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의 시간을 품에 안다…임창정, 발라더의 본질로 돌아오다 [M-뮤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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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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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홍동희 선임기자) 1995년, 임창정이 '이미 나에게'로 갓 데뷔해 청춘의 불안한 사랑을 노래하던 그 해, 밴드 컬트(Cult)는 '너를 품에 안으면'이라는 명곡을 세상에 내놓았다. 3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임창정은 지난 11월 6일, 자신이 "발매 당시 내 곡이었으면 좋겠다"고 공공연히 밝혔던 바로 그 노래를 자신의 목소리로 다시 불렀다. 이것은 단순한 리메이크 앨범 발표가 아니라, 30년 가수 경력의 교차점이자 가장 그다운 방식의 '본업 복귀' 선언이다.
원곡 '너를 품에 안으면'이 90년대 특유의 맑고 서정적인 멜로디로 사랑받았다면, 2025년 임창정의 버전은 한층 더 깊고 농밀하다. 그는 원곡의 따뜻한 감성은 그대로 유지하되, 피아노 중심의 섬세한 편곡과 현대적인 사운드를 더해 곡의 결을 살렸다.

무엇보다 압도적인 것은 보컬의 해석력이다. 임창정 특유의 마치 울부짖기 직전까지 감정을 밀어붙이는 듯한 호소력은 "힘겨웠던 너의 과거를 느껴"라는 가사에 30년의 내공을 실어 보낸다. 단순한 기술을 넘어, 한 사람의 굴곡진 삶을 통과해 나온 목소리만이 줄 수 있는 진정성이다. 원곡 작곡가 김준선과 멤버 빌리가 "역시 임창정"이라며 극찬을 보낸 것은, 그가 원곡의 영혼을 정확히 꿰뚫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 노래가 유독 묵직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임창정이라는 인물이 최근 지나온 시간들과 맞물리기 때문이다. 그는 18장의 정규 앨범, '소주 한 잔', '그때 또다시', '내가 저지른 사랑' 등 시대를 관통한 히트곡, 그리고 영화와 예능을 오간 '멀티테이너'의 아이콘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그는 음악 외적인 논란의 중심에 서며 대중의 신뢰에 큰 상처를 입었다.
그런 그가 데뷔 30주년을 맞아 선택한 것이 다른 무엇도 아닌 '발라드 리메이크'라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이는 MBN '언포게터블 듀엣' 출연, 해외 콘서트 등 최근의 활발한 음악 활동과 궤를 같이하며 '가장 잘하는 음악으로 답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읽힌다.

임창정은 이미 리메이크에서 음원 강자임을 증명한 바 있다. 2023년 '그대라는 사치'로 멜론 차트 1위를 기록하며, 세대를 넘어선 감성 전달자로서의 힘을 재확인했다. 이번 신곡에 대해서도 "원곡보다 더 애절하다", "역시 국민 발라더"라는 긍정적 SNS 반응이 주를 이룬다. 이는 그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믿고 듣는' 가수임을, 그의 음악적 정체성이 견고함을 보여준다.
30년 전, 임창정은 가수로 데뷔했고 '너를 품에 안으면'은 명곡으로 탄생했다. 30년 후, 임창정은 그 노래를 품에 안고 '가수 임창정'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는 여전히 국민 발라더인가? 그렇다. 하지만 더 정확히는, 시대를 넘어 자신의 성공과 실패, 환희와 상처까지도 노래 속에 녹여내는 시대를 관통하는 진정한 가수다.
사진=MHN DB, JG 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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