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베테랑' 신승환, 데뷔 24년만 첫 뮤지컬 도전 "'킹키부츠' 오디션, '피아노' 이후 처음"(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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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배우 신승환이 데뷔 25년 차에 처음으로 뮤지컬 무대에 오른다. 스테디셀러 뮤지컬 '킹키부츠'를 통해서다. 그는 거칠지만 인간미를 지닌 '돈' 역의 뉴 캐스트로 합류해 특유의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와 개성 가득한 연기로 무대에 새 활력을 불어넣는다.
신승환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얼굴만 봐도 누구나 알아볼 만큼 연기파로서 깊은 인상을 남겨온 배우다. 영화 '베테랑' 시리즈에서는 기자 출신의 비열한 유튜버 정의부장으로, JTBC 드라마 '옥씨부인전'에서는 악행을 일삼는 행수로 분해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또 최근에는 영국 인기 시리즈 '갱스 오브 런던 시즌3'에 출연하며 해외 진출까지 이뤄냈다. 매 작품마다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 그는, 이제 그 결을 무대 위로 옮기며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신승환에게 뮤지컬은 오랜 꿈이었다. 데뷔작 '피아노'(2001) 이후 무려 24년 만에 오디션을 보게 된 그는 "정말 오랜만에 심장이 쿵쾅거렸다. 서울예전 합격했을 때처럼 소리를 질렀다"며 "지금 연습도 재밌고, 함께하는 배우들의 에너지를 느끼는 것도 행복하고, 이 작품에 참여하게 된 것도 넘치게 행복한데 큰일났다 싶은 건 있다"고 웃어 보였다.
신승환은 '킹키부츠' 합류를 "간만에 심장이 뒤집히는 경험"이라고 했다. 때문에 오랜만에 본 오디션이었지만 준비 과정은 누구보다 치열했다. 그는 "작년에 오디션 소식을 듣고 아는 음악감독님을 통해 소개받아 6~7개월 정도 보컬 레슨을 받았다"며 "공연(연극)은 해봤지만 뮤지컬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었다. 연기하면서 리듬을 타야 하고 노래 안에서 감정을 풀어야 하니까 매일이 공부였다"고 떠올렸다.
"캐스팅이 확정되고 본격적인 연습을 시작하고 나서는 하루도 쉬지 않았어요. 현장에 제일 먼저 가서 연습하고 제일 늦게 나왔죠. 현장에서 배우로서는 제일 고연차였지만 뮤지컬이라는 영역에서는 오히려 제가 제일 많이 배워야 하는 입장이었어요. 함께하는 배우들이 이미 여러 작품을 통해 무대 경험이 풍부했기 때문에 디테일을 맞추는 과정에서도 배울 점이 많았고 저는 처음부터 그 환경에 적응해 가야 했죠."
그는 퇴근 후 집에서 매일 연습 영상을 보며 복기할 만큼 성실하게 '킹키부츠'의 첫 무대를 준비하는 중이다. 그는 "연습이 끝나면 스윙 역의 배우가 풀버전 영상을 찍어 공유해 준다. 집에 가서 그날 연습 영상을 다시 보고, 디테일이 바뀐 부분을 체크하면서 혼자 시뮬레이션으로 런을 돌고 있다"고 말했다.
"'킹키부츠'는 에너지를 쏟을수록 더 큰 에너지를 돌려주는 작품 같아요. 뮤지컬은 혼자서는 절대 완성할 수 없는 장르예요. 노래와 안무, 타이밍, 호흡까지 모든 게 팀의 조화로 이뤄지죠. 동료들과 세밀하게 맞춰가는 과정에서 정말 많이 배워요. 제가 아무 때나 대사를 던져도 동료 배우들이 자연스럽게 받아쳐 줘요. 함께 하는 배우들의 리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걸 다시 느꼈어요."
'킹키부츠'에서 그가 연기하게 된 돈은 공장 노동자이자 편견을 가진 남성이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변화와 수용을 통해 성장하는 인물이다. 신승환은 이 캐릭터를 단순히 거칠고 터프한 남성상으로만 해석하지 않았다.
"'킹키부츠'에 심재현이라고 시조새라고 불리는 배우가 있어요. 초연 때부터 공연한 친구죠. 저랑 같은 돈 역이에요. 재현이가 한 번씩 툭툭 '신승환만의 돈을 만들라'고 말을 해줘요. 그래서 저만의 돈에 대해 더 골몰하게 됐죠. 돈은 겉으로는 터프하고 생각 없이 말하는 캐릭터예요. 하지만 전 그 속에서 마시멜로 같은 연약함이 있다고 봤어요. 그런 복합적인 부분들을 찰나의 포인트로 힘 있게 표현하려고 해요. 관객들이 '저 사람 뭐야?' 할 정도로 직관적이면서 쫙쫙 펼쳐나가는 캐릭터를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신승환이 '킹키부츠'에 남다른 마음을 품은 데에는 개인적인 이유도 컸다. 그는 "'킹키부츠'는 우리 딸들이 제일 좋아하는 뮤지컬이다. 그리고 과거 같은 소속사 식구이기도 했고 작품에서 제 아버지로 나왔던 고창석 형이 '킹키부츠' 초연 때부터 돈 역을 하셨다. 그래서 공연을 보러 왔다가 '킹키부츠'에 매료됐다"고 이야기했다.
신승환은 '킹키부츠'를 통해 다시금 연기의 본질을 돌아보게 됐다고 말한다. '피아노' 이후 단 한 번의 오디션 없이 100편이 넘는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해 온 그는 그만큼의 실력과 신뢰를 쌓아온 배우다. 그리고 '킹키부츠' 앞에서는 초심보다 더 뜨거운 마음으로 돌아갔다. 뮤지컬이라는 낯선 무대 위에서 다시 땀 흘리기를 택한 그는, 캐릭터의 감정과 음악의 리듬, 무대 위의 호흡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과정을 통해 배우로서의 감각을 새롭게 단련하고 있다.
"대본을 들고 도서관에 가서 필사했어요. 글을 쓰면서 연출님이나 주변에서 이야기해 줬던 것들을 돈이라는 인물 안에서 제가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디테일보다는 전체적인 흐름을 잘 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첫 공연은 이븐하게, 잘 돌아가는 상황 안에서 자연스럽게 묻어가자는 마음이에요. 공연을 거듭하면서 빌드업해 나가고 싶어요."
한편, '킹키부츠'는 영국 노샘프턴의 수제화 공장이 경영난에 직면하던 시절, 특별한 부츠를 제작해 유일하게 살아남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티켓 오픈마다 전 예매처 예매율 1위를 찍고 평균 객석 점유율 99.8%라는 압도적 흥행률을 기록한 스테디셀러 뮤지컬이다.
올해 공연은 11월 1일부터 9일까지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 공연을 시작으로 성남, 여수, 전주, 용인, 서울까지 6개 도시 투어로 관객을 만난다. 전국 투어의 피날레인 서울 공연은 12월 17일부터 2026년 3월 29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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