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 역사에 바치는 선물” 크라잉넛, 성대한 30주[스경X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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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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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크라잉넛이 특별한 30주년을 예고했다.
크라잉넛의 30주년 기획 프로젝트 기자간담회가 22일 서울 마포구 KT&G 상상마당에서 진행됐다.
오는 25일부터 내년 1월까지 진행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크라잉넛의 데뷔 30주년과 한국 인디신 30주년, 상상마당 20주년이 맞물린 협업으로, 시각 전시 ‘말달리자’와 공연 ‘너트30 페스티벌’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통합형 기획이다.
전시를 통해서는 미공개 소장품, 오디오·영상 아카이브로 크라잉넛의 30년 여정을 조명하며, 공연 패키지 프로그램을 통해 서는 다양한 라이브 무대를 만날 수 있다. 싱어송라이터 정우, 멜로망스 정동환 등 아티스트가 참여한 버스킹 공연과 크라잉넛이 김창완밴드, 잔나비, 장기하, 김수철 등 아티스트와 함께 하는 공연도 준비됐다.
한경록은 “크라잉넛도 30주년이지만, 대한민국 인디 역사도 30년이다. 상상마당에서 이렇게 긴 기간 전시를 해준 적이 없다고 하는데, 저희뿐만 아니라 인디 역사에 바치는 선물”이라며 “직접 공연도 기획해오다 보니 많은 양의 자료를 보유하고 있더라. 30주년을 기념해 팬들과 함께 관람한다면 의미가 있을 것 같고, 함께 지내온 세대에게 뭉클한 감동을 주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기획 계기를 전했다.
전시 제목을 대표곡 중 하나인 ‘말달리자’로 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인디 뮤지션으로 출발해 전설을 향해 나가자는 느낌이다. 한국 인디 시장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지 않지만, 멤버 교체 없이 30주년 잘 살아낸 우리로서 동료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은 마음도 담았다”며 “저희를 있게 해준 곡이기도 하고, 내년이 병오년 붉은 말의 해더라. 제대로 달려볼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이상면은 “최근 뮤지션과 미술계의 컬래버레이션이 많이 생겼다. 아카이브를 전시함과 동시에 그동안 준비한 비디오 아트도 함께 준비하게 됐다”고, 박윤식은 “30년이면 강산이 세 번 변했다. 테이프부터 MP3, CD로 세대가 변했다. 예전에 오시던 분들에게는 추억을, 새로운 세대에게는 신선함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산이 세 번 변할 시간, 멤버 구성에는 변화 없이 30년간 함께 무대를 이어올 수 있던 크라잉넛만의 비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경록은 “저희는 메시나 호날두 같은 멤버가 있는 팀이 아니라 팀워크가 중요한 팀이다. 각자의 장점이 잘 어우러져서 톱니바퀴처럼 잘 굴러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상면이 “스스로 즐기는 게 오래가는 비결 아닐까”라고 말하자, 김인수는 “조기축구회와 비슷한 맥락 같다. 시간 되면 같이 하고. 조기축구보다는 조금 더 잘하는 것 같긴 하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위기는 없었는지 묻자, 멤버들 사이 위기는 없었다며 “최대 위기는 코로나였다”고 말했다. 김인수는 “라이브 밴드니까 관객과 만나는 게 가장 중요한데, 공연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졌고, 나라에서 나오는 조치에 따라 공연하더라도 나라에서 나와서 공연하지 말라고 하기도 했다. 그게 더 이어졌다면 지금 상황이 더 힘들어졌을 것”이라고 솔직히 전했다.
이날 간담회를 마치고는 크라잉넛 멤버들이 직접 도슨트로 나선 전시회 관람 또한 이어졌다. 직접 그래피티를 그려 재현한 데뷔 무대부터 멤버들의 소장품, 매 앨범 연주했던 기타, 발매한 앨범들을 테이프와 CD로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전시까지, 이들의 역사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멤버들은 전시품을 직접 하나하나 설명하며, 비하인드 에피소드 등 당시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추억들을 즐겁게 쏟아냈다. 쌓아온 이야기가 많은 만큼, 전시품 앞에 한번 자리하면 좀처럼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는 모습은 팀, 그리고 30년 세월에 대한 깊은 애정을 짐작하게 했다.
크라잉넛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30년이다. 생각보다 자료가 많을 수도 적을 수도 있다. 그래도 조금씩 변화를 주면서 전시할 예정이니까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내년까지 30주년을 기념하고 이후를 준비하기 위해 앨범 노래를 구상하려고 한다”며 밴드 활동을 예고해 기대를 높였다.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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