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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서 복숭아 향기가 난다. - 단편1장

토도사 야설 0 320 0
그녀에게서 복숭아 향기가 난다.

군대를 갔다 왔다.
군대를 갔다 오는 동안 흔히들 말하는 “야한 것”들을 접하는 통로를 많이 알게 되었고 약간의 변태끼도 생겼지만 현실은 숫총각이었다. 첫경험은 꼭 사랑하는 사람과 하고 싶었다.

사람을 만나고, 사랑을 하고, 내 소원대로 사랑하는 사람과 첫 잠자리를 가졌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키스는 보고 읽었던 것처럼 달콤하다는 것과 섹스는 더욱 더 감미롭다는 것도 알았다. 그리고 상대의 주도적 의견으로 헤어졌다. 흔히 말해 “채였다.”

아팠다. 몸이 아플 정도로 마음이 아팠고, 군대에게 더욱 강력해진 노가다와 체력 훈련으로 강하게 단련이 되었던 육체도 마음의 아픔 앞에선 아무 소용이 없었다.

이유를 찾고 싶었지만, 이유는 너무나 많았고, 또 하나도 없었다.
단지 이젠 내가 그녀의 마음에 들어갈 수 없다는 사실만을 알 수 있었을 뿐.
홀로 술잔을 기울이는 시간이 늘어만 갔다. 술잔의 크기가 점점 커지고 술잔에서 술병으로 변할 때쯤 되면 아픔을 잊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혼자 술 마시는 것이 버릇이 되던 어느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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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마다 흔히 있는 술집.
그저 그런 안주가 있고 그저 그런 술맛인, 동네 사람들의 모임이나, 혹은 직전의 음주가 부족했던 사람들을 위한 허름한 술집에 어느새 혼자 가는 단골이 되어 있었다.
그래도, 그때 살던 동네 술집은 조금 번화한 곳이고, 그 위로 모두 주택이라, 수요가 많았기에 늘 북적였고, 그렇게 떨어지는 술집도 아니었다.
그날도 참을 수 없는 기억 속에서 혼자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남들은 맥주를 따라 마시는 잔에 소주는 채워 마시고 있었고, 그렇게 소주병도 짝이 되어 있었다.
괜히 눈물이 흘렀다. 사람들에게 보이기 싫어 벽을 보고 마시고 있다가 흐르는 눈물에 더 구석을 보려는데, 시선이 머무는 곳에 혼자 술을 마시는 여자가 있었다. 그녀와 눈이 마주쳤고, 그녀의 눈에도 눈물이 그렁그렁했으며, 그래서 서로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어떻게 그런 용기가 났는지, 술이 주는 용기였는지 자리에서 일어났다.

“괜찮으시면 합석해도 될까요?”
“아... 네...”

서로 어색하게 눈물을 닦고, 말 없이 서로의 술잔을 채워주었다.
한동안 말이 없었다.

“헤어지셨나 봐요?”
“그쪽도...”
“네.”

다시 침묵
당시 20대 초중반인 나보다 나이가 더 있어 보이는 여자였다.
한 한 시간동안 그렇게 서로의 술잔만 채워주고 있었다.
“몇 살이에요?”
“24살이요. 그쪽은...”
“나보다 어리네? 말 놓을께. 나 25살이야.”
“아~~ 네.”
“너두 말 놔. 뭐 얼마나 차이 난다고.”

굳어 있던 그녀의 표정이 약간의 미소를 지으며, 조금 풀렸다.

“왜 헤어졌어?”
“딴 남자가 생겼다고 하더라구... 요. 바로 말 놓는 건 좀 그런데요?”

더듬거리는 “요”자에 그녀가 더 웃었다.

“다들 그렇지.”
“그러게요. 저한테만 있는 특별한 일인 줄 알았는데, 다들 그렇게 헤어지더라구요.”
“나도 그래. 그 개새끼. 자 개새끼와 개년을 추억하면서 한 잔?”
“ㅋㅋㅋ 아직 전 그렇게 욕은 못하겠어요. 제가 잘못한 것도 많은 거 같아서.”
“멧돼지 같이 생겨서 은근 순정파네?”

자기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그녀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첫 잠자리를 가졌다는 걸 알게 되었고, 나는 그녀가 거의 이용만 당하고 헤어졌다는 걸 알게 되었다. 서로의 상처를 알게 되는 동안, 술병은 늘어갔고, 그녀의 주량을 넘어선 것을 나중에 눈치 챘다.

“그래서 말이야. 끅~! 그 자식이~~~”
“누나 너무 마셨어. 이제 그만 집에 가야지.”
“집에 가면 뭐해~~”

순진했다. 여자의 저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다.
억지로 끌고 나왔는데, 도저히 집에 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취한여자를 몇 번 모텔로 데리고 가 봤고 아무런 일도 없었으니 조금 고민하다가 대충 아무 모텔이나 골라 향했다.
거의 안아 올려 침대에 눕히고 약간 짜증나는 마음으로 담배를 물었다.
“여기서~~~ 담배~~ 피지마~~~ 냄새나~~”
아직도 그런 걸 가릴 정신은 있는지 더 짜증이 나서 담배에 불을 붙이고 화장실로 갔다. 덩치가 좀 있는 여자를 들고 오르라 힘도 쓰고 쉬지도 못한 방광도 터질 것 같은 몸을 변기 위에서 쉬게 해주고 있는데 고래 고래 그녀가 불렀다.

“야~~~~ 이리 와봐~~~~”

A와 Y와 K와의 추억이 주마등처럼 흘렀다. 토했나?
걱정스런 마음에 수건을 들고 갔는데, 앉아서 만세를 하고 있다. 뭐지?

“여자를 모텔에 데리고 왔으면 옷을 벗겨야지 뭐하고 있는 거야~~~~”
“누나 나 그런 사람 아니야.”
“됐고~~ 난 그런 사람이고~~~ 아까부터 찝찝했으니까 일단 옷이나 벗겨~~~”
“샤워하게?”
“그래~~~”

속옷을 남기고 옷을 벗겨 주었다. 가을이었지만, 아직 더웠고, 술이 그녀를 더 덥게 했다. 나도 무척 끈적거리기는 했다.
비틀 비틀 욕실로 가는데, 아. 그녀에게서 복숭아 향기가 났다. 아까부터 어렴풋이 나는 냄새, 어디서 나는지 몰랐고 장소가 술집이니 메뉴에 있는 황도나 백도 냄새일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그녀에게서 복숭아 냄새가 났다.

“좀만 기다려봐~~~~~~.”

대답이 없이 멍해진 나에게 그녀는 다 풀어진 눈으로 손을 흔들었고, 욕실로 향했다.
한참동안 그녀가 남기고간 복숭아 향기를 음미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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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다.
남자는 첫 여자를 잊지 못한다고 했었나?
나의 그녀에게서도 복숭아 냄새가 났다.
그녀의 복숭아 향기가 너무도 좋아, 만나면 늘 그녀의 몸내음부터 감상하고는 했다.
손에서 얼굴에서 머리에서 살결에서 가슴에서 그리고 처음 접해본 그곳에서도 그녀의 복숭아 냄새는 나를 황홀하게 하였고, 그 깊이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더욱 더 진한 향으로 그리고 상큼한 사랑의 맛이 나를 행복하게 해 주었다. 그녀와의 밤은 늘 복숭아 과수원을 거니는 느낌이었다.
실연은 마음도 향기도 잃게 했고, 기억 속에 생생히 남아 있는 향기에 더욱 괴로워하는 날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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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금 이 여자에게서 복숭아 향기가 난다.
향기에 취해 멍해져 있는데, 그녀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나 좀 도와주우워~~~”
무슨 소리지? 얼른 달려가 보니 웃긴데 웃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대충 볼일을 보고, 뒤처리를 하고 브래지어를 벗는데, 문제는 너무 취한 나머지 너무 과격하게 벗은 거 같다. 후크가 요상하게 뒤에 걸린 수건에 양쪽으로 걸려 마치 브래지어가 사람을 잡아당기는 듯한 모습으로 낑낑거리고 있었다.

“푸하하하하하하하~~~~”
“우웃지만 말고~~~ 이거 왜에 이래~~~~”
“그냥 어깨를 빼고 나오면 되잖아요~~~”
“아냐~~ 아냐~~ 무어가 이상해.”

그녀가 확실히 취했다고 생각했다.
그녀를 구속(?)에서 풀어주고 굳이 씻고자 하여 옷을 모두 벗기고 씻겨주며 내 코가 잘못 냄새를 맡지 않았음을 다시 확인했다. 사람을 씻기는데, 옷을 입고 씻길 수는 없어서 나도 벗고 굳이 물이 묻었으니 나도 씻고, 서로 벗은 몸을 보고 서로 흥분하기 시작했다. 들고 오기 무거웠지만, 그녀의 몸은 훌륭했고, 적당한 가슴과 잘록한 허리 탱탱한 엉덩이를 원없이 만질 수 있었다. 그렇게 씻고서 벗은 몸으로 침대에 누웠다.

“오~~ 아까 보니까 몸 좋던데?”
“배 나왔어요.”
“운동 해?”
“군대에서 노가다 뛰는 일어었어요.”
“맞아~~ 그쪽에 간 애들이 몸이 좋아져서 나오더라.”
“그렇긴 해요. 뭐 이제 거진 1년이 다 되서 그때처럼 좋지 않아요.”
“그래도 뭐 봐줄만 하던데?”
“누나도 이쁘던데요?”

서로 흥분은 했지만 이성의 끈이 점점 살아나는 그녀와 아직 이성의 끈을 붙잡고 있는 나이기에 자꾸만 대화가 끊어졌다. 뭔가 하고 싶지만 자꾸만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너 나랑 안 하고 싶어?”
“... 하고 싶어요,”
“하~~ 쑥맥인 거니? 아님 내가 너한테 매력이 없는 거니?”
“니가 매력이 너무 있어서 그래. 그래서 뭐가 뭔지 잘 모르겠어. 잠깐만 담배 하나만 피고 올게.”
“이 닦고 와. 담배 냄새 싫어”

미치도록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향기를 잊는데, 육 개월이 걸렸다.
담배를 깊이 빨아들이는데, 갑자기 나의 그녀가 그년이 되는 걸 느꼈다. 잊으리라. 잊으리라. 너와 똑같은 냄새가 나는 저 여자를 통해 잊으리라.
담배 하나를 더 피우고 이를 닦고 나가니 그녀가 졸고 있었다.
“누나~~ 누나~~ 일어나~~~ 기다린다메~~~”
장난기어린 목소리로 누나를 깨웠다. 그리고 풍만한 가슴에 바로 손과 입을 가져갔다.

“어머 얘 봐. 단단히 결심했나봐? 그래 외로운 사람들끼리 몸을 좀 나누자는데~~~ 누나 외롭다. 이리와~~.”
괜히 어른인 척하는 그녀를 더 격렬하게 난폭하게 가지고 싶었다.
그녀의 가슴에서 역시 복숭아 향기가 나고 있었다.
한 여름 단단한 복숭아를 먹듯 한입 크게 물고 있는 힘껏 빨아들였다.
“아~~아~~”
젊음은 그 거침과 힘이라고 했나? 한 번 놓은 이성의 끈은 몇 번 안 되는 경험이 알려준, 그리고 글과 사진과 동영상으로 배운 모든 애무의 기술을 동원하기 시작했다. 마신 술이 지칠지 않는 활력을 주기 시작했다.
“너어~~ 자~~알~~하~~안~~~하악 하악”
그녀가 말을 잇지 못하는 것이 너무 재미있었다. 오늘만이라도 넌 완전히 내 여자로 만드리라.
꽉한 B컵은 넘을 것 같은 가슴. 165는 넘을 것 같은 키. 적당한 살. 가슴처럼 풍만한 엉덩이. 매끄러운 다리. 샅샅이 입으로 탐험을 하고 젖다 못해 넘쳐 흐를 것 같은 그녀의 보지에도 입맞춤을 했다. 역시 더 진한 복숭아 향과 새콤한 맛이 느껴졌다.
“아흑 아흑 너 너무 잘해 너무 잘해 쑥맥 같더니 이런 거 어디서 배웠~~ 어헉”
“야동”

오랜 경험 뒤에야 알았지만 사실 삽입 이후에는 상당히 단조롭다. 어쩌면 그래서 더 애무에 집착하는지도 모르겠지만, 애무를 하는 시간만큼 상대의 몸을 자세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드물다.

삽입을 하지 않은 계속 되는 애무에 이미 그녀는 한 번 오르가즘에 도달한 듯 보였다.

“어흑 어흑 아아아앙~~~”

다음 편에 계속~~~

[이 이야기가 실화인지 소설인지는 개인의 상상에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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