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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인턴 레지던트 실습생 2

토도사 0 477 0

산부인과 인턴 레지던트 실습생 2

산부인과 인턴 레지던트 실습생 2




                  산부인과 레지던트 ①

 산부인과 문을 들어서는 강민의 가슴은 벅차오르기 시작했다.
 작년 이맘때 쯤이던가? 
 이곳 산부인과에서의 인턴 실습을 마치고 반드시 산부인과 전공의 과정을
 밟고야 말겠다고 결심한게 엊그제 같이 느껴지는데...

 어렵사리 통과한 레지던트 모집 시험도 강민에게는 행운처럼 느껴졌다.
 어쩌면 아직까지도 다른병원을 기웃거리며 시험을 보고 있을지 모른다.
 
 민이 산부인과 문을 열고 들어가자 낯설은 얼굴의 간호사 두명이 민을 
 호기심 어린 눈초리로 쳐다보고 있었다.

 민은 잠시 내부를 둘러 보다가 먼저 말을 꺼냈다.

 "안녕하세요, 저 오늘부터 전공의 과정에 돌입하는 강민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일단 공손히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자, 약간은 야위어 보이는 체격의
 한 간호사가 말을 받았다.
 
 "아~~ 그러세요. 반갑습니다. 전 김은혜 라고 합니다."

 옆에서 차트를 정리하던 간호사도 고개를 돌리며 한마디 했다.

 "전 이은영 이예요.  아무튼 반갑습니다."

 작년 이맘때의 아직도 눈에 선한 그 간호사들은 다른 과로 자리를 옮긴
 모양이었다. 두명 다 새로 들어온 신참 간호사들인지 얼굴이 어려보였다.

 "과장님은 언제쯤 오세요?"

 "글쎄요. 적어도 9시전까지는 오실꺼예요. 오늘 특진 있는 날이니까..
  좀 기다려보세요."

 민은 이곳저곳을 둘러 보았다. 작년과 비교해서 별로 변한건 없는 듯 
 싶었다. 진찰대가 작년과 좀 달라보였지만 다른건 그대로였다.
 
 잠시 민은 진찰대 위를 바라보며 작년 이맘때의 기억을 되살렸다.
 임산부의 첫 내진중에 성적인 감흥에 빠져 사정했던일이며, 또 여고생이
 수줍어하며 이곳을 나가던 모습...등등 몇가지 일들이 떠올랐다.
 그렇게 지난일을 회상하고 있을때 갑자기 민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닥터 강?"

 작년 인턴실습 때의 수간호사였다.

 "아~~ 아직도 계셨군요. 전 다른 부서로 옮긴줄 알고 있었는데.."

 수간호사는 얼굴에 함박 웃음을 띠며 민을 반기고 있었다.

 "옮기다뇨. 전 여기가 얼마나 정이 들었는데요. 산부인과 만큼 일하는
  재미가 있는 곳이 어디 또 있나요?
  하여간 반갑습니다. 작년의 로비가 어느정도 통했나 봐요? 닥터 강이
  이 과를 선택한걸 보면.."

 사실 그랬다. 민이 이 과를 선택한 동기중에 실습기간 동안의 이곳 
 근무자들의 친절함이 많이 기억에 남아있었다.

 "하하.. 수간호사님 덕분이죠..뭐. 앞으로 자주 보게 될텐데.. 잘 좀 
  부탁드릴께요.."

 종종있는 간호사와 의사간의 알력이랄까? 
 가끔씩 의사의 반말이나, 거친태도에 간호사들이 집단으로 반발을 하고 
 일어난 일이 이 병원에서 일어나곤 했었다.
 민은 그런것에까지 신경을 쓰고 싶지 않아서 처음부터 먼저 고개를 
 숙이기로 마음을 먹었다.

 정확히 9시가 되자 익히 알고있는 레지던트 3년차에 돌입하는 정선배와
 과장님이 문을 열고 들어오셨다.
 과장님은 민을 보더니 반가운 듯 팔을 한아름 벌렸다.

 "여~~~ 이거 민이 아닌가? 자네 이곳을 선택했구만.
  하하.. 일단 너무 기쁜걸. 우리대학의 모범생 민이가 이 과를 선택
  했으니말이야..."

 모범생이란 말이 좀 마음에 걸렸지만, 민도 과장님의 반겨주심이 고맙게
 여겨졌다.

 "아닙니다. 별말씀을...앞으로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잘 가르쳐 주십시요."

 옆에서 보고있던 정선배도 민의 어깨를 툭치며 격려했다.
 그리곤 민의 귀에 얼굴을 가져다대고 귓속말을 했다.
 
 "짜식! 작년에 얼굴 빨개져서 돌아다니더니 결국 여기로 왔구나?
  암튼 반갑다. 모르는거 있으면 나한테 물어봐.. 나도 어느정도 이제
  전문의적인 소견이 있으니말이야.."

 "당연히 그래야죠. 제가 여기서 의지할 사람이 선배 아닌가요?"

 그렇게 몇마디를 주고 받는동안 첫번째 환자가 들어서고 있었다.
 20대 중반정도로 보이는 갸름한 얼굴에 이뻐보이는 젊은 아가씨였다.
 이내 진찰실로 들어가는 아가씨 뒤를 민도 뒤따라서 들어가고 있었다.
 
 그때였다. 누군가가 민의 뒤를 휙 낚아채었다.
 바로 정선배였다.

 "헤이!! 닥터강..뭐가 그리 급해.. 일단 내가 새로 들어온 장비며 기타
  제반사항에 대해 알려줄께. 나중에 들어가서 배우도록 해."

 일단은 아쉬웠다. 
 첫번째 환자. 미모의 젊은 여성이었는데..
 진찰실로 들어서는 젊은 여성의 뒷모습을 지켜보다 말고 정선배의 뒤를 
 따라 초음파실로 들어갔다.

 "꽤 보고 싶은 모양이지? 뭐 그리 급해..
  앞으로 정말 지겹도록 볼텐데. 난 이제 여자 얼굴만 봐도 그 여성의
  성기 모양을 그릴 수 있을 정도라니까.."

 민은 자신의 속마음을 정확히 그리고 있는 정선배의 말에 약간은 
 부끄러운 감정이 느껴져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정선배는

 "괜찮아. 괜찮아. 나도 그랬으니까..."

 정선배는 초음파기계 옆에서 일단의 길쭉한 기계를 뽑아들었다.

 "이거 보이지? 작년에 실습할땐 아마 없었을꺼야.. 요즘 새로 들어온
 장비거든. 질삭 초음파야.. 물론 과거에도 있었지만 한층 더 발전되어
 나왔지.. 볼래?"

 선배가 길쭉해 보이는 그 장비의 스위치를 누르자..신기하게도 가는 
 막대기 처럼 보이던 기계가 원통형으로 부풀어 올랐다.

 "이거 어디에 쓰는지 알지? 질에다 삽입하고 초음파할 때 쓰는거..
  작년까지만 해도 이거 삽입할 때 참 많이 트러블이 있었지.."

 "어떤 트러블이요?"

 선배는 굵기가 작아진 기구를 만지작 거리며 말했다.

 "말이야.. 여자 사이즈가 제 각각이니.. 좀 굵은걸 삽입하면 아프다고 
  난리고.. 그렇다고 좀 작은거 삽입하면 초음파검사가 힘들고..
  이젠 정말 시대 좋아졌지.. 이거 삽입하고 이 스위치만 누르면 
  자동으로 알아서 질을 벌려주며 밀착한다고.. 어때 편하지?"

                          ♣♣ 계속 ♣♣

                  산부인과 레지던트 ②

 
 선배는 민에게 질삭 초음파 기구를 건네주었다.
 민은 원통형의 가는 막대의 끝을 손을 더듬어 만져보았다.
 
 " 전에 무슨 일 있었어요?"

 "어, 말하자면 좀 창피한 일인데, 내가 진료한 한 환자가 말이야..
  이 질삭초음파를 했었거든.  근데 이삼일 후에 병원에 와서 거의 난동을 
  피웠지뭐야. 내가 뭐 갑자기 삽입을 해서 몸에 이상이 생겼다나 뭐라나."

 "갑자기 삽입을 하다뇨?"

 "어.. 좀 나이도 있고, 엉덩이도 펑퍼짐한 게 아줌마가 경험도 많아 
  보이고 그래서 제일 굵은 걸 삽입했지.. 그랬더니 병원검진 후에 허리며
  복부근처가 아프다고 그러는거야.. 우리는 절대 아니라고 했지.
  다른 이유 때문이라고.."

 "그래서요?"

 "그래서는 뭐.. 그 아줌마 내 멱살 잡고 나보고 뭐했냐고 난리치는데
  나 참 이 직업 때려 치우고 싶더라구.. 하긴 뭐 지금까지 투자한게 너무
  아까워서 그럴 수도 없지만서도."

 의료사고가 많기로 유명한 것이 산부인과였다. 그만큼 환자와 의사와의
 실랑이도 자주 일어나는 곳이 바로 이곳이란걸 민은 이미 알고 있었다.
 민이 초음파 기구를 작동하고 있을 때 이간호사가 민을 불렀다.

 "저기...저 강선생님.. 과장님이 부르시는데요?"

 강선생님? 그것 말고는 적당한 호칭이 없나.. 암튼 민은 과장님이 
 찾는다는 소리에 황급히 진찰실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방금전의 여성이 옷매무새를 만지며 커튼 뒤에서 
 나오고 있었다.
 과장님은 민을 보더니 말했다.

 "닥터 강, 작년 실습때 기억나지? 좀 많이 잊어 버렸을꺼야.. 
  그때 배운것들.. 새로 배운다고 생각하고 내 옆에서나 혹은 레지던트 
  과정 밝는 선배들한테 하나하나 물어가면서 실습을 통해 배우도록 해.
  알았지?"

 "예, 알겠읍니다."

 과장님은 익숙한 솜씨로 처방전을 적더니 몇가지 주의할 것을 당부한뒤
 첫환자를 내보냈다.
 
 곧 두번째 환자가 진찰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20대 초반쯤으로 보이는 나이에 화장도 안한 수수한 차림으로 내부의 
 환경을 둘러보더니 이내 문진의자에 앉았다.
 과장님은 기초차트를 한번 넘기더니 말을 했다.

 "아~~ 저번에 수술하신 분이구만...
  그래요. 수술 결과는 만족해요?"

 무슨 수술인지는 몰라도 여자는 약간은 말하기 거북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어렵게 말을 꺼냈다.

 "그게요.. 문제가 생겼어요..선생님."

 "문제라뇨? 어떤 문제요?"

 "저기...저.."

 여성은 계속 손을 꼼지락 거리며 말하기 어려운 듯 고개를 떨구었다.

 "괜찮아요. 말해봐요.. 수술이 잘못되었어요?"

 "아뇨.. 제가요.. 어제 그동안 해오던 습관때문에 그곳에 손가락을 
  넣었거든요.. 근데 그후로 잠깐 피가 비쳤어요.. 어떻게 된건지.. 
  혹시 수술한게 다시 터진건 아닐까요?"

 과장님은 어이없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 제가 말했잖아요. 절대 성관계나 다른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고..
  처녀막 재생수술도 쉬운거 아니예요? 어려운 수술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쉽게 망쳐놓으면 어떻게 해요?"

 처녀막 재생수술.. 그렇구나.. 이 여성도 다른 남성을 만나기 위해 
 자신의 과거를 감쪽같이 숨기는 수술을 한 모양이로구나..
 민은 일단 그 아가씨가 말하기 어려워하는 비밀을 알았다.

 "저도 참으려고 했죠.. 한데 ...그.. 그걸 단번에 끊어 버리기가 정말로
  어렵더라고요.. 전 그저 그 주위만 하려고 했는데..너무 심취해서.."

 "일단 한번 봅시다. 재생 처녀막이 파손되었는지.. 보면 아니까..
  진찰대 위에 탈의하고 누우세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여성은 커텐뒤로 자리를 옮기더니 탈의를 하고
 있었다. 커텐은 좌우로 닫는 모양이라 가운데 틈새로 옷을 벗는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민의 시선은 이곳 저곳을 둘러보며 슬쩍 그 틈새로 시선이
 들르곤 했다.

 드디어 그 아가씨의 하체가 커텐 밖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민은 가슴이 방망이질 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정말 오랫만에 다시 경험하는 순간인 것이다.. 목이 타오르고 심장의
 박동질 수가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조명이 켜지자, 자동차의 스포트라이트 같은 빛이 한곳을 향해 집중하고
 있었다. 밝은 빛을 받아서인지 그곳도 덩달아 연한 색으로 보이고 있었다.

 박사님은 잠시 시진을 하시더니 이내 한 손가락을 허벅지 부위로 가져가 
 내부를 감싸고 있는 소음순을 벌리기 시작했다. 벌려진 소음순 사이 끝
 부분에 질이 작은 구멍모습을 한채 보였다.

 박사님은 가까이 얼굴을 가져가고 그 부위를 살펴보시더니..이내

 "음~~~ 정말이군요. 꿰맨 부위가 다시 터졌어..
 아가씨 다시 수술을 받든가 해야 겠어요.."

 박사님의 말에 젊은 여성은 진찰중에도 소리를 내며 대답했다.

 "찢어졌죠? 맞죠? 또 다시해야 겠군요..그럼.."

 "그래요.. 또 다시 해야지요.. 그러지 말고 나중에 결혼날짜 잡히면
  하는게 어때요? 벌써 아가씨는 두번째잖아.. 돈이 적은 것도 아니고
  그리고 이 수술도 얼마나 정교한 수술인데.. 이제 꿰어 맞추기도 어렵
  겠어요..예?"

 박사님이 시진을 끝내자, 환자도 옷을 입고 다시 문진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선생님.. 그건 안돼요.. 전 이 수술을 하니 망정이지.. 
  그러지 않으면 전 정말 타락하고 말거예요.
  이제 수술하고 정말 내 주위의 남자들도 겨우 모두 다 정리를 했는데
  전 전처럼 그런 ..그런 ..생활을 하게 될꺼라구요."

 그런생활? 대충은 짐작을 할 수가 있었다.  
 아마도 성적으로 어떤 문란한 생활을 해왔던 모양이다.

 박사님의 설득은 통하지 않았고, 결국 그 여성은 새로운 수술 날짜를 
 다시 잡고서야 진찰실 밖으로 발을 옮겼다.
 박사님은 그 여성이 나가자 말을 하셨다.

 "참..문제야. 문제.. 아 금방 다시 와서 망가졌다고 할껄 뭐하러 수술을
  받고 그러는지.. 참내.."

 박사님은 영 못마땅하다는 표정을 짓고 계셨다.

                         ♣♣ 계속 ♣♣

                  산부인과 레지던트 ③

 "이간호사, 다음 환자 들여보네요.."

 과장님 말씀과 함께 스물 중반쯤 되어보이는 젊은 여자가 진찰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여성이 문진의자에 앉자 차트를 보고 있던 과장님이
 말을 꺼냈다.

 "아~~ 전에 임신테스트 하시고 간 분이시군요? 그래 마음의 결정을 
  하셨어요? 저번에는 중절하는 것 생각해 보신다고 했잖아요.."

 "예...그냥.. 낳기로 했어요.."

 여성은 말하기 어려운 듯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뭐 낳기 어려운 사정이라도 있읍니까?"

 과장님이 질문을 하자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던 여자가 대답했다.

 "사실..사실은 전 아직 결혼 안했어요. 그런데.. 사귀던 남자와 관계를
  맺은 것이 임신이 되었네요.."

 "그럼 미혼모가 되실 생각이시군요. 전 글쎄요.. 중절을 하는 방안이 
  나을 것 같은데..."

 과장님이 의향을 떠보자, 여자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대답했다.

 "아뇨, 전 낳고 싶어요. 이미 그 남자도 제 곁에 없지만요, 그 남자의
  애를 전 낳고 싶어요.."

 여자의 눈에서 약간 눈물이 고이는 듯 싶었다. 과장님도 단호한 여성의 
 말에 더이상의 말씀을 안하시고 내진을 준비하라는 사인을 간호사에게 
 보내셨다.

 검사를 위해서 커텐뒤로 자리를 옮기던 여성이 힐끗 민을 쳐다보았다.
 민은 이럴때가 가장 난감했지만, 그냥 가벼운 미소로 대했다.
 비록 병원이기는 하지만 여성이 자신의 가장 비밀스런 부위를 모르는
 사람, 그것도 남자 앞에서 보이는 데는 약간의 용기가 필요한 듯 보였다.
 하지만 첫 검사가 아닌 대부분의 여성은 별다른 실랑이 없이 내진대 위에
 하체를 드러내고 누웠었다.

 잠시뒤 젊은 여자의 하체가 커텐 밖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옷을 입고 있을때는 잘 몰랐는데 하얀 허벅지며 종아리에서 위로 이어지는
 각선미가 상당히 고혹적으로 느껴졌다.
 민은 다시한번 긴장하고 있었다. 박사님은 개수대에서 손을 씻고 있었고
 그새 민은 진찰대 가까이 다가갔다. 그리고 자신의 앞에 펼쳐지는 한 
 여성의 성기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몸에서 이상한 기운이 느껴지며 아랫도리가 팽창하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민이 뚫어지게 응시를 하자, 옆에있던 이간호사가 이상한 
 표정으로 민을 쳐다보았다. 민도 자신을 쳐다보는 시선을 의식하고 고개를
 돌리다 이간호사와 눈이 마주쳤다.

 민이 너무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고 있었는지 이간호사는 약간 의아한 
 듯한 눈으로 민을 바라보고 있었다. 민은 가볍게 그냥 씽긋 웃어 주었다.

 손을 씻은 박사님이 다시 진찰대 앞에 섰다.
 
 "내진을 처음 받는지 모르는데요. 내진는 임신초기에 자궁의 상태나 
  이상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 행하는 검사입니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참으세요.. "

 작년 실습때와 박사님의 설명도 달라진게 없었다. 그런데 그 순간
 민은 정말 달라진걸 발견했다. 박사님은 지금 장갑을 끼지 않은 맨 
 손으로 질에 손가락을 집어 넣으려는 것이 아닌가?
 분명 민이 대학 산부인과 실습시간에 배운 바로는 장갑을 반드시 착용
 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 그런데....

 민이 그렇게 머리에 혼란과 이상함을 느끼고 있는 동안에 과장님의 
 손가락은 그 아가씨의 질속에 들어가서 질속을 촉진하듯이 휘젖고 
 계셨다. 그리고 왼쪽 손으로 배꼽 부위 아랫배를 꼭 누르며 더 깊숙히
 손가락을 집어넣고 있었다. 순간 여자의 입에서 약간의 신음 소리가 
 들렸다.

 "아~~~~흐.~~~ 아~~"

 "좀 아프세요? 참아요. 곧 끝날테니.."

 이건 정말 뜻밖이었다. 맨손으로 지금 과장님은 내진을 하고 계시지 
 않는가? 어떻게 보면 이건 검사가 아니라 어떤 성적인 행동일지도 모른다.
 민의 머릿속은 갑자기 복잡해졌다.

 그동안 과장님의 손가락이 질속을 빠져 나오고 있었다. 손가락에는 질의
 분비액이 한가득 묻혀져 있었다. 과장님은 태연히 손을 수건에 닦았다.

 간호사가 질 주위로 조금 나온 분비액을 휴지로 훔치고 있었다.
 그리고 곧 여성은 자신의 그 하얗고 잘 뻗은 다리를 옷으로 감추고 커텐
 밖 데스크 앞에 다시 앉았다.

 "자궁에는 아무 이상이 없어요. 그러니 몸조리를 잘하세요. 이왕 출산
 하기로 마음을 먹었으니 건강한 아이를 낳아야지요.."

 그 여성이 옷매무새를 다듬으며 진찰실을 나갈 동안에도 민은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 내가 잘못 알고 있던 건가? 분명 장갑을 끼는 이유는 어떤
 손에 의한 감염을 방지하는 것과 그리고 환자에 대한 검진으로서의 믿음이 
 아닌가? 그런데 박사님은 지금....
 
 더더욱 이상한건 옆에 있던 간호사도 그냥 보고 있었다.
 그렇다면...

 민은 조용히 진찰실을 빠져 나왔다.
 그리고 검사를 하고 있을 정선배를 찾기위해 옆의 자궁암 검사실의 문을
 활짝 열었다. 정선배가 채취봉을 쥐고 질속의 조직을 떼어내려다 문소리에
 놀라 뒤를 돌아다 보았다.

 "야..야.. 강민. 여기서는 문을 살짝 여는게 딴 사람들에게 피해를 안끼치
 는 거야.."

 "죄송합니다. 선배님.. 근데 좀 할 말이 있어서요.. "

 질속에 채취봉을 넣은 채로 선배가 뒤도 안돌아 보고 말했다.

 "뭔데? 급한 일이야?"

 급한 일? 급한 일은 사실 아니지만 민으로서는 지금 과장님의 무슨 
 비리라도 알아낸듯 조급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예, 급한일이예요."

 "그래? 뭔데? 여기서 말하면 안돼냐?"

 여기서 말하라고? 환자도 들을텐데? 민은 목소리까지 강조를 주며..

 "아..안돼요.. 여기서 말할 만한 것이 아닙니다."

 그러자 정선배는 힐끗 뒤를 돌아 민을 한번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다시
 환자의 사타구니 사이로 얼굴을 가까이 하며 말했다.

 "알았어. 밖의 휴게실 있지? 거기서 기다리고 있어."

                         ♣♣ 계속 ♣♣

                       산부인과 레지던트 ④
                                                  스페이스

 휴게실 안에서 민은 초조한 듯 안절부절 하며 어떻게 말해야 할까?
 하는 생각을 하며 서성거렸다. 어떻게 보면 이건 비리중에 비리인듯 
 싶었다. 맨손으로 내진을 하다니.....
  곧 정선배가 황급히 휴게실 문을 열고 들어섰다.
 
 "뭔데? 니 표정보니 무슨 급한 일같네? 뭐야?"

 민은 잠시 생각하는 듯한 비장한 표정을 짓더니 말을 꺼냈다.

 "선배, 분명히 제가 잘못 배운건 아닐텐데요. 내진은 반드시 비닐장갑을
  착용하고 해야하는 검사 아닙니까? 그런데.."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선배는 우습다는 듯 한 표정을 짓더니..

 "아~~ 난..또 뭐라고. 짜식.. 뭐 그런거 같고 임마! 
  애 떨어질뻔 했잖아.."

 "그런거라뇨? 그게 얼마나 중요한 건데요..."

 선배는 가까이 오라는 손짓을 했다. 그리곤 귓속 가까이 입을 대고 말을
 했다.

 "넌 그 유명한 IMF도 모르냐?"

 민은 의아해 하는 표정으로 물었다.

 "IMF요? IMF라뇨?"

 "짜식, 이거 대학 수석졸업자 맞어?... 요즘 우리 병원 어렵다는 소식 
  못들었어? 각종 의료기기는 배이상으로 가격이 뛰었지, 또 환자까지
  많이 줄고, 이렇게 계속 적자보다간 병원 문닫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소리까지 돌고 있는 판국에..."

 "그..그래서요?"

 "그래서는 뭐, 감염위험이 있는 수술이나 주사바늘 사용같은 걸 제외한
 소비품을 재활용하라는 방침이 내려졌어. 더군다나 내진 할때나 촉진시
 의 장갑은 사실상 손을 깨끗이 씻으면 불필요한 단계 아니야? 그러니 
 그런 차원에서 끼지 말자고 각과의 과장님들이 모여서 협의를 봤대."

 이건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린가.. IMF가 여기까지 .. 비닐장갑까지 맘대로
 못쓸 정도로 그렇게 심각한가? 까짓 비닐장갑이 얼마나 하길래...
 선배는 이해가 안가는 듯 한 표정을 민이 계속 짓고 있자.. 말을 이었다.

 "그거 절약한다고 크게 이득되는 건 없어. 하지만 그냥 마음으로라도
 어떤 노력을 한다는 일종의 보상심리지...."

 "그..그렇군요."

 "그리고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그거 매번 장갑끼는 것도 번거로운
 일이지... 그리고 촉진할때도 방해되는건 사실이야.. 그냥 만지면 되는데
 우리가 뭐 성추행범이냐? 검사하겠다는데.."

 "환자들이 뭐라고 항의 안해요?"

 "환자? 야 환자가 커텐 가리고 누워있는데 무슨 항의를 하냐? 밑으로 
  손가락을 집어넣는지...발가락을 집어넣는지 어떻게 알아? 질이 감각이
  상당히 무딘 기관이란건 너도 알잖아..."

 "그래도 웬지 알면, 환자들이 알면 거부반응을 일으킬것 같은데.."

 "거부반응? 야? 막말로 좀 더 정확한 검사 하겠다는데 누가 뭐라고 해..
  우리들이 그렇다면 그런거지 환자들이 뭐 아냐?"

 "그래도 제가 배우기론.."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가로채며 선배가 말했다.

 "닥터 강, 그런건 신참이 너무 걱정하지 말어. 어련히 알아서 선배들이
 잘 할까봐... 넌 아직 배울라면 새까만 녀석이 벌써부터 무슨 불만이 
 그렇게 많냐? 다른 과는 인턴, 레지던트1,2년차때 기합 많이 받고
 심지어는 얻어 맞는거 알아? 몰라? 이곳 과 분위기가 좋아서 망정이지.."

 "알았어요. 불만으로 한 소리가 아니라 단지 의료방법에 잘못이 있는것
 같아서 선배한테 물어본 거예요. 그게 큰 잘못입니까?"

 작년까지만 해도 이렇게 윽박지르는 선배가 아니였는데 이젠 자기 밑에
 쫄병이라도 다루는 듯한 말투로 선배는 인상을 쓰며 민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렇게 서로 노닥거리고 있을 만큼 산부인과가 한가한 과는 
 아니였다. 휴게실로 숨을 헐떡거리며 김간호사가 들어섰다.

 "아유.. 선생님들 뭐하고 있어요. 지금 환자가 밀려있는데...
 과장님이 질삭초음파좀 하래요.."

 "강민, 내가 너한테 한가지 경고하는데 선배한테 그렇게 눈똑바로 뜨고
  대드는 거 아니야... 나도 성깔있는 놈이다.. 앞으로 그러지마~"

 민은 화가 속에서 치밀었지만 선배한테 하는 지금의 행동이 바르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분위기가 심상찮음을 김간호사도 알았는지 조용히
 문을 열어주며 움직임을 재촉했다.

 초음파실에 들어가자 조명이 모두꺼진 채로 한 여성의 몸에 시트가 덮여져
 있었다. 다리를 걸이에 올려놓은채로 기다리던 여성이 뜻밖의 남성 두명의
 방문에 약간은 놀란 듯 고개를 들어 쳐다보다 이내 머리를 내렸다.

 선배는 아직도 좀 전의 민의 따지듯한 행동에 분이 안풀렸는지, 초음파
 기기를 낙아채듯 들었다. 아침에 가르쳐 준 선배의 사용법에 의하면 분명
 가는 상태에서 삽입하는 것이 옳은데.. 선배는 꽤 굻어진 상태로 기기를 
 부풀려서 적당히 윤활제를 바르고 삽입하려는 게 아닌가?
 굻어진 기기를 들고 한쪽 손으로 소음순을 벌렸다. 그리곤 그냥 기계를 
 질구로 가져가서 밀어넣기 시작했다. 아무리 질이 팽창력이 뛰어난 부분
 이라해도 갑자기 그렇게 굵은 기구를 집어넣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선배는 계속 그걸 질속에 넣으려고 하고 있었고, 그럴수록 환자의 소리는
 커졌다.

 "아~~~~아~~~ 아파요..아~~ 이봐요...."

 더이상 이 광경을 민은 계속 지켜볼 수 없었다. 

 "선배, 아까는 제가 잘못했읍니다.  저도 모르게 너무 흥분한 상태라서
  좀 이해좀 해주세요."

 선배는 기구를 든채로 힐끗 민을 한번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휴우~~~~우~~~"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앞으로 내밑에서 너도 배워야 하는데 서로 사이가 안좋으면 
  피차 괴로우니... 서로 노력해 보자.."

 그제서야, 선배는 다시 초음파 기구를 가는 상태로 복귀시키고 검사를
 받으려 누워있는 여성의 질에 가볍게 삽입을 했다.

                         ♣♣ 계속 ♣♣

                       산부인과 레지던트 ⑤
                                                  스페이스

 레지던트 첫날, 이제 민은 산부인과 전문의가 되기 위한 고되고 힘든,
 그리고 민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분야에 전문가가 되기 위한 첫발을 
 내딛었다.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려 왔던가? 

 저녁 기숙사에서 잠시 감상에 젖어있을때 죽마고우 윤찬이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어..민이니? 나 윤찬이다. 너 바쁘니?  짜식 먼저 축하한다 전공의 과정
 시작한거.. 바쁘지 않으면 내가 술 한잔 사고 싶은데...어때?

 "그래...오랜 친구가 술 한잔 산다는데 마다할수 있나.."

 녀석은 중학교 때부터 친구로 지내던 녀석인데 요즈음엔 대기업 홍보부서
 에서 대리로 일하고 있었다.

 우리는 서로 마주보고 얘기할 수 있는 조용한 술집을 찾았다.
 
 "야~~ 그래 첫날 기분이 어떠니?"

 앉자마자 궁금한 듯한 표정으로 윤찬이가 물었다.

 "기분은 뭐... 오늘 선배랑 첫날부터 말다툼이나..하고..그렇지 뭐..."

 "하하..짜식.그래도 넌 임마 행운아야.. 행운아... 난 매일 이곳저곳 뛰어
 다니면서 별로 달가와 하지도 않는 사람들 앞에서 입이나 놀리고 그렇게
 사는데 넌 돈 주고도 볼 수 없는 그곳을 매일 들여다 보며, 돈도 받으니
 얼마나 좋니?"

 녀석의 넉살에 민은 씽긋 웃어 보였다.

 "야..너 처녀도 봤냐? 처녀막 있는 여자도 봤지? 어떻게 생겼든?"

 꽤나 궁금한 듯이 윤찬이는 민의 곁에 바싹 얼굴을 들이대며 물었다.

 "처녀? 마.. 요새 처녀 있다는 말 들었어? 웬만한 여자는 다 뚫려 있더라
 그리고 처녀가 왜 산부인과 오냐? 다 한번씩 굴뚝 청소해본 얘들이 문제
 있으니 오지... 정말 가끔씩 처녀도 보긴 하지만.."

 "야..넘 궁금하다.. 나 거기서 하루만 어떻게 일 할 수 없을까?
 니 보조로 말이야.. 돈 안받고 무료로..."

 "됐네! 이사람아! 그렇게 보고 싶으면 돈주고 사서 보든지 해.."

 "돈주고 사라고? 임마, 요즘 사창가도 하룻밤 자는데 6만원씩 받어..
 IMF시대에 돈이 어디 있냐? 그거 볼라고 비싼돈 들이게.."

 "그럼 뭐..인터넷이나 홀라당 뒤지던지.."

 "벌써 봤지. 그런 사진들이야.. 근데 실지로 보면 더 좋잖아.."

 오랜친구라서 그런지 윤찬이는 꺼리낌 없이 말을 하고 있었다.

 "좋지, 좋기야 하지... 한데 얼마 지나면 무감각 해진다더라.. 선배들이.
 난 아직 얼굴이 닳아올라서 어쩔 줄 모르는데 말이야.."

 "하~~~~ 무감각? 내가 니라면 얼마나 좋을까? 무감각이라..."

 "야.. 의료는 의료행위지 뭐 내가 그거 보려고 이과 선택한줄 알아?"

 녀석이 내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놀라는 듯 한 표정을 짓더니

 "어? 그럼 그거 아니였어?"

 "이놈의 자식이...!"

 "하하하.."

 친구 녀석이 궁금해 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민은 생각했다. 자신도 솔직히
 인턴 실습후에 진로를 정하지 않았던가..

 다음날 아침 일찍 병원에 나가야 하기 때문에 술자리는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민은 하루를 마감하며 낮에 있었던 일들을 다시 생각하며 잠자리
 에 들었다.

 아침..

 병원에 도착하니.. 간호사들이 먼저 도착해 간단히 정리를 하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먼저 예약 차트를 넘겨보고 있는데 수간호사가 다가와 말을 했다.

 "닥터 강, 오늘 민박사님이.. 급한일이 계셔서 오전중에 진료를 못하신
 다고 연락이 왔어요. 그러니 닥터 강이 닥터 정, 닥터 김을 좀 도와서 
 오전중만 어떻게 진료를 해야 겠어요?"

 "예? 제가요? 전 아직 준비가 제대로 안되어 있는데..."

 "그리 어려운 환자는 없을 꺼예요. 그러니 그렇게 해요."

 "그러죠..뭐"

 나보고 진료를 보라고? 민은 상당히 긴장이 되었다. 물론 지금까지 배운
 지식도 상당하지만 그렇다고 진료를 볼 정도는 아니었다.
 
 예약된 차트를 넘기면서도 민은 걱정이 되었다.
 이름들을 죽 살펴보는 중간에 낯익은 이름이 눈에 띄었다.

 '이 미 라?'

 어디서 많이 듣던 이름인데...? 도대체 생각이 나질 않네...

 그때였다. 수간호사가 뭔가 황급히 소리를 지르며 다가왔다.

 "큰일났어요.. 이를 어쩌지..."

 "무슨일이예요. 수간호사님"

 "닥터 정과 닥터 김도 오늘 좀 늦을 것 같데요... 닥터 김은 오늘 전공의
 재시험 봐야 하고요, 닥터 정은 어제 너무 과음을 한지 도대체 인사불성
 이예요... 이를 어쩌지.. 민박사님도 오후에나 오실것 같은데.."

 수간호사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발을 동동 구르며 말했다.
 세명 모두 오전중에 나오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는 건가?
 자신이 오전중에 진료를 봐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지 않는가?
 민은 갑자기 긴장이 되어 마음을 진정시키기 어려웠다. 그렇게 안절 부절
 못하는 모습을 수간호사가 보고 말을 했다.

 "닥터 강.. 괜찮아요.. 나도 여기서 일한지 지금 5년이 넘어가요.
  어느정도 노하우가 있으니 적당히 해서 어떻게 넘겨 봅시다.
  그렇다고 진료를 안하고 기다리라고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적당히? 정당히라...
 민은 큰 한숨을 한번 내 쉬었다.

 "휴~~~~~~~~~~~~~~"

 그리고 나선 자신을 주목하고 있는 간호사 들을 보고 말했다.

 "해보죠..뭐.."

                         ♣♣ 계속 ♣♣

                       산부인과 레지던트 ⑥

 진료시간인 9시가 되자 환자들이 한명 한명 대기실 앞에 차례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초조하게 과장님의 의자에 앉아서 환자를 기다리던 민 앞에 첫 환자가
 진찰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한 13살 정도 되었을까? 옷을 단정하게 입은 소녀가 엄마로 보이는 보호자
 와 함께 조용히 진찰실 문을 들어오다, 뜻밖에 젊은 남자를 봐서인지
 약간은 놀란듯한 표정을 지었다.

 막 넘겨진 차트를 보니 정확히 14살의 어린 아가씨였다.
 젊은 의사라는 사실이 약간은 걱정이 되는듯 소녀의 엄마가 말했다.

 "젊은 의사분이 진찰을 하시네요?..."

 민은 가볍게 미소를 머금은 표정을 보여주었다. 중학생으로 보이는 여자
 아이는 두려운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오늘 초진이시네요? 따님이 어디가 아프나요?"

 "예.. 다름이 아니구요, 얘가 어제부터 첫 월경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양도 많고 색깔도 제가 보기엔 이상한 듯해서..그래서...
 안올라는 걸 억지로 끌고 왔어요.." 

 첫 월경이라... 이럴땐 뭐라고 말해야 하지? 민은 속으로 할 말을 곰곰히
 생각하고 있었다. 잠시 생각하는 표정을 짓다가 민이 말을 꺼냈다.

 "글쎄요, 첫 월경이라면요 좀 더 지켜보시고...일단은 진찰대에서 검사를
 한번 받아 보시지요.." 

 김간호사가 어린 소녀를 데리고 진찰대 쪽으로 가서 커텐을 드리웠다.
 커텐안에서 작게 말하는 대화가 밖에까지 선명히 들리고 있었다.

 "학생, 여기서.. 청바지 벗고.. 팬티까지 완전히 다 벗고 위로 올라가 
  누워요.. "

 "언니... 저 ..기...저...기.."

 "무슨 뜻인지 알겠는데, 이건 병이 있나 없나 검진 받는 거니까? 
  괜찮아요.. 어서 밑에만 다 벗고 위에 누워요.."

 첫 진찰이라 그런지 겁이나는 모양이었다. 한동안 실랑이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저...남자 의사 선생님이네요..너무 창피해요.."

 "아 글쎄, 괜찮대두.. 언니도 벗고 누웠었어..그러니...빨리.."

 잠시 뒤에 커텐 밖으로 하체가 보였다. 민은 준비되었다는 간호사의 
 말에 진찰대 앞으로 다가가 조명등을 켰다. 조명등의 강력한 불빛이
 둥근 원을 그리며 일정 부위를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이제 막 피어나는 꽃 봉오리같은 14세 소녀의 음부가 
 빛을 받으며 보이고 있었다. 치구 근처로 돋아있는 작은 털... 그리고
 대음순과 소음순... 모두가 아직은 완벽히 발육이 이루어지지 않은 듯 
 싶었다. 하지만 작은 꽃잎처럼 그곳은 귀여운 듯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민은 마음속 깊숙히 욕정이 살아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살며시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 소음순을 벌려 보았다.
 보일듯 말듯 크리토리스와 그 밑으로 작은 요도가 보이고 또 약간 및으로
 방사상 모양의 질구가 나타났다. 질구 주위로는 작은 가지가 돋은 것처럼
 살결들이 붙어있었다.

 '이게 처녀막이란 건가?'

 잘은 모르지만 처음 보는 그 모양이 아마도 말로만 듣던 처녀막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리저리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하지만 초보의사인 민으로서는 뭐라 
 딱히 무슨 이상이 있노라 말할 수 있는것이 없었다.

 시진을 끝내고 부끄러움에 얼굴이 상기되어 있는 어린 소녀가 책상 앞에
 앉았다.

 "글쎄, 이제 처음 월경을 한 것이라..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지금으로
 봐서는 별 이상이 없는 듯 합니다. 사람마다 양이라든가 색깔은 조금씩
 틀릴 수가 있거든요."

 옆에서 수간호사가 옳다는 듯 고개를 끄떡이고 있었다.

 처방전은 대충 적어서 수간호사에게 전해주고 겨우 첫 환자의 검진을 
 마칠 수 있었다.
 어떻게든 오전만큼은 이 위기를 벗어나야 한다.

 김간호사가 다음 환자의 차트를 넘겨주었다.

 '이 미 라...??'

 밑에는 임신소변검사 테스트 결과가 나와 있었다.
 결과로는 임신초기 상태였다.

 곧이어 진찰실 문을 열고 한 젊은 여성이 들어왔다.
 민은 그 여성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정말 깜짝 놀라고 말았다.
 다름아닌 대학 1학년때 미팅에서 만났던 아가씨 아닌가?
 이미라... 어쩐지 어디서 많이 듣던 이름이더니....

 미라도 민을 알아보았는지, 눈이 두배로 커지며 우물쭈물 문진 의자에
 앉았다. 민의 기억으로는 대학 1학년 첫미팅에서 만나 약 석달 동안 연인
 처럼 그렇게 지내다가 소식이 끊긴 아가씨였다.

 민은 어떻게 말을 꺼낼까? 짧은 순간 고민하다가 말을 했다.

 "오...오랜만이군... 나.. 알지? 나...강민..."

 "어...어..정..말. 오랜만이구나.."

 참 묘한 순간이였다. 비록 정열적인 연애를 한 건 아니였지만 그래도 
 강민에게는 처음으로 키스를 했던 그런 추억속의 연인이였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니? 세월이 많이 변했어도.. 별로 변한게 없구나..넌"

 그때의 앳띤 모습이 많이 사라져 보였지만 민은 그렇게 말했다.

 "변한게 없다니... 그렇지 않아.. 너야말로 정말 그때 그 모습이구나.."

 옆에서 수간호사가 민과 여성을 번갈아 보며 서 있었다.
 미라가 궁금한 듯 얼굴을 한발치 다가서며 물었다.

 "너... 벌써 이렇게 진료 보는 거야?"

 "어...어.. 그..그냥.. 뭐..그렇지.."

 정말 묘한 만남이었다. 첫미팅의 연인을 이런 공간..그것도 산부인과
 진료실에서 의사와 환자의 관계로 다시 만남을 가지게 되다니...
 그러나, 감상에 젖어 그런 얘기들을 오랫동안 주고 받을 수는 없었다. 
 밖 대기실 에는 진료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민이 말을 했다.

 "너 임신했구나.. 소변검사보니... 결혼했나 봐?"

 "어 좀 되었어... 이번이 첫임신인데..."

 "그러니? 그럼... 내진을 받아 봐야해.. 안정적인 출산을 위해서.."

 미라의 눈이 순간 왕방울처럼 커졌다.

                         ♣♣ 계속 ♣♣

                       산부인과 레지던트 ⑦

 "내진? 내진이 뭔데? 왜 받는 거야?"

 옆에 서 있던 수간호사가 말을 가로채고 끼어들었다.

 "내진은요, 임신초기에 자궁의 상태를 촉진으로 알아봐서요, 혹시 모를
 이상을 미연에 방지해서 안정된 출산을 하기 위해서 하는 검사입니다."

 "나..난...웬지... "

 미라가 눈을 밑으로 하고 말을 더듬었다. 아마도 민 앞에서 옷을 벗는다는
 것이 부끄러운 모양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민과 미라의 사이에는 진한
 키스가 전부였었다. 

 "괜찮아..미라야.. 난 의사야, 그리고 임신 첫검사때 내진을 받는건 
 정상적 출산을 위해서 꼭 필요한 검사거든.. 너무 부끄러워 하지 말고
 검사 받도록 해.. 모르는 사람보다 아는 사람이니 자세히 잘 봐줄것 아냐."
 
 자세히 잘 봐준다? 자신이 말하고도 약간 뉘앙스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미라가 이젠 양쪽볼에 홍조를 띄우며 말했다.

 "알았어... 넌 의사니까...의사와 환자의 관계지..."

 미라는 수간호사의 말에 따라 커텐 뒤로 갔다.
 커텐의 중간틈새로 옷을 벗고 있는 미라의 뒷모습이 어렴풋이 보이고 
 있었다. 강민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정말 긴장하고 있었다.
 한때 가벼운 사랑을 나누었던 미라...

 곧 그는 그당시 그의 가장 큰 바램이었던... 미라의 몸을 보게 될것이다.
 잠시 기다리는 시간동안 맞잡고 있는 손에 식은 땀이 고였다.
 머리를 숙이고 잠시 기다리자.. 수간호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선생님, 내진 준비 다 되었읍니다."

 고개를 들자 정면으로 한 여성, 미라의 하체가 보였다.
 하얀 살결에 적당히 돋아있는 종아리와 허벅지의 살이 한편의 우아한
 곡선과 함께 멋있게 어우러져 있었다.

 '아~~~ 역시..'

 민은 속으로 탄성을 지르며, 진찰대 가까이 다가갔다. 
 하얀 허벅지가 양쪽으로 만나는 곳에는 적당히 돋아있는 음모와 함께 
 양쪽 볼로 알맞게 살이 돋아있는 미라의 음부가 보였다.
 한동안 할 일도 잊어버리고 멍하니 그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 앞에 펼쳐지는 광경이 내가 한때 사랑했던 여인의 가장 비밀스런 
  곳이란 말인가?'

 그렇게 정신없이 바라보고 있을때, 옆에있던 수간호사가 어깨를 툭 쳤다.
 민이 쳐다보자, 수간호사는 손을 씻으라는 동작을 몸짓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아차..그렇지..내 정신좀봐'

 그제서야.. 민은 자신이 뭘 해야할지 생각이 들었고, 재빨리 개수대에
 손을 씻고 진찰대 앞에 다시 섰다.
 
 수간호사가 민의 검지와 중지 손가락에 윤활액을 발라주었다.
 민은 다시금 진찰대 앞에 서서 자신의 목표점을 바라다 보았다.

 웬지 모르게 점점 이상한 감정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것이 의료 행위로서의 검사가 아닌 마치 어떤 성적인 행동을 하기
 직전인 것처럼 착각이 들고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내 앞에 벌거벗고 
 누워있는 여자는 한때 자신의 연인이지 않았던가?

 민은 왼쪽 손을 대음순 근처 주변으로 가져갔다. 맨살에 손가락이 닿는
 느낌이 확연히 느껴졌다. 살에 손가락을 지그시 누르고 바깥쪽으로 
 누르며 당겼다. 베일속에 감쳐진 것인양 숨어있던 그녀의 비밀스런 문이
 보이기 시작했다. 

 맨위의 클리토리스와 그 밑으로 타원형의 라인을 따라 요도, 그리고 질이
 나란이 줄을 서 있었다. 민은 서서히 윤활제가 잔뜩 묻어있는 오른쪽 
 검지 손가락을 질구 근처로 가져갔다. 그리곤 천천히 작은 입구를 향해 
 손가락을 전진시켰다. 살결이 닿는 듯한 촘감....부드러운 느낌과 함께
 민의 검지는 점점 더 깊숙히 미라의 질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순간 미라가 엉덩이를 약간 위로 들며 소리를 냈다.

 "어~~~어..흐~~"

 민의 그곳은 이미 큰 기둥의 텐트를 치고 있었고, 흰 가운으로 가려져
 아무도 그걸 눈치 챌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내 맨살 한 손가락이 지금 그녀의 그곳에 있다!'

 민은 살며시 동굴속에 둘러쌓여 있는 검지손가락을 좌우로 움직여 보았다.
 비닐 장갑을 끼고 할 때와는 달리 오돌도돌한 표피의 돌기까지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왼쪽 손을 배꼽부위에서 힘껏 누르자 자궁 입구주위가 
 손으로 만져졌다. 민 자신도 경이스러울 뿐이었다.

 윤활액 때문인지 아니면 그녀의 분비물 때문인지 동굴안은 온통 진흙탕같은,
 질펀함 그 자체였다. 

 민은 작년 실습기간동안 배운 기본적인 것도 생각이 나질 않았다.
 그저 지금 자신은 오랜 연인을 다시 만나 섹스를 하는 듯한 환상속에 
 사로잡히고 있을 뿐이였다.

 마치 자신의 페니스를 집어 넣은듯한 환각속에 민은 서서히 중지 손가락도
 비좁은 틈새로 밀어넣었다. 민의 하체에서는 한껏 부풀어 오른 성기가
 팬티 라인과의 마찰에 의해 발갛게 닳아오르고 있었다.

 중지를 질펀한 질을 타고 자궁입구에 도달하여 엄지,중지로 자궁입구를
 건드리는 순간.. 미라의 입에서 좀 전보다는 큰 신음이 튀어나왔다.

 "어~~흐~~~아~~ 아~~"

 아파서 지르는 소리였으나 민의 귀에는 어떤 쾌감에 겨워 내는 여성의 
 소리인양 착각이 들었다. 
  
 그때였다. 민의 한껏 부풀어 오른 성기가 팬티와의 마찰속을 견디지 
 못하고 내용물을 배출한 것은..

 민의 얼굴이 발갛다 못해 이젠 하얗게 변하고 있었다. 민은 사정을 하고
 만 것이다. 팬티속이 온통 누런 정자로 도배되고 있었다.

 '이런 내가 또 ...검진중에 이런일을 하다니..'

 옆에있는 수간호사를 의식해서 서서히 손가락을 질에서 뺐다.
 팬티속이 온통 진득한 액체로 뒤덮여 거북한 느낌이 들었다. 
 잠깐동안의 일이 마치 오랜 정사를 한 양 얼굴에는 땀이 흐르고 있었다.
 민은 개수대에서 손을 씻고 얼굴의 땀을 닦아 내었다.

 잠시뒤 옷을 입고 미라가 민의 앞에 다시 앉았다.
 민은 고개를 들어 미라를 차마 정면으로 볼 수 없었다.
 마치 어떤 성적인 행동을 한 듯한 느낌이 들어 죄책감마저 들기 시작했다.
 민이 조용히 있자, 미라가 먼저 말을 꺼냈다.

 "이상...이상없니? 어디 잘못된 곳이라도..."

 "아...아니..없어. 정..정상이야.. 걱정하지마.."

 더이상 길게 진료를 볼 수는 없었다. 환자들이 밀려있었기에..
 언제 한번 만나 차나 한잔 하자고 민은 미라에게 제안을 했고, 서로의 
 연락처를 적고서 미라는 진찰실을 나갔다.
 나가는 미라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민은 아주 작게 말했다.

 "미라야..미안해!"

                         ♣♣ 계속 ♣♣


                 <산부인과 레지던트> ⑧ 짝궁뎅이 사건

 다음 환자의 차트가 넘어올동안 민은 이마의 땀을 닦으며 방금전의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였다. 자신은 지하철의 성추행범도 아니고 여관에서 여체를
 탐닉하는 입장도 아닌 진료를 통해 환자의 병을 치료하는 의사이기에...
 진료중 다른 생각을 갖는다는 것이 창피할 따름이었다.

 하지만 의사도 본능을 가진 인간이고 보면 정말 민에게는 극복하기 힘든
 과제임에는 틀림없었다. 

 아직 의학의 기초적인 지식과 이론으로만 무장된 민에게 역시 진료라는
 과목은 낯설고 힘들었다.
 
  다음 환자가 진찰실을 들어오기 전 민은 가만히 차트를 살펴 보았다.
 스물 여덟살의 산부인과 진료는 처음인 여성이었다.

 곧 여자 한 명이 진찰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비교적 곱상한 얼굴에 생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치마 입은 정장 차림으로
 데스크 앞에 앉았다.
 민은 의례적인 질문을 했다.

 "어디가 안좋으십니까?"

 "예~~"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여자가 말했다.

 "어디가 어떻게 안좋으신데요?"

 "저기~~~ 저...."

 여성은 정말 말하기 어려운 비밀이라도 있는듯, 얼굴을 똑바로 들지않고
 계속해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괜찮습니다. 말하세요. 말을 하셔야 저도 처방을 내릴 수 있지요."

 "저... 말하기 너무 창피한 거라서..."

 옆에서 보고 있던 수간호사가 거들었다.

 "아 글쎄, 괜찮아요. 저흰 여기서 많은 환자분들 봐 왔읍니다. 절대로
 환자분의 비밀은 보장을 해 드리니 염려 놓으시고 말씀하세요."

 그제서야 여성은 고개를 들어 민과 수간호사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정말. 창피해서요... 고민 고민하다가 겨우 용기를 내어 찾아왔어요.
  실은~~~ 제 성기가요, 다른 사람과 틀린것 같아서요.."

 "성기가 틀리다뇨?"

 "글쎄요, 어떻게 말해야 하나.. 전요, 아직까지 성경험도 한번도 없었고,
 또 이상한 행동도 안했어요. 그런데 어떤 월간지를 우연히 봤는데 여자의
 성기가 검은 빛을 많이 띠고 살이 늘어져 있으면 성관계가 많은 거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이 여성은 아마도 자신의 성기의 모양에 불만을 품고 있는게 분명했다.
 
 "그래서요?"

 "저...제.. 성기가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서요. 전 정말 아무짓도 안했는
 데... 그..그리고요 한쪽 소음순이 다른 쪽에 비해 너무 긴것같아요..."

 여성의 얼굴이 발갛게 홍조를 띠며 부끄러운듯 말했다.
 '소음순의 한쪽이 길다...'
 언젠가 대학 산부인과 시간에 교수님으로부터 들은 여성들의 성기에 대한
 불만중에 양쪽의 길이가 틀린 짝짝이 음순을 가진 부분이 반수이상을
 차지한다고 말하던 생각이 순간 떠올랐다.

 "어디 한번 검진 받아 봅시다."

 소음순이 짝짝이라.... 도대체 어떤걸 가지고 그러지?
 민은 방금전의 여성이 진찰대에 올라가기 위해 준비하는 동안 생각해
 보았다. 스물 여덟이 될때까지 한번도 부인과를 방문한적이 없었다니
 뭔가 큰 비밀이 있을법한 생각이 들었다.
 잠시 뒤 커텐 밖으로 방금 전 여성의 하체가 밖으로 보였다.
 민은 가까이 다가가서 아직은 익숙치 않은 손놀림으로 조명등을 켰다.

 "헉!!"

 민의 입에서 놀라움의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들여다 본 곳에는 사타구니부터 대음순 근처까지 온통 검은 털로 덮여
 있었다. 마치 무슨 무성한 밀림지대를 연상케 할 정도였다.
 곱슬의 검은 털들이 온통 주변을 덮고 있어 들추지 않고는 성기를 들여다
 볼 수 없었다.
 민은 손으로 털들을 한쪽으로 몰며 무심결에 말했다.

 "털이 너무 많으시군요.. 좀 깎으셔야 겠어요."

 "예~~~"

 모기만한 소리로 여성은 대답하였다.
 
 음모를 걷어내자 베일에 감추어진 비밀스런 곳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그때였다. 민의 입에서 웃음소리가 터진건..

 "하하...하...합"

 민은 순간적으로 자신의 입을 막았다. 그리고 옆을 올려보니 수간호사가
 찡그린 얼굴로 민을 내려보고 있었다.
 
 '내가 지금 환자의 환부를 들여다 보고 웃어버린건가?"

 아까전의 여성의 걱정스런 말과 같이 겉에서 보기에도 소음순의 길이가
 확연히 차이가 났다. 순간적으로 민은 자신이 어렸을적 자주 들었던 
 '짝궁뎅이'라는 별명이 머릿속에 떠오른 것이였다.

 그렇다고 여성의 가장 부끄러운 신체 부위를 보고 웃어버리다니...
 지금 검사를 받고 있는 여성이 어떻게 느낄지 내심 걱정이 되었다.

 민은 다시한번 자세히 털을 들추고 음부를 관찰하였다.
 여성의 말대로 검은 빛의 색깔과 한쪽만 좀 길게 늘어진 소음순 하며
 성기 콘테스트가 만약에 있다면 '개성상'정도는 따논 당상이었다.

 시진을 끝내고 다시 여성이 문진의자에 앉았다.
 민은 어떻게 말을 시작해야 할지 몰랐다. 이 여성이 걱정하는 것이 당연
 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걸 어떻게 말해야 할지..

 "제가 보기로는 뭐 그냥 지내셔도 될것 같은데요..."

 "그냥이요? 글쎄요, 전 너무 억울해요. 전 정말 순결한데, 이런 누명을
  써야 하나요?"

 "글쎄요, 사람마다 개인차이는 있을 겁니다. 그 잡지에서는 그런 개인차를
  무시하고 성지식이라고 적었는가 보지요. 한데 제가 알기로는 성경험이
  많을수록 검어지고 늘어나는건 아주 거짓은 아니고요, 어느정도 타당성은
  있데요. 그러니까..."

 '있데요? 내가 지금 있데요..란 표현을 썼었나?'
 
 민은 확실한 지식을 전해야 하는 의사의 입장에서 모호한 표현을 사용한게
 약간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계속해서,

 "일반적인 통념을 잡지에 적은 거니까 너무 염려는 하지 마세요."

 옆에서 듣고 있던 수간호사가 한마디 했다.

 "글쎄요, 저도 한마디 할께요. 한쪽 대음순을 짧게 하는 수술도 있으니까
  원하시면 하시는 것도 좋을것 같네요."

 걱정하는 표정으로 그 여성은 진찰실문을 열고 나갔다.
 환자가 나가자 수간호사가 말했다.

 "닥터 강, 그렇게 웃겨요?"

 "예?"

                         ♣♣ 계속 ♣♣

          <산부인과 레지던트> ⑨ 최교수의 음흉한 눈초리는...

 방금전의 진료과정중 민이 한 행동에 대해 하는 말이였다.

 "아~~~ 예, 나도 모르게 제 옛날 별명과 매치가 되는 바람에 순간적으로 
  웃음이 튀어 나왔읍니다."

 "옛날 별명이요?"

 "예... 제 별명이 짝궁뎅이 였거든요, 허헛."

 "하하하... 그래요? 지금도 그 별명 유효해요? "

 "지금은 괜찮아졌어요.. 비교적."

 "그래도 닥터강, 진료중에 그렇게 웃으면 환자가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제가 뭐 이런것 잔소리 할 입장은 아니지만 그러시면 안돼죠."

 민도 수간호사로부터 이런 말을 들을 줄 미리 짐작하고 있었다.
 
 "아..예.. 앞으론 주의해야지요. 거기서 갑자기 웃음이 나오는 바람에.."

 민도 환자가 받았을 정신적인 충격을 생각하니 후회가 되었다.
 
 '하필 그때 내 별명이 생각날께 뭐람!'

 민도 한참 예민한 학창시절에 양쪽 엉덩이 크기가 차이가 나는 것 때문에
 많은 고민을 했던 경험을 갖고 있었는데, 방금전 여성의 소음순의 길이가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것을 보자 그만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밖으로 튀어
 나왔던 것이다.

 잠시 그렇게 간호사와 대화를 하고 있는 동안..진찰실 문을 열고 한 
 남자가 들어왔다. 

 '산부인과에 무슨 남자가??'

 자세히 얼굴을 보니 보통 남자가 아니었다. 바로 복도 저편 코너의 안과
 과장님이 아닌가...

 "아니, 과장님이 여길 웬일로...."

 "웬일은..녀석아. 볼 일이 있으니 왔지.."

 대학시절 학점짜고, 강의시간에 궤변을 늘어놓기로 유명한 교수님이였다.
 대학때 매 시험마다 수석, 차석을 번갈아 하던 민도 최교수님이 아무
 이유도 없이 F학점을 주는 바람에 한동안 교수님 뒤를 쫓아다니며 시정을
 요구하던 기억이 있었다.

 "지금 진료시간 아니세요?"

 "진료? 진료는 오후타임이니 니가 걱정할것 없어."
 
 불퉁명스런 말투로 대꾸하였다. 최교수님의 말투는 항상 그랬다.

 "근데, 니가 왜 여기 앉아서 진료를 보고 있냐?"

 "예? 아...저... 오늘 과장님을 비롯해서 모두들 급한 일이 있어서요,
  제가 오전만 잠깐 자리를 채웠읍니다."

 최교수는 우습다는 듯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니가? 니가 지금 진료를 본다고? 자네 지금 레지던트 몇년차지?"

 "예, 1...1년차입니다."

 "하~~참! 내가 의료계에 몸담은지 30년 동안 레지던트 1년차가 떡하니 
  중앙센타에서 진료를 하는건 눈 씻고도 보질 못했네."

 "그...그건.. 제 뜻이 아니라.."

 말을 마치기도 전에 최교수가 끊고 말했다.

 "니 뜻이든.. 아니든.. 넌 언제쯤 그 말대꾸 하는 버릇을 고칠래?"

 "죄송합니다."

 민은 이 나이든 영감탱이가 하는 말이 곱지않게 들렸지만 맘 속에 꾹
 누르고 조용히 대답했다.
 언성을 높이던 최교수님이 이번에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힘들지? 내가 좀 도와줄까?"

 도와주다니? 당신은 안과고 여기는 산부인과인데...도와주다니(?)
 전공이 틀린데 뭘 도와주겠다는 건가...

 "도..도와주다뇨.. 교수님.. 여기는 안과가 아니라 부인과 인데요.."

 "짜식아! 내가 눈이 없냐? 그걸 모르게..."

 "그럼 도대체 뭘 도와주시겠다는 건지..."

 그때 옆에서 지켜만 보고 있던 수간호사가 끼어들었다.

 "됐어요, 닥터강. 최과장님 제가 저쪽 검사실에 자궁암 검사 환자들 들여
  보낼테니, 검사하세요."

 "흐..흠...흠.. 그래, 바쁘니까 내가 도와주려는 거지.. 자궁암 검사실 
  말이지?"

 "예, 몇명 있으니까 해주세요, 몇번 해 보셨잖아요."

 수간호사가 말하자, 최교수는 민을 한번 쳐다보며 인상을 쓰고 진료실을
 빠져나갔다. 민은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듯 말했다.

 "아니, 도대체 안과 담당 박사님이 왜 산부인과에 와서 저러죠?"

 그러자 수간호사가 깊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글쎄말예요, 가끔씩 자기 진료없는 오전 중에 와서 저런다니까요...
  망할 영감탱이, 늙어서도 뭐가 그리 보고 싶은지, 부인과는 들락날락
  거리고 그래.."

 "과장님이 뭐라고 안하세요?"

 "뭐라고 하긴요.. 최박사가 우리 과장님 대학 선배래요, 저 깐깐한 늙은
  이가 얼마나 못쌀게 굴었으면 과장님 지금도 쩔쩔 맨다니까요."

 "그래요?"

 "가끔씩, 아무 예고도 없이 진찰중에 진료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올땐 
  정말 짜증나요. 그리곤, 누가 안과의사 아니랄까봐 눈알에 힘을 바싹
  주고 환자의 치부를 들여다 본다니까요. 참내~~"

 "하..하..하"

 수간호사의 말에 민은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순간 민의 머릿속엔 최교수가 채취봉을 손에 들고 여성의 성기를 들여다 
 보고 있는 모습이 선하게 그려지고 있었다.

           <산부인과 레지던트> ⑩ 인기 탈렌트의 방문

 과장님이 안계신 자리를 매우느라 민은 오전내내 쉴 틈도 없이 진료를
 했다. 아직 부족한 의료지식과 실습으로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어려워
 애를 먹기도 했으나 그래도 이제 진짜 의사가 된것 같은 기분에 한껏
 마음은 고양되었다.

 그래도 몇년간 옆에서 이 일을 해온 수간호사가 도와주어 이후의 몇몇
 자궁암 검사여성과 기타의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었다.

 오후 진료가 시작될 쯤 과장님이 도착하셔서 그나마 부담을 덜어 버릴수
 있었다.

 안과 과장인 최교수님은 자궁암 검진실에서 중년부인을 상대로 그 붕어
 모양을 닮은 눈을 오전내내 굴리고 자신의 과로 돌아갔다.

 이틀째의 일과를 마친 민에게 스트레스성 피로가 물밀듯이 닥쳐왔다.
 민은 기숙사 자신의 방에서 전화를 들었다.

 ~~~~~~ 따르르르르....~~~~~

 전화벨 소리가 한참 울리고 나서야 연결되는 소리가 들렸다.

 "어.. 주희니? 나 민이야.. 별일없지?"

 "강민? 그래.. 뭐..별일은 없지만, 넘 바쁘고 힘들지 뭐.."

 작년 이맘때 인턴 실습때쯤, 민은 주희를 만나 말도 안되는 괘변을 핑계로
 성관계를 맺은 이후 한달에 한번쯤 만나서 성적 에너지를 해소하고 있었다.
 
 "야... 주희야.. 우리 오늘 좀 만날까?"

 "왜? 또 생리현상 땜에 그러니?"

 "생리현상? 생리현상이라니.. 그냥 보고 싶어서 그러는 거지.."

 "자식, 내가 니 맘 모를까봐.. 그러니?  너 항상 그랬었잖아..."

 민이 주희를 만나는 것은 정말 성적인 욕구,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주희도 그걸 이미 알고 있는듯 그렇게 말했다.

 "나 오늘은 안되겠다. 너무 피곤하거든...글구 오늘 지겹게 남자 거시기만
  들여다 보았는데 밤중에도 또 봐야 하니? 담에 일요일쯤 보자..우리."
 
 주희는 여의사로서는 정말 드물게 비뇨기과를 전공으로 택하여 지금 다른
 병원에서 레지던트 1년차 실습을 하고 있었다.

 "야.. 너 병원에서 하는 것만 실습인줄 아니? 
  아무래도 거기서는 맘껏 실습을 할 수 없잖아.. 첨보는 남자 성기를 갖고.."

 "녀석, 꽤 하고 싶은 모양이구나? 
  아참! 민아.. 나 오늘 병원에서 정말 웃긴일 있었어."

 "뭔 일? 뭐 대물이라도 하나 봤냐?"

 "대물? 짜식, 그게 아니라 ... 한 30초반의 아저씨가 전립선 염증때문에
 검사를 받는데, 날 보더니만 계속해서 거기를 세우고 있더라구..참내!!"

 "하하하.. 그래서 어떻게 했어?"

 "어떻게 하긴... 하긴 뭐 내가 좀 섹시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노골적으로 의사앞에서 거시기를 세우고, 그래서 내가 이렇게 말했지."
 
 민이 궁금한 듯 수화기를 가까이 가져가며 물었다.

 "어떻게?"

 "아저씨! 힘빼!!"

 "푸하하하... 그러니 빠지던?"

 "빠지기는, 얼굴이 새빨갛게 변해가지고 어쩔 줄 몰라하더라구..
  그래서 내가 이 이쁜 손으로 잘 쓰다듬어 주었지..며칠 굶었는지 
  잘못하다간 곧 사정이라도 할 것 같았어."

 "기지배, 사람 무안주는 거 하고는.그래 넌 뭐하러 비뇨기과를 지원했냐?"

 "말했었잖아. 산부인과 의사는 남자가 많은데 왜 비뇨기과는 여의사가
  없냐? 해보니 재미만 있더구만.."

 "너도 하여간 별종이야...별종....
  참! 나도 오늘 특종있다. 너 최교수 알지? 왜 우리 안과 수업시간 
  가르치던 눈 튀어나온 교수 말이야..."

 민은 낮에, 진료중의 최교수의 방문과 그의 행동에 대해 말했다.
 주희는 민의 말을 듣더니..

 "그랬어? 그 늙은이... 나 대학교때 안과 실습나가서 얼마나 괴로웠는지
  아니? 그 망할 영감이 글쎄 틈만나면 내 엉덩이를 손으로 쓰다듬잖아.
  눈은 툭 튀어나와 가지고서...끔찍하다 정말!"

 우린 서로 실습중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느라 주위의 여러 사람들을
 들먹이며 흠집을 잡았다.
 민은 바쁜 하루를 그렇게 마감 하였다.

 다음날 아침....

 다시 하루의 일과가 시작되었다.
 어제 결근을 했던 두 레지던트 선배가 오늘은 민보다 더 일찍 병원에 
 나와 있었다. 마치 어제의 결근을 만회라도 하려는 듯..

 내부 한쪽에서는 간호사들이 오늘 하루 예약환자 차트를 살펴보고 있었고
 두 선배는 한쪽에서 의료장비들을 점검하고 있었다.

 그때 어려보이고 깜찍한 얼굴을 가진 김간호사가 하는 말이 들려왔다.

 "야! 정말 그 스타가 온데?"

 "맞대두.. 내가 어제 전화 받았는걸.."

 "설마! 걔가 여길 올라구.. 다른 개인병원을 가면 몰라두."

 "아냐... 오늘 틀림없이 올테니 진료시간좀 내달라고 했다니깐.."

 두 간호사가 호들갑스럽게 떠드는 소리에 민은 호기심이 생겨 물었다.

 "도대체 누가 온다고 했는데 그래요?"

 이간호사가 히죽 하얀 이를 들어내며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말했다.

 "들었어요? .. 저... 유명한 인기 탈렌트 김혜숙 알죠?"

 "김혜숙...? 아~~ 그 글래머로 소문난 여배우요? 잘 알죠.. 그런데요?"

 "그 김혜숙 매니저가 어제 전화를 걸었는데요, 오늘 11시쯤 병원에
  들린다고 예약을 하겠다지 뭐예요. 그래서 제가 예약을 받았죠."

 김혜숙하면, 연예계에서는 알아주는 소문난 여배우였다. 특히 볼륨선이
 확실해서 뭇 남성들에게 성적인 매력을 한껏 풍기는 배우였다.
 그런 배우가 이런 소규모의 종합병원에 들리다니...

 "설마.. 걔가 얼마나 알아주는 배운데 여기로 올라구요.."

 "참내, 내가 왜 거짓말을 해요. 사실이라니깐요."

 이간호사가 얼굴에 힘을 주며 말을 했지만, 민은 믿지 않았다. 그런 
 톱스타가 대놓고 내원할것 같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몇명의 환자를 검진하느라 시간은 어느새 빠르게 지나고 있었다.
 오전일과를 한시간여쯤 남겨둔 때에 어디서 많이 본듯한 미모의 여성이
 병원 문을 열고 들어서고 있었다.

                         ♣♣ 계속 ♣♣


             <산부인과 레지던트> 11.인기 탈렌트 부인과 검사...

       "김혜숙이다.. 김혜숙..."
      
       옆에서 작은 소리로 이간호사가 말했다.
      
       170은 되어 보이는 키에 높은 하이힐...그리고 몸에 착 달라붙는 
      원피스  형의 치마를 입고 있는, 지금 들어오는 여성은 TV나 영화
      에서만 볼 수 있던 그 탈렌트가 틀림없었다.
      
       언젠가 본 연속극에서 가슴이 유달리 커서 시선을 끌었던 기억을 
      민은 되살리며 무심결에 가슴쪽을 쳐다보았다.
       옷을 두텁게 입어 잘 알 수는 없었으나, 겉에서만도 볼륨감이 느
      껴지고 있었다.
      
       '웬일일까? 이런 종합병원의 부인과에 내원을 하고...'
      
       김혜숙은 자신에게 쏠린 시선을 의식해서 인지 황급히 진찰실 문
      을 열고 들어갔다.
       민도 도저히 궁금해서 그냥 있을 수는 없었다. 하던일을 멈추고 
      진찰실 문을 살며시 열고 들어갔다.
      
       얼굴엔 비교적 연한 화장을 하고 있었고 티하나 없이 깨끗해 보였
      다. 그도 그럴것이 현재 각종 TV CF를 독차지 하다 시피하는 스타
      이기에 그만큼의 외모적인 자격을 갖추고 있는건 당연했다.
      
       민이 진찰실에 들어오고 얼마 되지않아 정선배와 송선배가 황급히 
      문을 열고 들어왔다. 두명 모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방금 들어온 
      김혜숙을 응시하고 있었다.
      
       과장님도 예상치 못한 여성의 방문에 조금은 놀라셨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셨다.
      
       "김혜숙씨?"
       "예..."
       "아~~하! 반갑습니다. TV에서만 보다가 이렇게 실제로 보게 되는 
      군요."
       "아~~ 그러세요."
      
       과장님은 그제서야 세명의 레지던트가 모두 진찰실에 들어와 있다
      는  사실을 아셨는지 이쪽 문으로 시선을 돌리셨다.
      
       "아니..자네들 뭐하고 있나? 닥터 정, 닥터 송.. 나가서 진료봐야
      지..  전부 다 여기 들어와 있으면 어떻게 해."
      
       정선배와 송선배의 인상이 약간 찌그러지며 곧 진찰실 문을 열고 
      나갔다. 민도 나가려는데 과장님이..
      
       "닥터 강은 남아도 돼."
      
       하시는게 아닌가? 너무 기뻣다. 김혜숙하면 자신과 거의 같은 나
      이로 같은 시기에 학교를 다니던.. 그러니까 고등학교 시절때부터 
      이름을 날리던 스타였기에... 어딘지 모르게 가깝게 느껴졌다.
       과장님은 약간은 사적은 얘기를 물어보시다가 다시 본업으로 들어
      가셨다.
      
       "그래, 어디가 아프세요?"
       "저...기..."
      
       부인과에 내원하는 대부분의 여성들이 그렇듯이 김혜숙도 역시 예
      외는 아니었다. 평소 TV에서 보듯 그녀의 당당한 말투나 모습은 찾
      아보기 힘들었고 약간은 시선을 깔고 말하기 어려운듯 말을 끌었
      다.
      
       "예, 말씀해 보세요. 괜찮읍니다."
       "저..요즘들어서요, 아랫배가 자주 아프고요.. 생리도 불규칙적으
      로 되고 몸에 전에 없던 이상한 증상이 있어서요."
       "이상한 증상이라뇨?"
      
       시선을 밑으로 가져가며 말하던 김혜숙이 순간 고개를 들어 과장
      님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저..선생님. 결혼 안한 여자도 유방암에 걸릴 수가 있나요?"
       "예.. 드문 경우지만 그럴수는 있읍니다."
       "말하기 정말 부끄럽지만, 제 가슴에서 전에 없던 덩어리 비슷한
      게 만져지고 있어요.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이렇게.."
      
       "그렇습니까? 원래 유방암 검사는 흉부외과에서 담당하는데요, 부
      인과에서도 합니다. 그럼 걱정하지 마시고 간단한 검진을 받아보세
      요."
      
       유방암 검사라... 톱스타이면서 큰 가슴을 갖고 있기로 유명하여 
      그녀에게는 적지않은 성인영화 출연제의가 있었으나 모두 거절했다
      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었다. 민은 목구멍 쯤에서 침샘이 마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한번 검사해 봅시다. 옷을 좀..."
      
       과장님은 귀에 청진기를 꽂고 기다리고 계셨다.
      
       김혜숙은 서서히 두터운 털 자켓을 벗고 있었다. 털 자켓을 탈의 
      하자, 분홍색의 셔츠가 눈에 들어왔다. 옆에서 지켜보는 민에게 그
      녀의 가슴 곡선이 확연히 들어왔다. 과연 글래머라는 호칭에 맞게 
      봉긋한 가슴의 라인이 보통 여자들과는 틀렸다.
      
       김혜숙은 셔츠 단추를 풀려다 힐끗 주위를 둘러보았다. 민과 눈이 
      마주치자 이내 고개를 앞쪽으로 다시 돌렸다.
      
       셔츠단추를 하나씩 풀어 나가는 김혜숙을 민은 옆면에서 쳐다보고 
      있었다. 이제 곧 그녀의 숨겨진 비밀이 들어날 것이다.
      
       셔츠 단추를 모두 풀자 역시 같은 분홍색의 브라가 눈에 보였다.
       그녀는 더이상의 행동을 멈추고 그냥 부끄러운 듯 과장님을 쳐다
      보았다. 과장님은 역시 베테랑답게 태연한 목소리로 말하셨다.
      
       "어차피, 유방암 검사도 같이 해야 하니 브라도 탈의 하세요."
      
       순간 김혜숙의 얼굴에 약간의 홍조가 확연히 보이고 있었다.
      
       "저..선생님, 그냥 검사하시면 안되나요?"
       "정확한 검사를 위해서 필요합니다. 의사니까 너무 부끄러워 하지 
      마시고 탈의하세요. 괜찮읍니다."
      
       마지못해 김혜숙은 마지막 남은 그녀의 베일을 벗기 시작했다.
       순간 잠깐 동안에 그녀의 브라가 벗겨지고 하얗고 큰 유방이 튕기
      듯  브라로 부터 빠져나왔다. 정말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보통 여성의 한배 반쯤 되어 보이는 크기였지만 전혀 아래로 쳐지
      거나 찌그러짐 없이 균형있게 상체에 어울어져 있었다.
       민은 자신도 모르게 입이 벌어지며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과장님은 청진기로 그녀의 가슴 주위를 청진하시더니..이내
      
       "손을 위로 올려보세요, 유방암 촉진 검사를 하겠읍니다."
       
       손을 위로 올리는 동안에 그녀의 유방이 한번 큰 원을 그리며 출
      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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