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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인간은 평등"…윤여정 '결혼 피로연'이 제시하는 가족의 형태 [30th BIFF 인터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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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토도사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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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피로연 / 사진=유니버설 픽쳐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가족의 새로운 형태를 따뜻하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냈다. 동성 커플의 가짜 결혼 작전을 그리는 '결혼 피로연'이다.

1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비프힐에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영화 '결혼 피로연'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앤드류 안 감독, 윤여정, 한기찬이 참석했다.

'결혼피로연'은 동성 커플의 '가짜 결혼' 계획에서 시작해 눈치 100단 'K-할머니'가 얽히며 벌어지는 예측불가 코미디 영화다. 으원작 작가 제임스 샤머스가 제작자와 공동 각본가로 참여했다.

앤드류 안 감독은 "교포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이곳에 오게 된 것이 특별한 경험이다. 부국제에 온 것도 처음이고,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소감을 전했다.

윤여정은 "저는 제 작년에 와서 앤드류처럼 감동스럽진 않지만, 왔다 싶은 거다. 30년을 해냈구나란 생각에 뿌듯하다"고 말했다. 한기찬도 "'결혼 피로연'이라는 영화로 처음이란 경험이 따라오고 있다. 역시나 부산국제영화제도 처음이고, 이런 자리도 처음이다. 새롭고 긴장도 하고 있다"고 떨리는 모습을 보였다.

'결혼 피로연'은 제4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한 세계적 거장 이안 감독의 1993년 동명의 영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탄생됐다. 앤드류 안 감독은 "93년도에 영화를 봤었던 기억이 난다. 처음으로 아시아인의 동성애를 다룬 작품이었는데, 그당시 의미가 있었던 것이다. 이 영화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며 "93년도 이후에 많은 것이 변했다. 미국에선 동성애 결혼도 가능하게 됐다. 이 시점에서 결혼에 대한 정의, 아빠가 되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다. 그런 감정들, 희망, 불안감, 긴장감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를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한국 관객에게 전하고 메시지를 '가족'이라 정의했다. 그는 "가족을 꾸릴 느끼는 여러 복합적인 감정을 생각했다. 가족이라는 것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이를 잘 지키기 위해 늘 지지하고, 돌봐야 하고 노력하고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윤여정은 동성애자인 손자 민(한기찬)을 품는 할머니 자영 역을 맡아, 차별과 편견 속에서도 가족을 온기로 감싸안는 특별한 K-할머니를 소화한다.

윤여정은 "처음에 제안받았을 때는 엄마 역할이었다. 괜찮겠다 싶었는데, 한기찬이 20대더라. 이건 너무한 것 같아서 할머니를 하겠다고 말했다"고 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연기를 할 때 기획을 하는 사람은 못 된다. 대본을 많이 읽으면 그 여자의 성격을 알게 되고, 내가 이 여자라면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역할을 소화하는 편"이라며 맡은 캐릭터를 소화한 과정을 설명했다.

윤여정은 '결혼 피로연' 관련 해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본인의 첫째 아들이 실제 동성애자이며, 동성 결혼을 했다고 밝혀 이목을 끌기도 했다.

'결혼 피로연' 역시 중심 소재는 동성애다. 윤여정은 "이런 문제에 대해선 한국이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동성애자든 이성애자든 누구나 평등하다. 한국은 앞으로 미국처럼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아직은 아닌 것 같다. 보수적이다. 누구나다 모든 사람에게 마음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성애자, 흑인, 황인종 등으로 카테고리로 나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모두 인간이니까"라고 강조했다.

한기찬은 극 중 할머니 자영(윤여정)의 손자 민을 맡았다. 동성 연인 크리스(보웬 양)와 가짜 결혼 계획을 펼치는 인물이다.

특히 한기찬은 신인 배우임에도 윤여정과 함께 미국 작품에 출연해 주목받고 있다. 그는 "신인이고, 미국 관객들을 만나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다. 오디션을 봤다. 항상 회사 내부에서도 영어 대본이 있으면 제게 영어 가능하냐고 묻지도 말고 바로 달라고 하는 편이다. 가지고 있는 영어 능력이나 기술들을 영화나 드라마에 녹여내고 싶었다. 열심히 어필한 결과 대본을 주셨고, 읽어보니 재밌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혼을 하는 장면이었는데, 한 커플이 상대방 커플에게 청혼을 한다는 점이 충격적이고 신선했다. 오디션을 처음에는 비대면으로 진행했고, 2차로는 앤드류 안 감독님과 줌을 통해 오디션을 보고 최종 합격했다. 너무 궁금해서 감독님에게 여쭤보니 제 이전 작품들을 보고 영어를 잘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배역을 주신 거다. 영광스러웠다"고 출연 과정을 설명했다.

한기찬은 원작을 참고했냐는 질문을 받자 "이안 감독의 원작은 1993년도에 나왔는데, 저는 1998년생이라 그당시 원작이 있다는 사실을 대본을 받고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원작을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오히려 원작에 갇힐까봐 현재 있는 대본에 충실히 했다. 원작의 방향성과 같을까란 의구심이 있었지만, 참았다. 작품이 끝나고 한국에 돌아가서야 원작을 보게 됐다"고 밝혔다.

첫 작품 역시 동성애를 다룬 퀴어 작품이었던 한기찬이다. 그는 "이 역할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퀴어 작품에 출연한 경험이 있었기에 도움이 됐다. '영혼을 사랑하자. 당신이 누구든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라' 이런 마음으로 역할을 준비했다. '결혼 피로연' 민 역할 역시 한 사람이고 한 남자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영어가 더 힘들었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랐기에 영어권에 가본 게 처음이었다. 역할보다 영어가 좀 더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끝으로 감독은 "관객들이 이 영화로 영감을 받았으면 한다. 저는 '결혼 피로연'으로 저의 생각을 실현했다. 퀴어라면 가족을 꾸리는 게 해피엔딩으로만 이어지지 않는다. 이 영화를 통해 영감을 받고 희망이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한기찬도 "새로운 형태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그 방향을 위트있게 제시한다. 따뜻한 영화가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결혼피로연'은 오는 24일 개봉된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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