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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수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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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수 2권 

야설-22
22-3 제휴업체 현황


마수 1권 

암흑의 측제
바람이 불고 있다.
밤의 어둠 속으로 계곡의 비탈길을 불어오르는 을씨년스러운 바람이다. 잡목들의 밑동이 바람에 흔들리며 끊임없이 소리를 내고 있다.
풀숲 속에서 센기치는 코끝에 밀려드는 끈끈한 풀냄새에 얼굴을 컹그렸다.
계곡의 식물들이 낮 동안 빨아들인 열기에 자신들의 체액을 깊이 스며넣었다가 밤이 되자 그것을 뿜어내고 있는 것이다.
비릿한 그 냄새는 피냄새와 비슷했다. 센기치에게 있어서 이것은 친숙한 냄새이다.
쿵쿵
어둠 속에서 센기치는 또다시 얼굴을 껑그렸다.
그것은 쓴웃음처럼 보이기도 했다.
약간 입술 끝을 일그러뜨리기만 했을 뿐이나 센기치에게 있어서는 이것은 매우 드문 일이었다. 수라장을 눈앞에 둔 가장 긴장된 순간에 자신도 모르게 이런 표정이 지어진 것이다. 육체 깊숙이에 숨어 있는 센기치의 포악한 자아는 그 긴장감을 즐기고 있었다.
센기치는 짐승처럼 풀숲에 몸올 숨긴 채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검은 나무 끝 위로 별이 빛나는 하늘이 희부옇게 보였다.
찌그러진 푸른 반달이 공중에 걸려 있다. 그러나 그 및은 센기 치가 있는 계곡 비탈까지는 미치지 않았다. 그래서 나무들에 덮인 계곡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검은 동굴 같았다.
센기치는 거의 반라였다. 맨살에 셔츠 하나만을 입고 있었다.
센기치의 팔에 몸을 맡기고 있는 여자 구미코도 거의 센기 치와 다를 바 없었다.
구미코는 풀숲에 앉아 센기치의 책상다리 안에 어린 계집아이 처럼 안겨 있었다. 물론 구미코는 어린 계집아이는 아니다. 완전히 성숙한 성인 여자이다. 건장한 남자와 나란히 있기 때문에 그렇게 보일 뿐이다.
니시탄자와.
한여름이긴 하지만 1,000미터에 가까운 산 위의 밤은 차갑다.
나체로 있기에는 적당치 않았지만 구미코의 피부에는 오히려 엷은 땀이 배어나고 있었다.
센기치는 팽팽한 여자의 가슴을 아래서부터 쓸어올리듯이 움켜쥐었다. 그리고 그것을 어루만지면서 여자와 입을 맞췄다. 곧두 사람의 혀가 부딪치고 타액이 섞였다.
여자의 가슴을 만지면서 센기치는 입술을 메어 손가락에 의해막 일어선 여자의 유두를 입 안에 넣었다. 그는 어린아이의 손끝만한 그것을 혀로 돌리고 힘주어 물고 빨아 붉고 뾰족하게 만들었다.

'올까요'

거의 들릴락말락하는 작은 소리로 구미코가 말했다. 손놀림을 멈추지 않고 센기치는 구미코의 유두에서 입을 메었다.

'와."

구미코의 귀에 입술을 대고 역시 작은 소리로 센기치가 속삭였다. 그리고는 귓불을 애무하면서 단단해진 유두를 손가락 끝으로 잡고 장난켰다.

'이것이 함정이라는 것 정도는 상대도 알고 있어요.'

'이것이 마지막 기회라는 것도 역시 알고 있어."

센기치가 속삭이면서 귀에서 목덜미로 목덜미에서 목으로 입술을 흄어내리자 구미코의 솜털이 곤두서기 시작했다.

'무토우와도 했지'

'알고 있었어요'

'그놈의 눈을 보면 알아.'

'당신과 알기 전에 한 번뿐이에요."

'놈은 너에게 빠져 있어.'

'첫번째로 습격해오는 것은 무토우일 거야.'

센기치는 다시 입술을 귀에다 대고 '무토우일 거야'라고 말하며, 구미코의 귓속으로 숨올 불어넣는 동시에 한 손으로 구미코의 대퇴부 안쪽을 흄어올렸다.
구미코가 낮은 신음소리를 냈다.
그것은 이미 이성을 잃은 달콤한 소리였다.
뜨거워진 육체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센기치의 손이 초조한 듯이 구미코의 두 다리 사이를 더듬었다. 그 손이 천천히 여자의 둥뒤로 옮겨가서 둥으로부터 엉덩이로 내려간다. 두껍고 거친 손가락이 여자의 피부 위에서 섬세한 동작을 보인다.

'안돼요.. .....'

센기치의 목을 감은 구미코는 팔을 버팅기며 둥을 움츠려 허리를 뒤로 뻤다. 그것을 센기치의 손이 따라가 힘있게 잡아당겼다.
그대로 손가락이 엉덩이의 갈라진 틈으로 내려가서 뒤로부터 구미코의 중심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뜨겁고 축축
뜨거운 토마토 안으로 손가락을 넣은 것 같았다.
한 속에서 손가락이 작게 부풀은 열매를 찾는다.
구미코는 공중에 뜬 허리를 흔들어 센기치의 손가락에 문지르기 시작했다.

'아!"

구미코의 호흡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센기치는 구미코를 안은 채 풀 위에 누이면서 옆으로 안았다.
구미코의 횐 피부에 작은 상처가 나버린 것이 유감이었다.
구미코는 한쪽 다리를 센기치의 다리에 휘감았다. 센기치의 단단하게 솟은 그것에 손을 뻗어 자신의 뜨겁게 벌어진 중심에 눌렀다. 끝을 그곳에 댄 채 그 감촉을 즐기듯이 천천히 문지른다.
센기치의 그것은 뜨겁고 두껍다. 손의 힘을 조금만 느슨하게 하면 금방 손가락에서 도망쳐버릴 것 같다, 더할 나위 없이 잘 맞는군.
라고 센기치는 생각했다. 끝까지 안달나게 만들어서 
눈에 횐자위
를 드러낼 때까지 즐기게 해주고 싶었다.
센기치는 구미코를 바로 누이고 횐 대퇴부를 크게 벌렸다.
깊게 찔러넣었다.
구미코는 애타게 기다렸다는 듯이 허리를 위로 들어올리며 양다리를 센기치에게 휘감았다. 풀숲 속에 빠져들어가자 어두운 계곡 아래를 흐르는 강물소리가 멀어지고 나뭇잎 스치는 소리가 가까워졌다.
센기치는 엥직이기 시작했다.
기묘하게 흉포한 기분이 되어 있었다. 아래에 있는 구미코의 피부에 푸른 풀즙을 새파랗게 물들게 해줄 생각이었다. 여자의 육체에 증오심이라도 갖고 있는 것처럼 센기치는 구미코를 마음대로 꺾어 구부리고 뒤집고 젖혔다.
센기치가 구미코의 은밀한 곳에 손가락을 뻗자 구미코는 더욱신음소리를 높였다.
동작이 격렬해졌다. 구미코는 꿈을 꾸듯 자유롭지 못한 허리를 들어올렸다. 자신의 손으로 가슴을 틀어줘고 괴로운 일로부터 도망치려는 듯 허우적거리고, 아름다운 얼굴을 찡그리고, 머리를 흔들었다. 열린 입 속에서 또다른 생물체처럼 핑크빛 혀가 마구춤을 춘다. 공기 속에 있는 쾌락의 원천을 빨아들이려고 하는 것 같았다. 구미코의 입에서 쾌락의 덩어리 같은 신음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때 센기치는 구미코의 귀에 입을 가져갔다.

'%, 위쪽이야!'

씬기치의 말과 동시에 비탈길 위쪽인 씬기치의 검은 그림자가 날아들었다.
왼쪽으로부터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칼이 격렬하게 땅에 꽂혔다.
센기치의 몸이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구미코를 내버려두고 어둠 속에서 한 바퀴 돌고 그대로 앞쪽숲으로 굴러들어갔다. 그림자가 그 뒤를 쫓아 두 번, 세 번 덮쳐 들었다. 구르면서 센기치는 몸올 움츠려 그것을 피했다.
그림자가 멀어졌다.
그림자는 몇 미터 앞의 어둠 속에서 허리를 낮게 구부리고 자세를 취했다. 어둠을 통해서 헐떡이는 소리가 전해져왔다. 불과 몇 초 사이의 공방에 무섭게 체력을 소모한 것이 틀림없다.
센기치가 천천히 일어섰다.
엄청나게 큰 거인이었다. 키가 2미터에 가깝다. 게다가 멋지게 균형이 잡혀 있었다. 매우 단단한 바위 같은 육체였다. 두꺼운 목위에 윤곽이 뚜렷한 얼굴이있었다. 웃으면 매우 매력이 있고 잘생겨 보일 것이다. 그러나 그 반대라면 갑자기 마수와 같은 무서운 얼굴로도 변할 것 같았다. 그 얼굴이 지금은 그 어느 쪽도 아닌 모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옆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압도되는 무게가 전해져왔다.

'무토우냐'

센기치가 검은 그림자에게 말을 걸었다.
호흡이 의외로 거칠지 않았다.

'뜻대로 걸려들었네.
풀숲에서 일어선 구미코가 붉은 입술에 웃음을 띄우며 말했다.
구미코는 어느 새 손에 휴대용 삽을 쥐고 있었다.

'이리 나와, 야구치 !'

무토우의 그림자를 향한 채 센기치는 둥뒤의 어둠을 향해 소리쳤다.
뒤쪽에서 숲이 흔들리는 소리가 났다.
그러자 퉁기듯이 구미코가 센기치 옆으로 다가왔다. 암표범 같은 동작이었다.
풀숲을 가르는 소리가 나더니 무토우의 그딤자 옆에 또 하나의 그림자가 다가와 섰다.
배신자!'

그 그림자가 증오에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 방사된 증오가 어둠을 뚫을 정도로 물질적인 압력을 가지고 찔러왔다. 기가 약한 사람이라면 자신도 모르게 손으로 얼굴을 가려버릴 만큼 굉장한 힘이었다.

'역시 야구치였군.'

억양을 죽인 목소리로 센기치가 말했다.
센기치는 가볍게 양발을 벌리고 두 손을 허리에 얹었다. 노출된 가슴을 숨기려고도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을 유흑하는 듯한, 언뜻 보기에 무방비라고도 말할 수 있는 자세였다. 상반신에 앞이 벌어진 석츠를 입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상대방은 기분이 나쁘다. 어떤 자세로 있다 해도 그 거구가 가볍게 자신의 키 정도는 가볍게 뒤어넘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마치 굉장한 힘으로 눌려진 엄청나게 두꺼운용수철처럼.
센기치가 삽윽 앞으로 나갔다.
그러자 압도된 듯이 두 사람이 동시에 뒤로 물러섰다.

'돈은 어디다 두었냐"

긴장에 찬 목소리로 무토우가 물었다.
센기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돈은 우리 것이다.'

신음과 같은 목소리로 야구치가 말했다.

'흠.'

센기치는 놀리듯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돈을 도난당한 토우와 은행에서도 같은 말을 했겠지."

'입 닥쳐 !

"그 돈은 우리 흑사군의 투쟁 자금이다.'

'난 멍청한 놈들의 혁명 따위에는 흥미없어.'

'함부로 말하지 마!"

'이봐, 겨우 억 엔이야. 그걸로 혁명 따위가 가능할까 내가 혼자서 잠시 놀며 쓰는 데는 충분하지만 말야.'

센기치의 목소리에는 노골적인 조소가 섞여 있었다. 두 사람을 도발하려고 하는 것이다.

'구미코,너도 이와쿠모를 배반한 거냐'

무토우의 목소리였다. 이와쿠모는 그들 흑사군의 리더의 이름이었다.

'내게 흥미있는 것은 오로지 강한 남자야. 여기 있는 센기치처럼.'

단호하게 구미코가 말했다.
어둠 속이지만 셔츠밖에 걸치지 않은 전라에 기려고도 하지 않았다.
가까운 육체를 숨

'이와쿠모마저 잡히지 않았다면, 네놈들은 돈을 흄칠 엄두도 내지 못했을 거야.'

'이와쿠모라.......'

센기치가 엷게 웃음을 띄웠다.

'네놈이 경찰에 팔았지"

'그렇다면 어떡할 거지'

'나쁜 자식 !'

무토우가 달려들 듯한 자세로 소리쳤다.
갑자기 센기치가 몸을 숙여 발밑에서 뭔가를 집어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힘껏 던졌다.

'자, 돈이다!'

무토우와 야구치 발밑애 비닐 주머니에 싸인 그것이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그들이 그것에 정신이 팔린 짧은 순간에 센기치의 거구가 날아올랐다.

'가만두지 않겠다!
땅에 내리자마자 센기치에게 무토우가 칼을 휘둘렀다.
센기치는 잼싸게 몸을 돌려 피했다. 센기치의 코앞의 몇 밀리미터 공간을 칼끝이 소리를 내며 지나갔다.
갑자기 주위가 밝아졌다.
구미코가 갖고 있던 손전등을 켠 것이다. 건전지 두 개분의 불빛은 그다지 강하지는 않았지만 센기치에게는 충분했다, 칼을 가진 무토우, 등산 칼을 천 야구치가 거기에 서 있었다.
둘 다 아직 20대의 젊은 남자이다.
무토우는 얼굴이 온통 일그러져 있었다. 눈알을 굴리며 새처럼 째지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혈관이 붉어져나온 관자놀이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그와는 반대로 야구치는 벌써 저만큼 도망치고 있었다.
구미코가 검은 암표범처럼 날쌔게 야구치를 가로막았다.
야구치가 몹시 당황한다.
센기치와 무토우, 구미코와 야구치가 서로 상대가 되었다.
센기치의 눈이 무토우의 핏발선 눈을 응시하며 갑자기 가늘게 찢어졌다.

'너, 구미코와 했지"

속삭이듯이 말했다.
무토우의 얼굴이 벌겋게 되었다. 그리곤 의미를 알 수 없는 이상한 소리를 내며 센기치를 향해 칼을 던졌다, 센기치가 움직였다. 획 하고 칼 밑으로 굴러 무토우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두 얼굴이 2센티미터도 되지 않는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 보았다.
센기치의 입술이 히죽 하고 말아올라갔다.
그것이 무토우가 이 세상에서 본 최후의 영상이 되었다.
센기치의 단도가 가볍게 스치듯이 무토우의 목을 그었다. 소리도 내지 못하고 무토우가 쓰러졌다. 나자빠진 육체는 경련하고 있었다.
구미코와 상대하고 있던 야구치가 그것을 깨달았다.
야구치
또다시 도망치기 시작했다.

'저리켜 !"

소리켰다.
구미코
물러섰다.
센기치
휘익 하고 칼을 던졌다.
붕 하고 공중을 뚫고 이상한 소리를 내며 칼이 야구치의 등에 내리꽂혔다.
쓰러진 야구치의 죽음을 확인하고 구미코는 둥체서 칼을 뻤다.
그러고는 칼을 오른손에 쥐고 아직 경련하고 있는 무토우의 등을 타고 앉았다.
무토우의 머리카락을 왼손으로 잡아 고개를 뒤로 젖혔다.둥뒤에서 앞으로 오른손을 돌려 무토우의 목에 칼을 대는가 싶더니 단번에 내리찔렀다. 피가 튀엇다. 찔린 곳에서 손가락 굵기의 피가 막대기처럼 솟아올랐다. 심장의 고동에 맞춰 서너 번 격렬하게 뿜어져 나오더니 이윽고 피는 천천히 흘렀다.
무토우의 목 주위로 차츰차츰 따뜻한 피가 번졌다. 무서운 냄새였다.

'대단한 여자야, 너는."

센기치가 감탄한 듯 말했다.
바로 조금 전까지 센기치 몸 아래서 달콤한 소리를 지르던 여자가 자신과 잔 적이 있는 남자의 생명을 자신의 손으로 없애버린 것이다.

'내가 죽지 않아서 유감이지요'

'네 말이 맞다.'

웃음을 띄운 센기치에게 다가와 구미코는 그의 몸에 두 팔을 감았다. 구미코의 배에 닿는 것이 있었다.

'어머 !'

구미코는 음탕한 웃음소리를 내고는 그것을 잡았다. 그것은 아직 단단했으며 충분히 뜨거웠다.

'뒤처리는 아까 하던 일올 끝내고 하는 것이 좋겠어요.'

말을 마치자마자 구미코는 무토우의 시체 가까이에 누웠다. 센기치가 구미코의 비밀스런 육체를 관통하자 풀과 피가 섞인 냄새가 강하게 코로 들어왔다.
풀과 피냄새는 정말 너무도 닮았어.
센기치는 움직이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두 사람의 시체를 묻고 나서 걷기 시작했을 때는 이미 한밤중이 지나고 있었다.
센기치는 둥산로가 아닌 산속에 있는 호수를 가로지를 생각이었다. 8월이어서 한밤중에 산을 걷는 것도 좋기는 하지만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나카가와 온천으로 내려가게 되면 흑사군의 패거리와 만날 위험이 있는 것이다.
센기치가 지금 있는 곳은 니시탄자와의 깊은 산속이었다. 산중의 호수까지는 직선거리로 5킬로 남짓, 길어야 20킬로가 넘지 않는다.
2시간 정도 걸었을 때 구미코가 이윽고 헉헉대는 소리를 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따라왔는데도 호흡이 거칠어져 있었다, 무리도 아니었다. 한밤중의 강행군이다. 하물며 걷고 있는 길이 원래 나 있는 둥산로가 아닌 것이다. 게다가 사정 보아주지 않는 센기치의 속도에 맞춰 지금까지 따라을 수 있는 여자도 그렇게 흔치 않다.

'잠깐만요.'

갑자기 구미코가 말했다.

'피곤해'

센기치가 돌아보았다.

'아니에요. 방금 불빛이 보였어요."

'뭐라고 !'

센기치가 얼른 손전등의 불을 꼈다.
구미코도 곧 자신의 손전등 불을 꼈다.

'이쪽으로 와봐요."

센기치는 구미코에게 다가갔다.
구미코와 같은 위치에 서서 구미코가 가리키는 쪽으로 시선을 향했다.
왼쪽 전방 아래쪽에 너도밤나무의 검은 줄기와 나믓잎 사이로 어른어른하는 것이 보였다. 불꽃 같았다. 센기치가 못 보고 지나친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것은 정확히 구미코의 얼굴 높이의 나무 그늘 때문에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생각한 것보다 가까운 거리였다. 이대로 내려가면 바로 옆을 지나게 된다. 캠프라고 하기에는 너무 부적당한 장소였다.
잔디를 흔들고 계곡을 블어오르는 바람 속에 희미하게 어떤 범새가 섞여 있었다.
약간 차가운 느낌의 뭔가가 센기치의 신경을 곤두세웠다.

'알겠어

"네. 어떤 향 같은 냄새예요."

구미코의 목소리가 더욱 작아져 있었다.
서 있는 나무 사이로 어른어른하는 노란색 불꽃에는 기묘하게 불길한 것이 있었다.
그리고 냄새.
그 냄새에는 인간의 육체 깊숙이 휘감겨 관념을 세차게 흔드는 듯한 작용이 있었다. 이것을 맡으면서 잠들면 엄청난 성몽에 계

'
.
속 시달려 마침내는 정력이 말라버려 껍질뿐인 육체가 되어버릴것이 틀림없다.
빨리 벗어나지 않으면 완전히 이상한 기분에 빠져버릴 것 같았

'들어봐요.무슨 소리가 들려요.'

사람의 목소리 같았다,
다.그것도 한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맘은 사람이 뭔가를 합창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것이 바람에 섞여 띄엄띄엄 들려왔다.
집단의 화음이 바람과 함께 저절로 멀리까지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이다.
조금 전부터 센기치도 구미코도 그 냄새와 목소리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는 것임이 분명했다.
그것은 독경()에 서양식 운율을 섞은 듯한 소리였다.그러나 어딘가 이상했다. 기도 같았지만 그것은 분명히 저주에 가까운 것이었다. 기도라면 그것은 무척 질 나쁜 성질의 것일 것이다.
센기치의 등을 이상한 전율이 감싸고 있었다. 온몸의 털이 곤두서 있었다.
두려워하고 있는 건가내가믹
그렇지는 않다라고 센기치는 생각했다. 느끼고 있는 역겨움과는 달리 센기치 육체 깊숙한 어두운 부분이 밝게 그 소리에 호응하고 있는 것이다.
육체 밑바닥에 잠자고 있던 원시의 야성이 갑자기 움직이는, 피가 울컥울컥 치밀어오르는 듯한 기괴한 흥분을 센기치는 맛보고 있었다.
소리가 멈췄다.
불꽃이 유혹하듯이 흔들리고 있었다.
센기치가 구미코의 어깨를 켰다.
불을 켜지 말고 따라와."

그것은 이상한 광경이었다.
풀을 베어낸 광장이 그곳에 있었다. 세 팀이 넉넉히 테니스를 할 수 있을 만한 넓이였다. 광장가에는 바위가 원형으로 나갇히 놓여 있고, 그 중앙에는 커다란 모닥불이 타고 있었다.
센기치와 구미코는 풀숲에 몸을 숨기고 광장을 웅시했다. 구미코는 료에 있는 센기치의 팔을 자신도 모르게 꽉 잡고 있었다. 그손이 약하게 떨리고 있었다. 이 다부진 여자가 눈앞의 광경에 완전히 정신을 빼앗기고 있는 것이다.
불꽃 앞에서 전라의 남녀가 뒤엉켜 있었다. 그것도 한 쌍이 아니었다. 2쌍 이상의 남녀가 서로의 허리를 끌어안고 음탕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어떤 사람은 둥뒤로부터 여자의 엉덩이에 올라타고, 어떤 사림은 여자의 가슴을 쓸어올리면서 격렬하게 허리를 들어올리고 있었다. 여자의 다리 사이에 웅크리고 앉아 대퇴부를 양쪽 팔로 안고서 그 가운데에 얼굴을 묻고 있는 남자도 있었다. 여자는 그 남자의 머리카락을 쥐고서 양손으로 남자의 얼굴을 자신의 거기에 누르고 꿈을 꾸듯 허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붉게 타오르는 꿈틀거리는 불빛이 남녀의 땀에 젖은 등과 배, 허리, 가슴을 흔들흔들 비추고 있었다. 광장의 바닥에 흩어진 부정형의 생물이 요동하고 있는 것처럼도 보였다.
그리고 이 냄새.
향과도 비슷한 냄새가 계속 강해지고 있었다.
불꽃만으로는 그 표정까지 볼 수 없었지만, 뒤엉켜 있는 남자도 여자도 서로의 육체를 탐하는 기쁨에 완전히 취해았다.
있는 것 같
환희의 신음소리의 합창.겨울잠에서 막 깨어난 두꺼비들이 예지어 교미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저길 봐."

센기치가 구미코의 주의를 환기시켰다.
센기치가 턱으로 가리킨 방향, 모닥불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십자가가 세워져 있었다.
구미코가 숨을 삼켰다.
십자가에 나체의 여자가 묶여 못박혀 있는 것이었다. 게다가 거꾸로였다. 십자의 가로 막대기가 위가 아니라 아래쪽에서 교차되어 있었다. 여자는 그 가로 막대기에 손을 못박히고 다리가 위로 향해져 매달려 있었다. 긴 머리카락을 아래로 늘어뜨린 채 여자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살아있는지 죽어있는지 알 수 없었다. 설령 살아있다고 해도 그런 상태로 계속 있으면 죽게 될 것이다.

'땅바닥에 뭔가 그려져 있어요.'

이번에는 구미코가 입을 열었다.
센기치도 조금 전부터 그것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뒤엉켜 있는 남녀에 가려져 전체를 볼 수 없었지만, 지면이 몇개의 직선에 의해서 몇 개의 정방형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광장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큰 정방형 속이 더욱 작은 정방형으로 나뉘어져 있는 것이다. 바둑판 모양이라고 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하나의 정방형에 한 쌍씩의 남녀가 들어가 있었고,그로 인해정방형은 사방이 모두 막혀 있는 듯이 보였다.
단순한 흔음 파티와는 기본적으로 뭔가가 달랐다. 장소도, 하는 방법도 단순한 성교와는 매우 이질적인 그것은 더욱더 음습한, 횔씬 뿌리깊은 음습한 것이었다. 악몽의 바닥에 이르는 잘척질척한 정염. 기분 나쁜 광기가 이 집단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성교하는 남녀에 의해서 그려진 인체의 만다라였다.
센기치의 몸은 땀으로 젖어 있었다.
끈적끈적 달라붙는 듯한 광기를 품은 어둠이 냄새에 섞여 이슬이 되어 피부에 응고된 것 같앗다.
센기치는 갑자기 깨달았다.
이들만이 있는 게 아니라 어딘가에 망을 보는 자들이 있을 게 분명썼다.
센기치는 속으로 자신을 질책했다.
눈앞의 광경에 흘려, 여기까지 와서 실수를 할 수는 없었다.
발각될 경우 1억 엔을 가지고 이들을 상대로 어떻게든 싸워서 뚫고 나가야만 한다.

'이봐!'

센기치는 구미코에게 더 낮게 머리를 숙이게 했다.
눈을 감고 호흡을 정리했다. 음침한 소리를 귀에서 털어내고 바람소리에 귀를 기울이려 애썼다.
뜨거움이 식듯이 음기가 사라지고 심기가 맑아져왔다.
천천히 눈을 뜨고 주위의 어둠에 눈을 웅시했다.
가까이에는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어딘가에 광장으로 통하는 길이 있고, 지키는 사람은 거기에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 주위를 통과하고 있는 둥산로에도 누군가 당연히 지키고 있을 것이다. 분명히 그럴 것이다.
운이 좋았다라고 센기치는 생각했다.
둥산로를 따라왔다면 누군가에게 발각되어 뜻하지 않은 일에 말려들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저길 봐요 !"

구미코가 센기치의 팔을 잡아당겼다.
센기치는 다시 시선을 광장으로 향했다.
십자가에 매달린 여자 양쪽에 두 남자가 서 있었다. 양쪽 다발끝까지 덮는 검은 옷을 입고 있었으며, 두 사람의 오른손에는 쳇불이 들려 있었다.
불꽃에 비춰져 거꾸로 매달린 여자의 대퇴부 사이의 검은 음모가 보였다.
어둠 속에서 여자가 나왔다.역시 검은 웃을 입고 양손으로 도자기 같은 그릇을 들고 있었다. 십자가 앞까지 걸어온 그녀는 매달린 여자의 머리 밑에 그룻을 놓았다. 그러자 또 한 사람의 여자가 나왔다. 역시 그룻을 들고 있었는데, 첫번째 여자가 들고 있는 것보다는 조금 작았다.
처음에 나온 여자가 십자가를 향해서 양손을 들어올렸다. 어둠에 횐 맨살을 드러냈다.
그것이 신호인 것처럼 어둠 속에서 아까 들리던, 경문을 읽는 듯한 소리가 시작되었다. 환자의 신음소리와도 비슷한 낮은 소리였다. 저주 같기도 하고 기도 같기도 한 그 합창은 기묘한 염불소리처 럼 들렸다.
자세히 보니 모닥불 뒤쪽 양옆에 명 정도썩 사람이 서 있는것이 보였다. 그들 모두가 검은 옷을 입고 있었다. 뒤에 서 있기 때문에 센기치도 구미코도 그것까지는 미처 알지 못했던 것이다.
기묘한 합창은 그들이 하고 있었다.
센기치는 또 이상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합창소리가 센기 치 가슴 밑바닥에 숨은 검은 짐승의 기질을 스르륵스르륵 꺼내을 리고 있는 것이다. 그 감각이 불쾌한 것인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 센기치는 알지 못했다.
나중에 나온 여자가 그릇 속에서 뭔가를 꺼내어 십자가에 매달린 여자의 몸에 바르기 시작했다. 끈적끈적한 붉고 검은 것. 응고 된 피 같은 것이었다.
간자기 소름끼치는 여자의 비명소리가 났다. 거꾸로 매달린 여자의 입에서 터져나온 것이다. 여자는 살아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정신을 잃고 있었는데, 붉고 검은 것이 발려지자 소생한 것일것이다.
목이 쉰 듯한, 메슥거리는 비명이었다. 목소리가 이상하게 갈라지고 있는 것은 거꾸로 매달려 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전에 이미 여러 번 비영을 질렀을 것이다. 보통 인간이 일생에 단한 번 들을 기회가 있을까 말까 하는, 참고 들을 수 없는 기괴한 비명이었다.
여자가 그릇을 들고 물러났다,
처음에 나왔던 여자가 자신의 품속으로 오른손을 넣었다. 손이 나왔을 때 거꾸로 매달린 여자의 비명소리가 한층 높아졌다. 여자의 손에는 날카로운 금속광을 발하는 단검이 들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합창소리가 커졌다.
단검이 순식간에 아래로 향했다.
순간, 비명이 멎었다.
여자가 피묻은 양손을 올려 뭐라고 작게 외쳤다.
거꾸로 매달려 있는 여자의 왼쪽 가슴에 단검이 꽂혀 있었다.
엄청난 피가 흐르고 있었다. 피는 가슴으로부터 목을 타고 뺨으로 흘러, 머리카락을 타고 내려가 머리 밑에 놓여진 그릇으로 떨어졌다.
여자가 다시 단검 자루를 쥐었다.
여자의 둥에 가려, 센기치가 있는 장소에서는 여자가 무엇을하고 있는지 보이지 않게 되었다.
이윽고 여자가 왼손을 높이 올렸다. 그 손에 들려져 있는 것은 
피투성이의 심장이었다
나중에 나온 여자가 그 옆에
나무 쟁반을 들고 서 있었다. 심장이 그 위에 놓여졌다.
바람이 강해지고 있었다.
어두운 공중에서 잡목림이 울고 있었다.
그것에 응하듯이 합창소리가 낮게 휘감겼다. 이윽고 높이 떠오른 달이 광장에 뒤얽힌 남녀들에게 푸른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있었다.
매달린 여자의 몸통에서 목이 떨어졌을 때 '흡!' 하고 구미코가 비명을 목 속으로 삼켰다.
구미코는 조금 전에 한 남자의 숨통을 쉽게 끊었었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사람의 육체를 칼로 가르는 용기는 없다. 필요하다면 사람을 죽일 수도 있지만, 지금 눈앞에서 행해지고 있는 것은 살인과는 또다른 것이었다. 더 이질적인.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무엇인 것이다.
여자가 피가 든 그릇을 들고 뒤엉킨 남녀 사이로 들어갔다.그리고 여러 가지 체위로 엉켜 있는 남녀 위로 그릇 속에 것을 뿌리기 시작했다. 남자도 여자도 그 피를 서로의 몸에 문지르기 위해움직였다. 입을 벌려 그것을 받아먹는 사람도 있었다.
그들은 더욱더 미친 듯이 움직여대기 시작했다. 탄식과 신음소리가 짐승의 외침소리로 변해갔다.
중앙에 있는 남녀에게 마지막으로 피를 붓고, 여자는 머리와 심장이 놓인 쟁반을 들고 있는 여자에게 신호를 했다. 쟁반을 든여자가 중앙으로 걸어왔다.
쟁반을 내밀자 증앙에서 여자 위에 겹쳐 있던 남자가 고개를 들었다. 몇 가닥의 백발만 남아 있는 노인이었다. 노인은 걸터앉은 채 쟁반 위의 심장을 콱 움켜쥐더니 , 그것을 입으로 가져갔다.
게걸스럽게 물어뜯었다. 입이 붉게 물들었다.
도저히 견딜 수가 없군.
센기치가 신음했다.
뭐가 어떻게 참을 수가 없는지는 알 수 없었다.
전신의 털이 곤두서고 오싹 소름이 끼켰다. 구역질이 나올 정도였다.
센기치의 다리 사이의 것이 단단하게 혹처럼 부풀어올랐다.
센기치는 자신의 몸 속에 되살아난 검은 짐승 검은 정서
에 전율하고 있었다
그때.
사삭 하고 풀숲이 흔들리는 소리가 났다.
센기치는 민첩하게 뒤로 돌았다. 뒤로 도는 동시에 주머니에서 등산용 칼을 뽑아 시계()에 들어온 사람 그림자를 향해서 힘껏 던졌다.
그림자가 풀숲에 넘어졌다.소리도 나지 않았다.
주위를 둘러보아 달리 사람 그림자가 없는 것을서, 센기치는 다시 광장으로 시선을 돌렸다. 광장에 이 지금의 소리를 들은 것 같지 않았다. 확인하고 나 
'소리내지 마.' 있는 사람들센기치는 구미코에게 주의를 주고 지금 막 쓰러진 곳으로 다가갔다. 칼이 멋지게 목을 관통해 있었다.
치 정확한 센기치의 기술이었다.
사람이 있는
무서우리만

"아직 젊어요.'

구미코가 십러져 있는 남자의 얼굴을 보면서 전 같은 칼로 구미코 자신이 죽이고 온 무토우와 이일 것이다. 20대 중반 정도였다.
속삭였다. 조금
거의 비슷한 나
센기치와 구미코를 알아채고 온 것인지, 아니면 정찰중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일이 이렇게 된 이상 한시도 머뭇거릴 수 없게 되었다.

'가자, 구미코 !"

센기치가 낮게 소리쳤다.
산속의 어둠에 일단 섞여들어가면 잡힐 확률이 직적인 사냥꾼이나 훈련된 개를 사용하지 않는 한 
거의 없다. 조
도저히 따라잡
을 수는 없다.
센기치는 완전히 제정신으로 돌아와 있었다.
낌새가 있다.
산 자체가 토해내는 영기{)와는 약간 이질적인 것이었다.
있다고 생각하면 있고 없다고 생각하면 없다. 착각이라고 생각할수 있을 정도의 띠세한 낌새였다.
그러나 그것은 분명히 있었다,
기분 때문만은 아니다. 누군가가 분명히 뒤를 쫓아온다. 게다가 집요했다.
센기치는 그것을 안다.
목부터 등줄기를 타고 엷은 막이 달라붙은 것 같았다. 그 막으로부터 가는 거미줄 같은 것이 나와 그것을 따라 등뒤의 어둠 속에서 몇 사람인가가 쫓아오고 있는 것이다. 그 거미줄은 아무리해도 자를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센기치는 겁을 내는 것과는 거리가 먼 남자이다.
센기치는 자신을 짐승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쫓기는 짐승은 쫓는 자와는 달리 더욱 민감해지기 마련이다. 짐승이 자신의 육감에 의심을 갖게 되면 그것은 이미 끝났다고 볼 수 있다. 마치 그것은 자살과도 같다. 그러나 야성의 짐승은 결코 자살은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누가 쫓아오는 것일까누군가가 시체를 발견했을 거라고 센기치는 생각했다. 그러나 어떻게 해서 쫓아오고 있는지는 의문이었다. 밤이라서 설령 불을 가지고 있다 해도 발자국을 따라서 쫓아오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틀림없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뒤를 쫓아오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그 차이는 조금씩이긴 하지만 확실하게 좁척지고있다.
개인가.
라고 센기치는 생각했다.
그러나 남자의 목을 찌른 칼은 가지고 왔다. 어떤 냄새를 쫓아가라고 개에게 지시를 내릴 수 없는 이상 그 가능성은 너무도 희박하다.
그럼 도대체 뭐가 쫓아오는 것일까사람이라면 한 사람이나 두 사람. 많은 수는 아니다. 많은 수 라면 잘 훈련된 인간이 아닌 이상 어떤 소리라도 당연히 들려오게 되어 있다. 그런데 그 소리가 없다.
그저 어둠 건너로부터 낌새만이 쫓아온다.
누굴까
그렇다면 그 시체를 발견한 뭔가가 있었던 것인가. 그리고 그뭔가는 재빨리 상황을 판단하고 뒤를 쫓아온 것이다. 쉽지 않은 상대임에 틀람없다.
이렇게 쫓아오려면 동료쎄게 알리기에는 시간이 맞지 않다. 그러니까 분명 흔자서 이 사건을 해결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 예상이 사실이라면 그는 분명 놀라울 만큼 수련된 사람일것이다.
센기치는 산 위쪽으로 도망치고 있었다.
아래로 도망치는 것은 도망치는 길을 좁혀버리게 할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위험을 동반하게 하기 때문이다. 산에서 길을 잃었을 때도 아래로 내려가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산둥성이 능선으로 나왔다.
능선 건너편에는 너도밤나무의 원생림으로 덮여 있었다. 작은 잡목은 관목이나 잡초에 덮인 조릿대 나무숲을 이루고 있었다.
몇 명인가의 의문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알겠어"

풀숲을 혜치면서 센기치는 구미코에게 물었다구미코는 영문을 모르는 표정으로 멈춰 섰다.

'몰라도 그만이야.'

센기치는 중얼거리며 발길을 재촉했다.
두 사람은 그때부터 거의 입을 열지 않았다. 구미코는 모든 것을 센기치에게 맡기고 있는 것 같았다.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센기치는 조금 전에 본 광경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다.
엄청난 광경이었다.
독경과 비슷한 합창과 여자의 비명이 아직 귀에 머물러 있었다. 그 냄세, 불꽃에 비추인 기괴한 남녀들, 먹자의 머리, 심장을 뜯어먹던 노인의 얼굴.......
그 얼굴을 어딘가에서 본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흉측한 얼굴이었다. 인간의 얼굴이 어디까지 변할 수 있는 것일까. 짐승이라고 하기보다는 어설픈 인간의 얼굴을 하고 있기 패문에 악귀를 상상케 했다.
센기치는 구역질과 동시에 자신의 육체가 분명히 흥분되었던것을 아직 잊지 않고 있었다. 조금 더 지켜보고 있었으면 그대로 사정해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대로 그 무리 속에 뛰어들어가고 싶다는 유흑조차 느끼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지금 뒤쪽에서 쫓아오는 몇 명인가는 그때 깊숙한 의식의 어둠끝에서 센기치에게 달라붙은 센기치 자신의 그림자라고도 말할수 있을지도 모른다.
구미코의 숨이 다시 거칠어져 있었다. 기진맥진한 것 같았다.
호흡이 빨라지고 걸음이 늦어졌다.
구미코를 두고 갈까.
센기치 자신 흔자라면 어떻게든 도망칠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두고 가느니 해치우는 게 차라리 나을 것이다.
결단의 시간이 다가왔다.
구미코를 해치우고 갈까, 아니면 숨어 있게 하고 쫓아오는 자들을 해치울까.
아래쪽에서 물소리가 들려왔다.
물의 양이 많은지 제법 소리가 컸다. 가까이에 계곡이라도 있는 것 같았다.

'이봐.'

센기치는 등성이에서 아래쪽으로 향하면서 구미코에게 말을 걸었다.

'쫓기고 있어."

'강한 놈이야.'

구미코가 조금 숨을 멈추는 것 같았다.

'역시 그랬군요.'

'알고 있었어"

'당신 모습에서요.'

'숨어 있다가 그녀석들을 해치우자."

이윽고 경사가 완만한 곳으로 나왔다.
거기에 작은 공터가 있고, 부드러운 달및이 바로 위에서 푸게 비추고 있었다.
=
있었다. 센기치는 거기
작은 공터 건너에 큰 너도밤나무가 서까지 걸어가 멈춰 섰다.

'여기다.'

륙색을 내리고 구미코를 웅크리고 앉게 했다.

'삽을 줘.'

센기치는 구미코에게서 휴대용 삽을 받아쥐었다.

'나는 뭘 하죠'

'거기에 앉아 있어. 나 혼자 할 테니까.'

시원찮은 협력자는 차랴리 없는 것이 싸우기 쉽다. 특히 어둠건너로부터 쫓아오는 이번과 같은 상대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센기치는 륙색에서 돈 다발을 꺼내 주머니에 넣었다.
싸우다가 달아나야 할지도 모르는데, 그때 무거운 돈 다발은 부담스러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센기치는 나머지 돈 다발이 든륙색을 풀숲에 숨겼다. 그리고는 접혀진 삽을 펴서 발밑에 두었다.

'곧 와. 알겠어 절대 소리내선 안돼."

쫓아오는 자는 하나나 둘, 많아야 셋일 것단칼에 처리할 수 있다.
만약 세 명이라면..... 같았다. 혼자라면 뭐 어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무튼 선두의 놈은 처리할수 있다. 충분히 체력이 있을 때 상대를 잡기로 한 것이다. 쫓기고 난 뒤에 싸우는 것보다는 횔씬 낫다. 쫓는 자가 어느 정도의 상대든 손안에 억을 가지고서 쉽게 죽을 수는 없었다.
내가 불리하지 않을까
라고도 센기치는 생각했다.
구미코를 해치우고 달아나는 것이 지금으로써는 최선의 방법인 것 같았다. 그러나 센기치는 구미코에게 빠져 있었다. 그것을 깨닫고 센기치는 희미하게 웃었다.
또 하나 센기치는 알고 있는 것이 있었다.
뒤에서 쫓아오는 이상한 압력의 주인공에게 센기치는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여러 번 싸워야 하는 어리석음은 범하고 싶지 않았지만 상황이 그렇게 되어버렸다. 그래서 센기치는 그 상황이 낳은 긴장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어쩔 수 없어, 난 원래 이런 놈이니까.
센기치의 입가에 냉소적인 웃음이 희미하게 번졌다.
풀들이 혼들리는 소리가 났다.
왔다!
센기치는 힘을 주어 칼을 쥐었다.
그것은 공터 건너편에 멈춰 섰다. 그놈은 센기치를 깨닫고 달빛에 자신의 모습이 드러나는 것올 피한 것이다. 검은 낌새가 어둠에 가득 넘쳤다.
내가 있는 걸 알았을까.
무서운 살기가 어둠 속에서 방사되었다. 희푸른 섬광이 눈에 보일 만큼 강렬한 살기였다.

"이놈! "

센기치는 온 힘을 다하여 자신의 모든 세포를 타버리게 할 정도의 살의를 그 검은 그림자를 향해서 쏘았다.
칼이 어둠을 찢고 날았다.
반응이 없었다.
센기치가 찢는 듯한 기합을 넣어서 던진 칼이 어둠에 흡수된듯이 어딘가로 사라져버렸다. 적을 벗어났다면 뒤의 너도밤나무가지에 꽂혔던가 풀숲으로 떨어졌던가, 아무튼 어떤 소리가 당연히 나야 한다. 그런데 그 소리가 없었다.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한 가지였다.
어둠에 잠긴 상대는 센기치의 필살의 칼을 공중에서 것이다.
낚아쳤던
낮이라면 센기치도 똑같이 할 수 있다.밤증이라도 뭔가로 그것을 되튀기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상대는 공중에서 잡은 것이다.
자신이 지금까지 상대해온 것과는 전혀 다른 요괴를 상대하고 있다는 것을 센기치는 깨달았다.
어둠에 팽팽해진 살기가 넘실거려 교교한 달빛 속에서 뭔가가 순간 번쩍 빛이 났다.
반사적으로 센기치는 고개를 숙였다.
머리카락을 스칠락말락한 공간을 날카로운 금속이 스치듯 빠르게 지나갔다. 뒤쪽 너도밤나무 줄기에 센기치가 피한 칼이 깊숙이 꽂혀 있었다.
센기치에게 그것을 뻘 틈도 주지 않고 상대는 무섭게 달려들었다. 센기치는 삽을 쥐고 상대를 맞아 대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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