 대해 밝히며, 매년 자신에게 새로운 목표를 부여해왔다고 털어놨다. 그의 지난해 도전 과제는 ‘영화 제작’이었다.

“뜬금없는 목표는 아니었어요. 이전 시나리오를 몇 달간 디벨롭하다가 새롭게 쓴 것이 ‘이중주차’였죠. 애초에 영화를 만드는 게 목표였기에 시작부터 각본과 연출은 제 몫이었고,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주인공 캐릭터에 저의 모습이 많이 투영돼 직접 이 역을 맡게 됐습니다.”

정헌이 연춣자로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준비한 과정에 대해 털어놨다. 블루드래곤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는 셀프 캐스팅이라는 선택을 뒷받침하기 위해 철저히 준비했다. 49장의 스토리보드를 직접 그리고, 촬영 전 현장을 7차례 찾아 동선을 체크했다. 대부분의 신에 출연하다 보니 연기와 연출을 동시에 수행하는 데 어려움도 컸다.

“슛 들어가기 전 메인과 서브 카메라의 뷰 파인더로 구도를 확인했고, 연기를 하는 저와 촬영 감독님을 믿고 촬영에 임했어요. 힘을 줘야 하는 컷들은 다음 세팅을 하는 동안 플레이백해 확인했죠. 대신 장점도 있었습니다. 연기에 대한 디렉션을 스스로 할 수 있으니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고, 액션·컷까지 제가 직접 외치면서 집중력을 잃지 않았죠.”

영화는 제목처럼 블랙 코미디와 서스펜스 사이의 미묘한 긴장을 품고 있다. 관객 각자가 자신의 ‘이중주차’ 경험을 떠올리며 영화에 공감하거나 흥미를 느끼기를 바랐다는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악의 없는 행동도 누군가에게는 피해가 된다. 기준을 벗어난 순간, 선과 악은 쉽게 뒤바뀔 수 있다. 우리는 과연 누구에게 양심을 묻고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배우 정헌. 블루드래곤엔터테인먼트 제공

해외 유수 영화제 초청·수상으로 인정받은 작품성

이 같은 문제의식과 완성도는 국내외 영화제에서 고스란히 통했다. ‘이중주차’는 전주국제단편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됐고, 충주단편영화제에도 공식 초청됐다. 해외에서는 ‘One Lucky Day’라는 제목으로 소개됐으며 피렌체 영화상 최우수 단편상, 인디펜던트 단편 어워드와 아시아 독립 영화제에서 신인 감독상을 받았다.

더불어 도쿄국제단편영화제 최우수 촬영상, 뉴욕 이스트 빌리지 영화제 특별상, 스웨덴 영화상 신인 감독상 결승, 로마 프리즈마 필름 어워드 결승, 리치몬드 국제영화제 준결승 진출 등 성과는 줄줄이 이어졌다.

공식 선정 소식도 다채롭다. 이스키아 글로벌 영화제, 베를린 인디 영화제, 서울 익스트림 영화제, 아리조나 국제 영화제 등 수많은 무대에서 ‘이중주차’가 호명됐다. 첫 연출작으로 이토록 다양한 국제 무대의 문을 두드린다는 것은 결코 흔치 않은 성취다.

정헌은 첫 연출작의 주연을 직접 맡았다. 블루드래곤엔터테인먼트 제공

정헌은 이번 여정을 통해 “영화를 만드는 과정이 자식을 낳는 일과 같다는 말을 조금은 알겠다”며 웃었다. 그는 “노고, 정성, 부탁, 설득이라는 단어들이 먼저 떠오른다. 현장에서 각 파트의 스태프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움직이는지를 가까이서 보고 나니 앞으로 배우로서 더 철저히 준비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덧붙였다.

배우로서 다채로운 장르를 오가며 폭발적인 에너지를 보여왔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절제의 연기를 택했다. “주인공 정우의 변화하는 얼굴과 감정을 따라가는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는 그의 설명처럼, 연출과 연기 사이의 균형을 유지한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SBS ‘국민사형투표’, ENA ‘낮에 뜨는 달’, MBC ‘우리,집’ 등의 드라마를 비롯해 하반기 공개 예정인 디즈니플러스 ‘조각도시’,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 등에 출연한 정헌은 향후 계획에 대해 묻자 “저의 본업은 배우다. 장르물과 로맨스를 좋아한다. 남자 배우로서 선 굵은 연기를 하는 것에 항상 목말라 있다. 물론 아주 예쁜 로맨스도 좋다”면서 “다만 시간이 허락한다면 또 다른 연출에도 도전하고 싶다. 이번에는 연출에만 집중해 보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연기에 관해서는 주저하지 않고 도전하는 사람이자, 항상 맡은 역할로서 존재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의 첫 연출작은 단편이지만, 배우 정헌이라는 이름을 더 넓은 무대로 확장시키는 첫 장편의 출발점이 됐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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