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찔.

니카이도 미키는 신경에 갑자기 전류가 흐른 개구리처럼 몸을 떨었다.

감금된지 하루가 채 되지 않았지만, 여기에 오는 사람은 한명밖에 없다는것을 이해했다.

그녀를 감금했다는 사람은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작사였다.

자신이 마작을 치는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귀가길의 그녀를 배트로 기절시킨 뒤 데려왔다고 했다.

죽을지도 모르는 방법이었지만 죽는다면 그건 그걸로 상관없나, 라는 그의 말을 들었을 때는 아무리 니카이도라도 식은땀이 흘렀다.

처음 정신이 들었을때 그녀에게 수갑과 재갈을 물려놓고 방치한채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는 그를 보며

어떻게든 탈출할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던 그녀였지만, 그가 돌아온 지금은 사정이 달랐다.

"목줄은 안해놓을테니까 걱정하지마, 이왕 죽이지 않고 데려왔으니 절대 죽도록 하지 않을게."

"흐그극..."

"너무 그렇게 노려보지마. 언젠가는 풀어줄테니까. 그렇군, 30일도 걸리지 않을거야. 제일 오래 걸렸던 아이는 22일이었던가?"

의미모를 말을 늘어놓고 자신의 몸에 덕지덕지 크림을 바르던 청년은 문득 생각 났다는 듯이 니카이도의 팔을 잡았다.

그의 손에 들려있는 것은 링겔이 연결된 주사기. 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자주 사용하는 그것이었다.

"잘못해서 뽑히면 죽어버릴지도 모르니까 잘 고정해야 하거든."

따끔.

익숙한 손놀림으로 그녀의 팔에 정맥주사를 놓은 그는 수액이 떨어지는 속도를 조절하고는 기지개를 켜며 출구로 향했다.

문을 닫기 전에, 뒤를 돌아보고 그녀에게 말을 남긴뒤 그는 떠났다.

"제대로된 사과를 할수 있게되면, 분명 나갈수 있을거야. 아무도 오진 않겠지만. 적어도 연호가 바뀌기 전부터 한번도 들킨적은 없거든."

그가 돌아온 뒤 마주한것은 체액으로 만들어진 웅덩이를 꼴사납게 깔고앉은 니카이도였다.

처음 발라운 크림은 속히 말하는 미약. 그렇다고 해도 불법인 약품은 아니다. 가벼운 발한유발작용과 다소 가려운정도의 효과 뿐.

물론 그런 약한 자극이라고 하더라도, 민감한 부위에 잔뜩 뭍혀둔채 1,2시간을 보낼만한 물건은 아니다.

그런 물건을 몸에 끠얹은채 4시간을 보낸 그녀는 반쯤 탈진상태로 땀, 침, 애액으로 사람의 몸만한 웅덩이를 만들어놓고 있었다.

"좀 늦었네. 1등을 할때까지만 돌리려고 했는데 한번 이기니까 질때까지 만 돌리려고 했더니... 기분은 좀 어떠려나?"

입의 재갈이 사라져 자유로워진 입은 고정되어 지친 턱때문에 말하기 힘들었지만, 니카이도는 남자를 쏘아보며 내뱉었다.

"당장 풀지못해! 내 뒤에 어떤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는거야!"

"좋아. 오늘은 여기까지."

"잠깐! 뭘... 으그극."

다시 입에 재갈이 물려진 그녀는 인간의 말을 말하지 못하게 된채 몸을 흔드는 정도밖에 하지 못하는 인형으로 돌아갔다.

"평소처럼 말만으로라도 미안하다고 말하면 어때? 자주 말하잖아? 미안하다고."

큭큭 웃고난 뒤 남자는 그녀의 몸에 다시 꼼꼼히 크림을 바르기 시작했다.

"아니면 고맙다고 말해도 좋아. 여기서 나갈때쯤이면 피부도 매끈해질지도 모르거든. 어라? 참마에 그런 효과가 있던가?"

10분쯤 뒤, 크림이 전부 발린 몸에 마무리로 작은 로터를 부착했다. 자극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 음부의 둔덕에.

"그럼 내일 또 보자구."

"으으윽!!"

남자가 자신에게 뭘 하려고 하는지 조차 알지 못하는 채 다시 방치를 선고받은 니카이도는 항의하려 했지만,

그녀가 말할 수 있는 언어는 인간이 해석할수 있는 말이 아니었다.

'똑똑똑'

"!!"

'철크렁철크렁!'

감금이후 6일째.

그 남자는 언제나 노크를 한 뒤 방에 들어왔다.

누가 있는지 확인할 필요도 없는데.

"후우욱! 후우욱! 후우우!!"

방문이 열리지도 않았는데, 니카이도 미키는 발광하는것 마냥 몸을 흔들어대며 자신이 여기있다는것을 주장했다.

"어때? 오늘은."

"후우우우우우!!"

애원하는듯한 초식동물과 같은 눈. 말 이상으로 많은 감정을 전하는 그 눈빛은 그에게는 전해지지 않은 모양인지,

그는 말을 할 수 있게 그녀의 재갈을 풀어줬다.

"죄송합니다아아아아!!  제발!!! 한번만 만져주세요!!! 뭐든 할게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아아아아!!!"

"우왓, 깜짝이야. 너무 가까이있을때 큰소리를 내는게 아냐."

광기에 가득찬것같은 외침을 한귀로 흘린 그는 식사를 한 뒤에 냅킨으로 입을 닦는것 처럼 물흐르듯이 그녀의 입에 재갈을 물렸다.

"음... 오늘도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걸. 정말 미안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붕붕'

부들거리는 몸은 이미 체력의 한계에 달했는데도 야생동물과 같은 몸짓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를 보는 그.

흐응. 이라고 한마디 한 뒤 그는 평소의 일과를 반복했다.

"오늘은 어제보다는 조금 더 셀지도 모르겠네. 하지만 걱정하지마, 절정에 달하거나 할정도는 아니니까."

"후우우!  우우!!"

"자, 다리 벌리고."

언제나의 일이라는 것 처럼 전혀 동요하지 않은채 그녀의 몸의 구석구석까지 크림을 발라준 그는

그녀의 밑에 생긴 오물구덩이를 치우고 수액을 교환한 뒤 그녀를 뒤로 했다.

"아, 내일은 좀 더 재미있을거야. 기대하고 있어도 좋아."

그렇게 말하고 가볍게 웃는 그를 보는 니카이도 마키는 생각했다.

이 사람은 내가 가는것을 용납해 주지 않는다.

죽는것도 용납해주지 않는다.

나는 대체 뭘 그렇게 잘못한거지?

'똑똑똑'

'움찔'

감금 13일째.

이미 니카이도 마키의 기력은 남아있지 않았다.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이 곧 온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도. 미력한 저항조차 할 수 없다.

단지, 이미 망가져버린 정신이 공허에서 공포로 뒤덮힐 뿐. 큰 변화는 없었다.

"오늘도 얌전히 있었던 모양아네. 좀 살찐거 아냐? 조금이라도 몸을 움직여주지 않으면 군살이 붙을거라구."

감금한채 10cm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로 만든 장본인이 하는 말이라고는 생각할수 없지만,

그의 성격을 알고있는 니카이도는 분명 진심일거라고 알수있었다.

"자, 그럼 오늘은 어떨까."

그녀의 입에서 재갈이 풀린다.

사람의 말을 할 수 있는 하루 단 한순간의 시간.

그 시간동안 해야하는 말을 그녀는 알고 있다.

지금이라면 분명 이 남자가 말하는 것처럼 진심을 담아 사과할 수

"아가가아아아아가가가가가가가가아!!!!"

갑작스러운 고간의 자극에 비명을 참을 수 없었던 그녀는 몸을 뒤틀면서 야생동물과 같은 소리를 지른다.

7일째부터 남자가 그녀의 몸에 장치한 전극이 그녀의 몸을 주기적으로 자극해왔다.

처음에는 겨우 기다리던 자극이 주어졌다고 기뻐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전류의 자극이 자신의 몸을 생각하지 않는 절정을 부여하는것이 어떤 의미인지 그날 그녀는 깨달았다.

그리고 그가 첫날부터 자신의 몸을 약간의 자극으로도 절정을 맞이하는 몸이 되어버렸다는것도.

여자의 몸은 절정을 하루에 얼마든지 맞이할 수 있게 되어있다는 것을 몸으로 이해했던 그녀는

뇌가 전부 타버리기 전에 그가 자신을 해방해주기를 애원하는 수 밖에 없었다.

"우, 죄, 송으이이이이기가가가가우오오오!!!"

다시 한번 절정. 하루에 한번뿐인 기회를 전극은 무정하게도 남겨주지 않았다.

"흐음... 사과가 아니라 사람말도 못하게 된것같긴 한데..."

지진이 일어난듯이 몸을 흔드는 니카이도를 붙잡고 눈을 확인한 남자는 다시 일과를 시작했다.

"아직 생각은 할 수 있는 것 같으니까. 조금만 더 망가지면 해방해줄게."

"그가가가가가가아아!! 우우우우우우고오오오오!!"

재갈을 물고있지 않은데도 동물의 울음소리를 질러대는 그녀를 무시한채, 남자는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방을 뒤로했다.

그녀, 니카이도 미키가 해방되어 35km떨어진 혼천신사로 되돌려보내진것은 3일후였다.

의외인것이, 그녀의 외모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단지 그녀가 가볍게 몸에 스치는 옷을 입지 못하게 된 것과, 사람에게 자주 사과를 하게된점.

노크하는 소리를 듣는것 만으로도 발광하며 절정하는 몸이 된것을 제외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