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자체로 증명하는 김동률 '7만 석 피케팅' [홍동희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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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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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홍동희 선임기자) 오는 4일 저녁 8시, 또 한 번의 '피켓팅 전쟁'이 예고됐다. 2년 만에 열리는 가수 김동률의 단독 콘서트 '산책'의 7만 석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다. 유튜브와 예능에 얼굴을 비추지 않으면 잊히는 시대. 그런데 왜 대중은 TV에 나오지 않는 김동률의 무대에는 이토록 열광하는가? 그의 '침묵'이 어떻게 가장 강력한 '마케팅'이 되는지의 아이러니. 그 답은 그의 공연장 안에 있다.
'몰입'을 파는 장인, 콘서트는 그의 유일한 언어
김동률의 콘서트는 단순한 노래의 나열이 아니다. 23명의 오케스트라, 8명의 코러스, 7명의 밴드. 수십 명의 연주자가 빚어내는 '생음악'의 향연이자, 정교한 조명과 미디어아트가 어우러진 하나의 '총체 예술'이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저는 손으로 빚어진 음악이 좋더라"고 말한다. 노트북 한 대로 음악을 만드는 시대에, 그는 여전히 '진짜 연주'의 가치를 고집한다. 또 유독 그의 공연에서는 스마트폰 불빛을 찾아보기 힘들다. "제가 너무 불편하다"는 그의 말 한마디에 관객들은 기꺼이 폰을 내려놓고 오직 무대에만 집중한다.
이는 아티스트가 설계한 '완벽한 몰입의 경험'을 팬들이 존중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그만의 독특한 공연 문화다. 방송이나 SNS로는 결코 대체할 수 없는 '직접 대면'의 경험적 가치를, 그는 무대를 통해 증명하고 있다.
'기다림의 미학', 희소성이 만든 강력한 충성도
그의 '방송 없는' 행보는, 팬들에게는 오히려 '희소성'과 '특별함'으로 작용한다. 스스로 '월드컵 가수', '올림픽 가수'라 농담할 만큼, 그의 콘서트는 2~4년 주기로 열린다. 이 길고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이 역설적으로 팬과 아티스트 간의 유대를 더욱 끈끈하게 만든다.
한 공연 전문가는 "김동률의 전략은 매우 고전적이면서도 가장 효과적이다. 미디어 노출을 최소화함으로써 자신의 음악과 공연에 대한 신비감과 권위를 유지한다. 팬들은 그의 음악을 듣기 위해 기꺼이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고, 그 경험은 최고의 만족도로 이어진다"고 평가했다. 그의 콘서트는 '빠른 소비'의 시대에 '깊은 경험'이 가진 힘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음악, 그 자체로 충분하다는 증명
결국 김동률이 고집스럽게 지켜온 것은 '음악의 본질'이다. 지난해 10월, 그는 11개월 만의 신곡 '산책'을 발표했다. 자극적인 훅(Hook) 대신, 5분이 넘는 긴 호흡 속에 한 편의 이야기 같은 멜로디와 가사를 담아냈다. 이는 '빨리 감기'에 익숙해진 시대에 대한 그의 조용한 저항처럼 들린다.
최근 전람회 시절의 동료 故 서동욱을 떠나보낸 아픔을 진심 어린 추모글로 나누고, 9년 만에 이적과 '카니발' 무대를 꾸미며 팬들에게 깜짝 선물을 안겨준 그의 행보 역시 마찬가지다. 그의 모든 소통은 결국 '음악'과 '관계'라는 본질로 귀결된다.
김동률의 방식은, 모든 아티스트가 방송과 유튜브에 목을 매야 하는 현재 K팝 산업에 조용한 질문을 던진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음악'과 '무대' 그 자체가 아닌가?" 그의 7만 석 콘서트는, 아티스트가 자신의 본질에만 집중할 때, 그리고 그 진심을 알아주는 팬들이 있을 때,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가장 아름다운 증거다.
사진=뮤직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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