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토도사|먹튀검증정보커뮤니티

향기(香氣) - 1장|성인야설-토도사 먹튀 검증 사이트

피부병통키 1 511 0
 
 
 
 
내가 도치를 처음 만난 건 아주 화창하고 따뜻한 여름 날이었다.
때는 수년전..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초등학교 4학년 여름방학. 우리 가족이 아버지의 휴가를 이용해 큰아버지 댁으로 놀러를 갔을 때였다.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이 그렇듯 시골은 언제나 신기한 동경의 대상이다. 마음 것 뛰어 놀 수 있는 들판, 이리 저러 깔려있는 놀이거리, 도시에서는 맛 볼수 없는 색다른 체험들.
모든 것이 신비롭고 신나는 자연의 놀이터. 그곳이 그때의 어린이들이 인식하는 시골이다.
물론 나 역시도 그랬다.

하지만 큰 아버지 댁에 도착한 나는 남들과는 다른 상당히 힘든 시간을 보내야했다.
폭력과 구타로 점철된 하루하루를..

아까도 말했지만 큰 아버지댁에는 딸이 하나 있다. 이름은 한시연. 나와 동갑내기의 그 아이는 세상에 둘도 없는 천하의 왈가닥에 성격파탄자로 실크로드가 깔린 내 인생에 주먹 만한 오점을 남긴 내겐 웬수 같은 기집애이다.

그날도 역시 그 웬수 같은 기집애의 마수에 걸린 나는 갖은 고문을 겪으며 괴로워 하고 있었다. 쪼그만 기집애가 어디서 보고 왔는지 프로레슬링 기술을 날려가며 내 몸을 유린하는데 그 공세가 어찌나 매섭던지 나로서는 반격조차 할 수 없었다.

결국 참다못해 울음을 터뜨린 나는 부모님들을 찾아가 일러도 보았지만 당시 시연이 기집애의 가증스런 애교공세에 빠져있던 부모님들이었기에 내 말은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오히려 날아온 것은 옆에 있던 누나의 차가운 놀림이었다.

<사내자식이 되가지고 계집애한테 맞고 울고나 있고...고추는 왜 달았냐?? 떼서 장이나 담가먹지...챙피한줄 알아라...>
<씨....미워!!다 미워!! 나 갈 거야!! 집에 혼자 갈꺼야!! 누나랑 아빠랑 엄마랑 셋이서 여기서 평생 살아라!>

너무 억울했다. 엄마도 아빠도..누나야 원래 그런 인간이라고 치고... 자식 편은 한번도 안들어주고..맨날 그 기집애만 이뻐하고.. 난 주워온 자식일꺼야.. 그래 그럴꺼야.. 난 진짜 엄마아빠를 찾으러 갈꺼야.. 근데... 어디로 가지,,,

막상 소리를 치고 나오긴 했지만 갈 데가 없었다. 아는 동네도 아니었고 더군다나 시골이었기에 마음 약한 나로서는 섯불리 걸음을 옮기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지금 바로 돌아갈순 없었다. 어린 마음에 자존심은 있었나 보다.

결국 나는 멀리 가지 못하고 집안 창고로 몸을 숨겼다. 구석에 쌓여져 있는 짚단위로 몸을 뉘운 나는 천천히 창고 안을 바라 보았다. 낫, 가래, 쟁기, 괭이등 여러 종류의 농기구들이 창고 안을 가득 메워 섬뜩한 기분을 풍기고 있었다. 거기다 창고 안은 햇빛이 조금밖에 들지 않아 어둡기까지 했기에 음산함은 점점 더 커져 갔고 자연 나의 두려움 역시 커져갔다.

<엄마...아빠...>

이젠 움직일 수도 없었다. 한발짝이라도 움직이면 저 구석에서 무언가 튀어 나올 것 같았다. 요즘 시골에 홍콩할매가 자주 다닌다고 하는데 조심해라 라고 말한 큰아버지의 말이 생각 나자 두려움과 공포는 배가 되어 내 조그마한 온 몸을 덮쳐왔다.

그때 구석에서 부스럭 소리가 들리며 무언가가 움직였다. 잔뜩 겁먹어 있던 나는 그쪽을 쳐다 보자도 못한 채 눈을 감았다.

(오지마...오지마..)

그리고 손에 느껴지는 촉촉한 감촉..너무 무서운 나는 눈을 뜨지도 못한 채 오들오들 떨기만 했다. 뭐지 귀신인가?? 아님 괴물?? 아..뭐든 빨리 가줘.. 그러나 정체불명의 물체는 떠나지 않고 내 손끝에서 맴돌았다. 이제는 복슬복슬 부드러운 느낌까지 난다. 마치 솜털 같이 느껴져 간지럽기까지 하다. 조금씩 나는 두려움 보다 궁금한 마음이 들었다. 어린아이의 호기심이라고 할까?? 나는 천천히 감았던 눈을 떳다.

뭐지?? 이건...강아지?? 강아지였다. 어두스름 해 잘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강아지였다.
나는 좀더 자세히 보기 위해 손을 뻗어 강아지를 들어 올렸다.

귀엽다. 복슬복슬하고 부드러운 털. 똘망똘망 하게 생긴 눈. 어렴풋이 비춰오는 햇빛에 드러난 강아지는 세상 그 무엇보다 귀엽고 사랑스러워 보였다. 지금까지 그놈 때문에 무서웠던 것도 잊어 버릴 정도로.. 햝짝,햝짝 녀석도 내가 맘에 들었다 보다, 좋다고 혀를 내밀어 손가락을 햝는거 보니...

그것이 나와 도치의 첫 만남이었다.

도치가 큰아버지 댁 돌구가 난 새끼 강아지였다는 것을 아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날 무단 외출로 엄청 혼날 때 들었으니까..

그날 이후로 도치와 나의 하루하루는 언제나 즐거웠다. 같이 들판을 뛰어다니고 같이 냇가를 놀러가고 같이 잠자리를 잡으러 뛰어 다니는 등 마치 플란다스의 개의 파트라슈와 네로처럼 우리는 언제나 모든 것을 함께했다. 나는 도치를 누구보다 사랑해줬고 도치도 그 누구보다 나를 따랐다.

언제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시연이 녀석이 날 괴롭히기 위해 어른들 눈을 피해 나에게로 다가왔다. 하지만 그날은 좀 달랐다. 자기 주인을 다치게 하려는 것을 알았을까?? 그 조그마한 몸에 어디 그런 배짱이 나왔는지 도치 녀석은 시연에게 아직 대로 나지도 않은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겁을 먹었던 것일까 시연이 자식은 지 주인도 몰라 보는 놈 이라는 말만을 남긴 채 도망 가 버렸고 나는 무사히 그녀의 마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날 이후로 도치가 있을 때는 시연이는 나를 건들지 못했고 나 역시도 그 덕분에 여유롭게 시골의 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행복했던 시간이 지나고 아버지가 예정했던 휴일이 모두 지나자 우리에게는 자연스레 이별의 시간이 왔다.

<싫어!!싫어!! 나 도치랑 같이 있을꺼야!!>
<안돼..강혁아..도치 집은 여기고 강혁이 집은 서울이잖아..너 여기서 살꺼야??>
<엄마..도치 내가 데려가면 안될까??내가 밥도주고 똥도 치우고 다 할께..엄마 아빠 귀찮게 안하고 내가 다 알아서 할께...안될까??>
<어서 개를 키울라고 해!! 안돼!!>
<바보 누난 조용히 해!! 엄마..제발....아빠...>
<강혁아...도치도 엄마랑 식구들이랑 같이 살아야지...혼자 외롭게 만들꺼야??>
<나...나 있잖아...내가 도치 안 외롭게 맨날 붙어 있을께..응??>
<학교는 어떡하고??>
<음...학교 같이 다니면 되지...그러니까..>
<웃긴다..왜 그냥 학교 때려치고 같이 산다고 하지..>
<지연아!!무슨 말을 그렇게 하니>
<아빠도 참.. 얘 하는 것 좀 보세요..막 때만 쓰면 다 되는 줄 알잖아요..>
<우리 강혁이 어쩌면 좋니...>

도치를 꼭 껴안고 울고불고 떼를 쓰는 나를 보며 걱정스러운 듯 말하는 엄마의 말에도 나의 고집은 좀처럼 꺽이지 않았다.

<데려가라고 해라..>

언제 왔는지 내 뒤에는 큰 아버지가 인자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서 있었다.
찬찬히 허리를 숙이며 내 머리를 쓰다듬으시는 큰아버지..
그 투박하고 큰손이 나에겐 구원의 손길처럼 느껴졌다.

<혁아..이 강아지가 그렇게 좋으니??>
<네..전 세상에서 도치가 젤 좋아요!!>
<이름이 도치구나..그럼 데려가서 좋은 거 많이 먹이고 외롭지 않게 잘 키워야 한다. 알았지?>
<정말요??>
<그럼 정말이고 말고..여기선 큰아버지가 대장이라 큰아버지가 하라고 하면 다하게 되있어.그렇지?>

큰 아버지는 짖꿎은 표정을 지으며 찬찬히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큰아버지의 갑작스런 행동에 난처한 표정을 짓던 아버지는 이내 어쩔 수 없다는 듯 체념의 한숨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야호!! 신난다!! 도치야 우리 안 헤어져도 된대!! 너도 좋지?? 좋다고?? 그럴줄 알았어!!하하하!!>

자기 역시 좋은 듯 왕왕 짖으며 대답하는 도치의 모습에 난 너무 신나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 었다. 하지만 그땐 몰랐다. 그때 그 때를 쓴 걸 평생 후회하게 될 줄은..

도치와의 서울 생활은 즐거웠다. 도치가 가족들과 떨어져 우울해 하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내가 있어선지 이내 우리 집에 적응 했고 나 역시도 약속한대로 부모님께 폐를 끼치지 않기위해 도치의 밥과 배설물 청소, 목욕 등은 나 혼자의 힘으로 해 나갔다.

가끔씩 누나의 구박이 있긴 했지만 누나도 도치가 그리 싫지는 않은 듯 금방 잠잠해 졌다.
그렇게 나와 도치의 생활은 하루하루가 행복이었고 기쁨이었다.

하지만 누가 그랬던가 행복 뒤엔 언제나 무서운 슬픔이 또아리 트고 있다고..
정말 옛말은 틀린게 없는 것 같다. 슬픔은 언제나 행복 뒤에 쥐 죽은 듯이 숨어 있다가 느끼지도 못할 사이에 덮쳐드니.. 그리고 그것은 나에게도 여지없이 닥쳐왔다,

그날은 비가 참 많이 왔다. 갓 장마가 시작 되서 그런지 여기 저기서 호우 주위보가 내리고 경계령이 내리는 등 전국이 비 때문에 소란스럽기 그지 없었다. 아직 어린 나이였기에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 나였지만 TV나 선생님의 말들을 듣는 것만으로도 무언가 위험하다는 것은 감지 할 수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그날 아침 학교를 가려던 나는 문가에 서서 나를 빤히 바라보는 도치의 눈길을 외면 할 수 없었다. 그 눈은 마치 나도 데려가줘...무서워..라고 말하는 것처럼 겁에 질려 있었다. 더군다나 내가 학교에 있을 때 마다 집에서 도치를 봐주시던 어머니마저 일이 생겨 집에는 아무도 없는 상황이었기에 나의 걱정은 더 했다.천둥은 치고 바람은 불고 그리고 텅 빈 집안에 혼자 있을 우리 도치. 결국 고민 끝에 나는 도치를 데리고 집을 나왔다.

<도치야~~우리 학교 같이 가자~>
<왕!!왕!!>

자기도 좋다는 듯 대답하는 도치를 데리고 나는 학교로 향했다. 학교에서의 도치의 인기는 대단했다. 원체 털이 하얗고 큰 눈을 가져 귀여움이 넘치던 도치였기에 아이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는 것은 순식 간 이었다. 심지어는 여기저기서 서로 도치를 안아 보겠다고 달려 들다가 넘어진 아이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 평생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 쌓여 보긴 그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다.

<도치 오늘 재미었지?? 담에도 또 학교에 가자~~>
<왕!!왕!!>

또 다시 좋다며 왕왕거리는 도치. 짜식 아빠 닮아서 그런지 대답은 잘하네..
어느새 횡단보도 앞에 다다른 우리는 천천히 신호를 기다렸다.

<어..비 오네..도치야 잠깐...아빠가 우산 씌워줄게 여기 잠깐만 있어>

안고 있던 도치를 땅에 내려놓은 나는 우산을 꺼내기 위해 가방 문을 열었다.
가방 문이 어딘가 열려 있었던 걸까? 가방 주머니에서 무언가 떨어지며 또르르 소리를 내며 굴러갔다. 하지만 우산을 꺼내기 위해 가방을 뒤적거리던 나는 미쳐 보지 못했다. 굴러가는 그 무언가를..그리고 그걸 줍기 위해 따라가는 도치를...아마 나에게 가져다 주기 위해서 엿겠지..

<여깄다!! 도치야 아빠랑 우산 쓰자...도치야??>

사라진 도치를 찾기 위해 주위를 두리번 거리던 나는 이내 횡단보도에 서있는 도치를 발견했다. 언제 물었는지 조그마한 입엔 동그란 구슬이 하나 물려져 있었다.

<도치야...일루..>

퍽!!

빠르게 눈앞을 지나가는 트럭 한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비명 소리. 모든게 순식 간이 었다.

<도치야...>

트럭이 지나간 그 자리에 도치는 없었다. 핏물과 내장에 뒤섞여 이상한 색을 나타내고 있는 털과 잔뜩 짜부라져 버린 살집이 도치가 있었던 자리를 대신하고 있을 뿐 내가 사랑하는 도치는 어디로 가버렸는지 보이지 않는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의 헛구역질 하는 소리와 어떻게 된 일인지 웅성 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지만 내 귀에는 점차 멀어져만 갔다.

<도치야..어딨어..일루와...집에 가야지..>

다시 한번 불러 보지만 대답이 없다...내가 부르면 언제든 달려와 짖던 녀석인데..

또르르...

내 발 밑으로 구슬 하나가 굴러와 닿았다. 저번에 동네 꼬마에게 땄던 초록색의 고운 구슬이..그때 도치한테 엄청 자랑 했는데.. 영롱한 색깔이 보석 같아 맨날 가방에 넣어 가지고 다니던 것.. 지금은 군데군데 살점으로 보이는 것이 붙어있어 처음 봤을 때의 영롱함은 보이지 않는다. 나는 천천히 그 구슬을 집었다.

언제 내리기 시작했는지 내 몸 위로 촉촉이 빗물이 흘러 내린다.
빗물은 내 몸을 적시고 땅을 타고 흘러 바닥을 적시고 바닥에 흐른 핏물을 적신다.
모든 흔적을 쓸어내리듯 천천히 모든 것을 적신다.

<도...치야...>

그렇게 나는 도치와 헤어졌다.

----------------------@--------------------@----------------@

왜 갑자기 생각 난 것일까...다 잊었다고 생각 했는데.. 눈물은 왜 나는 거지...
아직도... 슬픈거야??

<뭐야 이 자식.. 울고있네... 꿈 속에서 차이기라도 했나??>

어렴풋이 들려오는 걸걸한 목소리. 누가 있나?? 나는 조금씩 감겨진 눈을 떴다.

푸우~~

순간 얼굴 가득 덮쳐오는 기분 나쁜 물기에 천천히 눈을 뜨던 나는 놀라 번쩍 몸을 일으켰다.

<뭐,,,뭐야..하아..>

얼굴을 전체에 묻어 버린 물기를 닦으며 나는 조금씩 정신을 차렸다. 진짜 정신이 확 든다..
잠깐...이 냄새는.. 술?? 그것도 소주 냄새?? 에이~~누가 얼굴에 소주를 뿌린거야?

<내가 뿌렸다..기절한 사람 깨우는데는 이게 직빵이거든..>

또 다시 들려오는 걸걸한 목소리. 잠결에 들었던 목소리다.
어디서 나는 거지?? 목소리의 근원지를 찾기 위해 주위를 두리번 거렸지만 사람으로 보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텅 빈 공간에 있는 거라곤 내 몸뚱이..그리고 내 팔 근처에서 나를 바라 보고 있는 강아지..한마리 정도.. 뭐?? 강아지?? 나는 그 강아지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한손에 자기 얼굴 만한 소주병를 다른 한손엔 할아버지들이 쓰는 곰방대처럼 보이는 작대기를 들고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 그 강아지는 포무도 당당하게 두발로 굳건히 서있었다.
크고 동그란 눈 가득 검은 눈동자가 차 있고 하얀 털이 솜처럼 복실 거리는게 영락 없이 우리 도치랑 꼭 닮은 강아지다. 하지만 풍겨오는 이미지가 내가 알고 있던 도치와는 달라 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

그래 저건 도치가 아냐. 분명 아까 그 강아지다. 아까 차 앞에서 병신같이 서 있다가 내가 구해주려고 하니까 지만 쏙 빠져버린 치사한 강아지. 덕분에 나는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른채 이상한 곳에서 깨어나 버렸고.. 암튼 더럽게 재수 없고 짜증나는 강아..악!!

퍽!!

갑작스레 옆통수를 강타하는 강한 통증에 나는 머리를 쥐어 싸며 신음했다.

<이 새끼가 보자보자 하니까 내가 보자기로 보이나.. 뭐 병신?? 더럽고 재수없어??
기껏 어린 목숨 불쌍해서 살려줬더니 뭐?? 치사해?? 이거 아주 웃긴 놈 아냐??>

뭐가 그리 열 받는지 짧은 목에 보이지도 않는 핏대를 세우며 열변을 토하는 강아지의 모습에 나는 아픈 것도 잊어 버린 채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말했어..분명 짖는게 아니라 말을 했어...하지만 어떻게..내가 강아지 말을 알아 들을수 있게 됐나? 사고의 후유증으로??

<지랄한다.. 니가 동물에 왕 타잔이냐 동물 말을 알아듣게..>
<그럼 어떻게??>
<이 몸이 말을 할줄 아니까 니가 듣는거지..내가 말을 탈줄 알아서 이렇게 너랑 대화 하겠냐??>

윽...더럽게 재미없는 개그... 그나저나 여긴 어디야?? 천국인가??그럼 난 죽은 건가??

<천국은 술 이름이 천국이고..너 안죽었어..그냥 잠깐 기절했을 뿐이야..여기는 니 정신세계고..>

응?? 난 분명히 속으로 말했는데...분명 아까도 그렇고...이 강아지 독심술도 쓰나??

<독심술은 하급 인간들이나 쓰는 기술이고, 이 몸은 그딴 거 안 써. 여기는 니 정신 세계야.
좀 전에 말한 대로 기절한 니 머릿속으로 내가 들어온거고.. 쉽게 말하자면 지금 너랑 나랑은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있지.. 니 머릿속에서.. 그래서 당연 니가 입으로 소리를 내서 말을 하지 않아도 나에게 전달되는 거지..>

이건 또 무슨 소리야?? 내 머릿속을 들락날락 거리고 뭐?? 생각을 공유해??
도대체가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를 소리만 하고 있잖아..

<아...인간들은 이래서 싫어 상식 밖을 벗어 나기만 하면 지들 관점에 맞춰서 되지도 않는 짱돌을 억지로 굴러가며 이해 할려고 한단 말야.. 주제도 모르고... 억지로 이해하려고 하지마.. 나까지 머리 아퍼..그냥 간단하게 니 머리 속에 너하고 나하고 같이 있다고 이해해..그럼 돼..>

귀찮다는 듯 앞발을 내젓는 강아지의 말에 나는 잠시 궁금증을 접기로 했다.
그 말대로다. 내 상식 밖의 일이다. 상식 밖의 일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치부 하고 말일이다. 애써 캐내고 궁금해 해봤자 지금 내가 알고 있는 지식으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일이다.

시람들이 귀신이 있는지 없는지 천국이 있는지 없는지 전생이 있는지 없는지를 놓고 수십년을 토론해왔지만 명확히 해답을 내놓지 못하는 것처럼 사람의 지식에는 사람이 이해 할 수 있는 한계범위가 있다. 사람들은 그 범위 내의 일들을 상식이라고 하고 그 밖에 일들을 비상식 혹은 미스테리라고 부른다. 아무리 지금 용쓰며 알려고 해봤자 알 수 없는 게 있다는 거다. 알게 될 거라면 언젠가 자연히 알게 된다. 그때까진 그냥 렛 잇 비 하 는게 젤 속편한 일이다. 그리고 난 그런 쪽에 포기가 빠른 편이다. 되지도 않는 일에 온 신경을 쓸 만큼 난 한가한 놈이 아니니까..그럴 주변머리도 없고..

<여기가 내 정신세계라고요?? 그럼 난 아직 죽은게 아닌건가요??>

어느새 나의 말투는 존댓말로 바뀌어 있었다. 두발로 서서 곰방대를 휘두르는 강아지. 가히 정상은 아니었지만 웬지 모를 특이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기에 쉽게 대할 수는 없었다.
그게 비록 귀여운 강아지여도 말이다.

<그래..그렇다니까.. 쇼크를 받아서 잠깐 기절한 것 뿐이야..>
<분명 차에 치었는데..날라가는 느낌까지 났는데..>
<차에 치이기 전에 내가 니 몸에 쉴드를 쳐놨거든..약간 충격을 받긴 했지만 불구가 되거나 하진 않을 꺼야..그냥 가벼운 찰과상정도??>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목숨은 건졌나보다..얘기를 들어보니 다친 데도 없는 것 같고..
근데 여기는 왜 이래?? 바닥에 뭐가 이렇게 너저분하게 깔려 있냐??

<그건 내가 묻고 싶은 말이다..나이도 얼마 안 쳐 먹은 학생 놈이 머릿 속에 들어 있는게 온통 빨래 거리뿐이냐... 니 네 집 세탁소하냐??>

발 밑에 차이는 분홍 원피스를 툭툭 걷어차며 한심하다는 듯 물어오는 강아지..내 아픔을 제대로 후벼 판다. 아!! 강혁아 강혁아 꿈많은 소년이 었던 강혁아!! 어린시절 드룹나무 밑에서 대통령이 되겠다던 그 마음속의 맹세는 어디로 가버리고 머릿속에 냄새나는 빨래거리만 잔뜩 쌓여있는 아줌마가 되어버린 거니.. 아~ 꿈 많은 소년 강혁아..너는 도대체 어디로 가버린 거야...

<지랄스럽게도 지랄한다...>

아...진짜....아까부터 느끼는 건데 상당히 말이 짧네..저 강아지...도대체 정체가 뭐야??

<훗...내 정체가 그리도 궁금한가?? 그렇다면 대답해 주는게 인지상정..>

묻지도 않았는데 혼자 대답하네..
아!! 속으로 하는 얘기 들린다고 했지??
근데 뭐냐 저 어디서 들어 본 듯한 익숙한 자기 소개는..

<이 세계의 파괴를 막기 위해, 이 세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사랑과 진실 어둠을 뿌리고 다니는 천계의 미남자~~ 라티엘 님이 이 몸이시다. 하하하~~>

어디선가 꽃바람이 날아오나 착각이 들 정도로 느끼하고 과장된 몸짓을 짧은 손 다리로 연출하는 강아지의 모습을 나는 벙찐 표정으로 바라 보았다.

<혹시...포켓단??>

퍽!!

<이 자식아 천사라니까 천사!! 그리고 이 대사는 몇 백년 전부터 내가 쓰던 유행어야!!
어떤 인간 자식이 따라서 했는지 몰라도 내가 원조라고 원조!! 천계에 특허신청까지 낸 상태라고 알아들어?>

머리를 쥐어 싸며 신음하는 나를 보고 입에 침까지 튀어가며 열변을 토하는 그 자칭 천사 강아지는 자기가 천사라는 사실을 인정 안한 것 보다는 자기의 유행어가 도용 됐다는 사실이 못내 기분 나쁜 듯 검은 개코를 벌렁 거리며 연신 씩씩 거렸다.

<아이고..아파....말이 안 되잖아요...천사라니...그것도 모잘라서 강아지가?? 왜?? 거기는 인력난에 허덕인답니까?? 강아지까지 천사가 되게??>

<누군 강아지가 좋아서 됐는 줄 알아?? 아..그때 사고만 안쳤어도...아무튼 그건 이쪽이 사정이 있어서 그래...뭐 그런 것 까진 알려 줄 이유는 없고 그냥 그렇게 믿어.알았어??>

<그래두...말이...알았어요...믿어요..믿어..>

천천히 곰방대를 드는 강아지 아니 천사 강아지의 모습에 나는 말을 바꾸며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저 곰방대 몇 대 맞아 봤는데 장난 아니다...앞대가리에 붙어있는 쇠가 머리에 부딪힐때마다 오는 충격 때문에 머릿 속의 뇌수가 흔들리는게 아닌가 느껴질 정도로 강렬한게 진짜 말그대로 골때린다는 말의 뜻을 여실하게 몸으로 느끼게 한다. 역시 매 앞에는 장사 없다.

<그래.. 너 정신도 차렸으니까 얘기나 한번 들어보자 도대체 차도엔 왜 뛰어든 거야??
세상 살기가 힘들던?? 하긴 니 지금 하는 꼴을 보니 좀 힘들긴 하겠더라..그래두 열심히 힘내서 살아야지..자살하면 쓰나..응?? 자살하면 너 지옥간다..지옥에 있는 애들이 얼마나 무서운데...>

곰방대로 왼쪽 어깨를 툭툭 치며 건들거리는 자세로 나의 숭결한 희생정신을 자살로 단정지어 버리는 자칭 천사강아지를 나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자..자살이라니...난 그저 그쪽을 구해줄려고..>
<나 건너간 거 안보였냐?? 니 두 눈깔은 장식품이냐??>
<아..진짜 그쪽이 멍청하게..아니 다소곳이 거기 서있었잖아요...그래서 내가 치일까봐 걱정되서 구해줄라고 뛰어든걸 가지고 뭐??자살?? 하!!진짜 억울해서 말이 다 안나오네..>
<너 같으면 믿겠냐?? 강아지 하나 구하겠다고 차도에 들었다고 하면??>
<아..됐어요!! 됐어!! 믿기 싫으면 믿지 마요!! 무슨 놈의 천사가 사람 말을 안 믿어!!
천사의 덕목이 뭐야?? 믿음, 사랑, 우정, 뭐 그런 거 아냐?? 이건 뭐 천사가 착한 사람 의심이나 하면 서 자살이나 하는 미친놈으로 만들고..>

내 격한 반응에 좀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 걸까??

<알았어.. 알았어.. 믿어줄게!!>
<됐거든요??>
<믿어준다니까...>
<괜찮거든요??>
<믿어 준다고 했다...>
<일 없거든요??>

팍!!

윽...이번엔 이마로 느껴지는 충격에 나는 앞머리를 문지르며 허리를 숙였다. 아..씨파..아까 부딪힌데 맞은 것 같아...열라 아프네.. 혹 터지는거 아냐??
아...그냥 중간에서 멈출걸..재밌어서 나도 모르게 계속 하다보니 그만...

<이 새끼가 정도를 몰라...어른이 이만큼 했으면 알아서 받들어야지... 하여간 매를 벌어요 벌어..>
<아이고..아파..무슨 천사가 이렇게 폭력적이에요??거기다 입도 거칠고, 또 술까지 마셔??
지금 이러는 거 근무태만 아니에요??>
<짜식아.. 니가 인간세계에서 백년 넘게 강아지로 한번 살아봐...이리 채이고 저리 채이고,세상 살기 얼마나 힘든데.. 이 술이라도 없었으면 나 벌써 자살해서 지옥 갔을거다..>

자신의 신세가 한탄 스러운 듯 손에는 소주병을 나발로 불며 한숨을 내쉬는 강아지..
그림 참 언발란스 하다...

<그래, 날 구할려고 흑!! 차도로 뛰어들었다고?? 그럼 보답을 해야지..자고로 모름지기 천사란 흑!! 착한 어린이에게는 축복을 내려주거든..흑!! 그래 말해 보아라.. 이 천계의 미남자 라티엘님이 흑!! 뭐든 들어주마...>

얼씨구..이젠 딸꾹질까지....참 가관이다.. 아....내 생각이 들린다고 했지...조심...

여전히 나발을 불며 이제는 비틀거리기까지 하는 강아지. 다행이도 내 생각은 전해지지 않은 것 같다. 이 대화 방법 진짜 짜증난다..

<뭐해??흑...어서 말하라니까...>

믿을수 있는거야?? 당신??

<이게.. 내가 이래뵈도 4천사 중 한분인 가브리엘님의 수석 제자라고...믿어도 돼..>

가브리엘??...아...들어본 것 같은데...뭐 그건 됐고...소원이라...뭘 빌지??

음....잘생긴 외모를 달라고 할까?? 아님...엄청난 돈?? 비상한 머리?? 엄청난 권력??
예쁜 여자나 한타스 내려 달라고 할까??

<야...하나씩 말해...가뜩이나 숙취 때문에 어지러워 죽겠는데...>

아!! 내 머리를 빠르게 스쳐가는 소원이 있었으니...

<결정했어요...내 소원은 바로...>
<안돼.>
<네! 안돼.. 엥?? 아직 말하지도 않았는데...>
<들린다고 했잖아..니 생각이...그건 안돼>
<왜 안돼요?? 뭐든 다 된다면서요??>
<내가 드래곤 볼의 용신이냐?? 죽은 사람을 살려내게?? 그건 내 권한 밖에 일이야..죽은 사람을 소생시키려면 하나님의 권능을 빌려야 하는데 나는 그럴 수가 없다..>
<그래도...>
<글쎄! 딴 소원 빌어.>

그렇다..내가 빌려던 소원은 부모님이 돌아 오시는 것 말하자면 부활 하시는 것.
딱히 그렇게 큰 기대를 한건 아니지만 막상 안된다고 딱 잘라 거절당하니 좀 슬프긴 하다.
아까 차에 부딪혀 정신을 잃었을때도 부모님을 만날 수 있는건 아닌가 내심 기대 했었는데 못봐서 얼마나 실망했는데...휴...어쩔수 없지..권한밖의 일이라는데..

<그럼 잠깐이라도 못 봐요??>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자그마한 기대를 걸며 물었다.

<음...아마 힘들거다... 그렇게 할려면 사계에 있는 너의 부모님 영혼을 데리러 가야 하는데 아마 지금쯤은 영혼이 전생의 껍질을 벗고 다음 생을 준비하고 있을꺼야. 그 상황에서는 자칫 잘못 건들면 영혼의 그릇이 완전히 깨져버려서 다시는 환생조차 할 수 없을지도 모르니까 웬만하면 안 건드리는게 좋아..운이 좋아 니네 부모님들이 천계에 있는 천국을 가셨다고 해도 내가 지금 천계로 들어갈수 있는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좀 힘들다.. 지옥은 말할 필요도 없구..>

아..말이 너무 길고 어려워 뭐가 뭔진 모르겠지만 분명한건 안된다는 소리...휴..만나보는 것도 안되는 건가...아쉽지만 어쩔수 없지..

<의외로 포기가 빠르다?? 보통은 울며 불며 매달리는데..>
<제가 원래 이런 쪽으론 좀 그래요..안되는 일을 질질 끌만큼 미련하진 않거든요..>
<그래..좋은 자세다...그래야 오래 살지..그럼 다른 소원을 말해봐.>

다시 한번 고민에 빠진 나, 무슨 소원을 빌지??

<얼굴을 좀 바꿔주세요. 제가 그렇게 잘 생긴 얼굴이 아니라서 인기가 그렇게 많이 없거든요..>

찬찬히 내 얼굴을 훑어보던 강아지는 강아지는 이해가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 였다.

<보아하니...좀 살기 힘들긴 하겠다. 옛날 내 얼굴에 비하면 요즘 말로 브레드피트에 옥동자 얼굴을 놓고 비교 하는 거랑 같은 수준이겠는데..>

순간 치밀어 오르는 욕지거리를 간신히 참은 나는 다시금 마음을 가라 앉혔다.

<그니까 바꿔 주실수 있죠??>
<음...이것도 힘들겠다..견적이 너무 많이 나와...그냥 생긴대로 살아..부모님이 주신 신성한 얼굴 맘대로 고치면 쓰나.. 이 나라 옛말에 그런 말도 있잖냐..
身體髮膚는 受之父母하니 不敢毁傷이 孝之始也요라
우리의 몸은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니. 다치지 않는 것이 효도의 시작이다.
아무리 부모님이 돌아가셨다고 해도 그런 불효를 저지르면 안되지.. 그 꼴은 내가 못 본다.>

음...웬지 억지스럽긴 하지만 일리 있는 말이다.

<그럼 돈이나 많이 벌게 해주세요..그 톨스토이 소설 보면 바보 이반이 악마한테 나뭇잎을 돈으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을 받잖아요.. 그런 것처럼 저한테도 돈을 만드는 능력을 주세요>

<그것도 안되겠다...돈 많아봐야 돈 없는 사람 핍박이나 하고..평생 탱자탱자 놀면서 흥청망청 망나니처럼 살거 아냐.. 니네 부모님이 그꼴을 보시면 얼마나 통탄해 하시겠냐.. 그 꼴도 나는 못보겠다..그냥 니 힘으로 열심히 벌어서 열심히 살아..>

윽...뭐가 좀 이상하다..이거..

<그럼..돈 많이 벌수 있는 비상한 두뇌를 주시던가요.. 아인슈타인이나 제갈 공명이 울고 갈 그런 두뇌요..>
<머리 좋아서 어따 쓸라고..잔머리만 굴리면서 사기나 치지..여기 저기 봐봐...하다못해 이 나라만 봐도 머리 좋은 놈들 다 높은 자리 올라가서 그 좋은 머리 악용해 가지고 지 배만 채우면서 사기치고 다니잖아..너두 그럴래?? 그 꼴 보면 참 좋아 하시겠다...니네 부모님이..>
<아니..안 그러면 되지..그리고 왜 자꾸 부모님은 거들먹 거려요...기분나쁘게.. 그럼 오래오래 살게만 해주세요.>
<왜?? 너 평생 벽에 똥칠하면서 살고 싶어?? 오래 살아서 뭐해?? 내가 살아 봐서 아는데 좋을거 하나 없어..더러운 꼴만 많이 보고..한탄만 늘고..그냥 적당히 재밌게 살다가 그냥 갈때되면 편안히 가는게 제일 좋아..암..그렇구 말구..>

아...진짜...이 양반이 나랑 장난하나..소원 빌라고 해놓고 뭐하는거야??

<지금 뭐하자는 거예요??소원을 들어주겠다는 거예요 안 들어주겠다는 거예요??>
<빌어..누가 빌지 말라고 했냐??>

곰방대 끝트머리로 귀를 후비며 능청스럽게 대답하는 강아지의 모습에 나는 약간의 살의를 느꼈다.

<지금까지 계속 말했는데 다 안된다고만 하고 지금 나랑 장난해요??>
<그거야..니가 나쁜 길로 빠질까봐 걱정 되서 하는 말이고..제대로 된 소원 빌어..들어줄께>
<됐어요!! 소원 안 들어줘도 되니까 빨리 집에나 보내줘요!! 여기 있다간 진짜 내가 홧병으로 죽을 것 같아..어이구!!>
<그래?? 싫으면 어쩔수 없고..니가 싫다고 한거다..난 분명히 들어준다고 했어..>

마치 내말을 기다렸다는 듯 반색을 하는 천사 같지도 않은 자칭 천사강아지의 모습을 보며 천사라고 마냥 착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내심 뼈져리게 느꼈다. 하긴 저건 처음부터 천사라고 생각도 안드니..

<그래두 그냥 보내기엔 이 라티엘님의 투철한 사명의식 때문에 맘이 편치 않으니 너에게 선물을 하나 주마..>

그래도 내심 미안했나 보다..근데 어디서 꺼내는 거야?? 주머니가 있나??

<찾았다...자 여기..받아라!>

이리저리 몸을 긁으며 비듬을 털어 내듯 몸을 털던 그는 이내 등 쪽에서 무언가를 꺼내더니
나에게 내밀었다. 저런데다 넣고 다니나??

<이게 뭐예요??>
<응..그냥 일종의 보약 같은 거야.. 이래뵈도 이게 천계에서만 나오는 특산물이야. 옛날에 여기 내려올때 나 먹을라고 몇 개 꼬불쳐서 갔고 온 건데 너 주마..>

정체 불명의 보약을 건네받은 나는 찬찬히 바라 보았다.

더없이 맑은 투명한 빛깔.. 스스로 광택을 내뿜는 듯한 그것은 마치 내 손바닥에서 세상에는 더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빛깔을 내뿜고 있었다.

<아까 보니까 니가 몸이 많이 허한 것 같더라..쉴드까지 쳤는데 그렇게 기절한거 보면..
그래가지고 어디 사내구실 하겠어..그거 먹고 몸 보신 좀 해..>
<이거..먹는 거예요??>
<어..그냥 사탕 삼키듯 먹으면 돼>

이거 먹을 수 있긴 한거야?? 이렇게 큰데?? 그리고..이거..분명히..저 등 쪽에서 나왔는데...윽...갑자기 출처를 생각하니까 먹을 맛이 확 떨어진다..

<모해?? 안먹구?? 지금 먹어>
<나중에 먹을 께요..>
<그냥 내 눈 앞에서 먹어..니가 맛있게 먹어야 나두 기분 좋지..>
<그냥...나중에..>
<먹으랄때...먹어...>

천천히 다시 곰방대를 들어 올리며 살포시 미소 짓는 그..

<그럼 잘 먹겠습니다!!>

먹고 죽기야 하겠어.. 나는 눈 딱감고 입안으로 뭔지도 모를 보약을 털어 넣었다.
입안으로 들어간 보약은 거짓말처럼 미끄덩 거리는 느낌으로 식도를 타고 뱃속으로 넘어가 버렸다. 그 큰 게 한번에 말이다..

<어때??>
<음...약간 새콤달콤 한게, 첫맛은 초콜렛처럼 쌉싸름 하다가 끝맛은 달짝지근 한게 얼핏 시원힌 사과맛이 나는 것 같은게...>
<지랄한다...암맛도 안나는거 알아...내가 안 먹어 본줄 알아??>
<진짜예요..뭐라 표현할수 없지만 암튼 맛있어요..>

사실이다. 찬찬히 씹으며 혀로 맛을 본건 아니지만 목구멍으로 넘어와 입안을 부드럽게 감도는 맛은 요리경력 3년이 넘은 내가 여태것 맛보지 못한 신기한 맛이었다.

<아냐...그럴 리가 없어..잠깐...>

뭔가 잘못된 걸까?? 갑자기 당황하는 그를 나는 멀뚱멀뚱 바라 보았다.

<너 혹시 그 알약 색깔이..투명한 빛깔의 보석 같은 거였냐??>
<예..막 반짝반짝 빛나는게 마치 햇빛에 비친 수정 같았어요..근데 그건 왜요..>
<안돼...설마..>

그는 사색이 된 얼굴로 갑자기 자신의 몸을 미친 사람..아니 미친 개처럼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짧은 앞발로 허둥거리는 모습이 어찌나 필사적이었던지 나는 웃지도 못하고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없어..>
<뭐가요??>
<그게 없어...>
<그니까 뭐가요??>
<안돼...이럴 순 없어...>
<왜요??무슨 일인데요??>
<이제 형벌도 얼마 남지 않아서 몇 달만 참으면 돌아갈수 있는데..이럴순 없어..>
<그니까 왜 그러는데요??>
<난 이제..끝났어..하하..난 이제 끝났다고..>
<왜 그러냐고요??!!>

도대체 왜 저래?? 마치 회사 쫄닥 망한 사장처럼 그 자리에 주저앉은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채 한숨만 푹푹 내쉬었다. 그 한숨이 어찌나 처량맞고 궁상맞던지 나는 말도 붙이지 못했다.

<하하하!!하하하!!이렇게 끝나는 구나 이 천계의 미남아 라티엘이 이렇게 똥개 신세로 긴 생을 마감하는구나..하하하!!>

이게 진짜로 미쳤나?? 아...미친개는 피하는개 상책인데...집에 가는 방법을 모르니 그냥 갈수도 없고..어쩌냐...

쿵쿵쿵...

이젠 머리까지 박네..그래서 죽겠냐?? 더 세게 박아야지..정말 미쳐도 단단히 미쳤구나...

쿵!!쿵!!쿵!!

내 말을 들은 것일까?? 이내 속도를 높여가며 머리를 쳐 박는 그 모습에 나는 잠깐 소름이 돋았다. 저러다 진짜 죽겠다..집에 가야 되는데...우선 말려야겠다...

<저..저기요..무슨 일이지 모르지만 진정 하세요..힘들수록 정신 똑바로 차리고 힘내야죠..>
<저리 가 난 이제 끝났어...끝났다고!!>

쿵쿵쿵..

말리는 손길을 뿌리치고 다시금 박아대기 시작하는 그는 이제 박는 것도 모잘라 한번씩 이마를 짓이기까지 한다...독한 자식...

<저기요..잠깐 진정하시고 저랑 얘기 좀 하세요. 그러면 한결 맘이 편해 지실거예요. 제가 정신상담 전문 자격증이 있거든요. 그러니까..잠깐 얘기 좀 해요..>

물론 뻥이다. 내 나이 아직 고등학생인데 그런 게 있을 턱이 있나. 남들 다 있는 워드 자격증도 없다.

내 얘기가 먹혔던 것일까?? 동작을 멈춘 그는 땅에 박힌 머리를 천천히 들더니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려갔다.

윽.. 머리에서 피나잖아.. 이마가 깨졌나보다.. 하긴 그렇게 죽어라 박아댔는데.. 지가 박치기왕 김일도 아니고..멀쩡할 턱이 있나..

<우선...피부터 닦으시고 차근 차근 얘기를..>
<뱉어>
<엥??>
<뱉으라고..>
<뭘..요??>

그는 그 짧은 다리로 언제 일어 섰는지 자리에 일어서 두발로 선채 나를 향해 조금씩 다가오기 시작했다. 깨진 이마에서 나온 피로 하얀 털을 흥건히 적신 그 모습이 왠지 모를 섬뜩함을 풍겨 그 기운에 압도된 나는 나도 모르게 다가오는 그 걸음에 맞춰 조금씩 뒷걸음질 쳤다.

<아까..니가..먹은 그거...뱉.으.라.고>
<아니..이미 먹은걸.. 어떡해 뱉어요...>
<못 뱉겠다 이거지..>
<아니.. 못 뱉겠다는게 아니라...뱉을 수 없다는 거죠..>
<그게 그 소리지..>
<아니..그게......그 소리네요...그래두...>
<알았어..뱉게 해주께...>
<아니..어떡해....윽!!>

그 짧은 다리에 어디서 그런 힘이 있었을까..갑자기 튕기듯이 뛰어 올라 내 위로 몸을 날려오는 그를 나는 반사적으로 허리를 숙여 피했다.

<갑자기 뭐예요!!>
<어쭈...피했어??>

지옥에서 온 사자처럼 비장하게 다시 일어선 그는 동그란 두 눈 가득 살기를 번뜩이며 다시 나에게로 다가왔다. 그 모습이 마치 먹이를 눈에 앞둔 굶주린 사자 같아 나는 나도 모르게 목에 고인 침을 꿀꺽 삼켰다.

<대화 하자 면서..이리와...>
<아뇨..생각해보니까 혼자 냅두는게 낫겠어요..그런 때 있잖아요.. 혼자만 있고 싶을때..
지금 그쪽이 그런 상태같아요.. 전 그냥 여기 있을께요..>
<그래?? 그럼..내가....갈께!!!>

당찬 기합소리와 함께 지 근본도 모르고 토끼처럼 뛰어오른 그는 이번엔 내 얼굴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어...잠..잠깐..앗..>

운이 좋았던 것일까?? 뒷걸음질 치던 나는 근처에 널부러져 있는 빨래에 걸려 뒤로 넘어지는 바람에 번개 같은 그의 공격을 간신히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잡았다..>

언제 올라 왔는지 내가 미쳐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기도 전에 내 몸 위로 올라탄 그는 천천히 앞발을 내밀며 내 목을 졸라왔다.

<켁..켁..>

뭔 개새끼 악력이 이렇게 쎄...숨을 못쉬겠다...윽....

<저...기...켁...말로 하세요....천...천사가..켁...이럼 안되..잖아....켁...요..>

간신히 나오지도 않는 목소리를 내며 마지막 회유 작업에 들어간 나였지만 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앞 발에 힘을 더 쏟으며 내 목을 강하게 압박할 뿐이었다.

<그래...난 천사야..근데...그게 널 죽이고 그걸 꺼내야...천사가 될 수 있어...알겠어??
나도 이러고 싶진 않은데.. 어쩔수 없다..이해 해라..>

숨쉬기가 더욱 힘들어 지면서 조금씩 정신이 아득 해진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시야가 조금씩 어두워지는게 이번엔 진짜 죽는가 보다. 아..이럴꺼면 아까 죽게 내버려두지..그땐 적어도이렇게 힘들 진 않았잖아..그리고 이게 뭐야... 쪽팔리게 강아지한테 목 졸려서 죽었다는거 알면 다들 비웃을꺼 아냐...썅...

<뭐야...이런...썅...시간이 벌서 다 된건가...젠장...좀만 더하면 좀만 더하면 다시 천계로 갈수 있는데...이런 씨...발...>

뭔가 일이 생긴 듯 당황하며 분하다는 듯이 욕지거리를 하는 강아지. 정말 매번 느끼는 거지만 이 개새끼 입 정말 더럽다..날개 달린 천사가 아니라 정말 걸레 문 천사다.. 진짜 내가 나중에 죽어서 천국가면 천사들 원래 이런 건지 확인해 볼 거야..진짜..

근데.. 왜 이렇게 졸려..아..안되는데..집에 가야되는데...

--------------------@-----------------------@-----------------

<으아악~~~!!>
<꺄아악~~~!!>

비교적 낮은 옥타브의 테너와 고 옥타브의 소프라노가 화음을 맞추듯 방안 가득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허억!!허억!!>
<뭐죠?!!..무슨 일이예요?? 김 간호사!!>

언제 뛰어 왔는지 흰 가운을 입은 미모의 여인이 놀란 얼굴로 나와 간호사를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다. 아마도 방금 울려 퍼진 비명 소리에 기겁한 것이리라.

<저기...환자를...보고있는데....갑자기 숨을 안 쉬어서...그래서...놀래서...갑자기..확..일어나면서.....비명지르고....그래서..>

어지간히 놀란 듯 두서없이 말을 내뱉는 그녀. 자기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듯 하다.

<그게..무슨 말이예요....차근차근 설명해봐요...>
<그게..그러니까...저도..잘.....모르겠어요...죄송합니다..>
<알았어..알았으니까.. 김 간호사는 나가서 진정 좀 하고와..많이 놀란 것 같으니까..>
<네...>

잔뜩 처진 어깨로 힘없이 나가는 그녀. 그녀의 뒷모습을 안쓰럽다는 듯이 바라보던 여인은 다시 시선을 내 쪽으로 향했다.

<저기..괜찮아요?? 정신 좀 들어요??>
<하아..하아....네...물...물좀 주시겠어요..>
<여기..천천히 쭉 마시고 진정해요.>

언제 준비했는지 여자는 손에 들고 있던 물이 가득 담긴 쇠 컵을 나에게 내밀었다.
나는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사람처럼 벌컥 벌컥 물을 들이켰다.
그리고도 몇 잔을 더 요구해 원샷을 한 나는 여인의 말대로 천천히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라 앉혔다.

아...이제야 살 것같네...진짜로 그 개새끼한테 목 졸려 죽는 줄 알았잖아...
근데 여긴 어디야?? 그 개새끼는 어디 갔고??

<아..여긴 병원이예요. 난 여기 병원 의사 겸 원장이고.. 길거리에 쓰러져 있던걸 어느 주민이 데려와서 상태를 보고 있던 중이었어요.>

뭐야..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대답하네..이 여자도 독심술 쓰나??
다행히도 그건 아닌 건 같았다. 내가 주변을 두리번 거리니까 짐작해서 말한 것 같았다.
하긴..그걸 아무나 다 쓰면 세상 살기 참 고달파지지..

<저..살아 있는 건가요??>
<살아 있다는 것의 정의가 생물학적으로 심장이 뛰고 뇌가 살아있어 사고 할수 있다는 걸 말하는 거라면 당신은 아직 살아 있어요. 그것도 아주 멀쩡히..>

냉막한 표정으로 또박또박 말한 의사는 천천히 나의 물음에 답했다.
차갑지만 가볍지 않은 그 목소리가 웬지 모를 믿음을 주는 것이 아직까지 거칠던 내 호흡을 천천히 고요한 호수처럼 진정되어 가는 것이 느껴졌다.

내가 안정 될 때까지 아무 말 않고 묵묵히 침묵하던 의사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길거리엔 왜 쓰러져 있던 거죠?? 무슨 병이라도 있나요??>
<아뇨..차에 치였어요..비가 오고 있는데..길을 건너다가 달려오는 차에...>
<차에요?? 그럴리가...차에 치었는데 이렇게 몸이 이렇게 멀쩡할 수가 없어요..
더군다나 달려오는 차에 치였으면..그건 더 말도 안되죠..예를 들어 볼까요??
1톤인 승용차가 시속 50km로 오다가 사람과 부딪혔다고 가정 합시다.
사람에 가해지는 충격은 0.5x1000x50x50은 1250000kg.m/s제곱..
이 충격량이 사람에 그대로 전달 될 경우 뼈가 남아나질 않겠죠??또한 그 충격량 떄문에 몇십미터를 공중으로 날아가게 되죠. 날아가는 동안 다른 차와 부딪힐 수도 있고..
정말 시체가 온전하면 다행이죠. 완전 산산조각날수도 있어요. 운이 좋아 산다고 해도 어디 한군데는 불구로 살아야 되는게 정상인게 차 사곱니다. 근데 당신은 뼈가 부러지긴 커녕 가벼운 찰과상 그러니까 생채기 몇 개 난 게 답니다.말이 안되죠.. 차사고라면 응당 당신은 죽었어야죠.>

아....확실하게 와 닿게 해주네..거기다 친절하게 설명에 그림까지...진지한 얼굴로 너는 죽는게 당연했어!! 라고 말하니까 딱히 뭐라고 할말이 없다...

<아...기분 나쁘게 생각 하진 말아요..나는 일반적인 상식을 말하는 거예요. 뭐 세상엔 상식밖에 일들도 충분히 존재 하니까.. 환자분 말이 맞다면 아마 그건 기적이라는 거겠죠.>

에...말은 그렇게 해도 아직 납득 못한 것 같은데.. 무표정하게는 있지만 아직 얼굴 구석에 의심의 빛이 가득하다. 하긴 나도 믿기지가 않는데. 타인..그것도 이성적인 의사라는 사람이 믿기엔 좀 터무니 없는 얘기겠지..

<저..이제 깨어났으니 가도 되나요..어디 특별히 다친 덴 없는 것 같은데..>

아까의 의사 말대로 내 몸엔 가벼운 긁힌 자국만 있을 뿐 어디 부러지거나 잘못된 건 없는 것 같았다.

<아..그래요..지금 상태로 봐선 전혀 이상 없는 것 같으니까..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내 명함을 드릴께요.. 혹시나 이따가라도 아프거나 뭔가 이상이 있다 싶으면 바로 전화 줘요..만약 교통 사고라면 후유증이 더 무서운 법이니까..알겠죠??>
<네..>

고운 손에 껴있는 명함을 받은 나는 천천히 내용을 훑어보았다.

(외과 전문의 - 이태경)

아직 젊어 보이는데 능력이 좋은가 보다.. 전문의도 모잘라 원장이라니.. 얼굴 이뻐 머리 좋아, 의사니까 돈 잘 벌어.. 참 누가 데려갈지 부럽네.. 땡 잡았네..그 자식.. 근데 기가 좀 세보인다..그게 좀 흠이네...뭐 기센 걸로 치면 우리 한여사 만큼이야 하겠어.. 그게 여자야?? 사내지...그것도 남자중에 남자.. MAN OF MAN이지..

<저 병원비는..>
<낼 필요 없어요. 뭐 해준거라곤 침대 몇시간 빌려주고 아까 물 몇 잔 준게 다니까.>

아싸..돈 굳었다... 요새 의료 보험비도 올라가지고 보험비 낼때 좀 짜증났는데..
이런데서라도 아껴야지.. ㅋㅋㅋ

가방을 챙기고 병실을 나온 나는 뒤따라온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럼 오늘 신세 많이 졌습니다. 다음에 언제 한번 찾아뵐게요.>
<병원 많이 와서 좋을 거 하나 없어요.>

이런...말 좀 이쁘게 못하냐??

<아....네...그럼 나중에 인사차 들를께요..>
<그러세요 그럼..아..무슨 일 있으면 꼭 전화 해요. 알았죠??>
<네..그럼 안녕히계세요.>
<잘가요.>

쾅!!

얼굴은 이쁜데..성격이 쫌...뭐 내가 데리고 살건 아니니까..

근데..그 개새끼는 어떻게 된거야?? 꿈인가?? 꿈치곤 너무 생생한데..
아직도 목을 조르던 그 감촉이 남아있는 것 같은 기분에 나는 천천히 목을 쓰다듬었다.
하지만 뭐 이렇다할 느낌은 없다.

에이..모르겠다!! 뭐 빠지게 생각해봤자 머리만 아프지 뭐...그냥 그러려니 하자..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언제 그쳤는지 비는 내리지 않는다.
흐린 하늘이 저녁때가 다 되어 가는지 어둠침침 해지는게 시간이 많이 늦은 것 같았다.

지금 몇 시쯤 됐나.. 7시 30분??!! 이런..썅..밥하고 빨래 해야 되는데..아..진짜..언제 다하냐..
아우..오늘 하루 왜 이렇게 돼는 일이 없냐..진짜 재수없는 날이다..

나는 가방을 들쳐 메고 집으로 향했다. 그땐 몰랐다.. 내 몸 안에서 무언가가 달라지고 있는 것을.. 그로인해 평범하던 내 인생이 엇나간 톱니바퀴처럼 변할거라는 것을..




#토도사 #토도사주소 #tdosa.net #먹튀검증사이트 #먹튀검증커뮤니티 #먹튀검증업체 #먹튀검증 #검증사이트 #토토커뮤니티 #토토검증 #인증업체 #토토사이트보증업체 #먹튀커뮤니티 #검증업체먹튀사이트 #먹튀사이트검증업체 #보증업체 #토토사이트추천 #사이트추천 사설토토사이트 #슈어맨 #다음드 #토찾사 #먹튀다자바 #스포츠중계 #스포츠분석 #토토구인구직 #토토솔루션 #토토꽁머니 #꽁머니공유 #토도사.com #토도사 - 토토 먹튀검증 및 안전한 토토사이트 정보를 제공합니다.

, , , , , , , , , , , , ,

1 Comments
토도사 2023.02.28 03:39  

토도사 공식제휴업체 소개입니다.

2017년부터 아무사고 없이 토도사와 함께 해온 최고의 안전파트너 버튼 바로가기

토도사에서 검증 제공하는 안전한 업체-버튼

주간 인기순위
포토 제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