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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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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




가계부1 
아내의 가계부를 보게된건 아주 우연한 일이 발단이 되었다.
대부분의 결혼한 남성들처럼 나 역시 아내의 일인 집안일 특히나 가계부에 관여한다는 건
치사하고 쫌스러운 일로 여겼기에 3년의 결혼생활동안 그것을 펼쳐본일이 전혀 없었다.
게다가 아내는 모든 일과가 끝난 저녁에 가계부를 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출근한 오전에야 전날의 가계부를 쓰는 것 같기에 그것을 본다는 것은 더욱이나 어려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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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의 일이다.
회사에 도착하고나서 두시간쯤 지났을까 오후에 있을 브리핑때의 보고서를 집에다 그냥 두고 온 것이 생각이 났다. 보통의 문건 같으면 다시 작성을 하겠지만 이번 보고서는 양이 워낙 방대한지라 집에 있는 아내에게 가져다 달라고 할 생각으로 전화를 했다.
"따르릉, 따르릉....................................................."
아무도 받지 않는다.
그제서야 아내가 두어달 전부터 이 시간이면 테니스 코트에 나가있다는 것이 떠올랐다.
무료한 집안일에 늘어만 가는 체중이 부담스럽다고, 더 날씬한 몸으로 당신의 사랑을 받겠다며 눈웃음을치며 내게 말하던 아내의 모습이 이제야 생각난 것은 회사일이 바빠서였는지.......
어쩐지 요즘 아내의 몸이 군살없이 탱탱하더라니....
어쩔수 없이 직접 집으로 가야했다.
여의도인 회사와 대치동인 집과는 거리가 꽤 되어서 차를 몰고 가도 30분 가량 걸린다.
집에 도착하니 아니나 다를까 문이 잠겨 있었다.
열쇠로 열고 들어간 나와 아내의 공간은 조금전에 나간 아내의 체온이 아직 남아있는 탓인지 약간의 온기가 느껴졌다.
브리핑 문서를 찾아들고 나오는데 식탁위에 아내의 가계부로 보이는 책이 아무렇게나 놓여있었다.
식탁에 기대어 가계부를 쓰는 아내의 모습이 떠오르자 꼼꼼한 아내의 정성이 고맙게 느껴졌다.
널려있는 책자를 치워줄 요량으로 가계부를 집어드는데 아내의 글씨가 눈에 띄였다.
오늘 날짜의 페이지이다.
평소 아내의 글씨는 성격만큼이나 깔끔하고 깨끗한 글씨라서 교회 부인부에서도 서기를 맡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아래위로 글씨가 들쑥날쑥하는게 엉망이다.
식탁에 기대어 흔들면서 썻는지....
무슨 바쁜 일이 있었나?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글씨체는 엉망이지만, 짧은 글이라 내용은 알아볼수 있었다.

.12월 10일. 테니스 강습비 15만원, 야채 3천원, xxxxxxxxxxx.....'
더 써놓은 것 같은 데 너무 흘려 써서 알아 볼수가 없었다.
테니스 강습비가 15만원?
가까운 동네 교습소에서 하는 것 치고는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쪽으로 대충 넘겨 보았더니 가끔가다가 글씨가 엉망이 된 날이 몇번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깨끗한 가계부였다.
잠깐 보고 덮어놓고 가려는데 눈길을 끄는 것이 있엇다.

.11월 26일. ......... 스타킹 4만원,............'
의아했다.
물가에 어두운 나이지만 무슨 스타킹이 4만원씩이나 하는건지.
저녁에 와서 물어봐야지라고 생각하고 늦었기에 회사로 다시 갔다.



오후 브리핑을 무사히 끝내고 퇴근 시간이 될무렵 휴게실에서 신문을 보고 있었다.
J일보에는 가끔 황소의 눈이라는 평범하지 않은 물건을 파는 코너가 있는데 거기에서 문제의 그 비싼 스타킹을 보았다.
가격 4만원이라 적힌 그것은 앞뒤로 트여서. 앞쪽으로는 허벅지부터 아랫배까지 뒤쪽은 엉덩이가 다 드러나는 모양이었다.
제품설명에는 통풍이 잘되어서 위생적인 팬티스타킹이라 되어있었다.
하지만 내 눈에는 아니 다른 모든 남성의 눈에도 똑같이 비쳤을 것이다.
그건 정말 아찔할 정도로 야한 스타킹이었다. 
입사동기중의 한 녀석이 이야기 한 것이 떠올랐다.
팬티스타킹중에 팬티를 겉에 입을 수 있는 것이 있다고. 팬티만 벗기면 스타킹을 신은채
관계를 가질 수 있는 짜릿한 것이라고.

아내가 나에게 그런 스타킹은 보여준 적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구입한지 벌써 보름이나 지났는데.......

                                                      

                                                              다음에 계속.........  


가계부2 

저녁 거리를 사들고 집에 들어온 은미는 식탁위에 펼쳐져있는 가계부에 눈길이 쏠렸다. 
남편인 경환이 출근한 다음에 벌어진 일에 정신을 차릴새도 없이 그냥 식탁위에 두고 테니스장으로 간 것이 이제서야 기억이 났다. 일기장도 아니니 펼쳐 놓은 듯 무슨 상관이랴마는, 또 볼 사람도 없으니 더욱이나 신경 쓸 것은 없지만, 그래도 괜시리 신경이 쓰이는 것은 아침의 일때문일까? 그때 일을 생각하니 다시 숨이 가빠오는 것을 느끼는 은미였다. 가까이에서 가계부를 보니 아니나 다를까 글씨가 엉망이었다. 그래도 이전의 상황때의 글씨보다는 훨씬 나아졌다. 처음 그때는 얼마나 흥분을 했던지 글씨 쓰는 것은 고사하고 손에 쥐었던 볼펜까지 식탁위에다 떨어뜨리지 않았던가. 은미는 괜히 웃음이 나오는 것을 참으며 가계부를 앞으로 넘기기 시작했다.

'11월 26일 스타킹........................................'
처음으로 착용해본 비싼 스타킹이었다. 그리고 아주 야한......
몸에 걸치고 있다는 생각만으로 기분을 들뜨게 하는, 보는 남자뿐 아니라 자신까지도 흥분되게 만들었던 것이었다. 애액과 타액으로 젖어버리고 군데군데 찢어져서 그 날 하루 밖에는 입지 못했만. 
푸훗! 그 사람 변태 아닌지 모르겠어.
은미는 스타킹과 함께 처음 그 사람을 만났던 때가 떠올랐다.

'10월 7일 테니스 강습비 4만원....'
아파트 단지 가까운 곳에 테니스 교실이 열렸다는 소식을 아래층 아주머니로부터 들은 은미는 
집에서 무료하게 오전 시간을 보내느니 거기라도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스물 여섯에 결혼해서 삼년간의 결혼생활. 행복한 결혼생활이지만 특별한 직업을 가지지도 않은 전업주부인 은미에게 이제 하루하루는 조금은 지겨운 일과였던 것이다. 
회사업무에 바쁜 남편에게는 흘러가는 얘기로 등록을 했다는 말을 했다. 강습비가 저렴해서였는지 남편은 별 반대가 없었다. 
처음 소식을 전해준 아래층 아주머니네는 부부가 같이 강습을 받기로 했는지 두 부부가 함께 모습을 보였다. 의외로 아주머니의 남편은 젊게 보였고 꽤 준수한 모습이 젊은 사람들과 별 차이가 없었다.
"새댁, 우리 남편이야, 여보 인사해요 왜 말했잖아요 이번에 같이 강습 받기로 했던.."
"아, 처음 뵙겠습니다. 생각보다 젊으시군요. 아내랑 비슷한 연배인지 알았는데. 앞으로 보면 인사나 하고 지냅시다."
"네......"
은미는 인사를 하면서 남자의 눈길이 자신의 다리쪽에 머물러 있다는 느낌을 받는 순간 옷을 잘못 입고 나왔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생각 없이 테니스용 치마를 입고 나왔을 뿐인데 여기에 와보니 다들 그냥 체육복 차림일 뿐 치마는 자신 뿐이었다.
다른 남자들의 시선을 받는 다는 것은 처녀적에나 자랑일 뿐이지 이미 남편이 있는 은미에게는 부담일 뿐이었다. 
강습이 시작된 후에도 아래층 아주머니의 남편이 멀리서 자기의 다리를 보는 것 같아 제대로 뛸 수 없었다.  그렇다고 부끄럽거나 창피하다는 혹은 불쾌한 감정이 들지는 않았다.
단지 결혼을 한 후 오랜만에 남의 시선을 받는 것이  어색할 뿐이었다. 사실 치마 밑으로 쪽 곧은 다리는  그녀의 자랑이었기에 다른 남자의 눈길을 끈다는 건 기쁜 일이기도 했다. 
끈적끈적한 그 사람의 시선이 자신의 뒷모습에 닿는다고 생각을 하자 기분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배란일 며칠전부터 일어나는 그런 성감이랑 비슷한 느낌이라는 생각이 들자 남편 얼굴이 떠올랐다. 나에게도 이런 면이 있었나하고 새삼 놀라는 은미였다. 테니스 강습을 마치고 집에 가는 내내 아래층 남자의 초점이 자신에게 맞춰져 있는 것을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집에 도착해서 샤워를 하려고 옷을 벗는데 팬티에 끈적거리고 미끈미끈한 것이 묻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환씨 오면........"
은미는 자신들이 쓰는 방의 침대를 보면서 얼굴이 붉어졌다. 강습 첫날부터 이상한 시작이었다.

'10월 9일 쇠고기 16000원, 버섯 2000원, 가지 2500원..................'
강습 3일째날. 아래층 아주머니는 나오지 않고 아저씨만 눈에 띄였다.
"아주머니는 오늘 못 나오셨나 보죠?"
"예, 몸이 안좋다면서....."
간단한 인사와 대화가 오고가다가 은미는 아래층 남자의 이름이 현석이란 것과 나이는 자신보다 열두살이 많은 마흔하나라는 것, 그리고 노래방을 운영하기에 오전에 시간이 난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현석의 체격이 상당히 크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오늘은 복식 강습이 있는 날이라 아는 사람이고 해서 현석과 은미는 같은 조를 이루어 연습을 하게 되었다. 은미가 앞에 서고 현석이 뒤에서 서서 상대편과 경기를 가졌다.
바지를 입고 나올까 하다가 치마를 입고 나온 것이 우환이 되었는지 현석이 실수를 자주 범해서 연습경기는 지고 말았다. 코트장에서 현석의 반바지 앞섶이 잔뜩 부풀어 오른 것을 본 은미는 아파트로 돌아가며 계속해서 머리 속에 그 생각을 떠올렸다. 은미는 또다시 다리사이가 젖어드는 것을 느꼈다. 슈퍼마켓에 들러 저녁거리를 사다가 계획에도 없는 가지를 집어든 것은 정말 은미에게는 모를 일이었다. 더더욱이 남편 것보다 월씬커서 체격이 좋은 현석에게나 어울릴 만한 것을 고른 것은.......

며칠 뒤까지도 가지 반찬은 식탁위에 등장하지 않았다..............            


                                                       


                                                                  다음에 계속..



가계부3 

"뎅 뎅 뎅 뎅 뎅"
이전 날짜의 가계부를 살펴보던 은미는 다섯시를 가리키는 괘종 시계가 울리자 경환이 회사에서 돌아올 시간이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조금 있으면 남편이 들어올 것이다. 몸을 일으켜 찬거리로 사온 저녁반찬들을 싱크대에 가져다 놓고 아직까지 식탁위에 펼쳐져 있는 가계부를 화장대 아래에 있는 작은 공간에다 밀어 넣었다. 별다른 내용은 없지마는 흐트러진 글씨체같은 것들로 다른 사람의 의심을 받기 싫어서였고, 또 요즈음은 가계부가 자신만의 은밀한 일기장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남의 눈에 띄게 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하기는 다른 사람이라야봐야 이 집에 남편뿐이고 게다가 남편은 가계부를 들추거나 하지는 않는 사람이니까 그다지 신경을 써서 간수하지는 않았지만..
"딩동 딩동"
"누구세요?"        
"............나야 문열어."
회사에서 퇴근하는 남편의 얼굴이 그다지 밝아 보이지 않는다. 
"당신 회사에서 무슨일이 있었어요?"
별일이 없었다는 남편의 대답이 있었지만 은미는 여자로서의 직감으로 경환에게 무언가 고민이 있다는 것은 느낄 수 있었다. 
식사가 끝나고 TV 등을 보며 별 이야기 없이 시간을 보내고 경환과 은미는 잠자리에 들었다. 
한달쯤 되었나보다. 둘만의 잠자리가 말그대로 수면부족해소만을 위한 것이 되어버린지... 밖의 일로 바쁜 경환의 이유때문이기도 하지만 예전과는 다르게 침대에서 남편에게 더 이상 조르지 않는 은미의 이유도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왠일인지 잠을 청하는 은미의 잠옷 속으로 경환의 손이 쑥 하고 들어온다. 흠칫 놀라는 은미였다. 오랜만의 일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침나절의 일이 걸려서였다. 들어와서 목욕은 했지만 그래도 남편에게 뭔가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이 은미의 몸을 한층 더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따뜻했다 남편의 손길이. 그리고 포근했다.
그러나 그것 뿐이었다. 남편의 애무에 흥분이라거나 황홀감 같은 것은 느껴지지 않았다.
자신의 음부로 밀고 들어오는 그의 물건에게서 부부의 정이나 의무감 이상의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어느덧 은미는 조금전에 뒤졌던 가계부를 떠올리고 있었다.


"10월 14일 도시가스 15000원.............."
사실은 도시가스 비용이 아니었다. 가계부에 사실대로 팬티값이라 적을수가 없어서 그렇게 대체해서 쓴 것 뿐이었다. 
테니스장에 나가면서 은미는 현석과 점점 가까워지는 자신을 발견했다. 얘기를 들어보니 현석씨 부인 즉 아래층 아주머니는 몸이 약해서 대부분의 일을 잘 못하고 있는 처지였다. 테니스도 그래서 같이 나오게 된 것인데 이제는 현석씨 혼자서 거의 나오게 됐다고 했다. 
은미와 현석은 거의 매일 테니스 코트에서 만나 게임을 했고, 그만큼 둘 사이는 스스럼 없게 되어갔다. 가끔은 야한 농담도 별 부담없이 이야기하는 사이가 되었다. 거기에다가 테니스 경기에서도...
둘이서 단식으로 치는 경우에는 상관이 없는데 다른 팀과 복식을 하는 경우에는 가끔 부딪히거나해서 의도적이지 않은 스킨쉽이 일어나는 일이 종종 발생했다. 처음에는 난감해한 은미였지만 이제는 어느정도 둔감해졌고 가끔은 즐기는듯한 기분을 가질때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저 은미씨 커피 한잔하고 가시겠어요?"
바쁜일도 없었고 싫지않은 남자의 제안이기에 은미는 현석을 따라갔다. 
그런데 현석은 커피숍으로 가는게 아니라 약간 떨어진 노래방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여기가 제가 운영하는 노래방입니다. 근처 다방으로 가도 되지만 여기가 더 편할 것 같아서.... 괜찮으시죠?"
"아, 네.................."
실내는 깨끗한 것이 아마도 아침일찍 청소를 하는 것 같았다. 오전이라서 그런지 아무도 없었다. 하기는 이른 시간부터 여기에 오는 사람은 없을테니.....
그가 끓여준 커피를 홀짝홀짝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잘 먹었다고 말하고 일어나려는 은미에게 현석이 말을 했다.
"그래도 노래방에 왔는데 한곡하고 가셔야죠. 잠깐만 기다리세요 준비할테니.."
거절할 틈도 없이 옆의 방으로 은미를 데려가는 현석이었다. 
4인용 소파 하나에 현란한 사이키 조명이 돌아가는 조그마한 방이었다. 이런데 들어 왔는데도 은미는 불안감 같은 것이 생기지 않았다. 이상한 일이었다. 오히려 약간의 긴장이 자신을 자극하는 것 같았다.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을 기대하듯이......
음료수를 들고 들어온 현석은 문을 닫더니 은미의 곁에 털썩 앉았다. 어차피 앉을 곳은 거기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낯선(?) 남자가 옆에 오니 긴장이 되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현석의 팔이 은미의 가슴을 슬쩍 건드리는 것을 둘 모두 알고 있었다. 노래방 기계에서는 선곡을 하라는 글씨가 화면에 떴지만 둘 중 아무도 리모콘을 집어드는 사람은 없었다. 
은미는 하얀 치마가 덮고 있는 자신의 무릎에 소름이 돋아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현석의 팔이 자신의 작은 어깨를 감싸안을 때까지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 현석이 은미의 귓볼을 만지면서 이마에 키스를 해올 때도 꼼짝할 수가 없었다. 몸이 뭔가에 칭칭 묶여 있는 것 같았다. 현석이 은미의 웃옷 단추를 하나 끌러 그녀의 어깨를 드러냈을 때도 그녀의 부드러운 어깨를 쓰다듬을때도 거기에 젖은 입술로 키스를 할 때 역시 두눈을 감고 있을 뿐이었다.      
'안돼요'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 다시 내려갔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짜릿한 기분이었다. 
'그래, 조금만 더 이렇게 있자. 조금만 더.........'
현석은 은미가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자 어깨에서 머무르던 손을 슬그머니 가슴으로 끌어내렸다.
이미 브래지어 끈은 옆으로 밀려나 있었고 은미의 가슴은 거의 윗 부분이 드러나 있었다. 현석의 손은 은미의 몸의 솜털이라도 쓰다듬는 듯이 아주 조심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비록 가슴의 윗부분이었지만 꽤 큰 가슴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천천히 가슴을 쓰다듬던 현석의 손이 브래지어를 아래로 밀어내렸다. 
"으음.............."
은미의 입에서 처음으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머리가 어질어질한 것이 술에 취한 것 같았다. 그리고 현석의 손이 닿아 있는 가슴에서는 뜨거운 열이 온몸으로 번져나가는 것 같았다. 온몸에 힘이 빠지면서 현석의 손과 자신의 가슴에 모든 신경이 쏠렸다.
현석은 은미의 몸이 점점 부드러워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은미의 젖꼭지가 커져서 자신의 손바닥을 간지럽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현석은 오른쪽 가슴으로 입술을 가까이 가져갔다. 가슴 아랫부분에 입술을 닿게했을 때 은미의 몸이 덜덜 떠는 것이 느껴졌다. 혀를 내밀어서 유두 주변을 부드럽게 쓸어나갔다.
"허억...... 이제 그만.......헉..............제발... 현석씨..........흐음...."
은미의 비음이 섞인 신음소리가 더욱 커졌다.    
가슴을 애무하는 것만으로도  은미는 절정에 도달하는 기분이 들었다.
입으로는 그만하라고 말을 하지만 사실 은미는 현석이 자신의 가슴을 입에 넣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그러나 현석의 혀는 아랫쪽만 핧을 뿐이었지 좀처럼 정상부근으로는 올라오지를 않았다. 가슴을 입에 넣어달라는 말이 은미의 혀끝에서 맴돌았다. 
은미의 가슴은 이제 크게 부풀어서 아래위로 천천히 움직이고 현석의 타액이 묻어 사이키 조명이 비치는 곳마다 온통 물기로 반짝였다. 
현석의 입안으로 가슴이 빨려들어 갔을 때 은미는 자신의 몸 전부가 가슴으로 변해 현석의 입 안에서 혀 끝에서 노니는 것 같았다.  눈을 감고 몸을 한껏 젖힌 채 현석의 애무를 받으며 달뜬 신음 소리를 내는 은미는 이미 자신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하아......... 여보...........하아.........더.. ... 부드럽게......여보 ...하아.............."
그리고 젖어버린 팬티 안으로 현석의 손이 들어오는 것도 잊어버리고 있었다.
아니 잊어버리지는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다리가 의지와는 상관없이 점점 벌어지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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