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한국계 미국인인 작곡가 이재(EJAE)가 금의환향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신드롬적 인기 속에서 '골든'을 만들고 부른 그는 연신 "신기하다"고 말했다.

이재는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실감이 안 난다"며 인사했다.

'케데헌'은 케이팝 슈퍼스타인 루미, 미라, 조이가 화려한 무대 뒤 세상을 지키는 숨은 영웅으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담은 액션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지난 6월 20일 공개 이후 넷플릭스 사상 최초 3억 누적 시청수를 돌파하며 영화·시리즈 통틀어 역대 1위를 차지했다.

극 중 걸그룹 헌트릭스에서 리더 루미의 가창을 맡은 이재는 SM엔터테인먼트(041510) 연습생 출신 가수 겸 작곡가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곡 작업에도 참여했다.

이날 이재는 "너무 기쁘고 감사한 마음밖에 없다"며 "2개월 전엔 그냥 작곡가였는데 갑자기 사랑해 주시고 관심을 많이 주시니까 되게 낯설고 신기하다,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케데헌'을 하고 싶었던 이유가 한국 문화를 너무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미국엔 보통 중국, 일본 애니메이션이 많았고, 제가 어릴 땐 미국에서 한국이 어딘지 몰라서 내게 '재팬, 차이나'만 하니까 너무 화가 나서 한국말도 열심히 하고, K팝 아이돌도 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엄청 열심히 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니까 자랑스럽다"고 되돌아봤다.

특히 헌트릭스가 부른 곡 중 '골든'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 총 8주간 1위를 차지했다. K팝으로는 '핫 100'에서 2년 만에 정상에 오른 곡이자, K팝 걸그룹이 부른 노래로는 처음 1위를 기록한 곡이다.

'골든'은 '케데헌' OST의 타이틀곡이자 작품 속에서도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노래로, K팝신 유명 프로듀서인 테디, 아이디오(IDO), 투포(24), 이재 등이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골든' 작업에 대해 그는 "감독님이 일부러 고음을 넣어달라고 했다, 루미가 올라가야 하고 현실적이지 않은 걸 보여 달라고 했다"며 "본 목소리가 아닌 상태로 푸시를 하면서 혼문을 닫아야 하는 게 표현돼야 해서 저도 제 범위보다 더 높게 했다, '하우 잇츠 던'이랑 '골든'을 만들면서 제 레인지를 찾아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래를 만들 때도 간절함을 표현하고 싶어서 이렇게 만들었다"고 했다.

자신이 루미와 닮았다며 "라면도 좋아하고, 루미가 엄청 완벽주의라 일을 많이 하는데 비슷하다"고 했다. 이어 "제가 연습생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 힘들었던 게 내 단점을 가리려고 한 거다"라며 "솔직히 제 목소리가 여성스럽지 않고 낮아서 지적, 당시엔 깨끗한 목소리가 트렌드라 허스키한 목소리를 가리고 싶었는데 그런 게 루미와 공감이 됐고, 꿈을 이루고 싶어 하는 걸 알고, 열심히 하고 싶어 하는 마음 등이 공감됐다"고 털어놨다.

이재는 이 같은 신드롬적 인기에 대해 "지금 K팝뿐만 아니라 'K'의 모든 게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한국 사람으로서 너무 자랑스럽다, 요즘 '아임 코리안'이라고 하면 '오마이갓, 아이러브 K팝, K푸드, K뷰티 등등' 이런 얘기가 많다"라며 "한국이 너무 멋있고, 빠른 시간 안에 이게 잘 돼서 저도 너무 자랑스럽고, 한국분들 열심히 하는 모습이 멋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에 '케데헌'과 OST는 미국 주요 시상식인 그래미 어워즈와 아카데미(오스카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재는 "상을 너무 받고 싶다"며 "(받으면) 그냥 기절이다, 계속 울 것 같다, 한국어로 소감을 말할 것 같다"고 전했다.

앞으로 K팝의 방향성에 대한 질문에 이재는 "한국 취향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케데헌'을 선보일 때도 한국 분들이 좋아할지 가장 많이 생각했다, 기준이 높지 않나, 섬세하다"고 했다. 이어 "확실히 현재 K팝이 팝 쪽으로 가는 게 많다"며 "이해는 하지만 한국어는 너무 아름다운 언어라 생각해서 '골든'처럼 K팝이라면 가사에 한국어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K팝에서도 그런 부분을 신경 쓰면 좋겠다, 그리고 한국적으로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활동에 대해 "앞으로 계속 작곡가로서 성장하고 싶고, K팝과 팝을 연결하면서 하고 싶다"며 "그리고 작곡도 하면서, 개인적으로 와닿는 노래는 제가 직접 부르려고 한다"며 오는 24일 발표할 신곡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올겨울이나 1월 안에 다시 한국에 오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seung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