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장우영 기자] 방송인 조세호가 故 전유성의 유지를 받들어 앞으로도 더 많은 재미를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KBS2 ‘홍김동전’ 그리고 정신적으로 이를 잇는 넷플릭스 ‘도라이버’ 시리즈. 두 프로그램은 최근 대한민국 예능계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서사를 보여주는 콘텐츠다. 시청률 부진이라는 지상파의 낡은 잣대에 막을 내렸던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에 힘입어 거대 글로벌 OTT 플랫폼에서 화려하게 부활하며 정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2022년 7월 첫 방송된 ‘홍김동전’은 ‘동전 던지기’라는 단순한 콘셉트를 통해 운명에 따라 달라지는 멤버들의 희비를 담아낸 버라이어티쇼. 홍진경, 김숙, 조세호, 주우재, 장우영이라는 신선하면서도 안정감 있는 조합은 회를 거듭할수록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하며 높은 화제성을 기록했고, 그 결과 예능 프로그램으로는 이례적으로 두터운 팬덤이 형성됐다. 하지만 저조한 시청률은 이들의 발목을 잡았고, 결국 약 1년 6개월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이러한 과정은 팬덤을 더 강하게 규합시켰다.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 반대 청원이 빗발쳤고, 트럭 시위로 자신들의 의견을 내비쳤다. 열렬한 응원 속에 ‘홍김동전’은 넷플릭스로 자리를 옮겨 ‘도라이버:잃어버린 나사를 찾아서’로 화려하게 부활했고, 공개 이틀 만에 넷플릭스 대한민국 TV쇼 부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홍김동전'의 팬덤이 얼마나 견고했는지, 그리고 이 콘텐츠의 성공이 시청률 숫자에 갇혀있지 않았음을 명백히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도라이버:잃어버린 나사를 찾아서’에 이어 ‘도라이버:잃어버린 핸들을 찾아서’로 매주 일요일 오후 5시에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는 멤버들. 여전히 끈끈한 케미스트리로 웃음을 선사하고 있는 중이다.

조세호는 ‘도라이버’의 핵심이자 인물관계도의 중심에 있다. 자신이 빛나기도 하지만 팀을 빛나게 하는데 주저함이 없는 조세호다. 상황에 따라 브레인이 되기도, 망가지는 역할을 자처하기도 하는 조세호는 멤버들의 공격을 유연하게 받아쳐 웃음으로 연결하며 프로그램에 활력을 책임지는 에너지다. 특히 ‘도라이버’에서는 웃음은 물론 진솔한 이야기로 공감대까지 이끌어내는 한층 넓어진 스펙트럼의 예능인으로 자리매김했다.

‘도라이버’의 공식 샌드백으로 멤버들의 공격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웃음으로 연결시키는 조세호. ‘홍김동전’ 당시 팀 내 가장 높은 IQ를 자랑하는 반전을 보여준 그다. 추석 명절을 하루 앞둔 지난 4일, 경기도 파주시의 한 스튜디오에서 OSEN과 만난 조세호는 “IQ 검사를 했을 때 약간 눈치가 빨라서 결과가 좀 좋게 나오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저는 제 스스로를 너무 많이 알고 있다. 그래서 의외로 IQ가 높게 나왔을 때는 스스로 놀라기도 했다. 그리고 샌드백 역할이라고 해주시는 부분에 감사한 건 그만큼 제가 편하고 좋기 때문에 다가오는 것이라고 생각을 해서다. 그런 부분에서 높은 IQ가 발현이 되는 건 공격을 받았을 때 순간 받아치는 리액션에서 힘이 나지 않나 생각한다”고 자신의 역할을 분석했다.

당시 성향 평가 당시, 조세호는 ‘타인의 평가에 민감하다’는 분석을 받기도 했다. 자신을 내려놔야 하는 상황이 많은 예능인의 숙명인 만큼 고민이 많을 수도 있는 상황. 조세호는 “‘내 이름 앞에 코미디언이라는 수식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이 일을 시작했는데, ‘코미디언 조세호’가 되니 성취감과 만족감이 컸다. 하지만 현실은 일이 많이 없으면서 스스로에 대한 평가가 낮아지고 내 스스로가 나를 자꾸 낮게 평가할 때 아쉬웠는데 그때 전유성 교수님이 ‘그만두고 싶을 때 그만둬라’라고 해주셨다. 하지만 저는 지금 당장 그만두기는 아쉽다고 하니 ‘인생은 어차피 하든가 말든가 둘 중에 하나다. 때문에 그냥 하라’고 이야기해 주셨던 부분이 깊이 남아있다”라며 얼마 전 세상을 떠난 故 전유성을 떠올렸다.

이어 조세호는 “또 제가 주제넘을 수 있지만 어느 순간 ‘내가 할 수 있음에 감사해야지’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제가 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다 보너스라고 생각을 하는데, 생각했던 것보다도 제가 더 잘 된 것 같다. 예전에 제가 이 정도 되면 좋지 않을까 했던 기준점을 이미 넘어섰기에 하루하루가 너무 감사한 사람인데도 사람의 욕심이라는 게 감사함이 오다 보니까 또 좋은 일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놓지 않으려고 한다. 그리고 방송이라는 게 저만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것이기에 동료들과 제작진에 감사함을 많이 느낀다”라고 덧붙였다.

결혼 1주년을 앞두고 있고, ‘도라이버’로 돌아온 만큼 ‘인간’ 조세호로서도, ‘예능인’ 조세호로서도 중요한 시기를 지나고 있는 지금, 조세호는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조세호는 “와이프에게 왜 나와 결혼했냐고 물어보면 ‘재밌어서’라고 하더라. 그게 저에게는 가장 큰 칭찬이었다”라며 “많은 분들이 ‘조세호는 정말 재밌구나’라는 걸 보여주는 게 제 목표다. 시간이 지나서 제가 은퇴하는 날이 올 수도 있는데, 기억되기를 ‘조세호는 정말 밑고 끝도 없이 재밌는 사람이었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 그걸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 ‘도라이버’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이 안에서 다른 걸 떠나서 끊임없이 코미디언 조세호로서 재밌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게 제 꿈”이라고 말했다.

특히 조세호는 “제가 어느 순간에 누군가와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하다가 진행을 하게 됐을 때, 다른 선배님처럼 원활하게 수려하게 진행을 못하는 스스로의 모습에 너무 힘들어한 적이 있다. 그때 전유성 교수님이 ‘너처럼 약간 버벅거리는 진행자도 있어야 되지 않겠니. 너처럼 앞뒤가 안 맞는 사람도 진행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지 않겠니. 그냥 그 모습 보여주려고 너를 쓰는 거다. 네가 왜 더 잘하려고 해. 그냥 넌 네가 할 수 있는 거 하라’고 해주셨다. 거기서 힘을 받으면서 제가 할 수 있는 걸 생각해 보게 됐고, 끊임없이 시청자분들에게 웃음 드릴 수 있도록 제 나름의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