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대체는 NO"…'중간계' 말 많은 AI 韓영화 데뷔 총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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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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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은 하되, 대체는 안된다" AI 작업을 활용하고 직접 경험한 이들이 외친 한 목소리다. 물론 어디까지, 언제까지 지켜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3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 된 '중간계(강유성 감독)'는 이승과 저승 사이 '중간계'에 갇힌 사람들과 그 영혼을 소멸시키려는 저승사자들간의 추격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한국 최초 'AI를 활용한 장편 영화'로 소개돼 일찍이 영화계 안팎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러닝타임은 약 60분으로 장편보다는 중편에 가깝고, 사람 배우들을 주인공으로 AI는 크리처 등에 활용됐다.
오랜시간 차근차근 꾸준히 이뤄진 콘텐트 업계의 변화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그 스케일은 한계없이 확장되면서 동시에 시간은 한없이 빨라져 일각에서는 속도를 따라가는 것 만으로도 버거움을 토로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인간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대체할 수 있는 존재로 여겨져 많은 논쟁을 자아내고 있는 AI 활용은 피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경계는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사실상 환경은 이미 갖춰졌고, 이를 차용 하느냐 마냐를 따져야하는 선택의 기로에서 '중간계' 팀은 무조건적인 배척과 지양보다는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직접적인 경험의 필요성을 우선적으로 생각했다. 시리즈 '파인: 촌뜨기들'(이하 '파인') 촬영 과정에서 AI 기술로 만든 영상을 접했다는 강유성 감독이 7년만에 가지고 돌아온 극장용 영화가 AI 영화라는 것만 봐도 시대의 변화는 확연히 눈에 보인다.
"AI를 상업 영화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싶다"는 뜻에 강력한 한 표를 던진다는 강유성 감독은 "'파인'을 촬영하고 있을 때 '5~10분 분량의 AI 영화를 만들자'는 제안을 받았다. 25년 전쯤 데뷔를 위해 써 뒀던 시나리오를 모티브로, 각색을 거쳐 장편으로 만들게 됐다"며 "올해 3월만 해도 AI 기술이 실사 영화와 섞이지 않을 정도였는데 계속 발전을 하더라.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 산업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사용될 날이 머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확실한 도구라 그렇게 흘러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면서도 "'제작비를 얼마 아꼈다'고 공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보통 CG로 작업을 한다고 했을 때, 차량 폭파 신의 경우 못해도 4~5일 정도 소요되는데, AI로 했더니 1~2시간 만에 끝났다"고 밝혀 효용성의 가치를 확인 시켰다.
다만 가장 큰 화두이자 이슈로 주목받고 있는 '배우 대체' 면에서는 강 감독과 배우들 모두 "NO"를 외쳤다. 강 감독은 "AI가 배우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배우는 한 명이 각각의 크리에이터로 존재한다"며 "CG 기술을 AI로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극중 국정원 국제범죄정보센터 소속 장원 역으로 분한 변요한은 "과학 청문회 같다. 실험을 끝내고 증명받는 순간처럼 느껴진다"며 "'AI가 영화 산업에 어떻게 활용되고 어느 선까지 넘어올 수 있을까' 여러 생각을 갖고 참여했다. 결과적으로는 인간의 창작력이 없다면 AI도 존재할 수 없다고 본다"면서 "저희는 첫 시도였고, 다음, 그 다음 작품들은 시간과 자본 싸움에서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한다"고 내다봤다.
"'AI가 활용된 장면이 어떻게 구현될까'에 대한 궁금증은 많은 분들이 가지고 있을 것이다"라고 운을 뗀 김강우는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없어서는 안 될 도구가 되지 않았나. AI도 그러게 될 것 같아 배우로서는 '우릴 직업이 없어지는 게 아닌가' 겁도 났다. 하지만 아직은 대체할 수 없다는 것에 동의한다"면서 "체력적으로는 덜 힘들었다"고 긍정의 효과를 내비쳤다.
방효린 또한 "일반 작품들에 비해 (사람과 사람간의) 소통은 더 많이 필요한 작업이었다. 촬영, 조명, 분장, 음향 등 모든 스태프들과 활발히 소통했고, 배우들과도 마찬가지였다"며 "상상에 기대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감정이나 반응의 섬세함을 표현하기 위해 더 노력했다. AI를 활용했지만 'AI가 배우를 대체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을 더 확고히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임형준은 "많은 군중이 필요한 신에서는 배경으로서 AI가 인간을 대신할 수 있을 것 같다"며 "AI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배우들도 AI와의 협업을 염두하면서 공부해야 하는 시기가 오지 않았나 싶다"고 현실적인 상황을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감정을 써야하는 연기 자체는 아직까지 배우와 사람의 영역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중간계'는 탈이 많은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말은 많은 AI를 한국 '상업' 장편 영화에 처음 입성 시켰다는 것에 일단 큰 의의를 두게 됐다. 근 미래 AI 활용이 당연시되고, 지금의 논쟁 자체가 대과거의 해프닝으로 치부되는 시기 다시 '중간계'를 본다면 어떤 의미를 선사할지, 작품의 가치 판단도 미래로 미루게 만든다. AI와 함께한 첫 한국 영화 '중간계'는 속편까지 당당하게 예고하며 15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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