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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도사|먹튀검증정보커뮤니티

택시 드라이버.

나방무덤 1 397 0
일단 경험담 방식으로 올려봅니다.
얼마전 인천발 막차를 탔었는데 구로에서 끊기더군요.
그리고 개찰구 앞에서 들려오는 요란한 목소리들.
"일산 오세요.일산."
"부천,부평 오세요."
네.
지하철 막차에 내리는 승객들을 겨냥해 택시드라이버들이 호객행위하는거죠.
지하철이 중간에 끊기니 목적지까지 못 간 사람들 대상으로요.
목적지에 따라 일인당 얼마씩 받고 가는겁니다.
그걸 본 순간 오래전 제가 택시를 몰때 있었던 일이 생각나더군요.
어두운 밤 통행이 뜸한 도로를 택시로 무지막지 몰아대던 저(휙휙 추월해 나갈때 날 선 긴장감을 즐긴답니다.),
창문을 다 올리고 스팀을 넣어서 따뜻하면서도 눅진거렸던 차내,뒷좌석 한가운데 널부러져 있던 아가씨와
 어딘지 차안과 다른 시간 다른 공간,다른 열기가 존재하는 듯 한 스커트 자락밑에 어두운 공간이 어제일처럼요.
그 날 저는 자정 열두시를 넘긴시간에 삼선교에 있었습니다.
상계동 가는 막차가 삼선교에서 끊어지므로 대충 열두시경에 근처에 있게되면 꼭 삼선교 지하철 나폴레옹 제과
점쪽 근처에 차를 세우고 올라오는 출구 두곳중 하나에 서서 기다리면 사람들이 올라오지요.
일단은 상계동이 목적지인 분이 많고 그 안에서는 한사람씩 목적지에 내려주기도 편하므로 상계동을 먼저 외칩니다.
"자! 상계동 오세요.상계동! 상계동 갑니다."
이때가 아주 중요합니다.
택시가 많으므로 경쟁도 심합니다.
먼저 한사람을 실어놓으면 나중에는 손님들한테 어필하기가 쉬워집니다.
아무래도 손님 입장에서는 차안에서 기다리기보다 자신이 타면 곧 출발할 수 있는 차를 타려고 합니다.
그래서 한 사람 실어놓으면 두명되고 네명됩니다.
그럼 그 날은 성공이죠.
하지만 나오는 손님이 적거나 택시를 받쳐놓은 위치가 안좋거나 하면 바로 목표수정.
"중계동 오세요.중계동"
ㅎ 상계나 중계나 같다고 하시겠지만 좀 틀립니다.
가는 길을 거쳐 한사람씩 내려주는거하고 들어갔다 다시 되짚어서 나오면서 내려주는거하고 사소하지만 드라이버 입장에서나 손님 입장에서 걸리는 부분입니다.
또 손님도 적구요.
이것도 안돼면 결국 한사람 태우고 먼데가는(이경우는 미터기로 가고,상계동 경우는 당시 일인당 사천원)
것을 고르는데 이러면 드라이버 입장에서는 대기시간 따지면 손해입니다.
사족이 좀 길었지만 리얼리티 측면에서 덧붙였습니다.
하여간 그 날은 겨울이었습니다.
2월정도였던걸로 기억하는데 그 기억을 하게된 것은 그 아가씨가 경계심 없이 풀어져 있던것은 술을 많이
마시지 못해본 갓 입사한 탓이었다고 추측했었기 때문입니다.
상계동을 외치자 곧 여자분이 먼저 앞자리에 타셨구요,이어서 일행인 삼십대 남자 두분이 뒷자리에 타셨습니다.
신이 난 저는 차문을 닫으며 다시 출구로 가서 상계동을 외치자마자 올라오던 아가씨 한명이 살찍 웃으면서 한손을 드십니다.
다른 드라이버들을 경계하면서 외쳤습니다.
"네.이 차 타세요.바로 출발합니다."
그리고는 뒷문을 열고 태우고 닫고 밟았습니다.
달리면서 룸미러는 안 보는게 제 운전 스타일이었습니다.
종로5가 의정부 총알택시 드라이버가 손님과 의정부를 가다 사고가 나서 라지에이터에 물이 줄줄 새자 이 물 다빠지기전에 갑시다 했다던 일화가 제 좌우명이었던 때입니다.
하여간 첫번째 앞 여성을 내려주었습니다.
이때 돈을 받으면서 고개를 돌렸을 때 들어온 뒷좌석 풍경 하나
뒷좌석에 태운 아가씨에 고개가 살풋이 남자손님 어깨에 내려앉아있더라는...
이때부터 상념이 꼬리를 물었습니다.
일단 저 남자 두놈부터 내리는 코스로 가자.
갔습니다.
아가씨가 나중에 탔으므로 두녀석이 내린다고 아가씨를 깨우는 일이 벌어져선 안된다.
도착하는 순간 번개같이 차문을 열고 튀어나와서 운전석쪽 뒷문을 열었습니다.
손님 내리시라고 자신이 내려서 차문 열어주는 택시 드라이버에 서비스 받아보셨습니까?
일본MK택시가 그럴까여?
저도 처음 해 보았습니다. 한 번 더 있었는데 그건 호응을 보아서 나중에 올려보겠습니다.(좀 야해서 고민)
그렇게 문을 붙잡고 "감사합니다."하면서 썩소를 날리고 있었더니 녀석들이 머뭇거리면서 내리면서 자기들끼리
"좀 위험한데..."하는 말이 얼핏 들립니다.
"개 뿔 !나 고자야!어디서 뉴스는 들어가지고 지랄..."
속으로 읊어대면서도 여전히 썩소를 날리며 "감사합니다"를 연발했습니다
그리고 내리는 순간 잔돈 이천원을 팍 찔러주며 뒷문 닫고 타면서 앞문 닫음과 동시에 미등끄면서 거세게 출발했습니다.
번호판 위에 들어오는 불 끄려고 미등까지 껐습니다.
혹시라도 외우려고 할까봐...방해할려구요..
끝 차선에 붙어서...
끝 차선쪽은 가로등에 비친 가로수 그림자로 그늘져있습니다.
그리고 어느정도 멀어진후에 천천히 아주 천천히 차가 흔들리지않게 (시몬스 침대 선전하는거 저한테 배운겁니다....ㅎ) 몰면서 룸미러를 조정했습니다.
물론 직접 고개를 돌려 보기도 하면서요.
그 녀는 치마를 입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가운데 쪽으로 몰려서 앉아 있었습니다.
그녀는 다리를 벌리고 앉아 있었습니다.
그 속은 어두웠지만 전 충분했습니다.
패리스 힐튼이 홀딱 벗고 있던것보다 더 심장 떨리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녀에 집까지 가는 십여분(평상시에는 이분)동안 수백 수천가지에 생각들이 꼬리를 물었습니다.
내 번호판은 아무도 못 봤을거다.
이대로 어디 짱 박힐만한데가  있을까..
치마를 살짝 올려볼까...
깰까 안깰까
덮칠까 말까
호적에 빨간 줄 하나 각오할까..
여기서 꺽으면 반대로 가는데 ...
저쪽은 청학리로 가는데..저쪽으로 갈까...거기라면 ......
눈은 길위에 있다가 허벅지로 갔다가 사이드 미러 봤다가 얼굴 봤다가 표지판 봤다가 치마속으로 갔다가...
그 때 살짝 눈을 뜬 그녀 에 눈빛 (촉촉하니 젖은채 열기에 달아오른 듯한.....[제 일방적인 생각일수도 있겠지만 전 그렇게 느꼈습니다.})에 자지러지면서 머리속이 흡사슈퍼컴퓨터처럼 움직입디다.
그리고 다시 눈을 감은 그 녀....
그러다가 결국 아무것도 해 보지 못한채 그녀에 아파트 동 현관앞까지 왔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기대를 걸며 (만약 깨워서 안 일어난다면...수만가지 각오로 정신무장을 하며)
"손님 다 왔습니다."
떨림을 감추며 나직하게 불러보았습니다.
정말 나직하게 불렀는데 조금전과 너무 다르게 말짱한 눈빛으로 눈을 크게 뜨며 다리를 모으더군요.
그리고 요금을 지불하며 멀쩡한 목소리로 한마디를 남기며 내리더군요.
"안전하게 데려다 주셔서 감사합니다......"
전 그 후로 몇 수십번 자문자답해 보았지만 아직 결론을 못 내렸답니다.
 
 
통상적으로 승객이 내리면서 안전이라는 말을 쓴 경우는 그전에도 그후에도 단 한번도 들은적이 없습니다.
 
안전운행 하세요도 아니고
안녕히 가세요도 아니고  ...
 
무엇을 안전이라고 했을까.......
 
님들에 견해는 어떤지요?
 
이상 허접한 글입니다만 작가님들에 열정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며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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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토도사 2023.04.03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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