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담 야설

늙으니 냄새도 바뀌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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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까지만 해도 자주가는 단골화장품가게가 있었습니다.
 
뭐 특별히 외모를 꾸미는것에는 관심이 없지만..
 
남들보다 덜 생겼기에 그나마 가진 모습이 덜 망가지게 관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남들보다 조금더 찍어 바르고.. 남들보다 조금더 뿌리고 다녔습니다.
 
아니..
 
제나이에서는 이상한짓인지 모르지만
 
요즘은 특별히 이상한게 아니더군요.
 
저는 특별히 유난스럽게 명품을 찾는게 아니고..
 
거의 국산으로만 화장품을 씁니다.
 
바디클린져로 샤워하고..
 
샴프,린스 꼭 하고..
 
클린싱크림으로 세수하고..
 
정기적으로 치아미백받고..
 
면도할때도 꼭 쉐이핑폼 사용하고..
 
면도기 날도 자주 갈아주고..
 
스킨,로션 꼭 바르고..
 
핸드크림 손,발에 바르고..
 
외출할때는 향수뿌리고..
 
가그린, 피오 같은 입냄새제거제도 가지고 다니고..
 
 
그런데...
 
어느새 하나 하나 귀찮아 지더군요.
 
염색하는것도 귀찮고..
 
면도하는것도 귀찮고..
 
머리말리는것도 귀찮아 젖은체 잠을자고..
 
 
나이를 먹으면
 
삶이 여유로와 질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귀찮아지고, 실증이 생길줄은 몰랐습니다.
 
 
왜이렇게 지겨워지는가....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하루 한번 지겹던것이..
 
하루에 두번, 세번.. 한시간, 두시간..
 
거의 대부분 시간이 지겹고, 귀찮기만 하다는걸 작년부터 느끼고 있었습니다.
 
이러다 주변의 모든것에 실증이 생기면 어떻하나.. 하는 걱정도 있었습니다.
 
 
겨울비가 내리던 밤
 
집으로 걸어가는길
 
항상 걷는길이 아니라 지름길로 갔습니다.
 
지름길에는 성인용품집,남성휴게실,붉은조명에 아줌마가 앉아있는 카페가 여러게 있습니다.
 
평상시에는 그곳을 피해 꽤 멀리 돌아서 집으로 갔습니다.
 
누군가 그골목에서 나오는걸 본다면...
 
아이친구 부모님이 본다면.. 형수, 누나가 본다면..
 
실제로그런적도 있지만 참 난처할것 같아서 아에 남보기 좋은곳으로만 돌아갔습니다.
 
비오는길..
 
지름길로 집에오니 참 좋더군요.
 
생각해보면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남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남이 어떻게 나를 생각할까..
 
남이 나때문에 불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만 살아았던게 아닌가 싶더군요.
 
 
남들 앞에서도 방귀를 낄려고 합니다. 나오는 방귀 여러번 참아 고통스러웠던 바보짓도 그만할겁니다.
 
고기먹을때 입냄새때문에 못먹던 마늘도 먹을겁니다. 생마늘 고추장 찍어먹어본게 너무 오래됐습니다.
 
집앞에 있는 남성휴게텔에도 갈겁니다. 아가씨가 20대라고 하더군요.
 
 
로션이 없어서 화장품가게에 갔습니다.
 
화장품가게 아가씨는 항상 쓰시는거 드리면 돼죠? 묻습니다.
 
항상쓰는 오딧세이 레드세트를 담아주는데
 
이제 지겹습니다. 그놈에 달달한 냄새.
 
남자로션 다 보여주세요.
 
다 비슷비슷한 로션중에 제가 딱 좋아하는 향취가 나는 로션을 찾았습니다.
 
스킨브레이서 스킨,로션이 딱 좋더군요.
 
 
출근길 9살 아들내미와 뽀뽀를 하는데
 
아이가 코를 싸매고 그럽니다
 
"아빠~  아이고 냄새~"
 
이놈아...  이제 이게 아빠냄새야...
 
 
어느 여류작가의 소설제목처럼...
 
노처녀는 아니지만   [ 홀아비 이지만.. ]
 
무쏘의 뿔처럼 혼자 가려 합니다.
 
 
이제 철이 조금 날려고 하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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