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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후 7-9- 토도사 야설

비달삼순 1 50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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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어머니가 일 개월여의 입원 생활을 마치고 오늘 퇴원했다. 아

버지도 휴가를 받아 단신부임 중인 센다이에서 올라와 병원까

지 어머니를 맞으러 가 함께 집에 돌아갔다고 한다.

 

그리고 내일 료이치는 숙부 댁에 이별을 고하게 된다.

 

 

 

 

 

 

그날 밤, 어머니의 퇴원 축하와 료이치의 송별을 겸한 파티가

숙부의 제안으로 열렸다. 파티라고 해도 맨션 방에서 아담하게

열린 파티였지만 료이치는 기뻤다.

 

테이블 위에 갖가지 요리가 올려졌다. 차가운 닭고기에 유자향

이 나는 소스를 끼얹은 것과 얇게 썬 참치 샐러드 등 비교적 담

백한 이 집의 평소 식단에선 별로 보지 못하던 요리. 모두 숙모

가 손수 만든 것들이었다.

 

[우와 호화판이네. 술이 절로 넘어갈 거 같아. 료이치도 오늘밤

은 조금 마시도록 할까?]

 

숙부는 탁자 위의 요리를 보고 환성을 올리면서 의자에 털썩 앉

았다.

 

[료이치는 술 좀 마실 수 있어?]

 

[약간은요.]

 

[안 돼요. 내일 부모님과 만나는데 술 냄새를 풍기면 제가 교코

씨 볼 면목이 없어요.]

 

숙모가 서둘러 못을 박자, [알아. 그냥 말해 본 거지.] 하고 숙

부는 짓궂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요 일 개월간 정말 신세 많이 졌습니다.]

 

료이치는 적당한 때를 노려 두 사람에게 깊게 고개를 숙여 인사

를 드렸다.

 

[뭐야, 쑥스럽게. 평소처럼 자연스럽게 하자고.]

 

[여보. 당신은 늘 그런 말을 하시지만, 료이치 군은 요즘 보기

드물게 예절이 바른 아이예요.]

 

숙모는 료이치를 바라보았다.

 

[이쪽이야말로 한 달 동안 료이치 군과 함께 지낼 수 있어서

정말로 즐거웠어. 고마워.]

 

[앞으로 자주 놀러 오면 되지 뭐. 어차피 집도 가깝고.]

 

숙부가 잔을 들이키며 말했다.

 

[네. 고맙습니다. 숙부님도 숙모님도 이번에 저희 집에 놀러 오

세요. 어머니도 저도 언제든지 반겨드릴 테니.]

 

료이치는 말하면서도 그런 기회는 앞으로 별로 없겠지, 하고

생각했다.

 

 

 

 

 

 

자그만 송별회가 끝나고 숙부는 그다지 많이 마신 것도 아닌데

일찍 침실에 들어갔다. 아쉬운 기분이었지만 료이치도 오늘은

이제 자야지 싶어 세면실에 갔다.

 

이를 닦고 있는데 문이 열리더니 숙모가 모습을 드러냈다.

 

[미안. 타월을 새 걸로 바꿔주려고.]

 

숙부가 권하는 대로 술을 조금 마신 숙모는 눈가가 발그레하고

눈동자도 젖은 듯해서 어딘가 섹시한 분위기였다.

 

료이치는 눈을 돌리며 칫솔을 문 채로 [네]하고 말하고 몸을 피

했다.

 

[내일부터 료이치 군이 없으니 이 집도 쓸쓸해지겠네.]

 

천천히 타월을 바꾸면서 숙모가 말했다.

 

[좋지 않으세요? 방해꾼이 사라져 숙부님이랑 둘이서 알콩달콩

지내실 수 있는데요.]

 

료이치는 일부러 명랑하게 말했다. 말하면서 가슴이 조이는 듯

한 아픔을 느꼈다.

 

[얘는 별 말을 다]

 

숙모는 붉게 물든 눈가를 찡그리면서 장난스럽게 료이치를 노

려보았다. 이런 아무 것도 아닌 동작 하나하나가 섹시하게 보여

견디기가 힘들었다.

 

숙모가 나간 후 료이치는 잠시 멍하니 세면기를 잡고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여행에서 돌아온 그날 갑자기 휘청거리는 숙모의 몸을 부둥켜

안았다. 이 팔은 아직 그 감각을 기억하고 있다. 뼈가 없는 듯

부드러웠던, 얇은 천 너머 살의 감촉을 기억하고 있다. 아무리

해도 잊을 수가 없다. 내일 이 집을 떠난 후에도 앞으로 쭉.

 

아직 여자를 모르는 료이치였다. 그날 안은 숙모의 몸은 처음

으로 이성을 의식하고 만진 여자의 몸이었다.

 

옷섶으로 엿보였던 눈부실 정도로 하얀 가슴. 우아하고 아름다

운 곡선을 그리는, 매끄럽고 팽팽한 유방. 하얀 언덕에 물든 듯

남아 있던 빨간 자국의 모양까지 선명하게 눈에 남아 있다.

 

료이치는 그 순간 미칠 듯한 흥분을 느끼고 있었다. 손을 뻗어

바로 거기에 있는 금단의 과일을 움켜쥐고 싶은, 얇은 껍질로

가려진 과일의 속까지 모조리 보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억누르

는 게 고작이었다.

 

숙모는 자신의 이런 기분을 모른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모

른 채로 있겠지. 그걸로 된 거야, 하고 료이치는 생각한다. 왜

냐하면 숙모는 숙부의 것이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료이치는 한숨을 쉬었다. 마지막 밤인데 이런 생각만 하고 있

는 자신이 구제불능으로 생각돼 자기혐오가 일었다.

 

수도꼭지를 틀어 얼굴을 씻었다. 그래도 기분까지 상쾌해지지

는 않았다. 다시 한번 한숨을 쉬고 료이치는 세면실을 나섰다.

 

 

 

 

 

 

다음 날 료이치는 숙부의 차를 타고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아

버지에게 인사를 한 후 숙부는 료이치에게 [또 보자] 하고 가볍

게 손을 흔들고 자동차를 몰고 떠났다.

 

가족 삼 인이 다 모이는 것도 정말 오래간만의 일이었지만, 그

날의 료이치에게는 그다지 의미가 없는 일이었다. 적당히 대화

를 마치고 료이치는 자기 방에 틀어박혔다.

 

정겨운 자신의 방. 익숙한 냄새가 나는 침대에 드러누웠다.

 

숙부 댁에서 보낸 약 일 개월의 생활이 지금 끝났다.

 

이제 곧 여름방학도 끝난다.

 

결국 공부는 별로 하지 못했구나------

 

남의 일인 양 생각하면서 료이치는 햇살이 비쳐 드는 창 밖을

보았다.

 

여름의 끝------그것은 료이치에게 있어 소년기의 끝을 의미

하는 것인지도 몰랐다.

 

그 여름, 료이치는 처음으로 사랑을 했다. 동시에 사랑하는 여

성에게 불타는 듯한 욕망을 느꼈다.

 

하지만 료이치는 몰랐다. 소년기를 졸업하고 청년기로 통하는

문지방에 막 선 자신이 그날 뼈가 녹아 내리는 듯한 심정으로

봤던 금단의 과일을 생각지도 못한 식으로 다시 만지게 되리라

고는.

 

료이치는 아직 알지 못하고 있었다.

 

 

 

 

 

 

8

 

 

 

 

 

 

중학교 마지막 여름방학이 끝나고 신학기가 시작했다.

 

유명 고교 입학을 희망하는 수험생은 눈빛이 바뀌어 자신을

채찍질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다.

 

학생들 중에는 착실하게 공부하는 료이치 같은 타입, 마음은

급해도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좋을지 몰라서 불안해 하는 타

, 처음부터 무리라고 체념하고 있는 타입 등 다양한 학생들

이 있었지만 교실의 전체적 분위기는 역시 평소와 다른 긴장

감이 감돌고 있다.

 

료이치는 그런 교실 속에서 매일 수험 공부를 하면서 이런 분

위기는 그 집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 집------숙부와 숙모가 살고 있는 집이다.

 

가정에도 두 종류가 있어 어느 정도 세월이 흐르면 완전히 안

정이 되어 변함 없는 공기가 감도는 집과 아무리 세월이 흘러

도 끊임없이 뭔가가 꿈틀거리고 있는 듯한 말하자면 현재진

행형의 집이 있는 듯하다.

 

그 집은------후자였다.

 

표면은 평온하고 조용해 보여도 바닥 쪽에선 항상 철썩철썩

파도 치는 무언가가 있었다. 적어도 료이치는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자신이 지금 다가오는 시험일을 불안 속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숙부도 숙모도 뭔가를 기다리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왠지 그렇게 생각되었다.

 

 

 

 

 

 

9월에 접어들어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숙부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숙부는 다음주에 도쿄로 출발, 4개월간의 단신부임 생활에 들

어간다고 했다.

 

[숙모님은 이쪽에 남는다고요?]

 

[응 기간도 짧고 해서. 별 수 없지. 숙모도 혼자면 외로울

테니 가끔 놀러 와 주지 않을래?]

 

[네]

 

전화론 그러겠다고 했지만 숙부가 떠나고 삼 개월이 지나도록

료이치는 숙부 댁을 방문하지 않았다. 숙부가 없는 집으로 숙

모를 찾아가는 것이 그때의 료이치에게는 매우 부정한 행동으

로 느껴졌던 것이다.

 

이유는 알고 있었다.

 

시험 준비 때문에 바쁘다, 라는 건 물론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여름 한 달 동안의 동거 생활로 자신이 숙모에게 가졌던 생생

한 욕망이 료이치 속에서 아직 옅어지지 않고 있었으니까----

--

 

그것에 계속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료이치가 숙모가 혼자 사는 맨션을 방문하는 것이 불가능했던

것이다.

 

 

 

 

 

 

어느새 바람이 차갑게 느껴지는 계절이 되었다.

 

나뭇잎도 떨어지는 시기였다.

 

그날 료이치는 목도리를 입까지 감은 채 자전거를 달려 집으로

돌아갔다.

 

거실에 들어서자 어머니가 막 수화기를 내려 놓고 있었다.

 

[어서 와. 오늘은 일찍 왔네.]

 

[도서관에 들르지 않아서. 누구 전화?]

 

아무 생각 없이 물었는데 어머니가 [미즈키 씨]라고 했을 때는

조금 가슴이 두근거렸다.

 

[------헤에, 웬 일이래.]

 

[미즈키 씨도 오빠가 안 계셔서 쓸쓸할 테니 가끔 말벗이 되어

줘야 된다고 생각은 했는데. 요즘 몸이 별로 좋지 않다나 봐.

환절기니까. 너도 몸조심하지 않으면 안 돼. 지금이 제일 중요

하니까.]

 

[알고 있어요.]

 

료이치는 몸이 편찮다는 숙모를 생각했다.

 

그때 걱정하는 마음뿐 아니라 료이치의 가슴이 조금 두근거렸

던 것은 쭉 찾고 있던 구실을 겨우 찾았다고 느끼고 있었기 때

문인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을 속이기 위한 구실을.

 

 

 

 

 

 

료이치는 주말에 간만에 숙모의 맨션을 방문했다.

 

전에 방문했을 때로부터 이미 삼 개월의 시간이 지나고 있었

.

 

미리 숙모에게 전화를 걸지는 않았다. 숙모네를 가는 것은 어

머니에겐 비밀로 하고 싶어서 집 전화를 쓰고 싶지 않았다. 요

즘 아이치고는 드물게 료이치는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지 않았

.

 

어차피 그 사람은 항상 집에 있으니까------

 

료이치의 그런 기대는 빗나갔다.

 

몇 번 벨을 눌러도 숙모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잠시 문 앞에서 멍하니 서있던 료이치의 가슴에 점차 불안이

커져 갔다.

 

이 집엔 숙모밖에 없다. 그녀가 급병으로 쓰러져도 도움을 줄

사람은 없었다.

 

한 번 그 이미지를 머리에 떠올려 버리자 도저히 그냥 있을 수

가 없었다. 다행히------결코 다행한 일은 아니었다는 것을

나중에 료이치는 알게 되지만------열쇠를 어디에 놓아두는지

알고 있었다.

 

일 층 우편함 천장에 테이프로 붙여져 있는 열쇠를 가지러 료

이치는 10분 전에 올랐던 계단을 서둘러 내려가기 시작했다.

 

 

 

 

 

 

9

 

 

 

 

 

 

------------------* * *------------------------

 

 

당신이 원망스러워요------하고 여자가 말했다.

 

여자가 이 방에 발을 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방의 주인

은 색채의 통일에 집착하는 남자답게 가구는 거의 검은색이어

서 여자가 앉아 있는 소파도 검은 가죽으로 된 것이었다.

 

반짝반짝 빛나는 잘 손질된 가죽 위에 앉은 여자는 하지만 상

하의를 백색으로 맞춰 입고 있었다. 그 옷을 입은 여자의 피부

도 창백해 보일 정도로 하얗다.

 

하지만 여자는 방의 분위기에 잘 어울렸다.

 

별 하나 없는 칠흑 같은 밤, 거센 비바람이 창을 두드리고 있

었다.

 

그 소리에 묻힐 정도로 여자의 목소리는 가냘펐다.

 

그런 일을 하시다니 너무하잖아요------

 

여자는 눈을 위로 떠 남자를 노려보며 원망의 말을 계속했다.

검은 눈동자는 젖어 있는 듯했다. 방의 조명이 긴 속눈썹에

그늘을 만들고 있었다. 잠을 잘 못 잤는지 여자의 눈가엔 기

미가 껴있었지만 눈초리는 요염했다.

 

남자는 그런 여자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말없이 담배를 피고 있

었다. 그 얼굴에는 조금의 동요도 보이지 않았다.

 

이윽고 남자는 담배를 비벼 끄고 여자 옆에 앉았다. 어깨를 안

으려는 남자의 팔을 피하려고 여자가 몸을 비틀었지만 소용 없

는 일이었다.

 

남자가 여자의 날씬한 몸을 자기 쪽으로 끌어 당겼다.

 

여자는 저항을 단념하고 말없이 남자에게 몸을 맡겼다.

 

남자의 손이 옷섶 사이로 들어가 새하얀 가슴으로 뻗었다. 유

방을 움켜쥔 순간 여자의 입에서 신음이 새어 나왔다.

 

남자의 손이 움켜쥔 유방을 건져내듯이 들어올려 조명 아래 노

출시켰다. 날씬한 몸매에 비해 여자의 유방은 부드러운 살로 충

만해 있었다. 고운 살결 위에 파란 혈관이 비쳐 보이고 있었다.

남자는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본 후 하얀 떡 같은 그것의 끝으로

입을 가져갔다.

 

여자가 신음하기 시작했다.

 

남자가 낮게 웃음을 터트렸다. 감도가 좋은 자신의 몸이 부끄

러운지 여자는 작게 신음하며 남자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남자가 여자의 턱을 잡고 억지로 위를 보게 했다.

 

젖은 듯한 여자의 검은 눈동자와 암흑 같은 남자의 눈동자가

서로 만났다.

 

여자의 입술이 움직였다.

 

하지만------

 

지금 저에겐 당신밖에 의지할 사람이 없어요------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여자는 오직 그 말을 했다. 남자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단지 여자의 턱을 쥔 손에 힘을 더했다.

 

눈을 감은 여자의 빨간 입술에 남자의 두꺼운 입술이 포개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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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토도사 2023.04.24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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