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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만리장성 쌓다가 무너진 얘기....

도깨비깨비 1 407 0
그닥 재미는 없을겁니다.  각오 하고 읽으시길..^^
 
 
 
2001년 1월 말쯤 이었나 봅니다.
제가 대학에서 근무할때 였습니다.  1월말이면 입시때문에 한참 바쁠때고 그맘때면 당연히 집에 못들어가고 새벽까지 야근한 교직원들이 단체로 찜질방을 가곤 했습니다. 당시 찜질방이 이제 막 여기 저기 생겨나던 시기 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새벽 2시까지 자료 맞추고 오류 걸러내며 일을 하다가 교무파트와 조교선생들이 원서 대조 작업이 마무리 되었다 하기에 집에 들어갈까 하다가 쏘주 한잔이 생각나 쏘주 한잔 하자고 꼬드겨 찜질방 근처에서 감자탕에 푸짐하게 한잔씩들 걸쳤지요.

대략 인원이 여자 조교선생들 일곱에 여자직원 넷! 남자직원들이 10명정도 였고 그 새벽에 마신 쏘주가 대략 20병은 족히 넘었으니 한시간 가량의 그 짧은 시간에 폭음을 한 경우가 되겠습니다.

여직원과 여조교선생들중 일부는 주당들이 몇 있었는데 그날 따라 아주 잘도 받아 마시더군요.  하지만 시간이 시간이고 몸은 피곤에 쩔어 있는 상태였기에 남자직원도 여자직원도 술이 평소보다 빨리 올라 왔던것 같습니다.

흐느적 거리며 깔깔거리며 들어간 찜질방..

한산하더군요.

남자 사우나실에서 샤워를 끝내고 그상태 그대로 TV가 켜저 있는 구석쟁이 쇼파에 가서 앉았습니다.  찜찜해서 옷을 입을까 하다가 귀찮아 그대로 앉아 있었고 다른 직원들은 하나둘 옷을 갈아 입고 수면실로 향하더군요.

한참을 TV를 보다 보니 알콜의 채내 흡수가 정점에 다다르며 급하게 담배가 마렵다 생각이 들었는데 눈을 돌려 보니 누군가 놓고간 디스 한갑이 탁자 위에 놓여 있더군요.  케비넷 까지 가기 귀찮은데 잘됐죠.  술도 올라오고 담배 한대 딱 빨고 자자 라는 생각에 디스 한개피를 챙겼습니다.  그리고 라이타 까지...ㅎㅎ

흐느적 거리며 화장실로 들어갈까 하다가 흡연실 이라는 푯말이 보였습니다. 물론 그아래 수면실 이라는 글자도 있었지만 담배 한개피 들고 있는 저에게 흡연실 이라는 단어가 더 강하게 어필 되는 순간이었죠.

어슬렁어슬렁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남자 사우나실을 나서자 마자 복도가 있었고 바로 흡연실 푯말이 보였습니다.  안에는 한명이 찜질방 패션을 하고 출입구를 등지고 앉아 담배를 빨고 있더군요.

저도 맞은편에 가서 앉았습니다.

그리고 담배에 불을 폼나게 붙였지요.  한모금 깊게 들이 쉬었다 천정의 환풍기를 향해 담배 연기를 내 뿜다 앞사람과 눈이 마주 쳤습니다.

순간 앞사람은 담배를 입에 물려다 멈춘상태로 저를 처다 보고 있더군요.

머리엔 수건을 둘둘 말아 놓아서 찰라의 순간에 알아보지는 못했지만 1~2초 상간에 내 맞은편에 앉아 있는 사람이 그가 아닌 그녀 라는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곤 곧바로 이게 행정학과 조교선생이라는것을 알아 차리는데에는 삽시간이었습니다.

평소에 내숭덩이에 이쁜척 다 하고 다니며 교내에서 총각 직원들 가슴을 설레게 하던 그녀였던것이었습니다.

"아쭈 이게 담배도 피네?"

"......"

그녀는 대답이 없었습니다.   그리곤 이내 고개를 숙이고 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후다닥 뛰어 나가더군요.

순간

아차~ 내가 홀딱 벗고 있었지?

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고 나니...이게 왠 쪽팔림이랍니까~ 담배를 비벼 끄고 바로 자리를 떳습니다.  한 5초~ 10초 정도는 충분히 내 홀랑 누드를 감상했을 그녀석을 생각하니 일단 입부터 막아야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수면실로 갔습니다.

여기저기서 코 고는 소리가 시끄러웠고 어두워서 분간이 잘 안됐지만 지금막 수면실로 들어온 그녀석을 찾는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근데..아뿔사...

이녀석 다른 여직원들하고 구석에서 벽에 등대고 앉아 뭔가 얘기를 하고 있는것 아니겠습니까?

이미 늦은것 같았습니다. ㅠㅠ

어쨌든 내일 학교에서 얼굴을 어찌 볼까를 고민하며 뜬눈으로 밤을 샜습니다.

다음날 아침...식사를 하는데 이게 나하고 눈을 마주치질 않고 혼자 슬슬 비웃고 있는것 같았습니다. 식당에서 나온 햄에 포크질을 하는 그녀석의 행동이 왠지 내 잠지를 비웃는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머리에서 쥐가 나더군요.  입을 막아야 하는데...

몇일이 흘렀습니다.

왠지 여직원들 모여 있으면 내 얘기 하고 있는것 같고...아 놔~ 이거...환장합니다.  쪽팔림도 쪽팔림이지만 술마시고 나면 힘이 빠지는 내 잠지의 특성상 그녀석이 봤을 내 잠지는 참으로 초라했을게 뻔하거든요. ㅋ

안되겠더군요.  그 친구에게 MSN으로 대화를 시도 합니다.

"어이~ 김선생. 오늘 저녁이나 먹을까?"

"왜요? 왜 갑자기 저녁을???"

"아니 그냥...이런저런 할얘기도 있고.."

"찜질방 사건때문에 그러시는거면 신경 안쓰셔도 되요. 얘기 안할꺼에요. 저도 떳떳하진 않으니까요"

"아 그래? ^^ 다행이네.."

"그래도 사주시겠다면 맛있게 먹어 드릴수는 있어요"

"어? 아...그래..내가 저녁 사줄께.."

대충 원서 대사작업 준비를 끝낸 시점에서 더이상 야근은 없었고 퇴근 후 우린 저녁을 먹으러 나갔습니다.

다행히도 그녀석은 아직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않았다는군요.  물론 지가 담배피는것도 아무도 모르기에 자신도 떳떳하게 가쉽거리로 얘기할 만한 상황은 아니었던것 같습니다.

단둘이 카페에서 마주앉아 보니 녀석..총각들이 침 흘릴만한 충분한 값어치는 하는것 같았습니다. 다만 담배를 핀다는게 흠이지만....

저녁을 먹고 2차로 한잔 하러 갔습니다.

제가 소주는 3병정도까지는 말짱히 버틸수 있는데 이상하게 맥주만 먹으면 한 천cc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고 말이 꼬이고 이성이 가출을 하는 증상이 있습니다.

근데 그녀석이 소주는 못먹고 맥주를 먹자고 하여 호프집에서 맥주를 했지요.  결국 이성이 가출을 하고...

별로 친하지 않았던 녀석인데 그날 한꺼번에 친해지는 상황이 되었구요..

3차를 권했지요.

그랬더니 자기네 집에 가서 하자더군요.   아참..그녀석은 학교 근처에 오피스텔을 얻어서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어쨌든 좋다!! 가자!!

이러고 그녀석 집에 맥주를 사들고 갔더랬습니다.

처음엔 옷도 안갈아 입고 술상이 벌어 졌지요. 아무래도 외갓남자가 있는데 원룸에서 옷갈아 입기엔 불편했겠지요.

한잔 두잔 마시다 보니 이미 둘다 취기는 꼭지까지 올라간 상태가 되었고 꼭 연인같은 분위기가 연출이 되더군요. 

"이제 나 가야겠다"

"선생님 지금 술취해서 어떻게 가요.  그냥 주무시고 내일 바로 출근 하세요"

"에이~ 그래도 어찌 그러니..남여가 유별한데...우리 여친 알면 날리 난다."

"그래도 위험해요. "

- 어라? 이녀석 날 유혹하는건가? 잘하면 한판 땡길수도 있겠군

"그럴까? 그럼 그냥 조용히 잠만자고 낼 아침에 가야겠다. 괜찮겠어?"

"상관없어요. 주무시고 가세요."

이리하야~~

둘은~~

만리 장성을 쌓기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었더랬습니다.

제가 먼서 샤워를 했습니다.  물론 그래도 예의가 있지..옷은 다 입고 나왔지요.  그리고 그 다음 그녀석이 갈아 입을 옷을 들고 씻으러 들어갔지요. 

호기심에 화장실 문틈으로 흐릿하게 얼핏얼핏 보이는 그녀석의 라인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 흠..녀석이 나오기 전에 침대에 누워 있어야겠다

전 이리 마음을 먹고 침대에 누웠습니다.

한 5분을 누워 있었나?  왜이리 안나오는지...슬슬 잠이 쏟아 집니다.

하지만 꾹 참고 두 눈을 비비며 참아 내고 있었습니다.

근데 정말 힘들었던것 같습니다.  눈을 뜨고 있다는게 말이죠.

버티고 버티다

찰칵

하고 녀석이 씻고 나옵니다.

반쯤 감긴 눈으로 녀석을 흘깃 바라 봤습니다.

빤쭈하고 브라자만 차고 나왔더군요. 그렇습니다. 그녀석은 이미 나에게 덮침을 당할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 남자가 너무 껄떡대면 매력이 없는법.  눈감고 자고 있었던것처럼 해야지

저는 살며시 눈을 감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떳을땐 그녀석이 드라이어로 머리를 말리고 있었습니다.

"선생님 일어 나셨어요? 그렇잖아도 지금 깨우려고 했는데..."

"........"

C8 죈장 존나 울트라 캡숑 화끈 짱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만리장성을 쌓기위해 설계를 끝내고 초석까지 다져 놓은 상태에서 작전 미스로 그대로 잠이 들어 버렸던 것이었습니다.

이런 땅을 치고 후회해도 되돌릴 수 없는 천하에 둘도 없는 밥통 머저리 같은 짓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그날따라 쫘악~~ 달라붙는 청바지의 그녀석 몸매가 착하디 착해도 이리 착할수가 없었습니다.  군침이 꼴깍꼴깍 넘어가는걸 참을 수가 없었지요.

살며시 재 시동을 걸어 보려 했지만 이미 알콜로인해 가출했던 이성은 나나 그녀석이나 컴백을 한 상황이었고 출근을 위한 시간도 빠듯한 상태 였습니다.

그 후 몇번을 재 도전 해 보았지만 알콜앞에 무참히 쓰러져 보석을 취하지 못한 나에겐 더이상 눈길 한번 주지를 않더군요.

아~~ 하늘도 무심하시지...

어찌되었든 그녀석도 나도 그후로 좋은 사람 만나 잘먹고 잘 살고 있지만 지금도 가끔 기억이 나는데 그때로 시간을 되돌린다면 진짜 잘 할 수 있을것 같은데...누가 좀 시간좀 돌려주실분 없으십니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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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토도사 2023.04.08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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