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 16년 기다림 끝낸다…오늘 내한공연
작성자 정보
- 작성자 토도사연예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조회 3
본문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1990년대를 풍미한 전설적인 브릿팝 밴드 '오아시스(Oasis)'가 16년의 기다림을 끝낸다.
오아시스는 21일 오후 8시 경기 고양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한국 팬들과 재회한다.
오아시스는 2006년 전석 매진을 기록한 첫 내한공연에 이어 2009년에는 단독 공연과 페스티벌 헤드라이너로 한 해에만 두 번 한국을 찾았다. 당시 투어에선 좀처럼 선보이지 않았던 '리브 포에버'를 특별히 연주할 만큼 한국 공연과 팬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현해 왔다.
이번 투어는 노엘·리엄 갤러거 형제가 극적으로 화해한 뒤 오아시스가 16년 만에 진행 중인 재결합 투어의 일환이다. 지난 7월 4~5일 영국 웨일스 카디프 프린시팰러티 스타디움에서 포문을 열었다. 노엘과 리엄은 각각 19일 오후와 전날 오전 입국해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다수의 외신들은 오아시스 콘서트에 별 다섯 개 만점 중 대다수가 별 다섯 개를 주며 호평을 하고 나섰다.
역시 아는 맛이 무서운 법. 오아시스는 해체 직전의 후기 곡들 대신 90년대 전성기 시절의 곡들로 세트리스트를 채웠다. '애퀴에스(Acquiesce)', '더 마스터플랜(The Masterplan)'처럼 좋은 곡들을 한 CD 싱글에 넣어둘 수 있었던 시절의 첫 두 앨범과 B-사이드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다만 2002년작 '리틀 바이 리틀(Little By Little)'은 오아시스가 21세기에도 존재했음을 보여줬다.
오아시스에 대한 향수를 간직한 중장년층뿐 아니라 공연장엔 10~20대들도 가득했다. "이 곡은 우리를 처음 보는 20대 젊은이들을 위한 거야!" 노엘은 명곡인 '더 마스터플랜'을 부르기 전 이렇게 말하고 있다.
공연은 예상했던 앙코르곡들인 '돈트 룩 백 인 앵거(Don't Look Back in Anger)', '원더월(Wonderwall)', '샴페인 슈퍼노바 (Champagne Supernova)'로 마무리되는 중이다.
영국 음악잡지 모조는 이번 투어에 대해 오아시스가 1996년 8월 영국 콘서트계 '꿈의 무대'로 통하는 하트퍼드셔 주 넵워스 하우스에서 하루 12만5000명씩 이틀 간 공연해 25만명을 끌어모았던 순간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고 봤다. 특히 2007년 '레드제플린'의 단 한 번뿐인 재결합보다도 더 기대되는 행사라고 평가했다.
인디펜던트도 "앞으로 몇 년 동안 음악 산업을 지탱할 만큼 이렇게 중대한 규모의 밴드의 재결합 컴백은 상상하기 어렵다"면서 "오아시스 재결합의 중요성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선 로큰롤 역사에서 그들의 위치를 명확히 해야 한다. 1990년대 내내 그들은 비틀스 이후 가장 위대한 영국 밴드가 되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품었고, 어떤 면에서는 실제로 그랬다"고 짚었다.
오아시스는 1994년부터 1997년까지 영국에서 가장 손꼽히는 대형 밴드였다. 처음 세 장의 앨범인 '데피너틀리 메이비(Definitely Maybe)', '(왓츠 더 스토리) 모닝 글로리((What's The Story) Morning Glory)', '비 히어 나우(Be Here Now)'가 수천만 장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정규 앨범 7장 모두 발매와 동시에 UK 앨범 차트 1위에 오르고 전 세계적으로 9000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리엄의 냉소적인 보컬과 노엘의 일그러진 기타 연주는 로큰롤을 다시 차트에 올려놓았다. 맨체스터에서 나고 자란 이들은 노동자 계층이라는 막다른 골목의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밴드를 결성했다. 노엘은 "맨체스터에선 음악가가 되거나, 축구 선수가 되거나, 마약상이 되거나, 공장에서 일하게 된다. 그런데 공장은 이제 많이 남아 있지 않잖나?"라고 말했다. "우리가 그룹을 시작한 건… 당시 모두 실업 수당을 받고 있었고, 실직 상태였는데 꽤 잘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아시스는 원래 리엄이 이끄는 밴드였다. '더 레인'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노엘이 이들의 라이브 공연을 보고 난 뒤 자신이 작곡가 겸 사실상 리더로 활약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합류했다. 이후 그들은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갤러거 형제 사이의 곪아가는 감정이 팀 내 긴장감을 조성했다. 2000년 바르셀로나 공연 백스테이지에서 두 사람은 물리적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두 사람은 이후 관계를 회복한 듯 보였으나, 내분은 2009년 8월28일 파리 근교의 록 엉 센(Rock en Seine) 뮤직 페스티벌의 공연을 취소하기 직전까지 계속됐다. 노엘은 당시 성명에서 "전 리엄과 더 이상 함께 일할 수 없었다"고 발표했다. 이후 두 형제는 불화를 이어가면서 각자 솔로 활동은 성공적으로 해왔다. 동시에 오아시스 재결합에 대한 질문도 끊임없이 받았다.
리엄은 그러다 2020년 재결합이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화해하기까지 4년이 더 걸렸다. 작년 8월27일 두 형제는 다시 뭉치기로 했다고 발표하며 전 세계 음악 팬들을 들썩이게 했다. 갤러거 형제는 이후 언론 인터뷰에 응하지 않아 이들이 재결합을 결정한 구체적인 계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타블로이드 신문들은 노엘이 2022년 사라 맥도널드와 이혼하면서 동생과 관계가 회복됐다고 보도했다.
버밍엄 시립대학교의 분석에 따르면, 오아시스는 이번 투어 티켓·굿즈 판매로 4억 파운드(약 7439억 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아시스는 11월까지 영국과 아일랜드, 북미, 오세아니아, 남미를 아우르며 41회 공연한다. 티켓은 약 138만장을 팔아치웠다. 이 중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과 로스앤젤레스(LA) 로즈 볼 스타디움 공연은 각각 9만석 규모다.
티켓 예매사이트 놀(NoL) 티켓에 따르면, 단숨에 매진된 이번 내한공연의 10~20대 예매 비율은 63.4%(10대 7.8%·20대 55.6%)에 달한다. 30대 28.6%까지 합하면 10~30대 비율이 무려 92%에 이르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현상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몇 년 전부터 국내 젊은 음악 팬들 사이에선 브릿팝 열풍이 불었고, 앞서 노엘이 자신의 밴드 '하이 플라잉 버드'와 함께 한 내한공연엔 10~20대가 그룹 '뉴진스' 가방을 메고 찾았다. 쿨함의 표상인 노엘 관련 일화가 밈(meme)이 돼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브릿팝 4대 천왕' 중 '블러'를 가장 높게 평가하는 한 음악 평론가는 지금과 같은 오아시스 열풍에 의아함을 표했지만 여전히 활동 중인 네 천왕 중 인지도, 인기적인 측면에선 오아시스가 절대적인 건 부인할 수 없다고 했다.
지난 16일 서울 을지로 소재 뉴스 뮤지엄(N:NEWS MUSEUM)에서 문을 연 '오아시스 라이브 '25 팬 스토어(Oasis Live '25 Fan Store)'(26일까지)은 1만1000명이 넘는 규모의 예약이 단숨에 끝났다. 이 역시 젊은 층이 대다수를 이룬다. 오아시스는 이처럼 오래되고 새롭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관련자료
-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