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진 "경주마처럼 달리다 '하얼빈' 때 바닥…의학 힘도 살짝 빌려"[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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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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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조우진이 꾸준한 작품 활동과 다작으로 쉴 새 없이 달려왔던 지난 날을 회상하며 영화 ‘하얼빈’ 당시 피폐해져 있던 스스로의 상태를 고백했다.
‘보스’는 조직의 미래가 걸린 차기 보스 선출을 앞두고 각자의 꿈을 위해 서로에게 보스 자리를 치열하게 ‘양보’하는 조직원들의 필사적인 대결을 그린 코믹 액션 영화다.
조우진은 ‘보스’에서 조직 식구파의 신뢰를 한몸에 받는 2인자로 유력 보스로 인정받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중식당 미미루의 주방장으로서 손맛으로 전국구를 제패하고 싶어하는 주인공 순태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관객에게 코미디 장르를 선보이게 된 게 이번이 처음이다.
조우진은 ‘보스’ 전작인 ‘하얼빈’에서 독립운동가 김상현 역을 연기하고 스스로 많이 지쳐 있을 때 이 대본을 만났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조우진은 “스스로 환기가 필요했다. ‘하얼빈’ 할 때 제안 받았는데 당시 진짜 말 그대로 피폐해져 있었다. 곡기도 끊고 온갖 결핍에 둘러싸인 시간을 보내다 보니 마음도 망가지더라”며 “그러면서 잠을 자고 안정시킬 수 있을 정도로만 살짝 의학의 힘도 빌리고 그랬다”고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그는 “그러다 ‘보스’라는 대본를 봤을 때 정말 뻔하지 않은 발상들이잖나. 우리가 봐왔던 그런 장르의 영화들에서 비롯된 모든 예상을 다 역행하고 있는 설정들이 많았다”며 “또 인물들이 다 사랑스럽더라. 너무 다 귀여운 인물들이라 생각했다. 이 작품을 하면 내가 지금까지 쏟은 에너지를 리프레시 할 수 있겠다 싶었다. 그에 더해서 한 번도 도전못한 장르이기도 해서 새로운 모습을 좀 쫓다 보면 제 나름 환기도 되고 치유할 수 있는 시간도 될 수 있지 않을까. 조우진으로선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결정적으로 ‘하얼빈’ 끝나고 같은 제작사가 만든 영화이기도 해서 조금 부담이 덜 되더라. 한 집안 작품이니 각 작품에 따로따로 양해 구할 필요도 없었다”며 “또 라희찬 감독이 해주신 말이 있었다. ‘우진아 우리 작품 통해서 네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마음이 좀 가난한 시기에 회복할 수 있는 그런 기회가 우리 작품으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그 감독님의 한 마디가 매우 컸다”고도 부연했다.
실제 그는 정경호, 박지환, 이규형, 이성민, 황우슬혜 등 좋은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며 매 회차 현장에서 충전받는 기분을 느꼈다고. 조우진은 “이분들을 하루하루 매 회차 만날 때 충전되는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각오가 딱 들었던 게 나 재밌게 해야지, 잘해야지, 열심히 해야지 보다는, 이분들과 맘 편히 연기할 수 있고 애드리브도 신나게 할 수 있는 공간과 에너지를 위해 일조해야겠다는 생각이 우선 들었다”고 떠올렸다.
전작 ‘하얼빈’과 이번 ‘보스’가 이전까지 쉴 틈 없는 다작으로 스스로를 소모해왔다는 깨달음을 준 작품이기도 했다고 그는 말했다. 조우진은 “진짜 경주마처럼 달려왔던 것 같다”며 “전에 다작을 한창 했을 땐 조우진이란 사람의 메뉴판을 만든다는 느낌이 컸다. 많은 분들께 ‘이런 메뉴가 있으니 골라보세요’ 하듯이 서비스 정신에 입각했었다면, 그 다음 단계에선 그 전 단계에서 해왔던 어떤 역할이나 작품색보다 좀 더 밀도있게, 깊고 확장된 느낌의 연기로 임해보자는 마음이 강했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그러다 보니 저의 바닥과 한계점을 볼 수 있었다. 그때 알았던 게 그전까지 선배님들이 현장에서 쌓인 걸 현장에서 풀어야 한다, 연기에서 받은 스트레스나 고통을 현장에서 풀어야 한다 왜 그런 이야기들을 많이 하신 건지 알겠더라. 그렇게 풀어낼 수 있던 작품이 바로 ‘보스’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하얼빈’으로 자신의 바닥과 한계점을 봤고, ‘보스’로 초심을 되새길 수 있었다고도 회고했다. 그는 “예전에 연극할 때 배웠던 각오와 마음가짐, 태도, 자세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코미디라 생각해 무조건 웃기려 하면 승률이 떨어진다는 것도 알았다. 웃기려고 드니 오히려 재미가 없더라”며 “옛날에 대학로에서 ‘라이어’, ‘룸넘버13’ 등의 작품들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그 작품들이 사실 연극 용어로 ‘파스 효과’를 기반으로 한 것인데 진짜 얼토당토 않은 위기에 빠진 주인공들이 그렇게 울고 불고 땀 흘리고 괴로워하는데 보는 관객은 박수치고 박장대소하는 그런 개념이다. 이 작품으로 그 연극 개념을 다시 생각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 정신 똑바로 차려야겠구나. 내가 캐릭터의 진정성을 그리 쫓아왔던 만큼 초심을 잃지 않고 뭐든 진지하게 해야 사람들이 재밌어하고 울고 웃는 것이구나. 이 원리는 변치 않는구나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준 고마운 작품이자 캐릭터”라고 ‘보스’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보스’는 10월 3일 개봉한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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