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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노마키아 - 1부(62~64)- 토도사 야설

Todosa 1 12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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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엘...!!"


미나의 눈에서 미카엘의 모습과 주변의 모습이 사라지면서 미나는 눈을 떴다. 잠시 꿈을 꾼듯한 기분과 함께 자신을 비추고 있는 형광등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면서 미나의 의식도 현실로 돌아왔다.


『아... 』
 


미나의 머리속에 미카엘의 모습이 잠시 떠올랐다. 그저 단순한 꿈이었을까?
가끔 영화처럼.. 어떤 이야기처럼 꿈을 꾼다는 사람이 있다는 소리를 들어본적이 있는것 같긴하지만 지금이라도 손을 뻗으면 만질 수 있을것만 같은 그 생생함에 그냥 단순한 꿈같은 것은 아닌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미카엘이라는 이름을 붙여준 그 남자.. 정말 존재하는 인물인지 아니면 미나의 상상속에서 만들어진 허구의 인물인지 쉽게 판단이 서지를 않고 있었다.



끼이익...
 


구교사 교실의 낡은 문이 열리는 소리가 미나의 귀에 들어오자 정신을 잃기전 자신의 상황이 기억이 나기 시작했다. 미카엘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든 그렇지 않은 것이든 지금 미나의 상황은 조금전과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는걸 깨달았다. 상상속이든 꿈이든 미카엘의 이야기로 조금은 자신을 찿을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이 상황에서 벗어날 방법이나 뾰족한 수가 생긴것은 아니었다.



누군가의 손이 미나의 종아리에서부터 허벅지를 타고 올라오는 느낌에 미나는 또다시 눈을 감아버렸다. 문소리가 들릴때부터 미나는 알고 있었다. 또다시 교복을 입은 누군가가 교실로 들어왔을것이라는 것.. 그리고 지금까지의 다른 남자들과 똑같이 미나의 몸에 자신의 욕정을 풀어낼 것이라는 것을 미나는 알고 있었다.


처음에는 설득하려고도 해봤고 애원하기도 했으며 심지어 사정하며 빌어보기도 했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들은 마치 미나를 강간하지 않으며 안되는 사람처럼 저돌적으로 미나에게 달려들었고 미나가 김유식때문에 심하게 저항하거나 반항하지 못할수록 조금씩 과격해지며 심지어 폭력적으로 변하기도 했다. 지금 미나의 다리를 만지고 있는 이 남자도 그럴것이라 미나는 생각했다.


남자의 손이 미나의 복부를 거쳐 가슴으로 올라왔다. 잠시 뭉클거리며 젖가슴이 남자의 손에 잡히는 느낌이 느껴지고 또다시 남자의 손이 미나의 가슴위로 목을타고 얼굴쪽으로 올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남자의 손가락이 미나의 얇은 입술을 스치고 지나간듯 후에 무엇인가 미나의 입술 전체를 덮어왔다. 남자가 미나에게 키스를 하려고 한것이었다.


미나는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남자의 입을 피해 고개를 돌렸다. 미카엘이 보여준 그 이름모를 풀처럼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꿋꿋히 일어날 수 있을 자신은 없었지만 아직.. 그래도 아직 조금이라도 버틸 수 있을만큼만이라도 버텨보고 싶었다. 그런 말을 해준 미카엘이 보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그래야... 최소한 정찬이에게.. 미안하다는 말이라도 할 수 있을거 같았으니까...


미나가 고개를 돌리자 남자는 미나의 턱을 잡고는 미나의 얼굴을 자신쪽으로 다시 돌려놓았다. 남자의 거친 행동에 미나가 눈을뜨고 남자를 바라보았다.


『...!!!! 』


미나가 눈을 뜨는순간 미나의 눈이 커지고 동공마저 크게 확장이 되었다.
그리고 심장이 급격하게 뛰기 시작하면서 몸이 심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미나의 눈속에 들어온 남자.... 미나가 잘 아는 남자였다...
얼마전부터 갑자기 미나의 마음속으로 파고들어 온 남자...
너무도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지금 이 순간 너무도 보고 싶은 남자...
 

정찬이었다. 그 정찬이가 바로 미나의 눈앞에서 미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보고 싶고 머리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정찬이 지금 바로 미나의 눈앞에 있음에도 미나는 말문이 막힌듯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고싶은 말은 너무도 많은데 입이 얼어붙어버린것처럼 아무런 말도 입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입뿐만이 아니었다. 왜 정찬이 여기에 있을까? 정찬이도 다른 아이들처럼 잡혀온것일까? 애초부터 가면을 쓴 남자는 미나가 지희라는 것을 알고 있는듯 지희의 주변사람들을 위험에 빠트려갔었다. 그렇다면 미나가 지희로서 사랑하는 사람이 정찬이라는 것을 알고 정찬을 데려온 것일까? 정찬이 지금 이 모습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할까? 미안하다는 말을 먼저 해야하는 걸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변명을 먼저 해야하는 걸까? 정찬이 이런 자신의 모습을 용서하고 받아들여줄까? 예전처럼 편안하게 자신을 다시 안아줄까?



수만가지 생각이 동시다발적으로 미나의 머리속에 떠오르고 있었지만 미나는 그 생각들의 우선순위를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저..정차... 우읍..!! 』


미나가 떨리는 목소리로 정찬의 이름을 부르려는 순간 정찬의 입이 아무런 말도 필요없다는듯이 미나의 입을 막아버렸다. 갑작스런 정찬의 키스에 미나는 깜짝 놀랐지만 그렇게 보고싶고 그리워하던 정찬의 입술은 따뜻했다. 그 따뜻한 느낌속으로 정찬의 부드러운 혀가 미나의 입안을 녹여들듯이 미나의 입속으로 살며시 들어왔다.


미나의 혀가 움직이며 정찬의 혀의 움직임을 맞아주기 시작하면서 미나는 손을 들어 정찬의 목을 감싸안았다. 미나의 심장박동이 더욱 세차지기 시작했다. 김유식에게 아니 김유식의 그 촉수같은 것에게 당했을때도 미칠듯이 심장이 뛰었지만 마치 그때뛰던 미나의 심장과 지금 미나의 심장은 전혀 다른 것인듯 그 느낌이 달랐다. 김유식에의해 뛸때는 느낄 수 없었던 설레임과 그리움이 미나의 심장박동에서 미나의 몸 전체로 퍼져나가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미안해서인지.. 사랑하는 사람이어서인지.. 의미를 알기 어려운 눈물이 미나의 눈꼬리를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렇게 미나와 정찬이 깊은 키스를 나누는동안 정찬의 손이 미나의 다리사이로 다가갔다. 정찬의 손길을 느낀 미나가 놀란듯 잠시 다리를 오므리는듯하다가 이내 정찬의 손이 움직이기 쉽도록 살짝 벌려보였다.


"정찬이가 원하는 거라면...... "
 
 

"이렇게 더러워졌지만.. 그래도 정찬이가 원하는 거라면... "



미나의 음부주위를 어루만지듯 움직이던 정찬의 손가락이 미나의 질속을 파고들어오자 아직도 미미하게나마 남아있는 흥분감에 그리고 그것을 전해주고 있는 사람이 정찬이라는 사실에 정찬을 더욱 꼭 끌어안았다.


미나의 입안을 부드럽게 녹여가던 정찬의 혀가 미나의 입에서 물러나면서 미나의 혀가 그렇게 물러나는 정찬이 아쉽다는듯이 잠시 미나의 입밖으로 새어나왔다. 미나에게서 입을 뗀 정찬이 미나에게 이마를 맞대고 물었다.


『좋아? 』


정찬이 입을 떼었어도 여전히 정찬을 놓치기 싫다는듯 미나는 여전히 끌어안고있는 정찬의 목에서 손을 풀지 않은채로 우는건지 웃는건지 애매모하한 표정을 하고는 정찬의 그런 질문에 부끄러운듯이 살짝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무표정해 보이는 정찬의 얼굴이었지만 그렇게 그리워하던 정찬의 얼굴이 다시 미나의 눈에 새겨질듯이 들어오자 머리속에 동시에 떠오르던 수만가지의 질문과 말들중에 미나가 가장 먼저 해야할 말이 생각이 났다.


정찬이 어떻게 여기에 있게된건지도 궁금했고 정찬에게 미안한 마음도 가득이었고 이런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 잘은 모르겠지만 정찬이 용서할수 없고 이해할 수 없다고 해도 해야할 말... 미안하다는 말보다.. 그 어떤 변명보다 먼저 정찬에게 해주고 싶은.. 그리고 해야할 말이 있었다.
 

사랑한다는 말....

그 말이 가장 먼저해야할 말이고.. 그 말이 가장 하고 싶은 말이고..
그 말이 지금 미나의 심정이나 마음을 그나마 가장 짧고 확실하게 전해줄 수 있는 말이었다.


『사...라.... 』
 
 

『음란한 년...!! 』



사랑한다는 말을 하려했던 미나의 입이.. 눈이.. 얼굴이 굳어졌다. 순간적으로 마비가 된것처럼 움직여지지가 않았다. 무표정한 정찬의 입에서 마치 지금까지 미나의 일을 모두 알고 있는듯한 말이 새어나왔다. 미나의 두뇌도 미나의 얼굴처럼 일순간 마비가 되어비런듯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렇게 정지되어 있는 미나의 머리속을 정찬이 내뱉은 말이 두개골을 부셔버리고 들어올듯이 파고들어오기 시작했다.


『히로인이란 가면을 쓰고 사람들을 위하는 척하면서 뒤에서는 창녀처럼 남자들의 정액받이나 하고 있었던 거야?? 』
 
 
『아..아니... 그..그런게 아니야.. 』


미나는 지금까지 들어온 학생들처럼 정찬도 미나를 오해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다른 학생의 입에서 그런 소리를 듣는것도 참기 어렵고 수치스러운 일이었지만 정찬이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줬으면 했다. 그런게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은데 가능하다면 미나의 가슴을 열어 진심을 보여주기라도 하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무슨 말을 해야할지 머리가 얼어버린듯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나.. 난...  』
 
 
『아니라고? 그럼 이렇게 날 끌어안고 있는 니 모습은 뭐지?? 』
 
 
 
 

"너니까!!! 내가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그게 너니까!!!!"


미나는 그렇게 외치고 싶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말은 입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미나는 그제서야 자신이 지희가 아닌 미나의 모습이라는 것을.. 정찬이 보고 있는것은 지희가 아닌 미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미나도 지희였다. 미나를 그렇게 바라보고 있는 정찬의 눈빛이 비수처럼 미나의 심장을 찔러들어가고 있었다. 미나의 얼굴이 울먹일듯이 변해가고 있었다.

 

뭐라고 말하고 싶은데....
변명이라도 하고 싶은데.....
아무런 말도 입밖으로 나오지않고 있었다.


『흥.. 이래도 아니라고 할거야?? 』


정찬이 미나의 질속을 파고들던 손을 들어 미나의 얼굴앞에 가져다 보였다. 미나의 눈에 비친 정찬의 손가락에는 누구의 것인지.. 그나마 한사람의 것인지도 의심스러운 희멀건 정액이 정찬의 손가락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미나는 미나의 뒷쪽바닥을 두손으로 짚고는 미나의 얼굴에 들쳐올려진 손가락에서 멀어지려고 바둥대고 있었다. 정찬의 손에 묻어있는 남자들의 정액.. 그것이 자신의 몸속에서 흘러나온것이라는 생각이 무서웠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만 그것을 정찬이 알고 있다는 사실이 무서웠다. 마치 정찬에게 죽을 죄를 지어놓고 빼도박도 못하는 확정적인 그 증거를 미나의 눈앞에 들이대고 있는것처럼 눈앞에서 흘러내리고 있는 그 액체들이.. 그리고 화를 내듯 미나를 질책하는 정찬이 무서웠다. 그렇게 화를 내는 정찬의 모습은 처음보는것 같았다. 그 모습이 미나는 너무 두려웠다.


『미...미안해.... 미안해... 』


미나는 미친 사람이 헛소리를하듯 잔뜩 겁을먹은 표정으로 쉬지않고 눈물을 흘려내면서 뒤쪽으로 조금씩 조금씩 물러나고 있었다. 정찬이 물러서고 있는 미나에게 다가와 미나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미나에게 말했다.

 
『뭐가 미안하다는 거지?? 』
 
 
『미..미안해.. 화..화내지마... 』


정찬의 질문을 듣지 못한듯이 미나는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며 정찬에게 머리채를 잡혀 움직이지 못하고 있음에도 계속해서 발과 손을 움직여 뒤로 가려고 바둥거리고 있었다.



『니가 그렇게 좋아하는 거잖아??!! 빨아!! 』
 


바둥거리고 있는 미나의 머리채를 잡고 있던 정찬이 아직도 정액이 흘러내리고 있는 자신의 손가락을 미나의 입안 깊숙히 밀어넣으면서 말했다. 어떤 사람에게 큰 죄를 지은 사람이 그 사람의 말을 거역하지 못하듯이 미나는 정찬의 말을 거역할 수가 없었다. 죽어버리고 싶을정도로 죄책감에 수치스러움에 미안한 마음에 미나는 정찬의 말을 거부하지 못하고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입안으로 들어온 정찬의 손가락을 빨았다. 그 모습을 보던 정찬이 미나에게 쐐기를 박듯이 말했다.



『음란한 년.. 넌 결국 이런 년일 뿐이야.. 앞으로 내 말만을 따르는 음란한 암캐같은 년일 뿐이라고 알았어??!! 』
 
 

『흐윽..흐윽.. 』



정찬의 말에 미나는 몸을 가누지 못할정도로 오열하며 울고 있었다. 지금껏 미나가 쓰러지지않도록 유일한 버팀목이 되어온 사람이 미나를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이제 미나에게 남은것은 아무것도 없는것만 같았다. 여기를 벗어난다해도 세상을 살아갈 자신이 없었다. 예전부터 미나는 아니.. 지희는 정찬의 무표정한 모습이 마음에 걸렸었다. 왠지.. 무표정한 정찬의 모습은 무섭다는 느낌을 가끔씩 들게했다. 미나에게 가끔씩 들었던 그 무섭다는 느낌의 의미를 이제 조금 이해할 수 있을것 같았다. 이제 모든것이 끝났다.. 하지만 정찬이만은.. 그래도 정찬이만은 화가 풀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것도 미나의 이기적인 생각에 불과할지도 몰랐다. 정찬이에게 너무 미안하니까.. 화가 풀리면 조금은.. 덜 미안하지 않을까 하는....


『알았냐고 묻고 있잖아??!!! 』
 
 
『ㄴ... 네... 』
 
『니가 뭐라고 했지?? 다시 니 입으로 똑똑히 말해봐.. 』
 

『으..음...음...란.. 』



미나가 울먹이며 입을 열고 더듬으며 천천히 말을 하려하자 정찬이 노려보는듯한 눈으로 미나를 바라보며 다시 말했다.


『똑똑하게!! 제대로 말하란 말이야!! 』
 
 
『나..난.. 으..음란한 암캐...에....요.. 』


옛날부터 사람들은 말에 힘이 있다고 했었다. 그렇기에 말은 가려서해야하고 조심해서 해야한다고 그렇지 않으면 그 말대로 된다고 했다. 그 말처럼 미나의 입에서 그 말이 나오는 순간 미나의 머리속에서 복잡하게 얽혀있던 끈들이 모두 끊어져나가버리는 느낌이 들었다. 수백 수천만개의 세포들이 정찬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는 단 하나의 세포만 남기고 모두 사라져버리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어쩌면 다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그나마.. 상대가 정찬이니까... 이렇게 되어버렸지만.. 이제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정찬이를 대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정찬이가.. 좋으니까.. 사랑..하니까... 최소한 가면을 쓴 남자나 김유식이 아닌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무릎꿇었으니까... 미나를 이렇게 대하는 걸로.. 조금이라도.. 화가 풀린다면... 그나마.. 다행일 수도 있다고.. 미나는 애써 스스로에게 말하고 있었다.


 

미나가 그렇게 생각하는 동안 정찬이 천천히 자신의 손을 들어 미나의 머리에 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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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이 교실로 들어서면서 쓰러져 있는 미나를 바라보았다. 널부러져있듯이 교실의 중앙즈음에 쓰러져있는 미나의 상의는 가슴위쪽까지 말려 올라가 있었고 음부가 보일듯말듯 걷어올려진 치마밑으로 이곳으로 들여보냈던 남자들의 흔적이 흥건하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육체적인 쾌락을 이겨냈다면 정신적인 고통으로 굴복시키겠다고 생각하고 김유식에게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기숙사에 남아있는 학생들을 데려오게 했고 그들에게 약간의 손을 쓴후에 교실안으로 들여보냈고 그 효과는 정찬의 생각대로 어느정도 효과가 있는듯 보였다. 그리고 이제 그 마무리를 위해서 정찬이 김유식에게 잡혀온 한 사람으로 가장해 교실로 들어왔다.


정찬이 직접 자신의 능력으로 학생들을 조정하면 더욱 확실하고 큰 효과를 볼 수 있었지만 이미 경희라는 카드에 자신의 능력을 사용했던만큼 미나가 눈치챌수도 있는 일이었기에 잡아온 학생들로 미나의 마음을 흔들어놓고 그 마지막 결정타를 자신이 직접 날릴 생각이었다.


정찬이 미나에게 키스를 하는동안 지금까지 어떤 학생에게도 그런 반응을 보이지 않던 미나가 스스로 혀를 움직이며 자신의 키스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거기다 그것을 즐기듯 손으로 자신을 끌어안은것은 물론이고 다리사이로 손을 가져다 댈때에는 처음엔 조금 놀란듯 하지만 이내 조금 다리를 벌려주기까지 하는 미나의 모습에 정찬은 미나가 어느정도 스스로를 포기했다고 생각했다. 그와함께 정찬은 지금이 승부를 걸어볼 때라고 생각하고 들어올때의 생각을 조금 변경해 강수를 두기로 마음먹었다.


『좋아? 』


마지막으로 미나의 반응을 떠보기위한 정찬의 말에 미나는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김유식에게 그의 부하에게 그리고 자신이 지켜주려했던 학생들에게 그렇게 당하면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체력이 바닥난 미나가 스스로 쾌락을 인정했다.


정찬은 3점차로 뒤진 9회말 투아웃 만루의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타자와 같은 심정이었다.


『음란한 년... 』


정찬이 투수가 던진 공을 쳐냈다. 공은 정찬의 배트를 맞고 허공을 향해 길게 포물선을 그리며 뻗어나가고 있었고 정찬은 그 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뻗어나가는 공이 펜스를 넘기면 정찬의 승리.. 만약 펜스를 넘기지 못하면 정찬의 패배였다. 이미 공은 정찬의 손에서 떠났고 이제 모든 것은 신의 뜻에 달렸다. 하지만 이미 정찬은 신의 뜻을 알고 있었다. 미나는 신이 정찬에게 준 선물이니까.... 그 선물을 풀어볼 수 있는 열쇠까지 쥐어주었으니까...


분명 공은....
펜스를 넘어간다!!!!
그렇게 정찬은 생각했다.


그리고 정찬의 생각대로 공은 가뿐하게 펜스를 넘어갔다. 미나가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겁을 먹은듯한 모습과 함께 스스로 주체할 수 없을정도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나..난.. 으..음란한 암캐...에....요.. 』
 


미나가 스스로 자신이기를 포기했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 주도면밀한 신의 각본대로 이루어진 일이었지만 그 각본의 긴장감과 스릴감속에서 정찬은 승리했고 그렇게 신의 선물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공이 펜스를 넘어가버린 이제 1루와 2루 3루를 지나 홈플레이트를 밟으면 그걸로 미나는 정찬의 것이 되는 것이었다.



정찬은 지희를 얻었다. 그리고 아름답고 소중한 지희를 누구에게도 빼앗기지 않을 힘과함께 지희가 원하는 것은 모든 것을 다 해줄만큼의 힘을 얻었다. 이제 남은것은 누구도 감히 어쩌지 못할 힘을 가지고 지희가 원하는대로 지희와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것..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 그것만이 남았다. 그걸위해 신은 이 길고도 복잡한 각본을 준비해 두었던 것이었다.


그렇게 들뜬 마음으로 미나를 바라보던 정찬은 어쩌면 지금이라면 자신의 능력이 미나에게 통할수도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이렇게 무너져버린 지금이라면 어쩌면.. 능력을 튕겨내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 만약 이마저도 정찬의 생각대로된다면 더이상 완벽할 수 없을만큼 모든것이 완벽하게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생각에 정찬은 천천히 손을들어 미나의 머리에 얹었다. 그리고 실험을 해보듯이 살짝 자신의 능력을 시전했다.


"흐흐흐흐...... 역시 신은 다르군.. 어쩌면 이렇게 완벽한 각본을 짜낼 수 있는거지?"


정찬은 마음속으로 크게 웃고 있었다. 시험삼아 아주 살짝 미나에게 자신의 능력을 시전해본 정찬은 미나가 정찬의 능력을 튕겨내지 못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정말이지 감탄사가 나올정도로 완벽하게 짜여진 신의 각본이었다. 정찬은 승리를 확신하며 이번엔 시험삼아가 아닌 확실하게 미나를 예속시키기위한 능력을 시전하기로 하고 머리에 손을 얹고있는채로 미나의 눈을 바라보았다. 정찬의 눈이 미나의 눈과 마주친 순간 정찬의 눈빛이 반짝하는 빛을 발했다.

 

그 때.....

 

 

 

 

 
 
 
 
 
 
 
 
 
 
 
 
 
 
 

 

 

 

 

 

 

 

 

『안돼!!!!! 정신차려!!!! 』

 

 
 
 
 
 
 
 
 
 
 
 
 
 
 
 
 
 
 
 
 
 
 
 
 
 

 


- 64 -



경희가 눈을 떴다. 뿌연 안개가 낀듯이 모든 사물이 희뿌옇게 보이고 있었다. 경희가 학교를 탈출하려 출입문에 다다랐을때 경희는 가면을 쓴 남자에의해 붙잡혔다. 아니 붙잡혔다는 표현은 조금은 잘못된 표현일지도 몰랐다. 마치 자신의 몸이 자기멋대로 움직이는것처럼 가면을 쓴 남자의 앞을 지나 3층을 향해 스스로 걸어올라갔으니까..


어떻게든 도망치려고 해봤지만 경희의 몸은 자신의 몸이 아닌듯 경희의 몸은 자신의 뜻과 의지를 거부하고 자기멋대로 움직였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경희가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고야 말았다.


가면을 쓴 남자.. 그 남자가 자신을 인질로 미나에게 항복을 권고하고 했지만 미나의 기지로 경희는 가면을 쓴 남자의 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이후의 기억이 전혀 나지 않았다. 연휴가 시작되는 금요일 서류정리를 마치고 교무실에 나와서 이곳 구교사의 어느곳에서 미나를 보게 될때까지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것처럼 그 이후의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 다음 눈을 떴을때 경희는 비통한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외롭고 의지할 곳없던 자신에게 언제나 즐거움을 주었고 빛이 되어주었던.. 그리고 김유식에게 짐승처럼 장난감처럼 다뤄지면서 평생 그렇게 살아야만 할것같던 자신을 구해주었던 언제나 그렇게 자신을 구원해주었던 미나가 김유식의 부하들에게 무참하게 짓밟히고 있었다.


경희의 눈에 들어온 미나의 모습은 미나 스스로도 섹스를 탐하는듯한 행동을 하는듯 보였지만 그것이 미나의 본심이 아니라는 것을 경희는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상황을 보지는 못했지만 김유식의 그 이상한 능력탓일 것이라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고 아마도.. 자신의 마지막 기억으로 유추해볼때.. 결국 자신때문에 미나는 이들에게 이런 꼴을 당하고 있다는 것은 어렵지 않게 생각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증명하듯이 남자들의 위에서 몸을 흔들고 있는 미나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경희는 미나를 불러보았다. 미안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눈물때문인지 미나의 모습이 희미해져가면서 자꾸만 눈이 감겨왔다. 그렇게 경희는 또다시 의식을 잃고 말았다.


안개가 걷히듯 뿌옇게 보이던 사물들이 제자리를 잡아가고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하자 교실내의 모습이 경희의 눈에 들어왔다. 미나가 학교교복을 입은 남학생을 끌어안고 깊게 키스를 하고 있었다. 미나와 키스를 하고있는 남학생 경희의 기억에도 있는 학생이었다. 평소 말수도 적고 그다지 잘 드러나지 않는 아이였다. 아마도 정찬이라는 이름을 가진 학생이라고 경희의 기억이 말하고 있었다.


그런데.. 왜 미나가 정찬이와 키스를 하고 있는 것일까? 상대가 김유식이나 가면을 쓴 그 남자라든지 김유식의 부하들이라면 김유식의 이상한 능력에 당한 미나가 스스로 제어하지 못하고 하는 행동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미나와 키스를 나누고 있는 사람은 지금까지 보아왔던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의 학교 학생이었다.


잠시후.... 경희의 귀에 믿기 어려운 말이 들려왔다.

 
 
 
 
 
 

『음란한 년... 』


경희는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상황인지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그 말을 들은 미나가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마치 정찬에게 겁을 먹은듯이 뒤로 도망가려고만 하면서 정신나간 사람처럼 무엇인가를 중얼거리고 있는듯이 보였다. 그리고 그런 미나를 압박하듯 정찬이 미나에게 다가가더니 거칠게 미나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미나를 노려보며 뭐라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 말에 충격을 받은듯이 미나는 온 몸을 부들부들 떨어댔다.


지금 이 상황을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미나에게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어 경희가 몸을 일으켜 그쪽으로 다가가려했지만 몇일은 굶은 사람처럼 몸에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는것은 물론 머리까지 깨질듯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미나가 미쳐버리기라도 할듯한 이 상황을 어떻게든 말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희가 정찬에게 그만 두라고 소리를 지르려고 하는 그 순간..
경희의 눈에 한가지 영상이 투영되어 보이기 시작했다. 미나를 압박하듯이 밀어붙이고 있어보이는 정찬의 머리에서 붉은 실과 같은것이 둥실거리며 떠오르기 시작했다.


"저..저건..!!!"
 


한번은 본 적이 있는 영상이었다. 경희가 구교사에서 빠져나가기위해 1층의 출입문에 도착했을때... 출입문이 잠긴것을 알고 창문을 통해 나가려고 뒤를 돌아본 순간 경희는 가면을 쓴 남자를 볼 수 있었고 그의 머리에서 지금 정찬의 머리속에서 솟아오르는듯한 그 붉은 실과 같은 것을 경희는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붉은 실이 경희를 향해 덮쳐왔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경희는 더 이상 자신의 몸을 통제할 수 없었다. 그때는 자신의 몸이 자기 멋대로 움직이는 것이 그것때문이라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지만 지금 그때와 같이 정찬의 머리위로 솟아오르는 붉은 실과같은 그것을 보자 그것이 가면을 쓴 남자의 머리에서 나왔던 그것과 똑같은 것이라는 것을 경희는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남들이 모르는 자신에게만 보이는 이상한 현상..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건데 지금 미나의 앞에있는 정찬이라는 아이.. 분명히 그 가면을 쓴 남자였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한 순간 경희가 미나를 향해 있는 힘껏 소리쳤다.


『안돼!!!!!!!! 정신 차려!!!!! 』


다행히 이번에는 경희의 입을 통해 경희의 목소리가 밖으로 빠져나왔다.
그리고 경희의 외침에 정찬과 미나가 동시에 경희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아이... 그 아이... 정찬이가.. 가면을 쓴 남자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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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토도사 2023.05.05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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