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담 야설

착한여자와 나쁜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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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버리한 한 남자의 사랑이야기( 아내가 아닌 여자이니까 바람이라고 해야하겠지만, 그러기가 싫군요.)


철부지 사고뭉치 막내가 새로이 마음을 잡고 가게를 오픈해서 형님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해서 격려차 동생을 찾아갔다.

동생은 내가 염려하지 않아도 될 만큼 잘하고 있었고 앞으로 더 잘될 것 같아서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 기분이 좋아진 우리형제는 저녁식사 후 이차 삼차를 거치는 동안 자정 가까운 시간에 노래방에 가게되었는데 거기서 나는 한 여자를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나의 특별한 경험(어떤 남자들에겐 일상적인......) 이 시작되었다.


우리 일행은 동생과 동생의 친구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인데 동생은 도우미를 두사람 불렀다.

객지생활에서 숱한 여자를 만나고 겪어본 동생은 어느덧 여자를 별로 믿지도 않고 좋아하지도 않게 되어버린 것이다.

눈이 큰 생머리의 마른 여자는 내곁으로 조금 통통한 어린 여자는 동생의 친구파트너가 되어서 노래를 부르며 술을 마셨지만 원래 여자를 좋아하면서도 서투르기만 한 나는 그냥 곁에 앉은 그녀의 손을 잡고 얼굴만 바라볼 뿐이었다.  짧은 치말 입었지만 두다리를 꼭 붙이고 앉아서 가끔 담배를 피우기만 하는 그녀 역시 나를 바라보기만 할뿐......참으로 이상한 두사람의 시선교환이 한참동안 이어졌다.


그리고....

‘노래 안하세요?’ 하는 그녀의 말에

‘난 청승스런 노래밖에 몰라서 분위기 깨니까 노래 안할거요.  근데 서울여자 말 들으니까 간지럽다 ’

‘네?  서울말이 어때서요?  어디서 왔어요 ?  난 사투리 들으니까 귀엽고 재밌는데....’

원래 서울말 쓰는 여자들을 귀엽다고 여기는데다가 그녀의 목소리는 조용하고 부드러워서 정말 간지럽고 가슴이 두근두근.....내 나이가 몇인데 이렇게 가슴이 뛰는지.....알 수없는 일이었다.


그녀가 우리방에 들어오던 그 시각에 나는 집시여인을 부르고 있었고 그 노래를 듣는 순간 그녀는 자신의 노래를 부르는 것 같았다고 뒤에 말했었다.

그래서 그녀는 내 곁에 앉았고 우리는 노래따위는 신경을 꺼버리고 다른 사람의 시선도 아랑곳않고 서로에게 빠져들고 있었다.


그녀는 참 순하게 생긴 눈을 가졌고 부드러운 미소를 품은 키스하고픈 입술을 가졌으며 우리는 서로의 손을 잡고 눈을 바라보면서 작은 목소리로 서로에 대해 묻고 답하기 시작하면서 어느 사이 자연스럽게 입술이 닿고 있었다.

그리고 키싱구라미처럼 입술을 붙엿다 땠다 하면서 그때마다 웃음을 서로에게 던지고 있었다.  뽀뽀도 아닌 딮키스도 아닌 그런 입맞춤을 하다가 그녀가 작은 소리로 말햇다.

‘아이 저기 다른 사람들이 다 보는데......’

그러면서도 전혀 싫은 내색이 없이 입술 닿는 것을 피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니 그녀도 나도 미쳤었나보다.  술도 취하지 않았었는데..........


동생친구의 권유로 노래 두어 곡을 부르는 동안에도 그녀는 내 곁에서 떨어지지 않고 늘 내 손을 놓지 않았다.  마치 잃어버렸다 다시 찾은  연인인양 내손을 꼭 쥐고 가끔 힘을 주기도 했다.  그리고 내가 부르는 모든 노래가 다 자신을 위해서 불러주는 노래처럼 들린다고 했다.  사실 내가 노래방가면 유쾌하게 분위기 띄우는 노래는 전혀 못하지만 청승맞고 슬픈 노래는 꽤나 하는 편이어서 여인의 심금을 울리는 노래는 좀하지만......(솔직해서 미안함다)

그녀는 급속도로 나에게 빠져들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나 역시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다.   원래 여자를 사귀어본 경험이 별로 없고 항상 여자를 보면 속으로 혼자 좋아하는 소심한 스타일인 나인지라 노골적으로 좋아하는 표시를 내고있는 그녀를 보고 당황스럽고 어쩔 줄을 몰랐다.


노래를 끝내고 자리에 앉자 그녀는 핸드백에서 명함을 꺼내 나에게 주었다.

알 수없는 상호와 이름 전화번호만 적혀있는.....그리고 내일 꼭 전화해 달라고 했다.

두시까지는 잠을 자니까 그 이후 시간에 꼭 전화해달라고.....내가 부산으로 떠나기 전에 만나서 식사라도 하고 싶다고......

명함을 받아서 바지 주머니에 넣고 노래방을 나오는 내 다리는 구름위를 걷는듯 흔들리고...

길을 걷는 동안 동생이 무어라고 많은 말을 했지만 내 머릿속엔 그녀의 모습과 그녀와의 키스만이 끝없이 맴돌고 있었다.


동생이 나를 위해 잡아준 모텔 문앞에서 나는 동생에게 잠깐만 기다리라고 말했다.

왜 그러냐고 묻는 동생에게 아까 노래방에서 그 여자가 나에게 전화해 달라고 그래서 지금 전화한 번 해보겠다고 하니까  동생은 어리숙한 형이 한심하다는듯

‘형님 그런 여자들은 절대 믿으면 안되요.  그냥 해보는 소리고 도 만나면 돈달라고 할건데....절대로 믿으면 안되요’

‘아니다...그여자는 안그럴거다. 그냥  전화만 한 번 해볼라고....’

‘그럼 함 해보소...돈 필요하다면 내가 줄게’


동생 앞에서 창피함을 무릅쓰고 전화를 걸었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들리지않고 컬러링만 반복적으로 들려올 뿐이었다.  세 번인가 네 번을 걸었지만...동생 보기 민망했고 참 아쉬웠다.

‘.....형님 그런 여자들은 원래 그렇다.  내가 다른 하나 불러주께 혼자 자기 싫으면...’

‘아니다...사실은 내일 오후에 전화하랬는데 내가 지금 한번 해본거다...’

모텔방으로 들어가 자리에 누워서도 그녀의 입술과 부드러운 목소리.....사슴처럼 큰 눈이 자꾸 떠올라 잠들수가 없었다.
 
너무 늦은 밤 계속 자판을 두드릴 수가 없어서 내일 이어서 올리겠습니다.
이만큼 적는데 두시간 걸렸어요. 이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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