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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기만 (열네번째 이야기)

니콜키크드먼 1 449 0
오랜만에 올리는데요
이번에는 짧은 소설 형식으로 써봤습니다.
보시고 느낀 그대로의 댓글 부탁 드릴게요.
살짝의 소설 형식을 빌렸기 때문에 시간적 공간적 허구는 있을수 있습니다
일단 오늘은 댓글을 꼭 부탁 드리고 싶네요
그럼 즐겁게 봐주세요



하나의 기만

여름 햇살이 내 머리 위로 부서지듯 쏟아지고 있다. 아니 그렇게 느끼는 것은 저 빛을 똑바로 쳐다 보지 못하기 때문일까. 햇살은 뜨거워도 내 발걸음은 가볍다. 지금 현재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내 마음에 담아둔 사람. 그리고 내가 기만하고 있는 사람. 그 사람을 만나러 가고 있으니까. 이정도의 햇살 따위가 나에게 방해가 될수는 없을 것이다.
약속장소에 도착했다.
이렇게 낮시간에 만날 수 있는게 한달에 몇번이나 될까? 많으면 일요일마다 만나서 네 번. 그 사람의 상황에 따라서 한두번 이겠지. 그래도 좋은 것 같다. 그 사람의 얼굴을 볼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사람의 손끝을 잡으면 살포시 손에 힘을 쥐어 오는 그 느낌도 좋다. 먼저 나에게다가 오지는 않지만 내가 다가갈때면 거부하지 않는 그 사람이 좋다.
그 사람이 먼저 나에게 키스를 해오지는 않지만 내가 키스를 할 때 싫어 하지 않는 그 사람이 좋다. 나는 지금 그 시간들을 소중히 내 안에서 하나 하나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저장해 나가고 있다. 그것이 그 사람을 기만하는 것에 대한 최소한의 사죄이리라. 그리고 내 마음이 진실이었다는 것을 먼 훗 날의 나에게, 그리고 언젠가 나와의 관계가 변화될 그 사람에게 알릴 수 있는 (아니, 죽을때까지 알리지 못할 것이다) 최소한의 방편일 것이다.
약속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걱정이 된다. 무슨일이 있는걸까? 차가 많이 막히나? 전화를 해볼까? 아니야, 조금도 기다리지 못하고 전화한다고 생각할지도 몰라. 기다리자. 아무일도 없기만 바라면서 기다리자.
날씨가 너무 좋다. 여름날의 휴일. 그리고 지금 내마음이 집중하는 그 사람과의 만남. 일단 지금의 나에게는 더 이상 좋은 것은 없을 것 같다. 아니 지금의 나라기 보다는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이 이상 좋을수는 없을 것 같다. 만나고, 이야기 하고, 투덜대고, 웃어주고, 들어주고, 서로 몸을 맞대고, 그리고 서로를 바라봐주고. 그 시간들이 좋다.
저쪽에서 그 사람이 도착한 것 같다. 수수한 옷차림. 그리고 항상 옆에 들고 있는 몸에 비해 조금은 커보이는 가방. 이제는 그 가방만 보면 그 사람인걸 알수 있는.
나에게 다가 오고 있다. 살짝 웃는다.
"오래 기다렸어요?"
나는 고개를 가로 젓는다.
"버스가 막히는것이야~ 웅~"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 사람이 내앞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것만이 다행이라는 인식뿐. 이렇게 귀여운 사람에게 문제가 있었다면 나는 어떻게 됐을지. 상상조차 하기 싫다.
"밥 먹어야지?"
"응! 뭐먹을까?"
"특별히 먹고 싶은거 없어요?"
"응~ 글쎄~"
언제부터 일까? 우리 둘은 서로 존대와 하대를 섞어서 쓰고 있다. 그렇다고 그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전혀 어색함이 없다. 그리고 편하다. 다른 사람과 라면 불편하겠지. 하지만 지금 우리 사이에는 적절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럼 오랜만에 설렁탕 먹을까?"
"그것도 좋지요."
웃으며 대답을 한다. 그 사람은 맛있는 것 먹는 것을 좋아한다. 내가 그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지만, 나와 함께 식사를 할 때는 그 상황에서 최대한 맛있는 것을 먹게 해주고 싶다. 맛없게 식사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그럼 가자."
우리는 함께 식당으로 향한다. 나는 살짝 그 사람의 손끝을 잡아 본다. 내 손에 살짝 힘이 전해져 온다. 결코 강하지 않은 힘. 언제라도 빠져 나올 수 있는. 그렇지만 빠져나오고 싶지 않은 최소한의 안도감. 나는 그 안도감에 잠시 행복으로 도취되어 본다. 이런 느낌. 그 누구에게서도 느껴 보지 못한 느낌. 아마도 그 사람과 나와의 상황 때문에 그런 것이 느껴질 것이다.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느끼기 힘들었을지도.
식당에 도착할 때까지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사소한 이야기들. 집에서 나올 때, 버스를 탈 때, 버스안에서, 도착할 때, 어제 자신의 일을 하다가 있던일들, 그런 아주 사소한 이야기들. 지금은 그것이 문제가 아니다. 햇빛이 굉장히 뜨겁다. 그 사람이 더울 듯 하다. 조금이라도 빨리 식당안으로 들어가고 싶다. 하지만 그런 마음을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는다. 너무 그 사람에게 매달리지 않으려고. 그 사람만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티를 내지 않으려고.
식당안에서 둘 다 같은 메뉴로 주문을 했다. 기다리면서 다시 일상의 대한 이야기들. 언젠가 그 사람이 나에게 말한 것이 있다.
'나는 당신을 아직 잘 모르니까요.'
아마도 자기가 친구들에게 심술을 자주 부리는 타입이라고 했을 때 내가 나에게는 심술 안부리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의 대답일 것이다. 잘 모르는 사이일까? 나는 그 사람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는 것 같다. 물론 그 사람의 과거는 모르겠지만 현재의 그 사람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다. 그래야만 현재의 내가 좋아하는 그 사람이 내가 알고 있는 그대로 일테니까.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서로 기만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일상에 대한 이야기들이 지나가는 동안 식사가 나왔다. 이 식당은 항상 그 맛 그대로이다. 자주 찾지는 않지만 가끔 왔을 때 나쁘지 않은 인상을 준다. 변하지 않는 그 대로의 맛이 있기 때문에. 그 사람도 대단히 만족은 못할지라도 실망을 하지는 않으리라.
"맛있어요?"
"응. 괜찮아요."
내 질문에 웃으며 대답한다. 나쁘지 않은가 보다. 다행이다. 최소한 멀리까지 와서 나를 만나고, 그리고 후회할 시간을 보내지 않게 될 것 같다. 시작이 좋다.
식사시간은 둘 다 배가 고픈 상태여서 금방 끝났다. 포만감에 웃으며 다시 일상의 대화를 나눴다. 그 사람의 이야기에는 내가 잘 알지 못하는 한 사람이 자주 나온다. 한번인가. 얼굴을 본적은 있다. 하지만 그것뿐. 그 이상의 감정도 그 이하의 감정도 없다. 언제나 그 사람의 입에서 이야기가 나오지만 아무런 느낌도 없다. 질투? 그런 것은 존재 하지도 않았다. 존재 하는 것이 정상일수도 있겠지만, 나에게 그런건 사치일뿐이다. 지금은 그냥 내 앞에 앉아있는 이 사람이 자신이 무료할 때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그리고 그 시간들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나에겐 전부 일 것이다. 지금은 그 사람에게 대하는 나의 최선의 자세. 그것뿐이다. 질투라는 감정이 생긴다면 아마도 그 사람과 나와의 관계는 지속되지 못하리라.
나는 항상 그 사람의 말에 동조한다. 나쁜 일이 있으면 걱정을 한다. 좋은 일이 있으면 축하를 하면서 웃어준다. 그게 즐겁다. 나도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나에 대한, 일에 대한, 그리고 너무나도 사소한것들을 이야기한다. 그 사람은 그것을 들어준다. 서로 이야기를 들어주고 받아주고 그 시간들이 좋은 것 같다.
나는 겉으로 보기보다 걱정이 많은 편이다. 일에 대한, 나의 미래에 대한. 어차피 걱정과 고민의 주제는 한가지다. 나의 미래. 그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하지만 그 사람은 나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난 당신이 부러워요. 너무 즐겁게 사는 것 같아서.'
그 말을 듣고 잠깐 멈칫 했던 것 같다. 내가 그런가? 난 고민이 많은데. 이렇게나 많은데. 아니. 그 고민들은 그 사람의 현실에 비해서는 사치인것인가? 그럴지도 모르겠다. 나와 그 사람의 현실은 확실히 다르니까. 가장 큰 차이는 꿈의 유무이겠지. 난 그 꿈을 어떻게 만들어 나가느냐의 대한 고민. 그 사람은 현실에 대해, 당장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대한 고민. 확실히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어느새 식당에서 나와서 걷고 있다. 배도 부르고 디저트도 먹고 싶고 해서 밖으로 나왔다. 파르페가 먹고 싶다고 한다. 비싸지 않게 하는 곳이 있다고 해서 그곳으로 간다. 주문을 했다. 분명, 다른곳 보다는 싼 것 같다. 나온 파르페를 봐도 여느 곳과 비교해서 손색이 없다. 나쁘지 않다.
그 사람과 나는 지금 서로를 바라 보고 앉아서 각자의 디저트를 먹고 있다. 맛있게 먹는다. 나도 지금 맛있게 먹고 있을까?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것일까?
한가지 재미있는 것을 생각한다. 내가 다른 사람들을 만날 때도 이렇게 신경써본 적이 있었을까? 그것도 일련의 목적을 달성한 사람에게.
그랬다. 나와 그 사람은 언젠가의 하루. 기억에 남을 시간을 보냈다.
작게나마, 아니 가장 큰 목표였던. 그 사람과의 섹스. 얼마전의 그리고 어떤 느낌이었는지 조차 생각나지 않는, 그래서 다시 확인하고 싶은. 현실 같지가 않다. 그 사람과 섹스를 했다는 것이. 꿈이 아니었을까? 모르겠다. 다시 한번 그 사람을 안는다면 알 것 같다. 지금은 모르겠다.
지금까지 사귀어 봤던 여자들 중. 섹스 후에도 이렇게 까지 신경 써본 사람이 있었을까. 아니. 내 기억으로는 없을 것이다.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분명. 나만의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럴 것이다. 나만의 사람이 될 수 있었다면. 이미 나는 그 사람에게 나태해 졌을 것이다. 그렇게 지금 그 사람의 상황은 우리 관계에 있어서 플러스 효과를 주고 있었다. 우리 아닌 다른 사람들이 본다면 욕을 할테지만. 다른 사람들이 알 수 있을 리가 없다. 아니, 알아서도 안된다.
서로의 디저트가 조금씩 조금씩 없어져 가고 있다.
"우리집에 오늘 아무도 없는데. 갈래?"
내 입에서 나온 말은 여러 가지를 내포하고 있었다. 집으로 간다면 분명 나는 섹스를 하려 할 것이다. 오늘은 분명 할 수 있는 날. 마법에 걸리려면 몇 일 남았다. 분명 나는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요."
그 사람의 입에서 대답이 나왔다. 집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일요일이니까 텔레비젼에서도 재미있는 프로가 많이 할 것이다. 같이 보면서 웃고 싶다. 같이 보면서 이야기도 하고 싶다. 그리고 그 사람의 몸을 다시 확인하고 싶다. 현실인지 꿈인지. 확인해봐야 하겠다.
디저트를 다 먹는 동안 나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한다. 집에 가서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섹스를 원한다면 나를 그것만 원하는 사람으로 볼지도 모른다. 그렇게 보이고 싶지 않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시간을 끌다가 부모님이라도 들어오신다면 오늘은 실패일 것이다. 그러다 그 사람의 얼굴을 봤다. 작은 입술에서는 끊임없이 말들이 흘러 나오고 있다. 간간히 담배 연기를 내뿜고 있지만 싫지 않다. 아니. 키스 할 때를 생각하면 싫을지도. 하지만 키스 할 때 담배 냄새가 나는 것 정도는 신경쓰지 않는다. 그것을 잊을 만큼 달콤하니까. 그 사람의 입술은 달콤하다. 그 혀 역시도. 충분히 달콤하다. 그래서 나는 단둘이 있는 시간만 되며 충분히 그 사람의 입술을 탐닉한다. 많은 시간이 아니니까. 우리 둘 사이에는 한정된 시간만이 주어졌으니까.
그 사람과의 첫 키스. 첫 키스를 한 날 첫 섹스를 했다. 서로 충분히 원하고 있었다고 믿는다. 그 사람의 몸은 나를 아무 거부감 없이 받아 들였기에. 첫 키스 후에 내가 물었다.
'정말로 2년만에 첫키스에요?'
'2년이 뭐에요. 3년 정도일걸요.'
믿을 수 없었다. 2,3년 이나 안했다는 것이. 그 사람의 상황이라면 매일 한다해도 믿을수 있는 상황이 아니던가. 섹스는 한다고 했다. 하지만 키스는 안한다 했다. 그것이 맘에 안든다. 섹스와 키스를 분리시킨다는 것이. 그 두 가지는 둘이면서 하나. 하나이면서 둘. 정신적인 섹스와 육체적인 섹스라고 불러도 틀린 표현이 아닐 것이다.
어느덧 서로의 디저트는 컵의 바닥을 보여주고 있었다. 시간도 꽤 많이 지난 것 같다. 슬슬 저녁이 되어가는 듯하다. 나는 그 사람에게 나가자고 한다. 그 사람 역시 동의 하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손가락에 걸려 있는 담배를 아쉽다는 듯 강하게 한번 빨고서는 재떨이에 비벼 끄며 일어났다.
밖으로 나와서 그 사람의 허리에 손을 얹어 본다. 그럼 아무 거부 반응 없이 나의 품안으로 들어온다. 싫지 않은 듯 하다. 나 역시 그 사람의 체온을 느끼는 것이 좋다. 둘은 그 상태로 버스 정거장으로 가서 버스를 기다린다.
길지 않은 시간 뒤에 버스는 우리 앞에 섰다. 올라 타서 요금을 내고 뒤쪽에 같이 앉을 수 있는 자리로 가서 앉는다. 앉아서 그 사람의 손을 살짝 잡는다. 언제나 처럼 내 손을 살짝 잡아 온다. 결코 강하지 않은 힘으로. 그 상태로 목적지까지 간다. 사소한 이야기들은 끝이 없는 것 같다. 쉬지 않고 서로 이야기를 한다. 뭐가 그리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을까. 도저히 모르겠다. 하지만 그 사람을 만나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긴다. 그리고 듣고 싶은 이야기가 생긴다.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하고 최종목적지인 집으로 향한다. 버스 정거장에서 몇 분 걸리지 않는 거리에 내가 살고 있는 집이 있다. 집으로 들어서니 역시 아무도 없었다. 그 사람은 자연스럽게 내 방으로 향한다. 나는 그 사람을 뒤따라 방으로 들어간다. 그 사람은 가방을 내려 놓고 침대에 걸터 앉아서 나를 바라보고 있다.
나는 컴퓨터로 가서 전원을 켰다. 부팅이 되고 인터넷을 사용 할 수 있게 되자 그 사람이 의자에 앉아서 익스플로러를 켠다. 그리고 자신이 자주 가는 카페를 한번씩 가본다. 나는 뒤에서 그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지켜보고 있다. 간혹 가면서 웃기도 하면서, 가끔은 짜증을 내면서 그 사람은 카페의 글들을 바라본다.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나는 뒤에서 그 사람의 반응에 대답들을 해주고 있다. 이런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이렇게 나마 무언가를 공유하는 것.
약간의 시간이 지났다. 그 사람은 여전히 컴퓨터를 바라보고 있지만 특별히 할 것은 없는 듯하다.
"이렇게 단둘이 있는 시간이 자주 있는 것은 아닌데, 잘 보내야지."
내가 말하며 그 사람의 손을 잡아서 이끈다. 나의 목적지는 뒤로 놓여 있는 나의 침대. 퀸사이즈의 두,세 사람이 자기에도 불편함이 없는 침대다.
그 사람을 침대로 이끌어 놓고 살짝 눕혀 본다. 나의 오른손으로 그 사람의 머리를 받히고 왼손으로는 허리를 잡고 살짝, 아주 살짝, 부서지지 않게, 그리고 기분 나쁘지 않게.
그 사람은 내 손에 몸을 맏기고 내 침대에 몸을 눕힌다. 입가에는 살짝 미소가 걸려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아니 내가 그렇게 믿고 싶은 지도 모르겠다. 나의 입술을 그 사람의 입술로 다가갔다. 살짝 입을 맞춰 본다. 기분 좋다. 몇 번을 더 입을 맞춰 본다. 그리고 입을 맞춘 상태로 나의 혀를 그 사람의 입안으로 넣어 본다. 그 사람이 반겨 준다. 서로 엉키고 있는 듯 하다. 그 시간들이 달콤하다. 그 느낌들이 달콤하다.
적지 않은 시간을 키스로 보냈다. 내 손은 그 동안 그 사람의 몸을 구석구석 외우기라도 할 마냥 쉬지 않고 더듬었다. 충분히 익숙해 졌으리라. 충분히 외우고도 남았으리라.
나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입술을 떼었다. 그리고 그 사람의 바지를 벗기려 두 손을 아래로 향했다. 내 표정이 너무 음흉하게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섹스자체도 좋지만. 지금은 그 이상의 감정을 노리고 있는 것이기에. 섹스에서의 오르가즘 이외에 서로의 받아들임. 서로의 정신적 공유를 원하는 것이기에. 이미 육체는 서로의 공유영역에서 벗어 난지 오래다. 섹스가 주는 의미는 단지 하나의 수단일 뿐. 목적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그 사람의 바지를 벗겼다. 부끄러워 하고 있다. 옆에 있는 이불로 자신의 몸을 가리고 내 얼굴을 바라보지 못한다. 귀엽게 느껴진다. 안고 싶다. 하나가 되고 싶다. 강한 욕구가 생긴다. 성욕, 애욕. 그런 단어로 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것 같다. 지금 이 순간에 성욕이 강하게 일어난다.
애무를 해주고 싶다. 그 사람의 성기를 나의 입과 혀로 보듬어 주고 싶다. 하지만 그 사람은 거부한다. 좋아하지 않는다며. 아쉬움이 느껴진다. 내 몸 전체로 그 사람을 기억하고 싶지만, 싫어한다면 억지로 강요할 생각도 없다. 대신 키스를 한다. 그 사람은 충분히 나를 받아주고 있다. 어느새 인가 그 사람의 아름다운 몸을 가리고 있던 이불은 옆으로 치워져 있었다. 그리고 나의 몸과 그 사람의 몸은 하나로 겹쳐지고 있었다. 따뜻하다. 그리고 내가 그 사람과 하나가 되는 것에 조금의 거부감도 없다. 그것으로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 나를 받아들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천천히 나의 몸을 움직여 본다. 서로 뜨거운 열락으로 빠지고 있다. 점점 숨소리는 거칠어져 간다. 나의 몸에서는 조금씩 땀이 나기 시작한다. 그 사람의 얼굴 표정은 아픈 것을 참는 듯한 얼굴 표정이면서도 그 안에서 조금씩 기분 좋은 듯한 표정을 찾을 수 있다.
시간이 조금 씩 지나고 있다. 어느 순간 그 사람의 눈동자가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는 듯 하다는 것을 느꼈다. 아니 바라보는 것보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눈이다.
"무슨 생각 해요?"
"알고 싶어요?"
"응."
내 질문에 그 사람은 흔쾌히 대답해 주었다.
"내가 정신이 나간게 아닌가 해서."
그 대답 뒤에 잠시 어떤 씁쓸함을 느낀다. 그리고 그 말에는 나도 인정을 한다. 내 품에 안겨서 신음소리를 내고 또 행복감을 조금이나마 느끼고 있는 이 사람은 분명 정신이 나간 것이다. 누가 봐도 그렇게 말할 것이다.
"맞아요. 정신 나간거지."
내가 긍정의 말을 했다. 그리고 또 궁금한 것이 생겼다.
"그래서 싫어요?"
"아니. 나쁘지 않은 것 같아."
그 대답을 하며 살짝 웃는다. 나는 키스를 한다. 그 사람은 더욱 격렬하게 나를 받아 들인다. 그리고 나 역시 더욱 격렬하게 그 사람을 탐한다.
온몸에서 땀이 흐른다. 덥다. 선풍기를 틀어 놓았는데도 덥다. 그렇다고 지금 이 상황에서 선풍기를 세게 틀기 위해 행위를 멈추는 짓은 하고 싶지 않다. 그런 분위기를 해치는 행동은 우리의 시간에 있어서 죄악이 될 것이 틀림없기에.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겠다. 1분. 5분. 10분. 20분. 30분... 시간이 흘러간다. 나와 그 사람의 행위는 멈추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조금씩 급박해진다. 분명 그 사람은 시간이 제약 되어 있다. 언제까지나 이렇게 있을 수 는 없는 것이다. 이 행위를 끝내고 그 사람의 집으로 데려다 줘야 하는 시간이 오고 있는 것이다. 아쉽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그 시간 만큼은 지켜줘야 하기 때문에. 그래야만 이 시간이, 그리고 우리의 만남이 길어 질 수 있기에. 쓸데 없는 욕심은 화를 부르기 마련인 법이다.
나는 어느새 절정에 올랐다. 우리 행위에 끝을 알리는 신호 였다. 나와 그 사람은 서로의 몸이 떨어졌다. 얼마 만에 떨어진 것일까. 아쉬울 따름이다. 이렇게 몸을 분리 시켜야 한다는 것이. 옆에 누워서 후위를 즐긴다. 작은 속삭임들. 그리고 작은 손짓들로 그 사람의 얼굴과 귀를 간지럽힌다. 그리고 다시 입술로 그 입술을 찾는다. 작은 시간들. 아주 작은 시간들이 그렇게 흘러간다.
그 사람이 내 등을 문질러준다.
"땀이 많이 났네요."
"항상 그렇지 뭐."
대답을 하며 웃는다. 그리고 한마디 더 귓가에 속삭여 준다.
"너무 좋았어요."
그 사람은 살짝 웃는다. 그 사람이 만족 했는지 안했는지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만족을 못했다는 것을 알기에. 여지껏 한번도 만족을 못해봤다고 한 사람. 그리고 한동안은 힘들 것 같은 사람이기에 많은 기대를 하지 않는다. 나의 기분을 전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최소한 그 사람이 나와 한 행위는 누군가에게 기쁨을 준 행위였다는 것을 알려줄 수 있으니까. 그 누군가가 바로 나였다는 것이 더 중요하지만.
조금더 같이 누워 있고 싶다. 하지만 시간은 허락하지 않는 것 같다. 지금 나가야 한다고 시 바늘과 분 바늘이 나를 내려다 보는 것 같다. 그러고 싶지 않지만 일어나서 옷을 입었다. 이런 느낌 싫다. 섹스 후에 바로 옷을 입다니. 정말 원하지 않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쩔수 없다.
옷을 입고 집을 나와서 내 차가 있는곳으로 손을 잡고 간다. 언제나의 그 힘으로 내손을 맞잡는다. 그리고 언제나 처럼의 기분으로 나쁘지 않다. 놓고 싶지 않다.
차안에서는 또다시 여느 때처럼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한다. 과연 우리 둘 사이에 섹스를 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라는 것을 누가 믿을까. 길도 막히지 않는다. 기분이 좋다. 언젠가는 옆에 앉아 있는 이 사람과 드라이브를 해보고 싶다. 일단은 매우 힘들겠지만.
어느새 그 사람의 집 앞에 도착했다. 다행이 제한 시간 안에 맞춰 도착했다. 정말 다행이다. 아무 문제없이 또 다시 만남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이니까.
그 사람이 차에서 내리고 나에게 손을 흔든다.
"조심해서 가요."
나도 손을 흔들면서 웃어준다. 내 웃음이 잘 보였을까. 나쁘게 보이진 않았을까. 하는 작은 걱정을 하며. 그 집앞에서 차를 돌려서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돌아가면서 그 사람이 자신의 집으로 들어가는 것이 보인다. 아쉽다. 조금 더 같이 있으면 좋을텐데. 하지만 그 사람은 저 문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다시 자신의 현실로 들어가야 한다. 자신의 동거인이 있는 집으로. 한 사람의 연인으로. 단둘만의 세계로. 그 누구라도 끼어들 수 없는 그 안으로.
나 역시 그 안으로 끼어들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원하지도 않는다. 그 사람은 지금 두 개의 세계를 가지고 있으니까. 자신의 연인과의 세계. 그리고 나와의 세계. 그리고 지금의 이런 상황들은 나를 너무 흔들리지도 않게, 또 너무 소홀하지도 않게 만들어 주고 있다. 이런 상황은 처음이지만. 나쁘지 않다. 분명 그 사람의 연인은 이 사실을 안다면 나를 죽이려 할 것이다. 아마 나라도 그렇게 할 것이다. 하지만 난 전혀 두렵지 않다. 그 사람이 자신의 세계와 나의 세계를 혼동할 만큼 바보가 아니라 믿고 있기에. 그리고 지금의 그런 그 사람을 좋아 하고 있기에.
그 사람의 집안에 불이 켜졌다. 이제 가방을 놓고 옷을 갈아 입겠지. 바로 샤워를 해야 할 것이다. 나와의 체취가 몸에 남아 있을 테니. 사소한것이라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좋겠지. 그리고 조금 있으면 그 사람의 동거인이 들어올 것이다. 그리고 같이 잠자리에 들 것이다. 언제나 처럼. 3년전에 처음 동침하던 그날과 같이, 오늘 역시 같이 잠을 잘 것이다.
상상을 해본다. 그 사람과 다른 사람, 언젠가 한번 봤던 그 사람이 동침을 하는 것을.
아무런 느낌이 안 든다.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동거하면서 같이 자는 것은 당연한 것이니까. 질투라도 해야 하는 것일까? 하지만 그런 감정은 생기지 않는다. 아무런 느낌이 안 든다.
조금은 미안해해야 하는지도. 나는 차를 몰고 나의 집으로 향한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신나는 음악소리가 좋다. 볼륨을 조금 더 높여 본다. 신이 난다. 너무 흥겹다. 그 흥겨움 안에는 몇 분 전의 섹스 후에 만족감도 들어가 있는 듯하다. 기분이 좋다. 밤바람은 시원하게 내 얼굴을 쓰다듬고 지나간다. 얼굴에 미소가 지어진다. 차가 막히지만 않는다면 이런 기분으로 계속 갈 수 있을 것 같다.
내일 또 그 사람에게 연락이 올 것이다. 그 사람은 나를 원하지 않는다. 심심하니까 만난다. 그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니까 믿어도 되겠지. 하지만 언제부턴가 알고 있다. 심심하다는 그 이유로 나에게 연락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하지만 그렇게 믿을 것이다. 그것이 좋다. 그 이상으로 갈 필요는 없다. 이미 우리는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까. 그것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까.
나는 그 사람을 좋아한다. 그 사람과의 시간을 좋아한다. 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 사람의 몸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 이외의 다른 감정은 생기지 않는다. 아무 감정이 없다.
그렇게 우리의 시간은 만들어간다.
끝이 있지만, 아직은 그 끝을 만들고 싶지 않은 그 시간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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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토도사 2023.02.09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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