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담 야설

특이한경험 - 총각(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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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DOSA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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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이 무료하게 지났다.
창밖엔 봄의 그림자가 짖게 드리워 있다. 화사한 개나리꽃이 길게 늘어서 있다.
아름답다. 시셈이 난다. 나도 한땐 저런 아름다움이 있었는데.
내 나이 사십이 느껴지지 않는다.
어릴적 코흘리게 시절 엄마에게 혼나던 때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벌써 마흔이다.
세월의 속도는 어느새 날 이곳까지 떠밀고 왔다.
거실 창을 통해서 봄 날 오후의 따사로운 햇살이 밀려들어온다.
이런 날 이렇게 집안에만 틀어 앉아있는 내가 처량해 보인다.
한적한 교외로 나가 드라이브라도 하고 싶다.
배가 고프다.. 뭘 먹지..... 귀찮아진다..
혼자 살면서 매일 매일 식사를 만들어서 먹는다는 것처럼 귀찮은 일이 또 있을까.
시켜 먹어야겠다.
음식점들에서 보내온 메뉴판을 들쳐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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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을 먹을까... 중식을 먹을까... 아님 양식.. 그래 간편하게 돈까스를 먹어야겠다.
그러고 보니 배달오는 아르바이트 학생도 깔끔하고 점잖아 보였다.
여자 혼자사는 집이다보니 여러 가지로 주의 할 수 밖에 없다.
문을 열어두고 욕실로 들어갔다..
그러고 보니 아직 세수도 안했다.
거울에 가만히 얼굴을 들이 밀고 바라 보았다.
후후.. 세월은 감출 수 없나 보다.
어느세 눈가에 잔주름들이 여러줄 늘어서 있다. 
그래.. 그래도 이정도 주름밖에 없다는 것도 큰 복이지.. 
밖에 나가면 아직도 삼십대 초반으로 보이나 보다.. 
머리에 趾?타올을 두르고 세안을 하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린다..
-문 열렸어요.. 들어와요...
-배달왔습니다....
-네 잠깐만요.. 금방 끝나니까 주방에 갔다가 놓아 주실래요?
-네..
잘생긴 총각이다.. 깔끔한 옷차림과 단정한 머리 모양새가 한층 돋보이게 만들어 준다.
가끔 느끼지만 편한 인상이다.
-저... 저.. 있죠.. 올려놓았거든요.. 음식값은 나중에 그릇 가지러 올 때 받아갈까요?
굉장히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커내는 앳띤 목소리다. 
-아.. 잠깐요.. 다 했어요... 그냥 드릴께요...
순간 돌아서면서 세면대 위에 놓인 양치용 컵을 건드렸다.
컵이 바닦으로 떨어지면서 
날카로운 굉음을 내며 예리한 유리 파편들이 욕실 바닥으로 흩어진다..
-어머~! 앗...
발을 디딜 수 가 없었다.
사방이 유리 파편으로 널려 있었다.
-괜찮으세요? 
밖에서 배달온 총각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 네... 그런데 어떻하지..
한발짝도 움직일 수 없었다. 도움을 청해야 할 것 같다.
-저 잠깐만 좀 도와줄래요? 문 좀 열어 줄래요? 유리 파편 때문에 발을 뗄 수가 없어서 그러거든요.
-네... 
문이 열렸다. 놀란 표정의 총각과 눈이 마주쳤다.
-저 주방 옆에 청소기가 있거든요 좀 가져다 주실래요?
총각 역시 당황했나보다..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청소기를 갖고 와서 바닥의 유리 파편을 빨아들였다. 능숙한 솜씨다.
-다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조심하세요.. 혹 어디 보이지 않는 파편이 있는지..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첫 발을 내딘곳이 따끔 거렸다.
-아얏~!
금새 발바닥 주위가 붉은 피로 젖어갔다.
-아야.. 어떻게.. 난 몰라...
왠지 모르겠다 피를 보자 겁이 덜컥났다. 순간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흘러 내렸다.
-아야야 아... 아파.. 흑...
-아이구 조심 하시지 않구요.. 잠깐만요 그대로 계세요..
주저 없이 총각이 욕실안으로 들어 섰다 그리곤 날 번쩍 안아 올렸다.
세상에 내가 그렇게 가벼웠나.
전혀 힘하나 안들이고 안아 올린 것 같았다.
젊은 남성의 체취가 확 풍겨온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게서 나는 그런 땀냄새 같기도하다.
-잠깐요., 제가 봐드릴께요.
발바닥 중앙 부분이 예리한 유리 조각에 베인 것 같았다.
흐르는 피가 무서워서 바라 볼 수 없었다.
-작은 유리 파편이에요. 그런데 좀 깊게 베이셨네요.. 혹시 약 없어요? 붕대라도.
-저기 거실장 안.... 아니 그쪽 말고 오른쪽에요..
핀셋으로 유리 파편을 때어내고 약을 바른 다음 붕대로 정성스럽게 감아준다.
자상한 손길이다. 훗날 결혼을 하면 아내에게 자상한 남편이 될 것 같다.
-자 되었어요.. 전 욕실에 뭍은 피를 씻어내고 올께요.
시키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청한다.
-고마워요 그리고 미안해요..
-아니에요.. 저희 누님 같으신데요 뭐...
-누나가 몇 살인데요? 
-네.. 큰 누님이 27이거든요... 
-하하하.. 그럼 내가 그 누나하고 비슷해 보여요?
-네... 몇 살 더 드신 것 같지만... 
당황 했나보다... 말꼬리를 흐리면서 얼굴이 빨개진다.
-하하.. 전 아마 댁 어머니 정도의 나이 일거에요.
놀라는 표정이다.. 
-설마요 저희 어머니는 47인데요...
-후후.. 저도 그래요 올해 40이에요..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괜찮아요.. 오히려 칭찬으로 들려서 좋네요..
-죄송합니다.. 
그러면서 고개를 꾸벅 숙여서 사과를 한다. 순진하다 때가 묻지 않았다.
욕실에서 유리 파편을 씻어내고 있나보다. 
흠뻑 물에 젓은 모습으로 욕실서 나온다. 고맙다..
-잠깐만요.. 음식값 드릴께요..
-말씀 낮추세요 존대말을 들으니까 죄송스럽네요..
-하하하.. 그럴까? 하지만 어떻게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놓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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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토도사님의 댓글

  • 토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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