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원 '택찢' 연기 소름… 神박한 공포영화 '귀시'[봤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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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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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귀신을 사고파는 시장. 이 낯설고 기묘한 설정만으로도 시선을 끄는 영화 ‘귀시’는 한국 공포영화의 지형을 확장하는 작품이다. 귀신 시장이란 단순한 아이디어에 머물렀을 법도 했지만, 다섯 개의 에피소드를 유기적으로 엮어 하나의 서사로 완성해내며 흡입력을 확보했다.
연출을 맡은 홍원기 감독은 뮤직비디오 연출을 통해 다져온 감각을 스크린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음악과 영상이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리듬은 장르적 긴장감을 한층 세련되게 끌어올린다. 그의 화면은 단순히 보는 차원을 넘어 ‘체험하는 이미지’로 다가오며 공포의 감각을 보다 입체적으로 전달한다.
문채원의 존재감은 단연 압도적이다.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인물을 날카롭고 집요하게 파고들며 첫 공포물 도전임에도 흔들림 없는 존재감을 보여줬다. 택배 상자를 훔쳐 열어보는 장면에서는 광기 어린 집착이 소름 돋게 다가왔고, 서지수와의 육탄전은 마치 4DX 체험처럼 강렬했다. 그중에서도 광기에 사로잡힌 ‘택찢’(택배 찢는) 연기가 압권이었다.
우주소녀 은서(손주연) 역시 아이돌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지고 캐릭터에 몰입, 호기심과 욕망을 오가는 입체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을 끝까지 긴장시켰다. 여기에 유재명, 서영희 등 베테랑 배우들의 묵직한 연기가 더해져 작품은 더욱 단단해졌다.
단순한 호러가 아닌, 인간의 욕망과 불안을 탐구하는 공포의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며 한국 장르 영화의 저력을 증명한 ‘귀시’. 다만 몰입해서 보지 않으면 ‘심야괴담회’ 스페셜 특집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점은 깊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오는 17일 개봉. 홍원기 감독 연출. 러닝타임 96분.
윤기백 (gibac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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