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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방의 그녀 -2-

익명 3 396 0

 

경험-17/ 517/
실제 겪었던 나의 원나잇 경험담 그리고 은밀한 경험담 이야기 게시판입니다


전화방의 그녀 -2-

자고 일어나니 8시... 친구가 논다고
회사에서 퇴근하고 바로 와서 설쳐대는
바람에 잠을 깼습니다.
토요일인데 7시에 퇴근...? 곧 회사
관둔다니까 더럽게 부려먹는군요.
으휴...

없어진 줄 알았던 폰을 어떻게 간신히
찾았습니다. 기분 좋네요. 다음주엔
돈 다시 넣고 번호를 재개통...
니히라디아~~

혼자 프라모델 잡지 보며 놀고 있는
친구를 등 뒤에 놓은 채... 오늘은
지난번에 쓰던 구리구리한 글의 뒷편
을 쓰려고 합니다.

바로 전화방 이야기입니다...
구리구리합니다. 이번엔 정말 구리구리
합니다... 쌔끈한 이야기 기대하시는
님은 가차없이 up or down 해주시길.


* * * * *

다이어리를 뒤져보니 그 아이 집전화
번호와 이름이 나오는군요. 돈 문제 때문
에 폰은 안 쓰던 아이였습니다. 저축
을 하느라... 저축? 깔끔하지 않은 전화방
알바였지만, 그래도 돈을 막 쓰는 아이는
아니었거든요. 그리고... 하루라도 빨리
반듯한 여사무원이 되고 싶어하는 아이
였고요.

그 뒤로 저의 동대문 출퇴근 행각이 시작
되었습니다. 전화로 이야기하다가 약속
잡고 동대문 가는 버스 타고 가서 언제나
만나던 카페에서 만나고...

첫날의 요란하고 격렬한(...) 만남이 있었던
다음, 이틀인가 지나서 두번째 만남이
있었습니다. 그 뒤로 우리가 자주 만나던
카페에서 날 기다렸지요. 카페에 들어가
두리번거리는데 안 보이더군요.
이뇬이 날 엿먹였나? -_-a 두리번두리번~

"오빠 여기야~"

아... 너...냐?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여자들 변신 잘 하는
건 예부터 알아왔지만, 얘처럼 전혀 딴 사람
으로 보이는 경우는 처음이었거든요.
그게... 변장을 하려고 그런게 아니었습니다.

영화 '섬' 보셨나요? 제가 본 김기덕 감독
영화 중에서 제일 심난한 영화였는데, 그 영화
보면 다방레지가 하나 나오죠. 평소엔 머리를
위로 올리고 떡화장을 해서 정말 물장사하는
애 티가 팍팍 나고 좀 황...인데, 다방을
쉬는 날 낚시터에 찾아왔을 땐 긴 생머리를
풀고 화장을 안한 얼굴이 앳띠고 너무나 예뻐
보이는 아이였지요. 여자의 하얀 얼굴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보여주는 좋은 예...
(영화 스토리상 죽는 장면 보고 얼마나 슬
펐는지 흑흑...)

그때 그 아이가 영화 섬의 레지같은 아이
였습니다. 전화방 일로 사람을 만날 땐 나이
도 들어보이게 하고... 색스러워(?) 보이려고
머리도 틀어올리고 화장도 진하게 하고
그랬지만, 비업무(...)적인 자리에서는 화장
도 안 하고 긴 생머리를 풀고 나왔었죠.
뺨의 젖살과 가느다란 입술이 아름답게
어울리는 아이였습니다. 작은 키에 부드러운
얼굴 라인이 긴 생머리에 덮혀서 귀엽고
사늘한 느낌이 마음을 흔들더군요.

무엇보다 그때 제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그
아이의 미소였습니다. 저는 미소에 무척 약
합니다. 특히 슬퍼보이는 미소에요. 지금까지
저를 흔들어놨던 여자들을 곰곰히 따져보면
미소가 깊이있고... 조금 쓸쓸한 그늘을
가지고 있는, 미소 속에 눈물을 갈무리한
아가씨들이 많았습니다. 보호본능이 자극되서
그런가?
아... 그래서 전 헬렌 헌트도 참 좋아합니다.
아직까지 그렇게 예쁘게 미소짓는 여배우는
본 적이 없는 거 같군요. 김희선? 에라이...

그렇게 여러번을 만나고... 중간중간 그녀의
친구들을 소개받기도 했습니다. 친구들이
무척 당황하더군요. 지금까지 그녀 근처에
있던 남자들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라 상상도
못 했다는군요.
모델같은 녀석들하고 주로 놀았답니다. 집에
돈도 많고... 그런 놈들하고 놀아대는 바람에
첨 만났을 때 저한테 그런 폭언(-_-;;;)을
했었나 봅니다. 쯧...
친구 하나는 절 보더니 이러더군요.

"야 이 오빠 왜 이렇게 말랐냐? 넘 없어
보인다."

제대한지 얼마 안 되는 때라 많이 말랐을
때죠. 말년때 살 안 찌고 뭐했냐고요?
말했을텐데... 억울하게 고생 많이 했다고.
전 그냥 웃으면서 넘어가려고 했는데, 그녀의
변호가 정말 깨더군요.

"벗겨놓으면 꽤 예뻐. 덩어리가 있어서
만질만 하더라."

켁~ 부끄럽게시리.

그녀와 만나면서 전화방 아저씨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참 재미있는 사람
많더군요.

# 어떤 사람은 목소리 예쁜 애가 지금 당장
하고 싶다고 하길래 택시 타고 교외까지 날아
갔답니다. 그런데 도착해서 보니까 허리 가느
다란 예쁜 게이(...)가 나오더라는군요. 순간
꼭지가 돌아서 골목에 끌고 들어가 줘팬 다음
에 택시비 뺏어서 다시 돌아왔다는군요. 그리곤
다시 전화방 들어갔답니다. 질리는 인간이더
군요. -_-;

# 끼리끼리 논다고 해야 하나? 그녀 뿐 아니라
그녀 친구들 중 몇몇도 전화방에 전화를 걸어
남자를 만나곤 했습니다. 정보를 교환하거나
서로 삐삐로 연락을 해주기도 하는... 초보적
수준의 신디게이트가 구축되기도 했더군요.
사람 하나 범죄조직 되는거 일도 아닌가 봅니다.

이 이야기는 그때 친구 중의 하나가 저지른
만행의 여담입니다. 어느날 제가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무지 성질내며 전화를 받더군요.
"야 왜 그래?"
"어 오빠구나. 미안해. 나 지금 기분 꽃같아."
"무슨 일이야? 누구랑 싸웠어?"
"어휴... 오빠..."
사연인즉 이렇습니다. 그녀가 가 집에서
딩가딩가 놀고 있는데 전화가 걸려오더랍니다.
전화를 받아보니 웬 아저씨였다는군요.
"니가 XX냐?"
"그런데요?"
웬 아저씬가...하면서 궁금해하는데 다음 말이
그녀를 기절초풍하게 만들었습니다.
"니가 그렇게 잘한다며?"
"...네?!"
너무 황당한 그녀가 어따 대고 그딴 소리를
하냐고 따졌습니다. 그러자 전화의 남자가
이런 황당한 소리를 지껄이더라는군요.
"니 친구 누구가 칭찬하더라. 아저씨 나보다
내 친구 XX가 더 잘해요. 걔랑 꼭 해보세요-
라고... 야 좀 보자."
"야 이 XXXXXXXXXXXXXXXXXXXX..."
너무 화가 난 그녀는 전화를 끊어버리고,
대체 어떤 뇬이 그런 소릴 했을까 고민을
하면서도 성질을 삭이지 못 하고 있는데
제가 전화를 건거죠. 저는 그래도 당시 제
애인이라 할만한 아가씨에게 이게 웬 날벼락
인가 성질이 나서 같이 씩씩거렸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있었는데, 그녀가 하는 말이
저를 맛가게 하더군요.

"내가 잘 하긴 잘 하지."

"...응, 너 참 잘 해."

뭐라 할 말이 있겠습니까? 잘 하는 애가 잘
한다고 말하는데... 흑흑.


* * * * * *

그녀와 저의 만남에서 제일 복잡했던 부분은
그녀의 원조교제였습니다. 저와 함께 시간을
보내다가도 삐삐가 오면 잠시 후 그 번호로
전화를 걸었고, 그 번호는 그녀와 시간을
보내고 그녀에게 용돈을 주는 남자들이었
습니다. 그녀가 남자들을 만나는 자리는 언제나
같은 곳이었습니다. 동대문 모 호텔의 문 앞
이었죠. 때로는 거기서 호텔로 바로 들어
가기도 했고, 차를 타고 다른 곳으로 가기도
했습니다. 남자들은 언제나 차를 타고 왔죠.
음... 그래 이왕 하려면 돈 많은 사람이랑
해야지. -_-;;;
약속장소에 나가 제가 좋아하는 여자와 몸을
섞기 위해 달려오는 남자를 함께 기다리는
기분이란 정말 기묘하고 복잡한 것입니다.
그 순간 만큼은 우리는 아무런 말도 못 하고
춥다. 응. 날씨 풀리겠지? 아마도. 같은 맹
한 한두마디나 나눴지요. 그러다가 포장마차
에 들어가 오뎅이나 순대를 나눠먹기도 하고...

무언가를 강요하거나 화를 낼만한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그녀에게 그저그런 경로로
만난 남자 중에서 조금 더 특별한 사람에
지나지 않았고, 저 역시 그저그런 경로로 한번
즐기려다가 조금 더 특별한 감정을 가진 것
뿐이니까요. 그 블랙섹스의 바다에서 서로
마음이 맞아 잠시 동안은 무인도에서 쉬어가는
그런 관계였으니까요...

서로 그 자리에서 욕심을 내면 그 날로 끝이란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너무 많은
욕심은 내지 않고, 서로 함께 있는 시간을
즐기고... 재미있는 추억이나 많이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이 최선이었지요.

발렌타인 데이가 지나고... 봄이 찾아온 그때.
우리에게 이별이 찾아 왔습니다.

............

그녀가 취직이 된 것이죠. 저는 그녀의 취직
을 축하해줬고, 그녀 역시 이제서야 집안 식구
들에게 잘 해줄 수 있겠다고 기뻐했습니다.

"그래 잘 됐다. 좋은 회사였음 좋겠네."
"응."
"한 잔 해야 하는 거 아냐?"
"그래야지. ...오빠."
"응?"
"나 삐삐 죽일거야."
"...아, 그래."

이해가 갔습니다. 그녀는 새 출발을 위해서
삐삐를 죽이기로 한 것입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죠. 몸맛을 본 남자들은 그녀가 취직
했다고 해서 놔둘 리가 없고, 그녀로서는
그것은 그녀가 바라던 반듯한 새 출발이
아니었으니까요.

그럼 나는...? 저 역시 다른 사람보다 그녀
를 생각하는 감정이 특별했고, 막말로 공짜
(...-_-;;)로 한다는 거 빼고는 다른 남자들
과 별반 다를게 없는 놈이잖습니까?

그렇게 우리 둘의 연락도 끊어졌습니다.
집 전화번호는 남아있지만, 그녀가 회사를
다니면서 낮에는 집에 없었고, 저녁때는 다른
식구들이 있기 때문에 어림도 없는 일이었죠.
그리고 그녀가 나에게 연락을 않는 상황에서
내가 이렇게 행동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그리고 두 달 후, 저는 또 다른 아가씨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글쟁이 술자리에서 소개
받은 귀여운 아가씨였죠...

군 시절 세 명의 여자에게 버림받아 치를
떨며 왜? 왜?라고 자신에게 묻곤 했습니다.
제대 후 헤어진 아가씨는 섹스 문제로 제가
못 사귀겠다고 깬 케이스겠지요.

전화방에서 만난 그녀. 기간도 그리 길지
않았고... 사회적으로 그렇게 떳떳하지 않은
관계였습니다. 그러나 너무나 사랑스러웠고,
저 자신에게 육체관계 이외의 따스한 정을
불어넣어준 여자였지요.

남녀관계에는 연인관계 아니면 가벼운 관계
밖에 없다고 생각해오던 저의 심리에 변화가
온 계기가 바로 그녀와의 교제였구나 싶네요.

'연인이나 부부 만이 남녀간의 사랑의
전부는 아니다.'

제 마음 속에 저 한마디가 자리잡게 된 것은
그때부터였습니다.

...

구리구리한 이야기는 이걸로 끝입니다.
구리구리하죠? 히히... 이상하게도 자주 생각
나는 아가씨에요. 그 당시의 만남과 이별을
후회하는건 아니지만... 아쉬움은 좀 있네요.
어디 여행 한번 못 가고, 옷 한벌 못 해줬
는데... 징징.

이제 친구랑 술이나 한 잔 해야 겠군요.
음... 출중한 친구입니다. 같이 미아리 갔다가
여자애가 명함 주는거 보고 황당해서 원.
외모는 별로지만, 고구마가 출중하거든요.
음하하하...

그럼 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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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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