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배구 황제’ 김연경이 감독으로 새 출발한다.

김연경은 24일 서울 상암 MBC 신사옥에서 열린 MBC 새 예능 프로그램 ‘신인감독 김연경’ 제작발표회에서 “좋은 선수도 좋은 감독이 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신인감독 김연경’은 ‘배구의 신’ 김연경이 신인감독으로 ‘필승 원더독스’라는 이름의 신생 배구단을 창단하는 지도자 도전기를 그리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선수에서 은퇴한 김연경이 직접 구단을 창설하고 초대 감독으로 나서 지도자로서 첫 발걸음을 내디디는 모습을 그린다.

김연경이 이끄는 필승 원더독스는 프로 무대에서 방출되거나 아직 기회를 잡지 못한 선수들에게 재도전의 무대를 제공한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FA 미계약으로 아쉽게 은퇴 절차를 밟았던 표승주가 주장을 맡고 IBK기업은행 유망주였던 세터 이진, 17년간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에서 뛴 베테랑 김나희 등 프로 무대에서 방출되거나 아직 기회를 잡지 못한 선수들이 ‘언더’에서 ‘원더’로 거듭난다.

‘신인감독 김연경’을 통해 ‘0년차 감독’이 된 김연경은 “이렇게 빨리 감독을 할지는 몰랐다. 은퇴하고 나서 바로 감독직을 하게 됐는데, 권락희 PD님이 시즌 때부터 괴롭힘 아닌 괴롭힘을 저한테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프로그램의 취지도 너무 좋았고, 배구도 더 알릴 수 있겠다 싶어서 이 프로그램을 하게 됐다. 감독을 경험해 볼 수 있어서 좋았고 힘듦도 있었다. 감독으로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연경은 “선수들의 성장을 위해 정말 열심히 했다. 많은 분들이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 배구 예능은 처음이라 저도 기대가 된다. 너무 자극적인 것 같다. ‘너무 자극적이지 않냐’고 했더니 원래대로 나왔다고 하더라”라고 웃었다.

김연경을 선수에서 감독으로 다시 만난 표승주는 “선수 때보다 오히려 차분해진 것 같더라. 선수 때는 확 하는 그런 게 있었다. 뭐라고 설명을 못 하겠는데, 조금 강한 이미지이지 않나. 오히려 감독님이 되시니까 오히려 차분해지셨더라. 그 모습에 깜짝 놀랐던 적이 있다. 너무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 원래 ‘식빵’ 하고 난리가 났었을 텐데”라고 해 폭소를 자아냈다.

또한 김연경은 “감독은 경기장에 못 들어가니까 한번은 답답함이 있기 때문에 ‘나 한번 들어가?’ 싶을 때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로 은퇴한 지 얼마 안 돼서 ‘선수 언니’라고 생각할까봐 일부러 거리를 둔 적도 있었다. 제가 좀 급해지면 선수들도 급해진다고 생각을 해서 저조차도 감독으로 성장을 하고 있다고 생각을 했다. 저는 차분하다고 생각을 했는데 티저를 보니 전혀 차분한 게 안 나와서 저도 방송이 기대가 많이 된다. 어떤 비속어들을 했는지 방송을 통해 봐야겠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배구 찐팬’ 부승관은 매니저로 필승 원더독스를 지원한다. 매니저로 ‘성덕(성공한 팬)’이 된 부승관은 “MBTI가 N의 끝판왕이다. 이날만을 상상해오며 살아왔던 것 같은데 연경 감독님과 승주 선수와 많은 배구인 분들과 같이 방송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기뻤다. 무엇보다 매니저라는 역할로 조금이나마 서포트를 할 수 있다는 게 영광이다. 아무래도 팬이다 보니까 저한테 연예인 같은 느낌이었고, 들어가기 전부터 설레고 촬영 내내 행복했다”라고 했다.

팬으로서는 김연경의 상대 팀을 오래 응원해왔던 부승관은 “2005년도 프로배구가 출범했을 때부터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제가 한 팀(정관장)의 팬으로 알려졌는데 마지막 시즌 뛰셨을 때까지도 제가 그 팀의 팬이었다. 이상하게 잘못한 듯한 죄인인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팀의 팬이 아닌 배구의 팬이라는 것을 제대로 보여드려야겠다 싶었다. 제게는 기회였다”라고 했다.

이어 “팀의 팬이기도 하지만 배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도 매니저를 하면서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시작부터 실패를 했다. 얼마나 눈엣가시였겠느냐. 상대팀 응원하고 들락날락 거리면, 하지만 매니저를 하면서 연경 감독님한테 점수 따려고 노력을 했고, 방송을 할수록 저희의 케미스트리가 녹아나지 않을까”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부승관은 “콘서트를 하면서도 목이 안 나갔는데 녹화하다가 목이 한 번 갔다”라고 무대만큼 배구에 진심임을 드러냈고, 김연경은 “콘서트 준비와 녹화 시즌이 겹쳤다. 한 번은 촬영하고 또 콘서트 준비하러 가고 하더라. 그 다음 날 승관이 골반을 끌고 오더라”라고 열혈 부상 투혼도 전했다.

원더독스 주장은 아웃사이드 히터로, FA 미계약으로 올해 아쉬운 은퇴를 알렸던 표승주가 전격 합류했다. 표승주는 “제가 은퇴를 했는데 이 프로그램을 하게 됐다.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즐거웠지만 많이 힘들기도 했다. 촬영이 많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잘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티저에서는 김연경이 ‘호랑이 감독’이 된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권락희 PD는 “요즘 시대에 올바른 지도와 가르침을 받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 것 같다. 참된 어른, 참된 지도자에 대한 니즈가 있는 시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촬영본 그대로 살리는 그대로 매력적일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김연경을 극한의 상황에 떨어뜨리면 어떨까 했다. 진짜 순간에 가장 진짜가 나온다고 생각해서 꾹 참고 용기를 냈다. 진짜의 모습과 재밌는 장면이 많이 나왔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필승 원더독스는 최근 첫 경기로 ‘8구단’의 위력을 드러냈다. 첫 경기 상대는 공교롭게도 김연경의 친정팀 흥국생명. 김연경은 “잘해라”라는 짧고 굵은 한 마디와 함께 “원더독스 감독이기도 하지만 흥국생명 어드바이저로 계약이 돼 있다. 불편한 상태가 되기도 했는데 어느 정도 잘해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고 원더독스 감독이기 때문에 반드시 이기고 싶었다”라고 승부욕을 드러냈다.

최근 서장훈은 농구 예능, 박세리는 야구 예능 등을 차례로 론칭하며 ‘스포츠 레전드’들의 스포츠 예능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김연경은 “최근에 스포츠 예능이 많이 생기는데 생각을 안 하고 있다. 아시다시피 골프도 야구도 다른 종목들 이미 많은 예능들이 나와 있었다. 그래서 크게 기대할 게 있을까 배구 예능은 처음이기 때문에 ‘김연경 감독, 부승관 매니저, 표승주 뭐야?’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좀 더 재밌는 요소가 많을 것 같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배구의 신’에서 ‘0년차 초짜 감독’이 된 김연경은 “좋은 선수는 좋은 감독이 될 수 없다고 하는데 저는 될 수 있다고 본다. 제가 얼마나 준비를 하고 진심을 담는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을 하고 조금이나마 그런 점을 보실 수 있었다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신인감독 김연경’은 28일 오후 9시 10분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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