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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만에 돌아온 오아시스… 이 온도, 사운드, 떼창 '퍼펙트'[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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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토도사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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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안녕하세요, 서울!”

껌을 씹으며 무대에 오른 리암 갤러거가 특유의 건조한 표정으로 첫 인사를 던지자 고양종합운동장은 영상 8도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순식간에 뜨거워졌다. 화려한 무대 장치도, 과한 연출도 없었다. 오직 오아시스(Oasis). 그 이름 하나만으로 모든 게 충분했다.

오아시스(사진=오아시스 SNS)
‘브릿팝 전설’ 오아시스(Oasis)가 21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내한 공연 ‘오아시스 라이브 ’25 사우스 코리아’(OASIS Live ’25 South Korea)를 열고 모처럼 한국 팬들과 재회했다. 2009년 이후 무려 16년 만의 내한 공연이다.

1991년 결성된 오아시스는 전 세계 음반 판매량 9000만 장 이상, 정규앨범 7장 모두 영국차트 1위를 기록한 영국의 대표 록 밴드다. ‘돈트 룩 백 인 앵거’(Don’t Look Back in Anger), ‘리브 포에버’(Live Forever) 등 수많은 히트곡으로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노엘 갤러거, 리암 갤러거 형제의 불화로 2009년 해체를 선언한 뒤 각자 솔로 활동을 이어왔다. 그러던 중 지난해 8월 돌연 재결합을 발표하고 투어를 재개했다. 올여름 영국에서 시작된 월드투어는 전석 매진을 기록했고, 한국 공연 역시 예매 첫날 전석 매진으로 오랜 기다림의 열기를 입증했다.

오아시스 리암 갤러거(사진=오아시스 SNS)
이날 공연의 포문을 연 첫 곡은 ‘헬로’였다. 리암의 담담하지만 날카로운 보컬이 울려 퍼지자, 5만여 관객의 함성은 곧 떼창으로 번졌다. 이어진 ‘에퀴에스’(Acquiesce)와 ‘모닝 글로리’(Morning Glory)는 그야말로 폭발적인 에너지의 연속이었다. 강렬한 인트로와 함께 무대는 거대한 전투장처럼 변했고, 오랜만에 만난 록의 제왕을 향해 관객들은 한목소리로 환호했다.

오아시스의 무대는 단출했다. 하지만 ‘썸 마이트 세이’(Some Might Say), ‘브링 잇 온 다운’(Bring It On Down), ‘시가렛 앤 알콜’(Cigarettes & Alcohol)이 이어지자 그 단촐함은 오히려 강렬한 자신감으로 느껴졌다. 리암은 특유의 자세로 마이크를 잡고, 탬버린을 흔들며 노래했다. 거칠지만 완벽한 밴드 사운드가 뒤를 받쳤고, 관객들은 리듬에 맞춰 강강술래를 하듯 손을 잡고 원을 그리며 뛰어올랐다.

오아시스 노엘 갤러거(사진=오아시스 SNS)
리암이 무대를 잠시 비우자 형 노엘 갤러거가 전면에 나섰다. ‘토크 투나잇’(Talk Tonight), ‘하프 더 월드 어웨이’(Half the World Away), ‘리틀 바이 리틀’(Little by Little) 등 노엘의 솔로 무대는 서정적이면서도 단단했다. 그의 기타 선율과 담담한 목소리는 가을 밤하늘의 별빛과 어우러져 묘한 울림을 자아냈다. 관객들은 후렴구를 따라 부르며 노엘을 환호로 감쌌다.

리암이 다시 등장하자 공연장은 한층 더 달아올랐다. ‘디쥬 노우 왓 아이 민?’(D’You Know What I Mean?), ‘스탠 바이 미’(Stand by Me), ‘왓에버’(Whatever) 등 제목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곡들이 이어졌다. 특히 ‘리브 포에버’에선 관객 전원이 합창하며 눈시울을 붉혔고, 노엘의 기타 솔로가 절정을 찍었다.

오아시스(사진=오아시스 SNS)
마지막 곡 ‘록 앤 롤 스타’(Rock ‘n’ Roll Star)가 울려 퍼지자 관객들은 모두 일제히 점프하며 무대를 즐겼다. 10대 소녀팬과 소년팬, 40대 이상 중장년층 팬들까지 모두 다함께 하나가 된듯 방방 뛰어 놀았다.

앙코르 무대는 감성의 파도처럼 몰아쳤다. 노엘의 ‘더 마스터플랜’(The Masterplan)으로 시작해 이어진 ‘돈트 룩 백 인 앵거’에서는 5만여 관객이 한목소리로 떼창했다. 노엘이 전주를 치자마자 수만 명의 관객이 후렴을 이어 부르는 등 5만여 관객이 오아시스 새 멤버가 된 듯했다. 오아시스는 16년 만에 맛 본 K떼창에 만족감을 보이면서 ‘원더월’(Wonderwall)과 ‘샴페인 수퍼노바’(Champagne Supernova)를 열창, 화려한 폭죽쇼까지 펼치며 한국 팬들과 짜릿한 추억을 쌓았다.

오아시스(사진=오아시스 SNS)
16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오아시스는 오직 음악으로 스스로를 증명했다.

리암의 거친 보컬, 노엘의 깊은 멜로디, 5만여 관객의 떼창이 만들어낸 이 밤은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시대와 세대를 통합한 유의미한 순간이었다.

관객들의 열정도 대단했다. 티켓을 구하지 못한 관객들은 공연장 밖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흘러나오는 노래에 떼창하며 무대를 함께 즐겼다. 무엇보다 뒤늦게 오아시스의 음악에 빠져든 뒤 공연장을 찾은 10대, 20대 관객들의 모습은 세월이 흘러도 음악은 나이들지 않는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깨우쳐줬다.

친구들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20대 여성 김미지 씨는 “음원으로만 접한 오아시스의 무대를 직관할 수 있어 너무 뜻깊은 경험이었다”며 “한국의 자랑인 ‘K떼창’을 오아시스에게 제대로 보여줄 수 있어 뿌듯하다. 오아시스에게도, 관객들에게도 이번 공연은 특별한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기백 (giback@edaily.co.kr)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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