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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돔 입성 정점 아닌 새 챕터…'피어나 연대' 속 피어라, 르세라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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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토도사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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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뉴시스] 르세라핌 '2025 르세라핌 투어 '이지 크레이지 핫(EASY CRAZY HOT)' 앙코르 인 도쿄 돔' 현장. (사진 = 쏘스뮤직 제공) 2025.11.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도쿄=뉴시스]이재훈 기자 = "와타시노 나카마니 나레(私の仲間になれ!·너 내 동료가 돼라)"

'파이어 인 더 벨리(Fire in the belly)'에서 팬덤 '피어나'를 동료로 만든 4세대 K팝 간판 걸그룹 '르세라핌(LE SSERAFIM)'이 이들과 결기(決起)하는 장면.

1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김채원이 일본 만화 '원피스'의 루피 대사로도 유명한 이 말을 전하자, 4만명 사이에서 연대의 기운이 피어났다.

르세라핌은 '아임 피어리스(IM FEARLESS)'를 애너그램(문자의 배열을 바꾸어 새로운 단어나 문장을 만드는 놀이) 방식으로 만든 이름이다. 이 '두려움 없음'은 팀의 정체성이 되는 정언명령(定言命令)이다. 팬덤 '피어나'와 함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다. '연대'할 수 있는 '동료'들이 함께 있어 당당해질 수 있는 행진곡이 된다.

전날과 이날 도쿄돔에서 열린 르세라핌의 공연은 지난 4월 인천에서 시작해 9월까지 일본, 아시아, 북미를 열광시킨 첫 월드투어의 앙코르 '2025 르세라핌 투어 '이지 크레이지 핫' 앙코르 인 도쿄 돔(2025 LE SSERAFIM TOUR 'EASY CRAZY HOT' ENCORE IN TOKYO DOME)' 자리.

특히 르세라핌이 데뷔 3년6개월 만에 일본 콘서트업계 성지인 도쿄돔에 첫 입성해 화제가 됐다. 일본에서 절정의 인기를 누린 한일 프로젝트 걸그룹 '아이즈원' 출신 김채원과 사쿠라, 일본인 멤버 카즈하 그리고 허윤진과 홍은채가 속한 르세라핌은 2022년 5월 데뷔했다. 직후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누렸다.

양일 간 8만명이 운집한 이 자리에서 르세라핌은 흔들림 없는 라이브를 선보이며 왜 자신들이 도쿄돔 무대에 섰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부여했다.

데뷔 이후 본인들의 뜻과는 상관 없이 우여곡절을 겪은 이 팀이 공연 초반 들려준 '핫'은 허윤진이 공연 직전 국내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설명한 것처럼, 일종의 선언이었다. 다양한 온도의 시간을 겪으며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결국 우린 뜨겁게 이겨낼 것이라는 자기 확인인 셈이다.

[도쿄=뉴시스] 르세라핌 '2025 르세라핌 투어 '이지 크레이지 핫(EASY CRAZY HOT)' 앙코르 인 도쿄 돔' 현장. (사진 = 쏘스뮤직 제공) 2025.11.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건 당당한 자족이다. 특히 최근 발매한 첫 번째 싱글 '스파게티(SPAGHETTI)'에 실린 팬송 '펄리즈(Pearlies)(My oyster is the world)'에 이 부분이 녹아 들었다. 진주를 만드는 동안 자신들을 지켜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앞으로는 자신들이 그들을 지켜주겠다는 다짐이다. 이 곡은 데뷔 앨범 수록곡 '더 월드 이즈 마이 오이스터(The World Is My Oyster)'와 연결됐다. 진주를 쟁취하겠다는 각오만 다지는 게 아닌, 고통을 이겨내고 성장하면서 만들어가는 가치 자체가 진주라는 믿음을 내세운다.

그렇게 르세라핌은 고유성을 공고히 한다. 르세라핌의 위트와 재기발랄함을 증명하며 화제가 된 '스파게티(SPAGHETTI)(feat. j-hope of BTS)'의 휘감기는 무대는 르세라핌 세계관의 넓이였다. 이 곡과 이어지는 댄스 브레이크는 멤버들이 강조한 것처럼 이번 콘서트의 '킥'이었다.

특히 공연 막판 한 여름의 록 페스티벌을 방불케 한 독기 3부작, 즉 '피어리스' '언포기븐' '안티프래자일'로 이어지는 대목은 르세라핌의 본진이 용기이고, 이는 피어나를 위한 배수진임을 분명히 한다. 그렇게 화룡점정을 찍은 뒤 앙코르에서 디스코 펑크 '디퍼런트'를 들려준 르세라핌은 그야말로 달랐다.

사각이 아닌 삼각형 프래임의 무대는 이들의 다채로운 색깔을 보여주는 일종의 프리즘 같았다. 팝적인 건 물론 펑키(funky)함, 하드록 등 다양한 편곡도 공연에 대한 몰입도를 높였다. 일본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마이 멜로디와 쿠로미' 주제곡으로, 일본 국민 가수 겸 배우인 호시노 겐이 작사·작곡·편곡에 참여한 '가와이(可愛い·카와이)' 무대엔 실제 마이 멜로디, 쿠로미 캐릭터가 등장해 협업하기도 했다.

챕터마다 인트로를 넣어 스토리텔링을 부여한 이번 도쿄돔 공연의 온라인 중계는 르세라핌과 소속사 쏘스뮤직의 자신감의 증명 중 하나였다. K-팝을 주로 소비하는 젊은 여성뿐 아니라 남녀노소가 이들의 공연장을 찾았다. 같은 날 오전 찾은 하라주쿠 인근의 팝업에도 젊은 남성을 비롯 다양한 연령대가 방문했다. 30대 초반의 직장인 아오야마 미유키는 "다른 K-팝 걸그룹 팬이었는데 작년부터 르세라핌의 단단한 퍼포먼스가 눈에 들어왔다"면서 "이들 덕분에 춤과 운동을 다시 시작했는데 삶이 더 건강해지는 느낌이 든다. 실제 무대도 보고 싶어서 티켓을 예매했다"고 말했다.

대중음악 콘텐츠 기획자 겸 대중음악 평론가인 조혜림 작가(한국대중음악상(한대음) 선정위원)는 "르세라핌은 '피어리스(FEARLESS)'–'안티프래자일(ANTIFRAGILE)'로 이어지는 태도 중심의 정체성을 음악·퍼포먼스·서사 전반에 일관되게 구축하며 일본에서도 강한 존재감을 얻었다. 사랑·청춘을 내세운 기존 걸그룹과 달리 주체성·육체성·자기확신을 전면에 내세운 점이 차별점"이라고 톺아봤다.

르세라핌의 일본 내 인기는 뿌리가 탄탄하다. 일본에서 절정의 인기를 누린 엠넷 한일 합작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를 통해 결성된 아이즈원 멤버 사쿠라·김채원이 중심이 돼 데뷔부터 인지도를 높였고 이후 현지 문화에 대한 이해도와 함께 다른 멤버들의 매력도 결부되면서 팬층이 탄탄해졌다.

[도쿄=뉴시스] 르세라핌 '2025 르세라핌 투어 '이지 크레이지 핫(EASY CRAZY HOT)' 앙코르 인 도쿄 돔' 현장. (사진 = 쏘스뮤직 제공) 2025.11.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콘텐츠진흥원 일본센터장을 지낸 '한류 전문가' 황선혜 일본 조사이국제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프로듀스48'과 이를 통해 데뷔한 아이즈원 출신 멤버들의 기존 팬덤이 이미 강력하게 형성돼 있었다"고 짚었다.

장준환 대중음악평론가(한대음 선정위원)는 "르세라핌은 '원피스'나 '에반게리온' 등의 애니메이션 IP를 콘셉트에 차용해 해당 문화에 익숙한 일본 대중의 접근성을 높이고, 일본인 멤버를 영입해 현지 시장의 심리적 진입 장벽을 낮춘 것이 주효했다"고 특기했다.

음악 전문가들은 이외에도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르세라핌의 서사와 다양한 음악 장르 소화력을 이들의 주요 매력으로 꼽았다. 대중음악 평론가인 이규탁 한국조지메이슨대 교수(한대음 선정위원)는 "르세라핌은 자신들을 둘러싼 여러 논란과 비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꾸준히 활동하며 자신들의 음악적 역량을 발전시켰고 일부 악성 루머에도 굴하지 않고 묵묵하게 자신들의 음악을 넓혀왔다"고 해석했다.

장준환 평론가도 "음악에서 '극복'의 키워드를 꾸준히 내세운 것도 크게 작용했다. 완성형을 추구하는 일반 K-팝과는 달리 끊임없이 시련에 부딪히며 헤쳐 나가는 서사를 강조했고, 이는 노력과 성장을 중시하는 일본 아이돌 시장의 선호도와 맞물려 그룹만의 고유한 경쟁력을 확립하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김성환 대중음악평론가(한대음 선정위원) 역시 "악재들을 멤버들과 제작진은 '자신들이 잘하는 일, 잘해야 하는 일들에 충실히 노력하기'라는 뚝심으로 묵묵히 버텨나갔다"고 봤다.

조혜림 작가는 특히 "데뷔 초의 어려움과 비판을 정면 돌파하며 실력으로 자신을 증명해 온 과정은 도쿄돔 입성이라는 서사적 정점을 만들었다. 이는 단순한 인기의 결과가 아니라, 무너짐을 견디고 성장으로 전환한 팀의 복원력을 보여주는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멤버들은 막판에 감회가 젖어 눈물을 쏟아냈다.

발레를 하다 K-팝으로 방향을 틀은 카즈하는 "얼마 전에 있었던 사인회에 와주신 한 아버님이 '지금 발레를 열심히 하고 있는 딸과 이번 공연을 보러 갑니다. 굉장히 기대가 됩니다'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저도 발레를 열심히 할 때 아버지와 함께 이런 공연을 보러 갔었던 터라 인상에 남았어요. 정말 감사하게도 이 길을 걷기 시작하고 나서 굉장히 빠른 시일 내에 이런 큰 무대에 서게 됐다"며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도쿄=뉴시스] 르세라핌 '2025 르세라핌 투어 '이지 크레이지 핫(EASY CRAZY HOT)' 앙코르 인 도쿄 돔' 현장. (사진 = 쏘스뮤직 제공) 2025.11.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홍은채는 "지금처럼 우리가 함께 라면 더 멋진 꿈들을 이룰 수 있겠다는 희망이 들었습니다. 피어나가 항상 저에게 큰 위로와 힘을 주시는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꿈의 무대인 도쿄돔에서 공연을 마치고 멘트를 하는 지금 이 순간에 숨어서 노래 부르고 춤추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는 김채원은 "그때부터 조금씩 꿈을 키워오고 포기하지 않았던 과거의 저에게 너무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고 축하해주고 싶어요. 여러분들도 스스로 터무니 없다고 생각하는 꿈이어도 남들 눈치 보지 말고 한 발짝씩 꿈을 향해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허윤진은 "오늘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처럼 느껴지는데 저는 지금이 시작이라고, 이번이 새 챕터라고 봅니다. 절대 부끄럽지 않은 아티스트가 되도록 하겠다"고 벅차했다.

사쿠라는 멤버들 중 유일하게 도쿄돔 무대에 오른 적이 있다. 지난 2014년 8월 일본 걸그룹 'AKB48' 사단의 'HKT48' 멤버로 'AKB48 그룹 도쿄돔 콘서트~ 하지마? 하지마? 절대 졸업발표 하지마~' 공연에 참여했다.

사쿠라는 "11년 전 도쿄돔에 섰을 때는 이 무대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몰랐어요. 선배님들의 등을 그냥 바라보고 있었다는 기억이 있습니다. 11년 후에 이렇게 도쿄돔에 다시 서보니 굉장히 여러 가지 감정이 생겨서 그날 선배님들의 마음을 지금이라면 조금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HKB48, 아이즈원을 거쳐 아이돌로서 벌써 14년을 살아왔다는 그녀는 "저는 다시 태어나도 분명 아이돌의 길을 다시 선택할 겁니다. 13세 때 가고시마에서 나와서 정말 아무 것도 아닌 저를 이렇게 멋진 아이돌로 만들어 준 팬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르세라핌이라는 존재가 조금이나마 여러분들의 건강의 원천이 됐으면 좋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단단한 독기부터 여유 넘치는 열기 그리고 팬들과 스태프를 사랑하는 온기까지가 르세라핌의 넓이다. 이들의 결기는 이제 그들의 총기(聰氣)가 됐다. 멤버들은 공연 내내 이 말을 자주 외쳤다. "도쿄돔에 데려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피어라, 르세라핌!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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