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유민 기자] 

7년 전 첫사랑을 두고 묻어뒀던 감정이 다시 불붙자, 김다미와 신예은의 우정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11일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백번의 추억'(극본 양희승·김보람, 연출 김상호, 제작 SLL) 9회에서는 고영례(김다미), 서종희(신예은), 한재필(허남준)의 재회로 얽힌 세 사람의 감정선이 폭발하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방송은 전국 5.5%, 수도권 5.6%(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자체 시청률을 유지, 세 인물의 삼각 관계가 본격화되자 시청자들의 몰입도 역시 높아졌다.

병원에서 재회한 세 사람은 오랜 시간 쌓인 감정과 어색함이 교차하며 미묘한 긴장감을 자아냈다. 수양딸 종희의 부상 소식을 듣고 달려온 대양그룹 회장 미숙(서재희)의 과잉 반응으로 종희는 VIP실에 입원했고, 이를 해명하려던 영례는 재필과 마주하며 다시 흔들리는 마음을 느꼈다. 헤어진 인연이라 생각했던 두 사람이 운명처럼 다시 마주한 순간, 영례는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

한편 재필은 병원밥을 먹지 않는 종희에게 두 사람의 추억이 담긴 돈가스를 포장해 찾아왔다. 종희는 "먹는 동안만 같이 있어 달라"며 재필에게 부탁하고, 잠시 시간을 함께한 두 사람은 어색한 공기 속에서도 웃음을 되찾았다. 이후 종희는 재필을 데리고 병원에서 몰래 탈출, 영례와 함께 분식을 먹고 거리를 걷는 등 과거의 추억을 다시금 되살리며 오랜만의 행복을 느꼈다.

하지만 이 평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미숙이 종희의 수상한 행적을 보고받으며 상황은 급변했다. 종희가 하층민들과 어울린다며 힐난하자, 종희는 그동안 쌓인 감정을 폭발시켰다. 자신을 죽은 딸처럼 대하는 미숙의 집착이 숨 막히게 느껴졌던 종희는 처음으로 분노를 드러냈고, 격한 다툼 끝에 미숙이 던진 장미꽃 가시가 종희의 얼굴을 긁는 사고로 이어졌다.

집을 뛰쳐나온 종희는 폭우 속을 방황하다 결국 재필 앞에서 멈췄다. 그리고 7년 전과 같은 비 내리는 밤, 다시 그의 품에 안겨 눈물을 쏟았다. 이 모습을 목격한 영례는 착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재필의 손길이 종희의 상처에 닿을 때마다, 오랫동안 묻어뒀던 자신의 감정 역시 흔들리고 있었다.

종희는 더 이상 감정을 숨기지 않기로 했다. 화려한 원피스 대신 그때 재필이 선물했던 운동화를 신고 영례를 찾아간 종희는 "나, 다시 잘해보고 싶다. 도와줄 거지?"라며 결심을 털어놓았다. 잠시 침묵하던 영례 역시 "나한테도 재필은 첫사랑이야"라며 처음으로 솔직한 고백을 내뱉었다. 그리고 영례는 "이번엔 나도 지키고 싶다"며 도와줄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사랑과 우정의 경계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흔들렸고, 감정의 균열은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왔다.

한편, 영례와 종희의 인생에 또 다른 폭풍이 예고됐다. 과거 두 사람의 삶을 뒤흔들었던 노무과장(박지환)이 다시 등장한 것이다. 종희에게 상해를 입고 한쪽 팔을 잃은 뒤 인생이 무너진 그는 건설 현장에서 막노동을 하며 분노를 키워왔다. 낡은 사진 속 종희를 보며 "남의 인생을 시궁창에 처박아놓고 웃어?"라고 읊조리는 그의 눈빛엔 증오와 복수심이 서려 있었다. 가난과 분노로 일그러진 그의 존재는 세 주인공의 앞날에 불길한 그림자를 드리우며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한때 함께 웃고 울던 세 친구가 7년 만에 다시 엇갈리며 시작된 감정의 전쟁. 첫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흔들리는 김다미와 신예은의 섬세한 감정 연기가 회차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고 있다.

사랑과 우정, 그리고 죄와 용서의 경계 위에 선 세 사람의 운명이 어디로 흘러갈지 관심이 모아지는 JTBC '백번의 추억' 10회는 12일(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된다.

 

스포츠한국 이유민 기자 lum525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