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시장 변하는데… 뉴진스는 돌아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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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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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그룹 뉴진스의 공식 행보가 멈춘 지 벌써 반년이 지났다. 신곡 발매를 기준으로는 무려 1년 3개월여째 공백이다. 소속사 어도어와의 전속계약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이들의 부재 역시 기약 없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 2022년 뉴진스가 가요계에 데뷔했을 때만 해도 이같은 공백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의 데뷔곡 '어텐션'이 그야말로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후 K팝 시장을 뒤흔든 '뉴진스 천하'는 이어졌다. '하입보이' '쿠키' '디토' 'OMG' '슈퍼 샤이' 'ETA' '쿨 위드 유' '겟 업' '뉴진스' 등 내는 곡마다 히트를 치면서 당시 뉴진스는 4세대 걸그룹 시장은 물론, K팝 시장을 통틀어서도 손꼽히는 '톱 걸그룹'으로 단숨에 입지를 굳혔다.
도무지 적수가 없어 보였던 뉴진스의 행보에 빨간불이 켜진 건 지난해 4월이었다. 당시 소속사 대표였던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 하이브의 갈등이 수면위로 드러나면서 뉴진스의 활동 역시 예기치 못한 난관을 맞이했다. 하지만 민 대표와 하이브의 갈등은 예상보다 더욱 치열했고, 결국 의견차를 좁히지 못 한 양측의 싸움은 지리멸렬한 법정 다툼으로 번졌다.
시작은 경영진의 다툼이었으나, 이는 뉴진스에게도 직격타를 날렸다. 데뷔 때부터 일명 '민희진의 딸들'로 불리던 뉴진스가 민 전 대표의 편에 서며 어도어와의 전속계약 해지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어도어와의 신뢰 파탄을 이유로 전속계약 해지를 선언한 뒤 독자 행보를 시작했다. 수차례에 걸친 어도어의 합의 의사 피력에도 복귀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은 멤버들은 별도의 SNS 계정 개설을 시작으로 어도어의 매니지먼트 없이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는 등 일방적인 '탈어도어' 행보를 이어갔다. 당시 해외 공연 출연까지 추진했던 이들은 새 활동명(NJZ)까지 공개하고 컴백까지 예고했던 바다.
하지만 이들의 독자 행보 역시 뜻대로 이어지진 못 했다. 지난 3월 어도어가 뉴진스 멤버들을 상대로 제기한 제기한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법원이 인용 결정을 내리면서다. 당시 뉴진스 멤버 5명 전원이 법원에 출석해 어도어의 차별 대우 등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어도어는 정산 의무 등 전속 계약상 중요한 의무를 대부분 이행했다"라며 어도어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대해 이들은 두 차례에 걸쳐 이의 신청을 했지만 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어도어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이 광고뿐 아니라 뉴진스의 작사, 작곡, 연주, 가창 등 모든 음악 활동과 그 외 부수적 활동까지 금지해달라는 취지로 제기된 만큼, 법원의 판결로 인해 이들은 꼼짝 없이 발목이 묶인 신세가 됐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뉴진스는 어도어로의 복귀를 전면 거부했고, 대신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뉴진스의 활동은 그야말로 전면 중단됐다. 앞서 어도어와 계약이 체결된 상태라 멤버들이 소화해야 했던 극히 일부 활동을 제외하면 이들은 신곡 활동은 커녕, 공식적인 무대에도 오르지 못하는 중이다. 최근 맞이한 데뷔 3주년에도 멤버들의 움직임은 전무했다.
이들의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이제 문제는 '이들이 복귀를 결심할지' 보다 '이전 같은 존재감을 유지하며 K팝 시장에 복귀 할 수 있을지'가 된 모양새다. 실제로 뉴진스의 공백 사이 K팝 걸그룹 시장의 지형은 완전히 달라진 상태다. 뉴진스의 독주 속 상대적으로 늦게 빛을 본 4세대 걸그룹들은 이미 국내외 시장에서 굵직한 성과를 내는 톱급 걸그룹으로 몸집을 키운 지 오래고, 후발주자로 나선 5세대 걸그룹들 역시 빠른 성장세 속 입지를 넓히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K팝 시장 속 팬덤의 분산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실제로 그간 다수의 그룹들이 뉴진스의 공백을 채운데다, 법원의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을 두고 팬덤의 시선이 갈리면서 과거에 비해 국내 팬덤은 상당히 분산된 상태다. 물론 여전히 열성적인 국내외 팬덤이 뉴진스의 복귀에 대한 기대를 이어오고 있지만, 길게는 수 년까지도 예상되는 법적 싸움 끝에도 지금의 팬덤이 유지될 지는 미지수다. 업계에서도 이들의 어도어 복귀 가능성은 이미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으로 바라보는 가운데 이들의 요원한 활동 재개는 짙은 아쉬움만을 남긴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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