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이 사호   여고생 음란통신
新井　沙保    女子高生いやらし通信

　　　에필로그

  메구미가 다시 눈을 뜬 것은, 자기 침대 위였다. 익숙한 가구와 커튼, 작년 생일에 부친으로부터 받은 고전 인형. 그리고, 마지막으로 눈에 들어온 것은, 걱정스럽게 침대를 들여다보는 양친의 얼굴이었다.
「메구미, 괜찮니? 정신이 드니?」
  사토코의 아름다운 얼굴이, 당장에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이 일그러진다.
  지로의 남자로서는 가냘프게 보이는 손이, 볼을 살짝 어루만졌다. 그 눈도, 역시 젖어 있다.
「다행이다……네가 죽지 않아서. 이야기는 오다군에게서 들었어. 왜 그런 위험한 짓을 했니」
  으흐흑 사토코가 울기 시작하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메구미는 당황해서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지로가 누르는 바람에, 다시 누웠다.
「아직 일어나지마. 마마는 네가 무사해서 안심한 거뿐이야. 걱정 안 해도 돼」
「알고 있어……하지만! 아, 그 남자, 관리인은 어떻게 됐어? 그리고, 오다씨……」
  지로가 입을 열기보다 먼저, 그 등 뒤에서, 오다의 시무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살인미수 현행범으로, 바로 붙잡혔어요. 메구미씨의……계획대로」
  메구미는 비로소, 방 구석에서 어깨가 축 처져 서 있는 오다 모습을 찾았다.
「아……오다씨, 나……」
  메구미 말을, 지로의 노성이 가로막았다.
「뭐가 계획대로야! 자네는……책임을 느끼지 못하는 건가」
  성큼성큼 다가간 지로가, 오다 멱살을 움켜잡았다.
「자네는……딸년이 하려던 짓을 알고 있었어. 알고 있으면서, 왜 협력 따윌 한 거야. 왜, 못하게 하지 않은 거야!」
  오다는 대답하지 않았다. 지로가 힘껏, 그 몸을 흔들어댔다.
「분명, 마지막에 메구미 목숨을 구한 건 자네야. 하지만, 메구미에게 하마터면 죽을 뻔한 짓을 시키고……만일, 그대로 메구미가 죽임을 당했다면, 자네를 그냥 두지 않았을 거야」
  주먹을 휘두르는 지로에게 놀라, 메구미는 벌떡 일어났다.
「그만, 그만해, 파파! 오다씨를 혼내지마. 오다씨는, 내가 억지로 협력하게 했을 뿐이야. 관리인 방을 뒤지고, 그래서 그걸로 관리인을 몰아붙여서, 날 죽이려고 하는 걸 잡으라고 말한 것도 나야. 오다씨는, 못하게 했단 말야!」
  지로가 털썩 어깨를 떨어뜨렸다.
「하지만, 메구미……너도 알겠지. 파파하고 마마가, 네가 죽을 뻔 했다는 말을 듣고, 무슨 생각을 했을지……」
「알아. 하지만, 오다씨를 꾸짖는 건 그만둬! 이제 나가. 날 오다씨하고 둘만 있게 해줘」
  메구미가 흥분한 모습에 곤혹스러워하며, 지로는 사토코의 어깨를 안 듯이 하여 메구미 방을 나갔다.
  문이 닫힌 후, 무겁고 답답한 침묵이 메구미와 오다를 감쌌다. 오다가 천천히 침대의 메구미에게 다가와, 먼저 침묵을 깼다.
「아직……그 일 때문에 선생님과 부인을 용서하지 못하고 있는 거니?」
  메구미의 눈썹이 흐려졌다.
「모르겠어……잘 모르겠어. 하지만, 지금은, 파파가 오다씨를 일방적으로 꾸짖으니까, 그것이 용서할 수 없었던 거야……」
  오다가 깊고 조용하게 숨을 내쉬었다.
「선생님이 화내는 것도 무리는 아니야.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건 이상하지만, 선생님도 부인도 사실은 메구미를 소중히 하고 있어. 슬슬, 용서해주는 게 좋지 않을까?」
「알고 있어……알고 있단 말야. 그런 건」
  홱 돌아눕는 메구미 뇌리에, 침대를 들여다보고 있던 양친의 침울한 표정이 떠올랐다가 사라진다.
「그래, 으응……자기 딸을 범하거나 하는 부모에 비하면, 훨씬 낫겠지. 우리 파파하고 마마는……」
「……무슨 소리야?」
  메구미가 중얼거린 말의 의미를 몰라, 오다는 고개를 갸웃했다.
「으응, 아무 것도 아냐. 그 보다, 오다씨, 의외로 세네. 그런 큰 남자를 한 방에 차서 쓰러뜨렸지」
「내 참……그런 상황이었는데, 보고 있었니?」
  오다는 멋쩍은 듯 머리를 긁었다.
「어릴 때, 카라테를 조금 배웠어……게다가, 아주 정신이 없었기도 하고……」
  아주 어색해하고 있는 오다 모습이 우스워서, 메구미는 킥 웃었다. 문득, 그 볼에 가늘게 피가 흐르고 있는 것을 눈치챘다.
「어떻게 된 거야? 그 상처는?」
「어? 아아, 진짜네……. 아마, 창을 깨고 관리인실로 뛰어들었을 때, 베었나보다」
「그, 그런 위험한 짓을 했어?」
「할 수 없잖아. 문은 잠겨 있고, 네 비명은 들리고. 당황했어. 무아지경으로 뛰어들어서……하지만, 너도 관리인도 없었어」
  아마, 관리인은 한발 먼저 메구미를 짊어지고, 뒷문으로 해서 밖으로 나간 것이리라.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어. 온집을 뒤졌지. 그러고 나서, 맨션 밖을 전부 찾았어. 네 비명을 듣고, 겨우 위라는 걸 알았지만, 비상계단을 찾는데 시간이 걸려서……」
  말이 막혔나 생각하는데, 오다는 갑자기 메구미 팔을 잡았다. 그대로 꾹 자기 가슴으로 끌어당긴다.
  메구미를 안은 채, 오다는 가슴이 찢어지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다행이야……정말 다행이야. 네가 죽지 않아서. 그 때, 네가 난간에 걸린 것처럼 있는 걸 보고, 만일 늦었다가는 하는 생각이 들었을 때는, 죽는 줄만 알았어……」
  메구미는 눈을 감은 채, 조그만 소리로 말했다.
「으음, 오다씨……품어 줘」
  오다 몸이 퍼뜩 굳는 것을 알 수 있다. 메구미는 상관하지 않고 계속 말했다.
「날……부탁이야……」
  오다가 몇 초동안 숨을 들이켜고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이윽고, 오다 체중이 실려 온다. 그것에 몸을 맡기고, 메구미는 침대에 쓰러졌다. 입술이 끈적하게 눌려 찌그러진다.
  뜨거운 혀가 미끄러져 들어온다. 단단하게 솟은 끝을, 메구미는 세게 빨았다. 그러자 당연히 달콤한 흥분이, 요추 아래로부터 쑤욱 비밀의 화원으로 숨어든다.
  오다의 혀가, 턱, 목, 가슴으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손가락이 동시에 메구미의 파자마 단추를 풀어간다. 브래지어를 하지 않은 하얀 유방이 드러나고, 오다 혀는 그것을 집요하게 빨았다.
  꾸웅 몸 중심부가 가려워진다. 그 감각이 한 점으로, 허벅지가 모이는 곳으로 집중하고, 타는 듯한 저림으로 변했다.
  자연히 허벅지를 꼬고, 허리를 꿈틀거리고 만다. 위에서 몸을 포개고 있던 오다의 사타구니가 확실하게 융기한 것을 메구미는 피부로 느낀다. 무의식적으로 손이 뻗는다.
  솟은 것을 비비듯 어루만진다. 불끈거리며 맥동하는 그것은, 작은 살아있는 생물처럼 여겨진다.
「……아아……오다씨. 나……나, 오다씨를 원해……」
  자기도 모르게 나와 버린 자기 말에, 메구미는 얼굴이 빨개진다. 화끈 가슴이 뜨거워진다. 어쩐 일인지 처음인 것 같은 부끄러움과, 간지러운 욕정이 몸을 달뜨게 한다.
  오다가 바라는 대로, 메구미는 파자마에서 어깨를 빼낸다. 오다 혀가 복부를 따라 내려간다.
「아아……」
  안타깝게 할딱이며, 메구미는 두 팔로 자기 가슴을 안았다. 꾸욱 힘을 세게 넣자, 유방이 가운데로 모이고, 기분 좋게 찌그러진다.
  오다는, 파자마 바지와 팬티를 천천히 끌어내린다.
「좋아해……메구미. 정말 널 안을 수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어……기쁘다」
「아아, 싫어……아무 말도 하지 마. 나, 부서질 거 같아」
  오다의 낮게 울리는 속삭임은, 마치 깃털로 몸 내부를 간질이고 있는 것 같은 안타까운 흥분을 메구미에게 불러일으킨다. 까닭모를 슬픔, 그리고 온몸이 화끈거린다.
  메구미는 스스로 두 다리를 크게 벌린다.
  야욕 같은 맹렬한 욕정이 오다 정수리를 내리친다. 빠꼼 입술을 열고 젖어 빛나는 부드러운 ──남자를 유혹하는 듯 젖은 크레바스로, 오다는 미칠 듯이 손가락을 찔러 넣는다.
「아앗, 오다씨!」
  메구미의 허리가 익숙하게, 흔들흔들 좌우로 꼬인다. 오다는 마구 손가락을 움직인다. 끈적하게 들러붙는 메구미의 속살을 쑤셔대며, 안으로 깊숙이 들어온다. 그 손가락을 메구미 질벽은, 꾹꾹 조이기 시작한다.
  오다는 손가락을 천천히 회전시키면서, 정확히 목표를 잡고 G스폿을 꾹꾹 긁어댄다.
  이윽고, 길게 꼬리를 끄는 유열의 외침을 지르면서, 메구미는 무의식중에 침대에 두 발을 뻗고, 스스로 허리를 띄웠다.
「나 만의 것이 돼……메구미」
  흐느끼는 듯한 오다 속삭임에, 메구미는 주르륵 몸이 녹으며, 끝 모를 깊은 심연 속에 떠다니는 듯한 기쁨을 느꼈다.

　겨울 밤──.
  창 밖에는, 눈송이가 소리 없이 날리고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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