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마포, 조혜진 기자) 엠피엠지가 밴드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서 CJ ENM 측의 갑질이 있었다고 주장, 뒤늦게 이를 고발하는 배경과 함께 사과를 요구했다.

공연·음반 기획사 엠피엠지(MPMG)가 대기업의 갑질과 횡포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법적절차를 앞두고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엠피엠지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현장에는 엠피엠지 이종현 PD와 김종희 변호사가 참석했다.

고발의 배경에는 엠피엠지가 투자, 제작한 CJ ENM 산하 방송사 엠넷(Mnet)의 밴드 경연 프로그램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이 있다.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은 2022년 7월부터 9월까지 방송된 밴드 서바이벌. 이종현 PD는 "프로그램 제작비 전액은 물론, 다른 돈까지 투자하며 프로그램을 살려 보려 했다"며 "방송사가 자기 돈 10원도 안 내고, 주요 업무도 저희가 했는데 IP를 방송사가 가져갔다"고 했다. 

프로그램 종영 3년이 지난 지금 고발을 결심한 이유는 엠넷의 또 다른 밴드 서바이벌인 '스틸하트클럽'이 방송하면서다. 이 PD는 "엠넷에서 또 밴드 프로그램 만들면 가만히 안 있겠다고 했었다"며 "참고 행보 지켜보던 차에 또 다른 밴드 경연 프로그램을 하면서 마치 밴드씬에 대해 정통성을 갖고 있다 포장하려 행동하는 모습을 보고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분노해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PD는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을 계획하던 초기를 떠올렸다. 그는 CJ ENM의 한 PD와 안부 차 만난 자리에서 밴드 서바이벌 이야기를 나눴다며, "15억 정도의 금액으로 다른 회사와 해보려 하고 있다 했더니 엠넷과 하면 안 되냐고 하더라. '밴드판 쇼미를 만들자'며 적극적으로 나왔다"고 했다. 

이후 점점 프로그램 제작 계획이 더 구체화 됐고, 이후 PD 측으로부터 15억으로는 할 수 없으니 30억의 투자 요청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30억 주면 무조건 잘 되게 해 베네핏 가져갈 수 있게 해주겠다더라"고도 말했다.

이때 언급한 '베네핏'은 수치적으로 명확하지 않았다고. 이 PD는 "(당시) '밴드판 쇼미 더 머니'가 언급됐다. 성공을 수치화 할 수는 없지만, 여기 밴드 경연 나온 친구들이 단독 공연 때 관객 늘어나고 페스티벌 섭외 늘어나 밴드씬 붐이 일어났으면 한다는 게 목적이었다. '쇼미'까지는 아니더라도 '쇼미'만큼의 화제성은 있으면 좋겠다고 했었다"고 토로했다.

또 그는 엠넷 측에 "30억 내역서 달라고 했는데 대답이 없었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중소기업 착취해가는 거 CJ ENM 책임자급 분들이 알고 있냐"며 "이번 밴드 경연프로그램('스틸하트클럽') 제작 협찬에 카카오엔터와 씨제이 문화재단이 있다. 과연 카카오엔터와 씨제이 문화재단이 우리와 같은 감언이설에 속아 착취당하고 있는 건 아닐까, 아니면 우리와 다르게 대우를 받고 있는 건가 궁금하다"고 의문을 품었다.

또 이 PD는 이번 신고로 원하는 바에 대해 "CJ에 바라는 건 회사의 책임자급 분들이 이 사태를 알았나 몰랐나 듣고 싶고, 몰랐다면 사과 받고 싶다. 그리고 다시는 저희 같은 피해자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아가서는, 저희가 그런 손실을 봤으니 일정 부분 감내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사건에 대해 김종희 변호사는 공정위 신고를 접수한 상태임을 밝히며 "할 수 있는 법적조치를 검토 중이다. 증거 검토 중이라 필요한 법적 조치를 해 나갈 생각"이라고 했다. 이 PD는 "오래돼 묵혀둔 자료들 녹취도 다시 들어보고 있다. 메일이나 문자, 카톡은 정리를 끝냈다"고도 전했다.

한편, 엠피엠지에는 소란, 유다빈밴드, 터치드 등이 소속되어 있다. 또한 엠피엠지는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뷰티풀 민트 라이프, 해브 어 나이스데이 등 다수의 음악 페스티벌을 주최하기도 했다.

사진=엠피엠지, 엠넷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