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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시리도록 그리운 그녀...

씨봉새 1 550 0
40대인 내 인생이 그렇게 방탕한 인생도 아니였지만 30대 초반에 이혼하고  두번의 사업실패와 더불어
두번씩이나 구속되어 호적에 빨간줄 긋고...암튼 가끔 조용한 시간에 지난 인생을 돌이켜보면 이놈의 인생..
어지간히 우여곡절도 많았고 흔한 이야기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어본 인생 입니다.
근데, 특별히 게걸스럽게 껄떡대는 스타일도 아닌데 묘하게도 주변에 늘 여자가 꼬였었습니다.
그렇다고 훤칠한 외모도 아니고 돈 많은 남자도 아닌데..이놈의 인생이 전생에 연산군 정도나 아니였나
싶더군요.
 
뭐 그렇게 많은 수의 여자는 아니였지만 스쳐지나갔던 여자들중에 기억도 안나는 사람도 있지만
아직도 늘 가슴에 남아 있는 한 여인..유난히도 눈이 예쁘고 커피를 좋아하고 오마샤리프 를 즐겨
피웠던 약간은 퇴폐적인 분위기의 그녀..그녀에 대한 추억을 더듬어 볼까 합니다.
 
오랜 방황을 끝내고  95년에 월세보증금으로 조그마한 사무실을 얻어서 다시 재기를 시작할무렵.
새벽6시부터 밤11시까지 강행군으로 일이라는걸 하고 있을때인데..
전화 이전문제로 전화국을 갈일이 있었는데 거기서 희한한 물건을 하나 얻어왔습니다.
지금이야 뭐 워낙 컴퓨터도 좋고 인터넷 환경도 좋지만 그때는 인터넷이라는게 거의 알려지지않았고
피시통신 이라는게 있었죠.
그때 전화국에서 얻어온 물건이 바로 조그마한 단말기..통신할수 있게 만들어진 그런거 아실겁니다.
처음 접해본 컴퓨터아닌 컴퓨터..그리고 피시통신..01410..뭐 접속음 까지도 희한하더군요.
그때가 유니텔이 생기기 전이니깐..천리안와 나우누리 하이텔이 전부였죠.
 
호기심에 들어가본 나우누리 30대방...참 별천지 였습니다.
뭐 이런곳도 있구나 싶어서 날 새는줄도 모르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과 여러가지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다음날 일하러 가기전까지 채팅 삼매경에 빠져 있었습니다.
다시시작한 사업도 잘되가고 새로운 세계에 눈뜨게 만들어준 고마운 단말기를 최신형 컴퓨터로 바꾸고
날이 갈수록 채팅하는 맛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번개라는것도 하고 오프도 하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보니깐 다들 괜찮더라구요.
지금이야 너나 할거 없이 인터넷을 하지만 그때만해도 피시통신 모임이라하면 좀 생소하던 때니깐
만나는 사람들 면면이 질(?)이 좀 괜찮았다고 해야 하나요?
글은 잘 못써도 이놈의 성격이 워낙 사람 좋아하고 입담도 걸죽하다보니 모이면 늘 리더격이였고
차츰 가까운 동생들도 생기고 `그사람 좋다더라` 하고 평판도 생기고 그랬습니다.
 
아직도 내 가슴을 시리게 만드는 그녀를 만나게 된게..96년 5월초 였죠.
늘 밤에만 채팅을 하다가 그날은 일정이 취소 되는 바람에 낮에 사무실에서 채팅을 하러 30대방을 들어
갓는데..늘 말쏨씨 좋던 아는 여자분이랑 또 한사람 30대 여자분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더라구요.
못보던 분이라서 간단하게 소개 하려는데..
 
`전 님을 잘알아요`
`엥? 절 아세요?`
`녜..뭐 이미 소문 났던데요? 야한 농담 잘하신다고`
`에이..설마요? 누가 그래요? 농담은 무슨? 생활 입니다`
`호호..생활이세요? `
 
 중간에 다른님이 끼어 들더니만..`응 마저..저 오빠는 그게 생활이야..입만 열면 자연스럽게 나와`
`헐..클난넹..이미지 관리 해야 겠네..`
`그냥 그대로 사세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중에 그녀가 자주 접속이 끊기면서 들락거리게 되고 대화가 끊기니 다른 사람은
나가버리고 결국 둘만 남게 되었습니다.
 
`자주 끊기시네요?`
`녜..여기 지역이 문제 있나봐요``죄송해서 어쩌죠?`
`아뇨..전 원래 군둥이가 무거워요`
`메너가 좋으시네요.다른사람들은 짜증들 내던데..`
`성질 급하면 좋은 떡 못 얻어먹거든요.기다리는 만큼 행운이 내게 올지도 모르죠?`
`호호..제가 좋은 떡인지 어찌 아시고? `
`하하..벌써 호박 굴러가는 소리 들렸습니다. 넝쿨채 굴러 들어오고 있는 소리요`
`말하시는게 물 흘러가듯이 자연스러우신게 프로 같네요?`
`하하..입만 살아서 그렇습니다.`
`근데 어쩌죠? 아이들 데리러 가야 하는데..``소문처럼 재미잇으신분 같은데 다음에 또 빕죠`
`하하..그러세요. 제 입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언제든지 마아님~하고 달려갑죠`
`근데 늘 이시간에 들어오세요?아니면?`
`아 전 주로 밤10시쯤에 정팅 있을때 들어옵니다. 시간되면 그때 뵈요`
`마아님이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온다면서요?전 별당 아씨거든요`
`흐미...별당아씨라...쪽진머리에 하늘거리는 치마폭..뭐든 마다 하리요..마당쇠 부르세요 ㅋㅋ`
`호호 ..알겠느니라..이놈 마당쇠야. 늦게오면 볼기를 맞으리라.`
 
잠깐의 시간동안 대화를 나누고 애들 데리러 간다고 그녀가 나가고 난후에 뭔가 좀 상큼한 느낌의 여자
라는걸 느꼈습니다.
 
그날 그렇게 처음 그녀를 채팅방에서 만나고 나서 한 삼사일이 지났을때 밤11시쯤 대기실에 있는데
`띡`하고 쪽지가 오는거 였습니다.
`마당쇠야~~이리 오너라~~``별채에 장작이 떨어졌느니라~`
 
이렇게 그녀와의 새로운 인연이 만들어져 가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초대한 `숨은방`..둘만의 공간에서 매일 밤  그렇게 만났고 꼬박 둘이서 날새는지 모르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5살의 나이차이를 넘어서 우리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녀말대로 삼삼한 33나이..사내아이 둘에 잘생긴 남편을 둔 결혼7년차 주부..
늘 늦은 귀가에 무관심한 남편..성생활은 만족 할 만 하지만 늘 뭔가 채워지지않는 허전함~
내가 진단해준 그녀의 병은 `공주병`..바로 그거 였습니다.
 
`응 인정해~난 공주병 환자야~~`
`음..그래서 별당 아씨 라 하는구만? `
`아마 넌 내 눈을 보는 순간에 깊이 빠져 들어서 허우적 거릴걸? `
`흐흐..프로를 무시 하는구만? 제발 덕에 하번 허우적 대보자`
`근데..난 콤플렉스가 있다?`
`공주병 환자가 무슨 콤플렉스 씩이나? 뭔데?`
`응..손이 좀 안 이뻐..그리고 목소리도 별로야`
`그래? 나 하고는 정 반대네..난 남자지만 이상하게 손은 여자처럼 고운데? ``남들이 목소리도
 좋다고들 하고..`
`그래? 그럼 우리 전화 할까?`
`내참..무슨 별당아씨가 먼저 전화 하자고 난리야?`
`신세대 별당 아씨라 그래..바부팅이야``목소리 나쁘다고 뭐라 하기 없기다?`
`난 별로 신경 안써..목소리 좋은 폭탄이 어디 한둘 이여야지..ㅋㅋ`
`응..그건 그래..난 폭탄 아니거든..넌 아마 나 보는 순간에 허우적 댄다니깐? `
`근데 이시간에 전화 해도 돼?`
`응 신랑 아직 안들어왔어..새벽이나 되야 들어와`
`그래?  전번 날려봐바`
 
 이렇게 시작된 전화 통화..그리고 그녀의 감쳐진 욕망..그늪에 빠져서 허우적 대던 내자신..
 
 
 *창에서 수정없이 바로 글을 올리려니깐 생각보다는 길어지네요. 나머지는 뒤에 올리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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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토도사 2023.04.0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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