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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뮤지션·YG, 12년 동행의 유례없는 온기 가득 마침표 [K-POP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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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토도사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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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양현석(위), 악동뮤지션(AKMU) / 사진=SBS 'K팝 스타' 시즌2 방송화면

보기 드문 남매 듀오이자 포크·어쿠스틱 기반의 싱어송라이터. 2013년 SBS 'K팝 스타 시즌2' 우승 직후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와 손잡은 남매 듀오 악동뮤지션(AKMU)이 데뷔 12년 만에 전속계약을 종료했다. 오랜 시간 함께해 온 이들의 마지막은 유례없는 온기와 진심으로 채워졌다.

YG는 21일 공식 입장을 통해 "약 6개월 전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는 악동뮤지션 멤버(이찬혁·이수현)들이 살고 있는 집을 방문해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자리를 가졌다"며 "멤버들이 직접 준비한 음식을 함께하며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난 12년간의 즐거웠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더불어 악동뮤지션이 현재 고민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문을 열었다.

YG의 전속 계약 공식 입장은 보기 드물게 구체적이고 서술적이다. 대부분의 계약 종료 발표가 짧은 감사 인사와 응원 문구로 마무리되는 것과 달리, 이번 입장문에는 협의 과정과 대화의 맥락이 비교적 세세하게 담겼다. 아티스트와 회사가 어떤 방식으로 결정을 만들어갔는지 드러난다는 점에서 양측의 관계가 지속적 신뢰 위에서 정리됐음을 보여준다.

YG는 악동뮤지션이 수개월 동안 고민해 온 핵심이 "새로운 도전을 위해 독립할 것인지, 아니면 YG와 계속 동행할 것인지"였다고 설명했다. 결정권은 아티스트에게 있었고, 양현석 총괄은 "YG의 울타리를 잠시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서 활동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며 먼저 독립을 권했다고 전했다. 

대형 기획사가 계약 종료 시점에 인기 아티스트에게 독립을 제안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악동뮤지션은 데뷔 이후 10년 넘게 차트 경쟁력을 입증해 온 YG의 '알짜배기 라인업'에 속한다. 그럼에도 독립을 지지한 결정은 악동뮤지션의 성향, 스스로 길을 개척하고 창작 실험을 이어가려는 태도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동시에 지난 12년간 쌓아온 상호 신뢰가 이 선택을 자연스럽게 만든 배경이기도 하다.

악동뮤지션은 고민 끝에 독립을 선택했다. 그러나 이 선택은 결별이라기보다 관계의 형태가 달라진 결정에 가깝다. YG는 "악뮤는 마지막까지 '우리는 영원히 YG 패밀리'라는 말과 함께 언제든 불러주시면 달려오겠다는 마음을 전했다"고 했고, 멤버들은 양현석 총괄에게 손편지를 전하며 감사 인사를 남겼다. 회사는 "필요하다면 언제든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며 완만한 동행을 이어갈 여지를 남겼다.

악동뮤지션(AKMU) / 사진=YG엔터테인먼트

이러한 과정은 YG와 악동뮤지션이 12년 동안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유지해 왔는지를 더욱 분명하게 보여준다. 데뷔 초 인디 감성의 싱어송라이터 듀오가 힙합 색이 강한 YG와 맞을까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악동뮤지션은 특유의 창작 방식과 팀 고유의 색을 지키며 꾸준히 히트곡을 내왔다. YG 역시 지나친 간섭보다는 이들의 속도와 실험을 존중하는 매니지먼트를 택했다.

그 과정에서 이찬혁의 실험적 행보는 YG의 지원 아래 더욱 확장됐다. 이찬혁은 솔로 앨범에서 독창적 서사를 전면에 내세우거나 전시·아트 프로젝트와 결합하는 실험적 방식을 취해왔고, YG는 상업적 위험이 크다는 점을 알면서도 이를 적극 지원했다. 대형 공연장을 채울 수 있는 팀임에도 수익성이 낮은 소극장 공연을 열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YG는 규모 축소를 우려하기보다 '소극장이 악동뮤지션 음악의 라이브 완성도를 더 잘 드러낼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이렇듯 악동뮤지션은 YG라는 큰 울타리 안에서 대중성과 실험성, 상업성과 창작 자유를 동시에 확장한 보기 드문 팀으로 자리 잡았다. YG가 보여준 장기적 신뢰와 의도적 비개입, 그리고 악동뮤지션의 독창적 창작 태도가 겹치며 만들어낸 합작의 결과였다.

악동뮤지션(AKMU) / 사진=YG엔터테인먼트

때문에 이번 전속계약 종료는 오히려 다음 장을 위한 단단한 기반을 마련한 결정으로 읽힌다. 악동뮤지션이 YG를 떠나는 이유는 결핍이나 갈등이 아니라 "새로운 길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선택의 문제였다. YG 역시 이 선택을 막기보다 밀어주며 성장 방향을 존중하는 쪽에 섰다.

12년을 함께한 남매 듀오와 회사가 보여준 이 이별 방식은 K팝 산업에서도 이례적이다. 갈등의 그림자 없이 정중하게 마무리된 협업, 그리고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남긴 퇴장은 '아름다운 이별'이라는 표현을 과장 없이 떠올리게 한다. 

악동뮤지션의 선택은 이제 새로운 항해의 시작점에 놓여 있다.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활동을 펼쳐갈지, 어떤 소속사나 독립 구조를 택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이들이 지난 12년 동안 자신들의 음악 색을 단단히 구축해 왔고, 그 토대 위에서 한 단계 더 넓은 창작의 영역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가족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는 입장문처럼 악동뮤지션이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건 전혀 다른 방식의 활동을 택하건 든든한 버팀목이 뒤에 남아 있다. 

어쩌면 이번 선택은 악동뮤지션 커리어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다음 페이지에 가깝다. YG 안에서 음악적 정체성을 단단히 구축한 팀이 이제는 다른 환경에서 자신들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항해를 이어가려는 순간이다. 데뷔 때부터 늘 미학적인 음악으로 대중의 미더움을 잘 쌓아온 팀이기에 앞으로 역시 기대를 모은다.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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