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브래드의 둥지에 손님이 찾아왔다.

물론, 손님의 정체는 마이트였다.

그를 제외하고는 찾아올 손님이 없지 않은가...

마이트는 접대용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마이트]

「음~ 맛있는 차로군」

[쿠]

「감사합니다」

마이트가 쿠에게 칭찬하자, 덩달아 브래드 자신도 칭찬받은 것처럼 기분이 좋아졌다.

[브래드]

「네가 가져온 과자도 제법 좋은데!」

[마이트]

「그렇지? ^^ 내가 좋아하는 과자야」

한 동안 잡담을 나누던 두 사람...

브래드는 얘기가 끊어지는 순간을 노리고 있다가 넌지시 말을 꺼냈다.

[브래드]

「그런데... 오늘도 상태를 보러 온 거야?」

[마이트]

「아아... 그래!」

의외로 순수하게 시인하는 마이트를 보며 브래드는 난감한 표정으로 미소지으며 말했다.

[브래드]

「와주는 건 기쁘지만... 그렇게 걱정 안 해도 된다고……」

그러자, 마이트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제법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마이트]

「뭐... 그렇지만...... 뭐냐.. 그....

 역시 동생으로서 누나를 데려갈 자격이 있는지 어떤지를 보는 거지.....!」

[브래드]

「…… 개인적인 질문인데…… 네가 걸맞지 않다고 판단해도 류미스가 그걸 들어줄까?」

『그렇게 된다면야 마이트에게 무릎 꿇고 빌어야 할 상황이지만』

브래드의 생각을 벗어나지 않는 대답이 들려왔다.

[마이트]

「누나가 내 의견을 들을 리 없잖아? 내 심정의 문제야.」

[브래드]

「그래……」

두 사람 사이에 정적이 찾아왔다.

어색한 분위기를 깨뜨리려는 듯 마이트가 갑자기 화제를 돌렸다.

[마이트]

「그런데……. 누나에게 들었는데, 용살 일족이 있다며?」

의외라는 표정을 짓는 브래드.

[브래드]

「그래, 있어」

그러자, 마이트는 걱정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넌지시 물었다.

[마이트]

「괜찮아?」

그 말뜻을 잘 알고 있는 브래드.

[브래드]

「응... 지금은 괜찮아... 처음 싸웠을 때 이후로 싸운 적은 없어」

[마이트]

「그래? 그러면 한번 만나보고 싶은데……」

브래드는 마이트가 유메에게 높은 관심을 보이자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브래드]

「상관은 없는데... 류미스조차 긴장했을 정도라고...」

그 말에 순간 움찔하는 마이트.

[마이트]

「그래? 후학을 위해서 만나볼까 생각한 건데……. 그만 두는 게 좋을까?」

마이트의 물음에 브래드는 순간 유메를 떠올려보았다.

[브래드]

「아니, 괜찮을 거라 생각하지만……」

옆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쿠는 브래드의 말을 듣자마자 눈치 빠르게 대답했다.

[쿠]

「불러오겠습니다」

쿠는 그렇게 말하고 방에서 나가는 듯 싶었는데, 방문쪽에서 다시 되돌아왔다.

『……』

잠시 의아해하던 브래드의 시야에 쿠의 뒤를 따라 들어오는 유메의 모습이 잡혔다.

『방문 밖에 서 있었던 건가?』

브래드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유메가 브래드 옆으로 걸어들어와 마이트에게 인사했다.

[유메]

「처음 뵙겠습니다」

[마이트]

「…… 처... 처음.. 뵙겠습니다……」

마이트는 전신에 땀을 흘리고 있었다.

[마이트]

「아... 아하하... 아하하하하하.....」

갑자기 웃기 시작하는 마이트.

브래드는 눈앞에서 웃고 있는 마이트를 바라보며 쓴웃음을 내지었다.

『웃을 수밖에 없었겠지.』

브래드는 유메를 물러가게 했다.

유메가 물러나자 마이트가 브래드에게 조용히 물었다.

[마이트]

「어째서 저런 괴물을 곁에 두고 멀쩡한 거야!」

마이트의 물음에 주저하는 브래드.

[브래드]

「그러니까 피가……」

『혼혈인 나에게 용살 일족의 힘은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마이트]

「큭……. 내 몸에 흐르는 이 고상한 피가 밉군!」

『하지만, 마이트같이 순수 혈통에 가까운 용에게 있어서 용살 일족의 힘은 천적이다.』

[브래드]

「나는 부러운걸. 용살 일족이 두렵지 않다는 건 용이 아니라는 것과 마찬가지잖아」

브래드가 그렇게 말하자, 순간 발끈하며 마이트가 대답했다.

[마이트]

「대하기 힘든 상대가 적다는 것은 좋은 거지. …… 아니 대하기 힘든 수준이 아니군」

마이트와의 대화 속에서 용살 일족이 순수 혈통의 용족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새삼스럽게 깨닫게 된 브래드는 나지막하게 대답했다.

[브래드]

「될 수 있으면 네 주변엔 두지 않도록 할게」

그러자, 재빨리 말을 붙이는 마이트.

[마이트]

「누나 곁에도」

저래봬도 제 누나를 끔찍이 아끼는 동생이였다.

[브래드]

「…… 알아」

[마이트]

「오늘은 그만 돌아갈게. …… 좋은 경험을 했어.

 그 공포를 느끼게 되면 그 자리에서 도망치도록 하지」

할 말이 없어졌는지, 마이트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브래드]

「마이트……」

방문 밖으로 걸어나가는 그를 브래드가 넌지시 불렀다.

그러자, 잠시 걸음을 멈춘 마이트가 브래드를 뒤돌아보며 말했다.

 

[마이트]

「솔직히 자만하고 있었어. 이 정도로 공포를 느낀 건 처음이다」

진지하게 대답하는 마이트에게 브래드도 한마디 거들었다.

[브래드]

「…… 난 네 누나에게 항상 느끼고 있어」

 

그러자 안색을 풀며 말을 건내는 마이트.

[마이트]

「…… 브래드…… 누나를 그렇게 싫어하지 마라. 그래봬도 내가 존경하는 누나야」

마이트의 표정을 보자 브래드도 딱히 할 말이 없어졌다.

[브래드]

「…… 미안해……. 하지만, 싫어하는 건 류미스 쪽이라고...

 나는 두려워하고 있을 뿐이야... 싫진... 않아...」

그 말에 마이트는 잠시 뭔가를 곰곰이 생각하더니 나지막하게 대답했다.

[마이트]

「그런가.... 뭐.... 누나는 난폭하니까...」

[브래드]

「가능하다면, 좀 더 얌전하게 있으라고 말해주면 고맙고」

[마이트]

「내 말을 들을 리가 없잖아?」

『쿡. 녀석. 그런 말을 하다니.』

쓴웃음을 짓고 있던 브래드에게 마이트가 말했다.

[마이트]

「그리고... 얌전한 누나는 누나가 아니야」

뭔가 말 속에 뼈가 묻어있는 듯 한 마이트의 한 마디였다.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는 브래드.

[브래드]

「괴로운 이야기로군……」

브래드의 반응에 마이트는 밝은 얼굴로 소리쳤다.

[마이트]

「그럼 간다! 둥지 짓기... 힘내라!」

그렇게 말하고 마이트는 자신의 둥지로 돌아갔다.

 

【부하 소환 2주차】

브래드는 쿠에게서 부하를 몇 명 더 고용하겠다고 계약서를 작성했다.

쿠가 계약맺은 몬스터들을 소환해서 적당한 몬스터 대기실에 그것들을 하나하나 배치해주고 있을 때 때마침 침입자들이 나타났다는 경보가 울렸다.

쿠가 인상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쿠]

「정말 질리지도 않는 녀석들이로군. 몇 명이나 당했는지도 모르고…….」

옆에서 쿠를 도와주고 있던 메이드 한 명이 대답했다.

[메이드]

「그만큼 주인님의 힘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게 아닐까요?」

[쿠]

「…… 그런가. 그렇게 생각하도록 할 게. 영격준비!」

고개를 끄덕이던 쿠가 메이드에게 지시를 내렸다.

[메이드]

「알겠습니다!」

명령을 하달받은 메이드는 일사분란하게 몸을 움직이며 맡은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침입자 DATA 'A클래스 모험자 23명, S클래스 도둑 15명, E클래스 군대 2명’ 침입!】

【모든 침입자들 제거】

경보가 해제 된 지 얼마 후...

유메는 동굴 밖에 숲을 돌아다니고 있다가 정체불명의 기사를 만났다.

[유메]

「저기.. 이런 곳에서 무얼 하고 계신 건가요?」

유메가 묻자 기사는 놀란 표정으로 유메를 쳐다보더니 오히려 되물었다.

[페이]

「…… 수인? 그건 내가 할 말이야. 이런 곳에서 뭘 하고 있지?」

이곳은 용의 둥지 근처.

아니, 둥지의 정면이라 말해도 될 만한 장소다.

유메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유메]

「저기... 사냥하러 왔는데요」

유메의 소극적인 태도에 대화의 주도권은 페이에게 완벽하게 넘어가버렸다.

페이가 계속 물었다.

[페이]

「사냥? 이 근처에서 말인가?

 …… 무슨 생각이야! 이 근처엔 용이 살고 있다구!」

[유메]

「아... 아아... 그렇지만...... 저녁 준비를 해야 해서요」

페이는 수인이 인간들에게 미움받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특히 왕족이나 귀족, 부자 상인들은 업신여긴다.

페이는 머릿속에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유메]

「요... 용서해주세요... 주인님...  흐윽.. 걷어차지 마세요....흐으윽...」

[주인의 이미지]

「이런 쓸모없는 것! 청소도 제대로 못하는 거냐! 이러니 수인은....」

[유메]

「죄...  죄송합니다.」

[주인의 이미지]

「어서 저녁 식사거리를 가져와라! 그러지 못했을 시에는 모가지다!

  내 눈앞에서 꺼져버려~」

[유메]

「그... 그럴 수가... 주인님에게 버려진다면 저의 생활은.......」

[주인의 이미지]

「네 녀석의 생활 따위... 내 알 바 아니지! 그것보다 내 식사거리를 구해와라!

 가라!! 수인답게 산에서 먹을 것을 찾아서 가지고 와라!」

[유메]

「하... 하지만... 산에는 용이 있고..... 몬스터도.....」

[주인의 이미지]

「내가 알 바냐!! 가지 않으면 당장 모가지다!! 후하하하하하핫~~~ 」

[유메]

「예...」

……

페이의 망상(?)은 여기서 끝났다.

 

[페이]

「큰일이군」

페이는 글썽이며 대답했다.

[유메]

「예?」

의아한 표정으로 페이를 쳐다보는 유메에게 페이가 넌지시 물었다.

[페이]

「뭐하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음식을 나눠줄까?」

[유메]

「아... 아뇨.. 제법 많이 잡아야 해서요..... 감사합니다. 신경써주셔서 고마워요」

갑작스러웠지만, 그의 친절에 기분이 좋아진 유메.

페이는 아쉬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건냈다.

[페이]

「그런가……. 나에게 힘을 빌릴 일이 있으면 뭐든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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