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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노마키아 - 1부(28~30)- 토도사 야설

Todosa 1 119 0

- 28 -



『지애야~~ 지애야~~ 』


지희가 지애의 이름을 부르며 학교옥상쪽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고 있었다. 정찬과 지애와 같이 놀이공원에 다녀오고나서 몇 일이 흘렀다. 귀신의 집에 들어갔다나온 지희는 오랫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두려움에 거의 정신을 차리지 못할정도였다. 지희가 폐쇄적이면서 어두운 그런 곳을 싫어하는 것은 분명했지만 그렇게 다리가 풀려버리고 정신을 차리지 못할정도인줄은 자기자신도 미처 몰랐었다. 그래서 지희는 귀신의 집에서 나와서도 정찬의 부축을 받으며 정찬에게 의지하고 있어야 했고 어느정도 안정이 되자 지희는 지애가 집에 가버렸다는 것을 정찬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사실 그날은 지희도 조금은 지애에게 화가 나 있었다. 자신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정찬을 데려온데다 지희가 그런걸 아주 싫어하는걸 알고있는 지애가 정찬의 말에 동의해버린것도 그렇고 지애가 정찬을 너무 불편해하는 것같아서 분위기상 어쩔수 없이 눈 딱감고 들어가려 했더니 막상 마지막에가서 지애는 들어오지도 않았다. 거기다 정신이 하나도 없는 자신을 그대로 별로 친하지도 않은 정찬에게 맡겨버리고 집으로 가버렸던 지애에게 섭섭하기도 하고 조금은 화가나 있었기에 다음 날 학교에서 보면 단단히 따져야겠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막상 학교에 가보니 지애는 웃으면서 지희를 대했고 그런 모습에 지희도 그날 일은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지애가 조금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언제나 지희옆에서 한발도 떨어지지 않았던 지애가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등 시간이 날때마다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나타나기도 하고 그렇게 사라졌다가 나타난 지애는 어두운 표정으로 아무말도 없이 자리에 앉아 있곤했다. 그 덕분에 요즘 학교에서 지희의 개인시간은 거의 모두 잠시 다른데 신경을 쓰면 어느새 사라져버리고만 지애를 찿으러다니는데에 쓰고 있는 실정이었다.



『어디간거지? 구교사쪽에도 없고.. 매점에도 없고.. 어? 문이 열려있네? 』


학교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의 거의 끝부분까지 올라온 지희가 이곳에도 지애가 없다는 생각을 할 때즈음 옥상으로 통하는 문이 열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평소에는 굳게 닫혀있던 옥상의 문이 살짝 열려진채로 어두운 계단통로로 약간의 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지희는 조금 열려있는 문을 조금 더 열고 얼굴을 밖으로 내밀었다. 갑자기 지희의 얼굴로 쏟아져내리는 밝은 햇살로 눈을 가늘게 뜨는 지희에게 뒷모습이 낯익은 한명의 여학생이 보였다.


『앗.. 지애다..!! 』


지희가 점심시간 내내 찿아다니던 지애였다.
지애를 발견한 지희가 웃으며 지애에게 다가가려 할때 지애가 옥상의 난간위로 발을 디디며 올라갔다.


『지..지애...야? 』
 


난간을 오르는 지애를 바라보던 지희가 지애를 부르며 문을 열고 지애가 서 있는 난간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순간 지애의 발이 난간위로 떠오르는 동시에 지애의 몸이 옥상의 바깥쪽으로 벗어나 버렸다.



『안돼!!!!!!!! 』


옥상의 난간에서 바깥쪽으로 뛰어버린 지애를 향해 지희가 달리기 시작했다. 지희가 달리기 시작한 순간 지희의 몸이 밝게 빛나는듯 하더니 순식간에 옥상에서 지희의 모습이 사라져버렸다.

 

 

 

 

 
 
 
 
 
 
 
 
 
 
 
 
 
 
 
 
 
 
 
 

 

- 29 -


 

『띵동~ 』


어느 일반 단독주택앞에서 지희가 초인종을 누르고 있었다. 그다지 크거나 화려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초라해보이지도 않는 보통의 중산층이 사는 그런 평범한 단독주택이었다. 대문 옆에 위치한 조그만한 스피커에서 집의 안주인으로 여겨지는듯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세요? 』
 
 
『안녕하세요.. 지애 학교 친구인데요.. 오늘 지애가 학교에 안와서.. 』
 
『오늘 지애가 조금 아퍼서 학교에 나가지 않았는데.. 』
 
『많이 아파요? 잠깐 얼굴이라도 보고가면 안될까요? 』
 
『지애가 아무도 만나고 싶어하지 않으니 다음에 오는게 어떻겠니? 』
 
『저.. 지희라고.. 지희라고 전해주시면... 어쩌면.. 』
 
『지희라고 그랬니? 』
 
『네.. 』
 
『그럼 잠시만 기다려 볼래? 』
 

『네.. 』



지희가 걱정이 되는듯한 표정으로 스피커에서 음성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잠시의 시간이 흐르자 "텅"하는 소리와 함께 대문을 굳게 잠그고 있던 자물쇠가 열리고 대문이 살짝 제 각을 벗어나 열렸다. 지희가 문을 열고 안쪽으로 들어가려고 할때 대문 안쪽에 있는 현관문이 열리면서 지애의 어머니인듯한 한 아주머니가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
 
 
『니가 지희니? 』
 
『네.. 』
 
『오늘은.. 지애가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다는구나.. 』
 
『네??? 정말요?? 』
 
『그래... 』
 

『저라고 이야기 했는데도요?? 』



지희의 물음에 아주머니가 고개를 끄덕여 보이자 지희는 온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버리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가장 친한 친구라고 생각한 지애가 자신을 보고싶지 않다고 말하고 있는것이었다.


『네... 죄송합니다.. 』
 
 
『혹시 학교에서 무슨일이라도 있었니? 』


아주머니의 말에 지희가 고개를 들어 아주머니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집에서 가정일을 돌보는 흔히 떠올릴수 있는 평범한 가정주부의 모습이었지만 지애때문인지 근심이 많은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아니요.. 제가 알기로는.. 그런데.. 많이 우울해 했던거 같아요.. 왜그러는지 물어봐도.. 대답도 안해주고... 』
 
 
『그렇구나.... 저기.. 』
 
지애의 어머니가 지희의 손을 잡아주며 약간 머뭇거리듯이 말을 하기 시작했다.
 
『오래전이긴 하지만 예전에도 한번 지애가 이런 적이 있었어.. 그때도 아무하고도 이야기하려 하지 않고 학교에서 돌아오면 방에만 틀어박혀서.. 평소에 그렇게 호들갑스러운 아이인데도 잘 웃지도 않고... 이러다 잘못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지애가 조금씩 웃기 시작하면서 밝아지는듯 싶더니 언제그랬냐는듯 다시 활기차고 웃음이 많은 아이로 돌아왔지... 처음엔 왜 지애가 갑자기 그렇게 바뀌었는지 잘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고 그 이유를 알 수도 있을것 같았어.  』
 
『지애가 집에오면 언제나 이야기하는 친구가 있었거든... 매일같이 하루도 빼먹지 않고 이야기하는 지희라는 친구.. 아마도 그 친구가 지애를 그렇게 밝게 바꿔줬는지도 모른다고.. 그런 생각이 들더구나.. 』
 
『아니에요.. 그건.. 지애가 원래 착하고 밝기때문에..... 오히려 제가 지애때문에 매일같이 즐거운걸요.. 』
 
『그래..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구나.. 하지만.. 언젠가는 네게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어.. 』
 
『아니에요.. 저도 언제나 지애한테 고마운걸요... 』
 
『지금은 지애 마음이 너무 복잡해서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은가봐.. 내가 들어가는것도 싫어하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지애가 조금 안정이 되면 그때 다시 한번 와주면 안되겠니? 집에오면 언제나 네 얘길 하는 아이니까... 그때도 너때문에 그렇게 밝게 웃을 수 있게 됐으니까.. 어쩌면.. 』
 
『네..그럴께요.. 저도.. 지애가 보고싶어요.. 』
 
『그래.. 고맙다.. 』
 

『지애는 제 가장 친한 친구인걸요.. 』



지희의 말에 아주머니는 지희를 향해 살짝 웃어보였지만 얼굴에 드리워진 그림자가 지워지지는 않았고 지희도 아주머니를 향해 웃어보였지만 지희 역시 그렇게 밝은 얼굴은 아니었다. 지희가 아주머니에게 인사를 하고 대문밖으로 나와 힘없이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2층의 작은 창문의 커텐틈 사이로 그렇게 돌아가고 있는 지희의 모습을 지애가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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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희가 공원길을 걷고 있었다. 지애의 집을 나온뒤로 지희는 아무런 생각없이 발길닫는데로 길을 걷고 있다가 작은 공원가에 놓여져 있는 벤취위로 몸을 앉히고는 길게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지애는 몇일동안 그렇게 우울한 모습으로 있었고 지희는 혹시 지애가 자신한테 화가나있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렇지는 않을거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지희는 마음에 걸리는 것이 하나 있었다. 놀이공원에서 느꼈던 평소와 조금 달라보이던 지애의 모습이 왜그런지 자꾸 지희의 마음에 걸렸다.


그런데 그날 이후 어둡고 우울해하는 모습을 자주 보이기시작하던 지애가 갑자기 옥상에서 뛰어내려버렸다. 간신히 지희가 능력을 사용해서 막아내긴 했지만 정말 몇초만 늦었으면 생각만해도 아찔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을 것이었다. 그리고 다음날인 오늘 지애는 학교에 등교조차 하지 않았고 지희가 집까지 찿아갔음에도 지애는 지희를 만나주지 않았다. 지희는 지애가 그렇게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된것이 혹시 자신때문인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자신때문이 아니라면 그동안의 지애를 봐왔던 지희로서는 자신에게 말 못할 고민같은것이 있을것 같지도 않았고 거기다 집까지 찿아간 자신을 보지 않겠다고 하지도 않았을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자신때문이 아니라하더라도 매일같이 붙어다니며 가장 친하다고 한 주제에 지애가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할때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자신이 한심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지애가 그렇게 옥상에서 뛰어내릴만큼 자신이 지애에게 잘못했거나 상처를 준 기억은 없었고 요근래 몇 일을 제외하고는 그런 고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도 못했기에 지애의 행동은 이해하기가 어려웠고 걱정이 되었다.


『마실래? 』


벤취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지애에 대한 생각에 잠겨있던 지희의 눈앞에 음료수캔이 불쑥 들이밀어지자 지희가 고개를 들었다.


『아..정찬이구나.. 고마워.. 』
 
 
『여기서 뭐해? 』
 
『그냥.... 그러는 넌 어떻게 여기에 있어? 』
 

『아.. 그냥 지나가다 네가 보이길래.. 』



지희가 정찬이 건네준 음료수를 받아들자 정찬이 지희의 옆에 앉으며 말했다.
둘은 잠시동안 아무말 없이 그렇게 어색한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지애때문에 그러는거지? 』
 
 
『너 혹시 뭔가 아는거라도 있니?? 』


지애때문이냐고 묻는 정찬의 물음에 가뜩이나 지애를 걱정하던 지희는 자신도 모르게 외치듯이 정찬에게 되물었다. 확실히 놀이공원에 다녀온 그 날즈음해서부터 지애가 우울해하기 시작했고 그날 지애가 집에 가는것도 모르고 있었던 지희였기에 혹시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아니.. 오늘 지애가 학교에 오지 않았다는 소리를 들어서.. 』
 
 

『아.. 』



지희는 다시 고개를 숙여 정찬이 건네준 음료수캔을 바라보았다. 생각지도 않게 지애의 이야기가 나와 자신도 모르게 질문을 한 지희였지만 지애가 자살하려고 했던걸 정찬이 알고 있을리는 만무했고 지애와 정찬이 별로 친하지 않았던걸 생각해보면 정찬이 그런걸 알 수 있을리도 없었다.


『요즘 지애가 많이 우울해 하고 있어서 그런거지? 』
 
 
『응.. 』
 

『우리집에 가보지 않을래? 』



힘없이 대답하는 지희를 보며 정찬이 물어보자 지희가 다시 고개를 들어 정찬을 바라보았다. 지애가 넘겨짚었듯이 정찬을 좋아하거나 관심이 있었던건 아니지만 처음 봤을때부터 나쁜 아이같지는 않았고 놀이공원에서 지희는 자신을 부축해주고 놀란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정찬이 의외로 상냥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이라고 잠시 생각했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해도 친하지도 않는 남학생의 집에 놀러가는건 그리 마음이 내키는 일은 아니었고 더구나 지금은 지애의 일을 생각하는것만도 너무 힘이들고 머리가 아픈 상황이었다.


『미안해.. 지금은 좀 그러네... 다음에.. 』
 
 
『놀러가자는게 아니야.. 』
 
『응? 』
 
『사실 우리엄마가 정신과 의사거든.. 우리엄마하고 상담해 보면 뭔가 좋은 방법을 찿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가자고 한거야.. 』
 
『정말이야? 』
 
『응.. 엄마가 정신과 과장이라 예약을 해놓거나 하지 않으면 아무리 내가 아들이라고 해도 병원에서는 시간을 내주기 어렵거든.. 전화로 얘기하고 일찍 오라고 하면 일찍 와서 도와주실거야 분명히.. 』
 
『정말.. 그래도 돼? 』
 

『응.. 엄마가 개인 프라이버시라고 이름을 말해주진 않았지만 우리학교에서도 엄마한테 도움 받은 아이들이 몇명 있다고 들었고.. 많이 좋아졌다고 들었거든..  』



정찬의 말을 들은 지희는 답답하기만 하던 마음에 조금은 희망이 생기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혼자 아무리 생각해도 답은 나오지않고 계속해서 맴돌고 있었는데 어쩌면 지애에게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지애가 그냥 고민만 하고 있는 정도라면 몰라도 자살까지 생각한 이 마당에 전문가적인 그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분명 지애에게 큰 도움이 될것같은 생각에 지희는 그렇게 정찬의 제안을 승락했다.

 

 

 

 
 
 
 
 
 
 
 
 
 
 
 
 
 
 
 
 

 

 

 

- 30 -



『자 이거 마시면 그래도 기분이 많이 나아질거야.... 』
 
 

『응...고마워.. 』



방문이 열리고 정찬이 방안으로 들어왔다. 정찬의 방을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던 지희가 문쪽을 바라보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차를 들고온 정찬이 가져온 차를 지희에게 내밀며 말했다.


『이야.. 이거 향이 너무 좋다.. 무슨 차야? 』
 
 
『쟈스민 차야.. 맛도 괜찮고.. 답답하거나 불안할때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차래.. 』
 
『일부러.. 신경써준 거구나? 』
 

『엄마가 정신과 의사라 그런지 집에 그런 차들을 많이 가져와서.. 가져온것뿐이야 』



지희는 자신이 지애때문에 심란해 하고 있다는걸 알고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차를 골라온거라 생각을 하자 정찬의 따뜻한 배려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차를 조금 마시던 지희는 차에서 나는 고운 향이 정말로 자신의 마음을 안정시켜주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고마워.. 난 해준것도 없는데.. 』
 
 
『그런 소리하지마.. 엄마가 되도록 빨리 오신다고 했으니까 조금 기다리면 오실거야 』
 

『천천히 오셔도 돼는데.. 이렇게 도와주시는 것만도 너무 고마운데.. 』



정찬은 지희를 보며 웃어보였고 지희도 정찬에게 살짝 웃어보이며 다시 차를 마셨다.
잠시의 대화가 끝나자 어색한 침묵이 둘 사이에서 흐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책이 참 많다.. 거기다 대부분 정신과 관련한 책하고.. 능력자들에 관계된 책들 뿐이네? 』
 
 
『응.. 정신과 관련한 책이라고 해봐야 내가 읽는건 거의 없고 거의 엄마책이야.. 난 봐도 무슨말인지 거의 모르는 것들이고...  그리고 능력자들에 관한 책들은 내가 관심이 있어서 그냥 취미로 모은것들이야 』
 

『정말? 나도 능력자들에 관해 관심이 많은데.. 』



지희가 차를 마시며 부러운듯이 책장에 있는 책들을 보고 있었다. 지희는 자신도 능력자였기에 능력자에 관한 부분에 관심이 많았다. 다만, 정찬의 관심사가 그 능력자체에 대한 연구와 관심이었다면 지희의 경우는 그런것보다도 가디언에 대한 관심이 대부분이었다. 지희에게 언제나 당당하고 멋있게만 보이는 가디언은 닮고 싶은 사람들이었고 부러운 사람들이었다.


『보고 싶은게 있으면 빌려가도 돼.. 아니면 우리집에 놀러와서 봐도 돼고.. 』
 
 
『정말?? 』
 
『응.. 난 대충 한번씩은 본 책들이니까.. 그런데 그냥 막 있는대로 모으다보니까 전문적인 연구에 관한것들도 있어서 아마 그런 부분은 봐도 잘 모를거야 』
 
『정찬이 니가 이런걸 좋아하는 줄 정말 몰랐어.. 』
 
『나도 네가 이런데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줄은 몰랐는데? 』
 
『그런데 아빠는 뭐하시는 분이야? 』
 
『아빠는 안계셔.. 』
 
『아.. 미안해.... 』
 
『아냐.. 일부러 그런것도 아닌데 뭐.. 』
 

『어쩌면 우린 비슷한게 많을지도 모르겠다.. 』



정찬의 아버지가 없다는 말에 지희는 자신의 어머니를 떠올렸다. 자신의 기억에는 전혀 없지만 어머니는 지희가 아주 어렸을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말했고 지금까지 홀어머니의밑에서 자라왔기 때문이었다.


『또 뭐가 비슷한데? 』
 
 
『나도.. 아빠가 없거든.. 』
 
『이리 앉아봐.. 』

정찬이 차를 다마시고 찻잔을 내려놓으며 말하던 지희의 손을 이끌고 지희를 자신의 의자에 않히고서는 정찬은 지희의 등뒤에 서서는 가만히 지희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갑작스러운 정찬의 행동에 그리고 자신의 어깨에서 느껴지는 정찬의 손길에 조금 놀란듯 지희의 몸이 움찔거렸다. 그런 지희의 모습이 귀엽다고 느꼈는지 정찬이 웃으며 지희에게 말했다.


『내가 어떻게 할까봐 무서워? 』

 

 

 『아..아니 그런게 아니고.. 그냥 조금 놀라서.. 』
 

『엄마한테 배운게 있거든.. 이렇게하면 조금 더 긴장을 풀 수있고 마음도 편해진대.. 』



말과함께 정찬의 손이 지희의 교복브라우스위에서 천천히 움직여가기 시작했다. 시원하다는 느낌보다는 부드럽고 그리고 조금씩 안정되는듯 편안해지는 느낌에 처음에 당황스러움에 움츠러들었던 지희의 어깨가 편안하게 아래쪽으로 내려가면서 긴장이 풀어지자 지희의 눈이 살짝 감기기 시작했다.


『지애가 가끔씩 주물러줄때는 시원한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왠지 편안한 느낌이 들어.. 사람에 따라 이렇게 느낌이 달라질 수도 있구나.... 』
 
 
『어때 기분이 조금은 나아진거같아? 』
 
『응.. 조금 편한 기분도 들고.. 기분이 훨씬 나아지는거 같아.... 』
 

『그리고..너한테서 좋은 냄새가.. 나는것 같아.. 』



정찬은 지희의 말에 웃으며 계속해서 지희의 어깨와 부드럽게 까맣고 윤기나는 머리카락에 가려져 있는 하얀 목덜미를 맛사지해주고 있었다. 지희는 조금 전까지 잘 느끼지 못했지만 정찬이 어깨를 주물러주기 시작하자 정찬의 몸에서 쟈스민차의 향과는 다른 향기가 나는것만 같았다. 편안하게 어깨를 주물러주는 정찬때문에 긴장이 풀리기 시작해서인지 눈을 감은 지희는 조금 졸리다는 생각이 들고 있었다.


『날 처음 봤을때 무슨 생각을 했어? 』
 
 
『잘 모르겠어.. 그냥.. 나쁜아이같진 않았는데.. 조금은 외로워.. 보였던거 같아.. 』
 
『지금은 어때? 』
 
『좋은 사람같아.. 왠지 따뜻하고.. 편안하고.... 』
 
『우린 비슷한게 참 많은것 같아.. 그렇지? 』
 
『응.. 』
 
『비슷한 사람끼리 친해지면 참 좋을거 같은데.. 』
 
『응.. 나도 좋을거 같아.. 』
 
『어때? 나랑 있으니까 편안하고 기분이 너무 좋지? 』
 
『응... 정찬이는 날 편하고 기분이 좋게 해주는것 같아.. 그런데.. 나 졸린거 같아.. 』
 
『나한테 기댈래? 편안하게? 』
 
『그래도..돼? 』
 
『물론이지.. 』
 

『고마워... 』



정찬이 말하면서 살짝 지희의 옆으로 다가가자 지희의 머리가 정찬의 다리쪽으로 기울어졌다. 그러자 정찬이 지희의 머리를 조심스럽고 정성스럽게 쓰다듬어주기 시작했다. 지애때문에 얼굴에 한가득 걱정의 빛을 띄고 있던 지희가 편안한 얼굴로 눈을 감고 잠들듯이 정찬에게 기대고 있었다. 그렇게 잠시 있던 정찬이 허리를 숙이고 지희의 얼굴쪽에 가까이 다가갔다.
 


조금씩 몽롱한 느낌에 정찬에 기대어 잠이 들어가는 지희는 귀에서 따듯한 바람이 불어오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잘못느낀건지 아니면 정찬이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 잘 모르겠지만 지희는 아주 편안하고 다정한 그리고 달콤한듯한 느낌에 대답하듯 조용하게 말했다.



『응... 』


지희의 작고 붉은 입술이 조그맣게 열리고 들릴듯말듯한 아주 작은 소리가 흘러나오자 정찬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리고 잠시후 정찬은 자신에게 머리를 기대고 잠이 들어버린 지희를 안아들고 자신의 침대에 눕혔다.


눈을 감고 잠이 들어버린듯 한 지희는 공중부양이라도 하는듯 몸이 공중에 떠오르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포근한 무엇인가에 감싸는 듯한 느낌과 함께 간지러운듯한 느낌이 다리근처에서부터 전해져 오는 것도 느껴졌다. 잘은 모르겠지만 간지러운듯하면서도 부드럽고 몸이 떨리는것 같은 느낌과 함께 조금 더 그런 느낌이 전해졌으면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 느낌과 함께 지희는 조금씩 깊게 잠이 들어가고 있었다. 모처럼 오랜만인듯 느껴지는 편안하고 포근한 느낌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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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희가 눈을 떴다. 특별히 꿈을 꾸었다는 기억은 없지만 왜그런지 편해지는 느낌과 함께 기분이 좋아지고 몸이 공중에 붕 떠버린듯한 느낌도 들었다. 지희는 몸을 일으키고 자신의 가슴까지 덮혀있던 이불이 스르르 미끌어져내려가는 것을 보고서야 자신이 정찬의 침대에서 누워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깼어? 』
 
 
『아..맞다.. 』


지희가 소리가 나는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정찬을 보자 자신이 잠들기 전의 상황이 기억이 났다. 자신이 책상에 앉고 정찬이 어깨를 주물러주려했던것까지는 확실하게 기억이 나는데 꿈이라도 꿨는지 부드럽고 좋은 기분이었던 기억은 나도 어떻게 침대에까지 갔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많이 피곤했나봐.. 책상에서 잠들었길래 내가 침대로 옮겼는데.. 내가 실수한건가? 』
 
 

『아..아냐.. 미안해.. 』



지희는 조금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와 본 남자의 집에서 잠이 들었다니.... 하지만 왜그런지 잠이 들기전에 정찬에게 느꼈던 편안함과 잠이들어있는동안 느껴지던 좋은 기분덕에 창피하다는 생각보다는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을 위로해주고 편안하게 해준 정찬이 너무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마워... 』
 
 
『뭐가? 』
 
『그냥.. 』


그때 누군가 노크를 하는 소리가 들렸고 정찬이 대답을 하자 아주 젊은 여자가 들어왔다.

 

『우리 엄마야.. 』
 
『아..!! 아..안녕하세요.. 』


정찬의 말에 생각보다 너무나 젊어보이는 정찬의 어머니의 모습에 그리고 정찬의 침대위에서 이불을 덮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화들짝 놀라며 침대밖으로 나와 서서 정찬의 어머니에게 인사를 했다.



『괜찮아요.. 정찬이한테 대충 이야기 들었어요.. 원래 긴장이 풀어지거나 그러면 잠이오거나 하는 경우는 많으니까 그렇게 신경쓸 필요는 없어요 』
 
 

『네.. 고맙습니다. 』



지희가 정찬의 침대에 누워있던 것을 들킨것이 부끄럽고 죄송스러운 생각에 얼굴을 붉히며 인사를 하자 정찬의 어머니는 괜찮다는듯이 지희에게 웃어보이며 말하고 있었다.
 
『정찬이 학교 친구라고 하니까.. 말 편하게 해도 괜찮겠죠? 』
 
『네 그러세요 』
 
『정찬이 말로는 상당히 우울해 하는 친구가 있다고 하던데..? 』
 
『네.. 상당히 밝은 친구였는데.. 몇일전부터 갑자기 너무 우울해하다가 학교까지 쉬었거든요.. 그래서 집에 찿아갔는데 저도 보기싫다고... 』
 
『음... 몇일전부터라고? 그 이전에는 아무 문제 없었고? 』
 
『네.. 그전에는 특별히 고민하거나 하는것은 못느꼈어요.. 』
 
『네가 그 친구의 가장 친한 친구니? 』
 
『네.. 저는 그렇다고 생각하는데.. 』
 
『혹시 너가 그 친구한테 실수한것이라든가 그런건 없었고? 』
 

『마음에 걸리는게 하나 있긴한데.. 학교에도 안나오고 더구나 자.. 아니.. 이정도까지 할만한 일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해요.. 』



지희는 무심코 지애가 자살하려고 했다는 이야기를 꺼내다가 정찬을 의식하고는 지애를 위해서 자살에 관한 이야기는 이자리에서 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본인이 아닌 자신이 이런 이야기를 해도 되는건가 싶기도 했고 정찬이 들어서 좋을것이 없다는 생각에 일단 자살에 관한 이야기는 이자리에서 하지 않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뭐.. 당연한 이야기이긴한데 그 친구를 직접 봐야해.. 그 친구가 고민하는 것이라든지 아니면 생각하는 것들.. 왜 그렇게 우울해하는지 등을 알면 무슨 조언이라도 해줄 수 있겠지만 지금 네 말만 듣고는 특별히 무슨 말을 해주긴 어려울것 같구나.. 』
 
 
『저기.. 질문이 하나 있는데요.. 』
 
『뭔데? 』
 
『사람이 아무 이유없이 또는 작은 사건같은것 가지고도 갑자기 심하게 우울해지거나 뭐.. 죽고싶다거나.. 그럴 수도 있는거에요? 』
 
『그야 사람에 따라 다르지.. 일반적으로는 그렇지않지만 조울증이라든지 이런 증상이 있으면 시시때때로 감정이 변하니까 충분히 그럴수도 있고.. 가끔 간질같은 병이 있는 경우도 발작하기전에 그런 충동을 느끼는 사례도 있으니까.. 정확하게 말하기는 어려워.. 그런데 그건 왜? 혹시 너도 그런 생각이 드는거니? 』
 
『아니요.. 그냥.. 친구가 학교까지 나오지 못할정도로 우울해하니까.. 그래서..그냥.. 』
 
『너무 걱정하지마.. 어떤 특별한 일이 있어서 갑자기 우울증이 나타나는 경우는 그 일이 해결되지 않는 한 우울증이 없어질때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지 몰라도 특별한 일없이 그냥 갑자기 우울증이 찿아오는 경우는 몇번의 상담으로 상당히 좋은 효과를 볼 수도 있으니까.. 아마 네 친구는 후자의 경우가 아닐까 생각해.. 』
 
『많이.. 심각한건 아니겠죠? 』
 
『아까도 말했듯이 환자를 직접 보고 상담을 해봐야 알겠지만 네 말을 듣고 생각하기로는 그래..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될거야.. 한번 설득해서 데리고 와봐.. 』
 
『저기..그런데.. 죄송한데.... 이런 말씀드려도 될지 모르겠지만.. 』
 
『무슨 말인데? 』
 
『혹시나.. 지애가.. 충격받을까봐... 다른 사람들한테 알려지는것도.. 』
 
『아.. 무슨말인지 알겠어.. 그건 네가 미안해할 문제가 아니야 아직 어린 아이들이니까 정신과 상담받으면 미쳤다거나 그렇게 쉽게 생각할수도 있겠지.. 소문이 나면 그 아이도 곤란해질테고.. 그럼 이렇게 하자 내가 정찬이를 통해서 그 친구의 집에 전화를 해볼게 그리고 그 아이 엄마 친구나 이런것처럼 가서 한번 상담해보면 그러면 되겠니? 』
 
『아..정말 그렇게 해주실수도 있으세요? 』
 
『그럼.. 처음으로 집에 데려온 아들의 여자친구부탁인데.. 엄마로서 그정도도 못해주겠니? 』
 
『아.. 저기 그런건.. 아닌데... 』
 
정찬의 어머니의 말에 지희의 얼굴이 조금 붉게 물들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본 정찬의 어머니가 웃으며 지희에게 말했다.


『정찬이가 집에 데리고 온걸 보면 상당히 마음에 들어하는 학생같은데..? 학생은 어때? 』
 
 
『아..저..저도 정찬이가 좋은친구라고 생각해요.. 』
 
『후훗.. 아~ 젊음이란 좋은거구나.. 잘들 지내봐 그 친구의 집에는 내가 내일 직접 전화해볼께.. 그럼 되겠지? 』
 

『네... 감사합니다 』



그렇게 정찬의 어머니와 정찬 그리고 지희가 많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정찬과 어머니의 편안한 분위기에 지희는 조금 마음이 편해지는 느낌이 들면서 정찬의 어머니가 그리고 정찬이 따뜻하고 좋은 사람이라는 인상이 지희에게 짙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괜찮다고 거절하는 자신을 집까지 데려다주는 정찬에게 지희는 또다시 신세를 진것같은 느낌과 함께 고마움을 느껴졌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딱히 남자라는 이성이라는 느낌을 가져본적이 없이 살아오던 지희에게 정찬은 조금은 남자라는 느낌을 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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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토도사 2023.05.03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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