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14장 클로디아의 이야기1
마켓 14장 클로디아의 이야기1
내 삶의 진정한 목표가 무엇인지 깨닫기 전까지 난 정말 하찮은 존재였어. 아무 것도 아닌 존재였어.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사실이냐. 무감각하고, 아주 평범했지. 아버지는 몸집이 커다란 무서운 사람이었는데 건설 회사에서 일했고, 어머니는 멋진 분이었지만 술을 좀 많이 마셨던 것 같아. 난 아들도 아니고, 장녀나 막내고 아닌 가운데 아이였어. 난 태어나면서부터 하찮은 존재였지.
가끔은 하찮은 존재라는 게 편하더군. 사람들은 내게 어떤 것도 기대하지 않았고, 난 그저 방해되지만 않게끔 가만히 있기만 하면 됐었어. 내 생각엔 난 착한 아이였어. 그 누구에게도 귀찮게 굴지 않았거든.
학교에 다닐 때 남자 친구가 있었는데- 난 그때 대학진학을 생각하고 있었어-그앤 친절하고 아주 점잖았어. 함께 오랫동안 산책을 하기도 하고, 난 그에게 시를 써주기도 했어. 예쁜 표지에, 여비서들과 주부들에게 잘 팔리는 그런 삼류 소설책에서 흔히 읽을 수 있는 뭐 그런 연애였지, 달콤했어. 그래. 그랬어. 우리는 달콤한 연인 사이였어.
그런데 어느 날, 그 모든게 바뀐 거야. 그가 이상한 망상에 사로 잡혔던 거지. 내가 자기를 사랑한다면, 음.....................자기와 성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거였어. 다른 애들은 모두 그렇게 하고 있다고 하더군. 게다가 내가 그걸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에게 연인으로서의 미래가 없다는 걸 의미한다는 거야. 성인 남자와 여자는 섹스를 하는 거라고 계속 주장하는 거야. 애가 언제 성인이 되었는데?
그런데 점점 내가 뭔가 잘못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 내가 아는 대부분의 여자 애들은 남자 애들과 섹스에 관심을 갖고 있었거든. 걔들은 항상 그런 얘기만 했어. 그리고 선생님들은 틈만 나면 우리더러 그걸 하지 말라고 말씀하셨고 말이야. 하여튼 난 섹스에 별로 흥미가 없었어. 그저 난 성실한 학생으로, 연극이나 무용을 취미 삼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어.
하지만 난 항상 다른 무엇인가가 내 마음속에 웅크리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었던 건. 처음으로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하러 간 날 확실히 그것을 깨달을 수 있었지. 거기 사장에게 빠지게 된 거야. 눈치챘겠지만
사장은 여자였어. 아주 섹시하고, 힘이 넘쳐 보였어. 남자들로 하여금 자신을 두려워하게 만드는 넓은 걸음걸이와 행동을 지니고 있었어, 드디어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 누군가와 함께 있고 싶어한 거야. 그렇게 난 동성연애자가 됐지.
그건 괜찮았어. 알다시피, 동성 연애자들이란 단지 조금 더 나은 하찮은 것들일 뿐이야! 그 누구도 그들에겐 관심이 없어. 사람들이 그들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에 관해 얘기할 때, 실제론 게이들에 대해 생각하는 거야. 많은 사람들 속에서 그런 여자들을 알아보는 사람은 거의 없어. 그러니 나 같은 여자들이 탁 터놓고 지낼 수 있는 장소를 ckcmss다는 건 당연한 일이었고, 그리고 나와 같은 성향의 여자를 알아보고, 또 관계를 맺는 일은 별로 어렵지 않았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고, 아무도 상처를 입지 않았으며, 모두들 그저 우리가 아주 가까운 친구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 그런데 문제는 그게 아주 재미있지 않다는 거였어. 그녀는 근사했고, 난 최선을 다해 그녀를 사랑한다고 생각했지만 늘 뭔가를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 비록 그게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말이야.
우린 임대에 함께 누워 서로의 몸을 너무나 부드럽게 어루만졌고, 난 고양이처럼 아양을 떨곤 했지. 그녀는 내게 너무 잘 해주었고 항상 내가 만족했는지 확인을 했어. 그녀는 내게 여자를 즐겁게 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고, 우린 서로가 웬일인지 섹스를 하지 않게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기 전까지 3년을 함께 살았어. 그저 습관적으로 살아온 거지. 결국 서글픈 작별의 키스를 남기고 헤어진 거야.
난 이내 다른 여자 친구를 찾아내야 했어. 시간이 다고 걸리긴 했지만 그래도 가죽 재킷에 정치적 성향이 매우 짙은 멋지고 귀여운 남자 역을 맡아줄 아이를 찾아냈지. 그녀 역시 아주 똑똑했어. 어떤 한 가지 주제에 대해서 사람들이 놀랄 정도로 오래 얘기할 수 있었지. 그녀는 내가 섹시하고 짧은 검은 드레스에 커다란 보석을 다는 걸 좋아했고, 거리를 거닐 때면 내 손잡는걸 좋아했지. 한 동안 우리는 즐거웠어.
그렇지만 난 잠자리에서 다소 실망하고 있었어. 역시,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내 속에 내 자신도 이해 못할 뭔가가 자리잡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지.
어느 날 난 그걸 알아내고 말았어. 그녀와 함께 데모에 참가한 거야. 음란물과 여자들에 관한 것들을 얘기하고, 착취하고 고통과 타락에 관한 것들을 얘기하는 그런 여자들이 거기 있었어. 난 그들이 들고 있는 사진을 쳐다봤어. 그때였어. 난 내가 어떤 점에서 그들과 다른지 알게 된 거야.
난 정상인도 레즈비언도 아니었어. 순종적 성향이 있었던 거지. 그들이 들고 있던 사진들은 섹시한 옷에, 묶이고 재갈이 물린 여자들의 사진이었는데, 난 바로 그걸 원했던 거야. 밧줄에 묶인 채 바닥에 누워 있는 여자 사진이 지금도 기억나. 그녀는 어떻게 그걸 신고 걸었나 싶을 정도로 굽이 높은 구두를 신고 있었어 . 하지만 결정적으로 내 걸음을 멈추게 했던 것은 넓적다리까지 오는 짧은 치마에, 작고 하얀 레이스가 달린 앞치마, 그리고 머리엔 레이스 달린 모자를 쓴 성적 매력이 물씬 풍기는 여자의 사진이었어. 그녀는 트레이를 쥔 채, 아주 따스하고 유혹적인 미소를 머금고 있었지. 이 사진 때문에 난..........글세, 그게 날 성적으로 흥분시켰던 거지. 그 이전의 어떤 것보다도 말야. 그것에 항의하는 슬로건을 부르짖고 푯말을 흔드는 수많은 여자들 틈에서 난 내가 원하는 바를 알게 되었던거야.
그래서 난 남성용 잡지에 나오는 그런 것에 관한 기사를 읽기 시작했어. 알겠지만, 여자들이 그런 걸 사는 덴 아무도 관심이 없잖아. 누군가 관심을 갖고 그에 대한 언급을 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아무도그러지 않더군. 책과 테이프도 우편으로 주문하기 시작했어. 난 그때 혼자 살고 있었지만- 같이 살고 있던 친구는 좀더 자기에게 맞는 여자를 찾아 떠났었다- 그런 물건들을 죄다 침대 밑에 숨겨 놓았지.
이제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바를 알게 되엇으니, 그 상대자를 찾는 것도 쉽게 생각됐지만 그렇지가 않더군. 우리 고향엔 나와 같은 사람을 위한 클럽이 없었거든. 하지만 난 누군가를 만날 때를 대비해 연습을 시작했어. 하히힐을 사고 그것을 신고 걷는 연습을 하고 큰소리로 노예들이 하는 말들을 따라 했지. 그 소리를 제대로 할 수 있을 때까지 몇 번이고 반복해서 말이야. 웨이트리스가 되고, 차를 끓이는 방법에 관한 책, 그리고 티타임의 유래에 관한 책을 읽기도 했다고! 내가 원하는 것을 정말로 알게 된 거지. 난 그 사진에서처럼 성적 매력이 넘치는 하녀가 되고 싶었어. 뜨거운 차를 나르다가 사람들이 내 다리나 내 가슴이나, 뭐든 보게 되었을 때 너무도 당황해 하는 하녀가 되고 싶었던 거야! 정말 성감을 돋우는 환상이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