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토도사|먹튀검증정보커뮤니티

德厚の野望 62.

TODOSA 1 161 0

수증기가 후강을 간질이고 전염되듯 전신에 간지러움을 퍼뜨렸다. 형욱은 문득 소름에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열흘 가까이 씻지 못했다. 여자라는 것이 들통날까봐 흙칠은 물론 피도 제대로 씻어내지 못했다. 형욱이 유일하게 손질한 부위는 자신의 무기에 한했다.

승리를 거둔 형욱에게 남 가락이 먼저 목욕물을 제공해주었다. 원래는 광협의 순서였지만, 광협은 심득을 얻었는지 폐관한다며 찬 물로 뒤집어쓰듯 씻고는 바로 내실로 들어가 버렸다. 뒤처리는 남 가락에게 일임했으므로, 어렵지 않게 욕실은 형욱의 차지가 될 수 있었다.

밖에 빗장을 확인한 형욱은 천천히 탈의하였다. 의복은 땀과 먼지로 아예 눌어붙어 옷이 아니라 가죽을 벗기는 느낌이다. 신발까지 벗고 형욱은 작은 통으로 물을 받아 어깨부터 좌우로 번갈아 끼얹고 마지막은 머리부터 뒤집었다. 가볍게 푸, 하는 소리와 함께 물방울이 사방으로 튄다.

대충 먼지와 땀을 씻어낸 형욱은 검을 욕탕 밖에 살짝 대고 안으로 들어갔다. 뜨거운 물이 피부를 따끔하게 압박하면서 혈류의 흐름을 촉진시킨다. 욕탕에 고개만 내민 채 형욱은 운기조식을 하였다. 바닥을 기었던 내력이 차츰 회복되면서 신체에 축적되었던 노폐물이 모공을 통해 발산되었다. 맑았던 물이 금새 더러워졌다. 다른 탕으로 갈까 몸을 일으켰던 형욱은 누군가 접근하는 거을 느꼈다.

-샤샥.

절정고수만 감지할 수 있는 희미한 인기척에 형욱은 반사적으로 가슴을 가리며 검을 잡았다. 남 가락의 명으로 특별히 남녀 불문하고 들어올 수 없도록 하였다. 맹주 대리의 명을 감히 무시할 수 있는 자는 없을 터이다.

-한 사람은 있지.

생각을 고치는 사이, 그 장본인이 천장에 환기구로 둔 창을 열고 스르륵 미끄러져왔다. 덕후였다. 형욱은 몸을 일으켜 맞이해야하나 그대로 있어야하나 순간적으로 고민했다. 덕후가 손짓으로 가만히 있으라고 하자 검 자루에서 손을 떼었다. 덕후는 옷을 훌훌 벗더니 욕조 안으로 들어섰다. 한 사람 분의 부피가 늘어나자 물이 넘쳤다.

“딱 좋은 온도인데.”

무단 침입한 주제에 자기 전용이라도 되 듯 덕후가 흥얼거린다. 방금 자신이 운기조식하느라고 더러워진 물이다. 체취랄까, 물에 악취가 난다. 간하기도 부끄러워 머뭇거리자, 덕후는 휙 돌아 형욱의 등 뒤를 차지했다. 팔을 뻗어 가슴과 허리를 동시에 끌어안고는 귓가에 속삭였다.

“보고 싶었어.”

손에 만져지는 아담한 가슴 융기와 가는 허리, 그리고 아랫배로 느껴지는 부풀어 오르는 엉덩이가 느껴졌다. 금욕을 하고 있던 덕후의 가운데 다리에 피가 쏠려 발기하기 시작했다. 그것을 엉덩이 골 안 쪽, 항문과 보지 사이에 눌려지자 부르르 떨었다.

뺨이 붉어져, 얼굴을 마주하지 않아서 표정 관리할 필요가 없다는 게 위안일까. 의식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이성과 본능의 충돌로 몸이 뻣뻣해진다. 덕후는 형욱이 본다면 한방 맞을만한 히죽 웃음을 떠올렸다. 성교에 눈뜬 지 얼마 안 되는 처녀를 희롱하는 아저씨의 즐거움, 이랄까. 시일이 지나면 대담해지기 때문에 지금은 모처럼 맛보는 소중한 기회다. 형욱의 손을 가만히 잡아 자신의 불기둥에 대고, 허리를 안은 손은 탄탄한 각선미를 자랑하는 다리의 윗 부분, 수초水草처럼 부드럽게 흔들리는 부위를 움켜쥐었다.

“하앗...!”

허벅지를 바싹 붙이면서 형욱이 뜨거운 신음을 토했다. 눈가에 잔 떨림을 한 채 입을 반쯤 여는 그 모습은 평소에 없던 색기를 이끌어내고 있었다. 덕후가 허리를 살짝 흔들자 수면이 찰랑거렸다. 그리고 단단해진 불기둥이 형욱의 보지 아래 부위를 쓸듯이 왕복한다. 형욱은 반사적으로 꽉 쥐었다. 부드럽다고 할 수 없는 손가락이 기둥에 힘을 조이자 덕후의 입에서 헉! 하는 낮은 신음이 흘러나온다. 깜짝 놀란 형욱이 잡은 손을 반사적으로 풀었다.

“아픕니까?”
“아니....자극이 강해서...괜찮아.”

덕후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상체를 형욱의 매끈한 등에 바싹 붙이면서 팔을 더 안으로 깊숙이 밀어붙였다. 불두덩뿐만 아니라 보지 입구가 만져졌다. 비처를 난폭하게 침범당한 형욱의 입에서 교성이 터졌다.

“하악...!”
“모서리를 잘 잡아. 잠수하기 싫으면.”

덕후는 그렇게 말하고 형욱의 엉덩이를 들어올렸다. 엉겁결에 균형이 앞으로 쏠린 형욱은 난간 부위를 양손으로 잡아 지탱했다. 형욱이 주춤거리는 틈을 타 덕후는 양 손으로 허리 아래를 붙잡고는 자신의 불기둥을 샘터에 깊숙이 담갔다. 막 성애에 눈을 뜬 여인의 몸은 이미 젖어있었고, 약간 빡빡한 감을 주면서도 뿌리 끝까지 삼켜주었다.

“아학...아앙....”

덕후의 허리 율동에 따라 물결이 파도치기 시작한다. 물에 젖은 불두덩들이 엉켰다 떨어지길 반복하면서 덕후는 자신의 불기둥을 영원히 재우기라도 하듯 형욱의 질구 안을 유린해갔다. 순순히 당해줄 것 같은 보지는 물속과 다른 끈적거리는 열기로 불기둥을 달구었다.

“아으....앗...앗! 아...”

형욱의 몸이 도화꽃처럼 붉어지는 듯 하더니 율동과 다른 다른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희열로 반응하는 것이다. 그것을 증명하듯 질 근육이 덕후의 불기둥을 조였다가 풀었다를 반복하였다.

“새.....샐 것 같아..”

형욱이 못 견디겠다는 듯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전면을 보고있는 그녀의 얼굴은 한층 풀려, 평소의 예기는 떠올릴 수 없는 흐리멍텅한 색정에 도취되어 있었다. 난폭한 폭군의 부추김에 형욱은 오르가즘에 도달해가고 있었다. 사지 끝 마디에 발악과 같은 힘이 잔뜩 들어가며 호흡이 한층 흐트러졌다. 막혔던 둑이 무너지듯, 보지 안쪽의 노즐이 제어를 잃고 멋대로 날뛴다.

-쉬이이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욕조에 맑고 노란 물줄기가 흐른다. 거기에 맞춰 덕후의 불기둥의 원천인 정액이 힘차게 보지 안의 자궁구를 향해 대량으로 방출 되었다. 한동안 참았던 모양인지 형욱의 실뇨는 한동안 계속 되었다. 덕후의 사정이 끝나고, 방광의 오줌을 다 비운 형욱이 더듬듯이 입을 열었다.

“더, 더럽습니다. 물을 갈아야....”
“괜찮아. 방금 싼 건. 마셔도 되는 걸.”

절정고수로 항상 최적화된 몸을 지닌지라, 형욱의 방뇨는 일반인만큼 노폐물이 많지 않았다. 암모니아 화되기 전이라 그다지 냄새가 심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차례 운기조식을 한 욕조 물이 더러울 것이다. 덕후는 놀려줄 심산으로 욕조의 물을 떠 마실 듯이 입가에 대었다. 당황한 형욱은 몸을 돌려 양 손으로 붙잡아 막았다.

“저기, 예비용 욕조가 있으니까....그리로.”

형욱은 절실하게 권했다. 오르가즘으로 생리작용 조절에 실패했다는 것 이전에 여자로서 임 앞에 방뇨했다는 것에 수치감을 느끼는 것이다. 덕후가 아무렇지 않다는 듯 행동하는 것이 그 정도를 은근히 높여주고 있었다. 이 이상 자극하면 역효과를 부르는 것 같아 덕후는 선선히 형욱의 의견에 따랐다. 담았던 물은 버리고, 작은 통으로 번갈아 몸에 뿌린 다음 욕조를 옮겨 열양장의 원리로 다시 달구고 입욕했다. 한바탕 정사 후라 둘은 가만히 어깨를 맞댄 채 있었다. 젖은 머리칼을 매만지며 덕후가 속삭였다.

“살아있어 줘서 고마워. 수석장로랑 붙은 것을 봤을 때 가슴이 다 철렁했으니까. 다른 장로들은 모르는데 그 자는 실력을 숨긴 것 같았고.”
“.......제가 이긴 것은 안 기쁩니까?”
“그야 반갑지. 하지만 네가 살아있는 것만큼은 아니야.”
 
꼬옥, 껴안으며 하는 말에 형욱은 사지에 힘이 쭉 빠졌다. 그가 자신을 생각하는 만큼 잣니 역시 그를 생각했다고 전하고 싶었다. 수석장로와 생사결에 그를 떠올렸을 정도라고....덕분에 죽음을 넘어 새로운 경지까지 엿볼 수 있지 않았던가. 무인에게 있어 두 번이나 귀중한 기회를 잡은 셈이다.

“저도요....”

그러나 나오는 말은 거의 사그라질 듯한 한 마디. 형욱의 속내를 모르는 덕후는 헤어질 동안 이런저런 신변 잡기를 늘여놓았다. 춘일장에 잠깐 합류했지만 바로 탈출한 터라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할 틈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귀담아 듣던 형욱이 한숨을 쉰 것은 천협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듣고 나서였다. 한참 침묵 후 덕후의 어깨에 이마를 대며 중얼거린다.

“자식이...아들이...그렇게 중요했을까요?”
“장본인한테는 그렇지 않았을까?”
“....제가 태어났을 때, 전대 가주님은 아들을 무척 고대했다고 합니다.”

신협보다 직계에 가까운 혈족에게 태어날 아이에게 천협은 딸이라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남성을 연상케하는 형욱이라는 이름부터 바람을 느낄 수 있었다. 딸이 태어나자 천협은 실망했고, 억지로 형욱을 남자아이처럼 키워갔다. 나중에 신협이 눈에 띄어 그만둘 때까지 형욱은 소가주와 비슷한 대우를 받으며 자라났다. 예민한 성정이라면 모를까 본인의 성격도 무덤덤한 편이었다. 여간해서는 눈치도 없는 편이고 과제가 주어지면 거기에 우직하게 매달리는 편이었다.

“딱, 한 가지 참을 수 없는 건....제가 노력할 수 없는 걸 결격 사유로 삼는다는 점이었습니다....그 당시엔 명료하게 인지한 건 아니지만, 불만을 느낀 건 사실입니다.”

또래보다 월등한 성취를 보여도 천협의 눈에는 선천적인 장애로 보인 듯 했다. 아니, 정확히 설명해준 적은 없으니 그들이 내뿜는 실망감을 본능적으로 받아들인 형욱이 멋대로 상상해낸 것일지도 모른다. 그녀가 몸담고 있던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라도 알면 체념이라도 할 수 있겠지만, 높은 담장에 가로막혀 날개 짓을 하던 소녀에게 견딜 수 없는 나날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어린 형욱은 자신이 생각한 “남자다움”을 증명하기로 했다. 마침 비무 신청하러 온 낭인을 “죽인” 것이었다. 선별은 어렵지 않게 고를 수 있었다. 도움을 지던 남 가락은 마당발이었고, 제일 악질이고 빈객 중에 가장 민폐를 끼치는 이를 알려주었다. 낭인은 형욱의 도전에 가소롭다는 반응을 보이다가 놀아주리라는 심정으로 받아주었다. 머리를 짧게 깎은 갓 열 살이 된 듯한 “소년” 과 목검으로 진지하게 대련할 상대가 어디 있을까? 그 방심의 대가는 죽음으로 돌아왔다. 코앞에 목검을 놓아, 맨 손의 상대를 두고 멈칫하는 순간 형욱이 몸을 날려 안면 박치기를 하고, 쓰러진 순간 허리춤에 꽂았던 비수로 목 줄기를 딴 것이다.

사력을 다했음일까, 낭인은 형욱을 떨쳐버리고 목을 부여잡은 채 사지를 버둥거리며 괴로워하다가 죽어갔다. 그 때 형욱 자신이 무엇을 느꼈는지는 몰랐다. 훗날, 남 가락이 조심스럽게 말하기로는, 전신에 피칠을 한 형욱은 경악하는 주변을 향해....하얀 이를 살짝 드러내며 조용히 웃었다고 한다. 

형욱은 그렇게 자신이 세가로부터 추방되어 궁녀로 들어간 사연을 담담히 밝혔다.

“저더러 살귀殺鬼가 들렸다고 하더이다. 10살 아이가 증명을 한다고 사람 목숨을 빼앗는다는 발상 자체가 그러하겠죠. 지금 생각해보면.....죽어가는 사람을 보면서 제가 느꼈던 건...나도 언젠가 이렇게 죽을 수 있겠구나....라고...그것 뿐...”

형욱은 더 이을 수 없었다. 감정이 북받쳐서가 아니라 덕후가 숨쉬기 곤란할 정도로 꽉 껴안았기 때문이다. 형욱이 어째서 그렇게 무공에 미친 듯이 매진했는지, 그리고 호위나 임무가 걸린 일에는 목숨도 돌보지 않고 맹목적으로 임할 수 있는 지 알 것 같았다. 귀신이 들렸다고 마음 한 편에 믿었기에, 자신을 제어할 수 있는 타인에게 맡긴 것이리라.

“넌 살귀라든가 그런 게 아니야 운이 억세게 없었던 거야.”
“운은 나름 좋다고 생각합니다만.”
“그건 악운이고. 뭐 좀 물어볼게. 네가 그 계획을 실행하려 했을 때 주변에 상담해본 적 있어?”
“....아니요.”
“그런 짓을 하지 말라고 일러준 사람이 있었니?”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무가武家의 분위기란, 시적 센스가 오랑캐의 피와 살로 주린 배를 채운다! 라는 수준이다. 거기서 어긋난 기대 반 무시 반을 변덕스럽게 받으며 자란 형욱이 제대로 된 인성교육을 받을 리가 만무. 무예와 살인에 대한 교육은 가문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자타의 개념과 삶과 죽음에 대한 인식이 자리 잡는 10살 이후부터다. 그 전에는 추상적인 영역이라 자신과 친인의 죽음이라면 모를까 무관한 타인에 대해서는 백지와 같을 테니, 다 자란 형욱이 보기에는 말도 안 되는 짓을 태연히 저지를 수 있었던 것이고. 형욱은 본인 말처럼 눈치가 없는 게 아니었다. 역으로 빼어나서 남이 가르쳐주지 않는 것을 자기 나름대로 소화했고, 미묘하게 어긋나는 걸 일찌감치 발견하고 교정해줄 어른이 없었던 것이다.

그 참극에 최대 피해자는 형욱 일지도 모른다. 실수를 깨달은 충격으로 자신에게 열린 가능성을 모두 닫아버리고 검귀의 길을 고집하게 되었으니까. 시비를 가르쳐주지 못한 주변을 탓하지 못하고, 그저 자신이 약해서라고, 강해지면 된다고 합리화하게 되었으리라. 만약에 형욱이 남자로 태어났더라면, 아니 하다못해 충분히 애정을 받으며 세상을 받아들여갔으면...천협이 후사로 고민할 일도, 이런 내전 자체가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검귀니 악귀니...그거는 편하게 합리화를 위해서 하는 말이고...너는 좀 유별나게 재수가 없었던 인간이야. 인간에게 왜 교육이 필요한데. 그런 경우를 막고자 하기 위해서잖아?”
“그건...주군이 해주시면 됩니다.”

형욱은 드물게 덕후의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애서 무표정을 가장하고 양 뺨은 기분 탓인지 잔뜩 익어있다. 성교도 아니고 이럴 때 보이는 “여자”의 표정에 덕후는 잠시 숨을 멈췄다. 이대로 응, 하면.....하는 유혹이 생긴다. 덕후는 하하, 웃었다.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겨. 구중심처에서 자란 인간이 제 정신이라고 생각해?”

본인 스스로 이런 말하긴 뭣하지만, 하고 덕후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떠받들어주는 환경에 겉과 속이 다른 대화가 일상화 되는 곳, 전생의 기억이 없었더라면, 인간성 버리기 딱 알맞은 곳이다. 질로 따지면 지금의 인간성이 가장 최악이지만.

“사람 따위는 제국의 소모품에 불과하다고 가르침 받는 곳에서....이용당하지 않으려면 의심하고 또 의심해야 돼. 불신과 기피증을 얻기 딱 어울리는 곳이지. 그런 나더러 이끌어달라고 할 참인가?”
“하지만 주군은 왕비 전하도 인정하실 만큼 훌륭하지 않습니까.”

형욱은 우희선이 덕후에 대해 가지는 복잡한 감정을 모른다. 그의 입장에서 속편한 소리를 하는 형욱이 아이 같아 코를 살짝 쥐었다가 놓으며 덕후는 유쾌한 얼굴을 꾸몄다.

“원칙을 세웠으니까....내가 그녀의 말대로 ‘훌륭’해진 것은 다름이 아니야. 불신 하는 대신 믿고, 기피하는 대신 포용했기 때문이지. 그 뿐이야.”
“저어...잘은 모르겠습니다만, 그게 대단한 것 아닙니까?”
“후후, 비밀을 알고 나면 특별할 것 없어. 충성의 이면에는 출세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 칭찬은 해도 속으로 시기하고 있을 것이라는 것에 대한 믿음....아아, 물론 정말로 충성하고 남을 칭찬하는 사람도 있겠지. 하지만 그 청렴함이 대국과 반드시 일치하진 않아. 그런 점들을 분류하고 선택적으로 믿으니 기피할 필요가 없는 거지. 그들의 아름다울 정도로 추한 욕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고...”

그리고 인간이란 완전히 미쳐버리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도....거기까지 말하는 것은 속내를 드러내는 것 같아 도로 삼켰다. 덕후는 형욱을 안은 손을 풀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네가 선택한 인생이니까.....좋다 나쁘다 말하는 것은 자유지만, 챙기는 건 스스로 하라고. 내가 지원해줄 수 있는 거라면 얼마든지 해줄게.”

올려다보는 형욱을 향해 씩 웃는다. 근처에 놓인 수건을 가져와 형욱의 머리에 얹어주었다.  내밀었다. 형욱은 아리송한 표정으로 한 편으론 희미한 불안감을 느끼며 머리에 올린 수건을 한 손으로 붙잡았다. 본의를 묻고 싶었지만, 입 밖으로 나온 건 엉뚱한 소리였다.

“....이번 싸움...저는 괜히 끼어든 셈일까요?”
“음? 아니야. 언젠가는 이렇게 될 일이었어. 다만 그 방향을 우리에게 유리하게 흐르도록 조정한 것일 뿐. 너는 기대 이상으로 네 역할을 다해주었어. 먼저 나갈테니 천천히 와~”

덕후는 옷을 꿰어 입고는 은형술로 방을 빠져갔다. 형욱은 어쩐지 중대한 것을 놓친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한참 후 물이 완전히 식었을 때 나오다가 발치에 칼집이 걸렸다. 형욱은 그것을 가만히 들어올렸다.

“....강해지면 되는 거죠, 주군과 나 사이를 가로막는 것이 있다면....즉참할 수 있을 정도로...?”

손에 든 것을 꾹 쥐면서 형욱은 무표정하게 속삭였다.

목욕을 마치고 나온 형욱은 단혼도의 모습을 되찾았다. 눈가 위쪽까지 내려오는 두건을 쓰고, 목깃은 아랫입술 위까지 덮는....과묵한 검사로. 객장客將의 신분이지만 무공교관과 수석장로를 벤 공훈 덕분에 수뇌 회의에 출석할 수 있었다. 폐관한 광협을 대신하여 전권을 위임받은 남 가락이 주재하고 류씨 숙질 외에 덕후, 형욱, 세휘, 양옥이 참석했다. 조촐한 인원수이지만 장차 하남 무림에 중요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구성이었다.

“우선 이 자리에 모인 분들게 맹주님을 대신하여 감사의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한 뜻으로 모여 주신 덕분에 큰 위기를 넘겼습니다.”

남가락이 생글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덕후가 엣헴! 하고 거드름을 피우며  공치사를 한다.

“아니네. 여기 있는 사람들은 무엇이 대의인지 알고 있을 따름이네. 자로고 군자께서 말씀하시길....”
“그러면, 대의에 계속 따를만한 조정안을 논해볼까요?”

곁에 있던 양옥이 덕후의 말을 자르며 거침없이 끼어든다. 덕후가 못마땅하다는 듯 노려보자, 등을 팡팡 두드렸다. 진기를 실어 덕후의 안색이 핼쑥해졌다. 형욱만 눈썹을 꿈틀했을 뿐, 대다수는 모른 척 했다.

“맹주님과 달리 저쪽은 장로들이 핵심이었으니, 빈껍데기만 남은 셈입니다. 맹주님께서 말씀하시길, 신협 공자님은 추방형을 내리도록 하고, 새 가주를 추대하기로 하셨습니다.”

이는 고육지책이었다. 광협이 싸울 수 있었던 계기는 어디까지나 자신에게 내정된 맹주 직을 유지한다는 것이고, 신협과 수석장로는 이를 부당하게 빼앗는다는 소리다. 그래서 방관 세력들에게는 가문과 파벌을 떠나 하남의 미래를 공정하게 이끌겠다고 소리쳤다. 그렇게 해야 중립파들에게 밑으로 금은으로 마구 뿌려주며 끌어안을 명분이 된다. 본인의 핏줄도 그렇고 혁련 세가의 지원까지 빌린 터라, 좋아라하고 억지로 가주직을 차지했다가는 혁련 가와 죽자 사자 싸웠던 신도 가중家衆의 불만을 살 수 있었다. 그러니 실세는 모조리 빼올지라도 명의만은 남겨놓을 필요가 있었다.

“가주는 누구로 추대한단 말이오?”

류 원종이 물었다. 누구를 추대하든 꼭두각시가 된다는 뒷말을 면치 어려울 것이다. 혈통도 훨씬 떨어지면 다른 방계의 질시를 노골적으로 업게 된다. 남 가락은 형욱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주변의 귓가에 새기듯이 또박또박 고했다.

“단혼도 님이십니다. 본명은 신도 형욱이시니까요.”
“오래전 황궁으로 갔다고 하신?”

형욱을 바라보는 류 원종의 음성은 경악이 깃들어 있었다. 그 당시는 장로가 아니라 자세한 내막은 몰랐지만 신도가의 살인 공녀에 대해 들은 바가 있었다. 형욱은 대답 대신 두건을 내리고 새웠던 목깃을 접어 내렸다. 드러난 목젖은 평탄했고 미소년으로 착각할 만큼 착 가라앉은 분위기의 미인이 자리하고 있었다. 씻고 난 뒤로 하얀 피부가 보는 이의 눈을 아찔하게 만든다.

“원래는 가주님과 은밀히 뵙고 가려고 했지만, 의문사하신 일로 원흉을 가리려고 참전하신 것입니다.”
“설마 수석장로가 그랬단 말이오?”
“안 그랬으면 손수 베었겠습니까?”

남 가락이 안타깝다는 듯 반문했다. 어차피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신협을 내세워 자기 뜻대로 하남을 좌우지하려 했던 인물이니 흠집을 낼 수 있는 항목이라면 가져다 붙일 셈이었다. 진위 여부를 적극적으로 가려줄 생각도 없고 유언비어라면 그대로 숙성시킬 참이다.

“여자가 될 수 있겠소? 가중에서 반대가 심할텐데.”

남 가락의 논리는 명쾌했다.

“평범한 여자라면 그렇겠지요...하지만, 형욱님은 단혼도가 아닙니까? 그리고 가법에 여자라서 안 된다는 항목은 없습니다. 뭐, 이 경우를 예상했다면 따로 적었을지도 모릅니다만......지금은 없습니다. 그게 중요하지요.”

류 원종은 형욱이 가만히 있는 것을 긍정으로 받아들였는지 한 번 보고 흠, 하는 의미모를 한숨을 쉬었다. 형욱은 덕후를 보았다. 가주로 추대한다는 건 없는 일이었다. 덕후는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는 듯, 살짝 눈을 좌우로 굴렸다.

세휘 쪽을 보아도 그녀 역시 덕후랑 판을 짠 듯 모른 척한다. 형욱은 한참 고민한 끝에 물었다.

“광협님은 알고 계시오?”
“들어가기 전에 제가 말씀드렸습니다. 뜻대로 하시라 하시더군요.”
“.....조건이 있소.”
“말씀하십시오.”
“가주의 권리를 행사할 생각 없으니, 내게 어떤 의무를 강요하지 마시오.”
“그건 제가 부탁드리고 싶은 바입니다. 다만, 요청이 있으면 판단하시고 들어주십시오. 물론, 그에 합당한 대가를 제공하겠습니다.”

남가락이 웃는 얼굴로 고개를 크게 조아렸다. 그가 이름뿐인 가주 명에 형욱을 추천한 속셈은 이와 같았다. 절정 고수를 용병으로 찜 찍어두고, 최악의 경우에도 척을 지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부수적으로 천하문과 연결 고리를 다지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알겠소.”

형욱은 자신이 잘했나 판단하기 어려웠지만, 세가에 발이 완전히 묶이는 것보다는 나은 모양새인 것 같아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수 틀리면 거절해도 아무 말 못하게끔 강해지면 된다. 형욱은 자신의 목표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동기를 부여했다.

“그 다음은 양옥님에 대한 보상 문제입니다.”

하남 전역의 마시를 과점할 권리를 설명하자 양옥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떡였지만,  류 원종은 우려의 빛을 감추지 못했다.

“유지와 대상들의 반발이 심할 텐데.”
“그건 따로 감당해주실 분이 계십니다.”

남 가락은 턱짓으로 슬쩍 덕후를 가리켰다. 덕후는 거드름을 피우며 나섰다.

“마침 덕왕부에 말이 수 만두가 필요하다고 하오.”
“쉽게 보내겠습니까?”
“어허! 감히 왕명을! 아니 관명을 미천한 천민들이 거역한단 말인가!”

덕후가 앉은 자세로 버럭 성질을 냈다. 류 위범이 아니꼬운 듯 뭐라 말하려 했으나 류 원종이 팔을 뻗어 제지했다.

“조만간 마상馬商들을 한 자리에 모아 드릴 테니 부디 그 위엄으로 설파해주십시오.”
“어흠! 그 정도야...”

남 가락이 비꼬는 의미로 말했음에도 덕후는 모르는 양으로 고개를 주억거렸다. 양옥은 희한한 놈을 본다는 듯 덕후의 얼굴을 살폈다. 아까 비굴하게 굴 던 놈과는 딴판이지 않는가. 식견이 없지 않으니 욕을 엄청 처먹으리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었다. 교섭을 성립시켜주는 것 같아 당장은 입을 다물고 있었지만.

혁련 가에 대한 보상과 마상의 반발 문제를 해결한 남 가락은 빠르게 주변 동향으로 넘어갔다.

“천하문과는 단혼도 님이 상빈으로 계시니 문제없습니다. 혁련 가와도 양옥님이 이 자리에 계시니 마찬가지이고요. 나머지는 영호 세가인데....그들이 우리에게 칼끝을 돌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막 내란이 끝난 후라 원기를 키울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이쪽에서 우호 표시를 한다면 어렵지 않겠소?”

류 원종이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다. 그가 보기에 영호 세가는 사방에 적을 두고 있고, 가장 미운 상대라면 몇 년 전에 한 방 먹인 우문 세가다. 그러나 남가락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여태까지 손도 내밀지 않았는데 전대 가주님의 장례 때 맞춰 사자를 보낸 것은 단순히 문상의 의미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확실한 보증을 원할 것입니다. 가령 혼인이라든가 지원군이라든가...어느 쪽이든 피해야할 사태죠.”
“영호 세가가 무력으로 위협한다면 같이 대항하겠소. 가중에 한할 일이 아니니 단혼도 개인만 아니라, 천하문도 함께 하도록 하겠소.”

형욱이 망설이지 않고 언급했다. 양옥은 남 가락의 시선이 자신을 향하자 머리를 긁적이다가 무릎을 탁, 쳤다. 이활특이 알면 딴지 걸겠지만 도로아미타불은 그녀의 취향이 아니다.

“이 쪽은 의리가 아니지만....일획천금할 기회를 날려버릴 순 없지. 전력을 분산 시키는 정도는 하지. 아버지를 설득해야하니 단혼도 나리처럼 쉽게 풀리라는 장담은 할 순 없어.”
“척을 지지 않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함께 싸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 든든하니까요. 우선은 영호 세가의 비위를 할 수 있는 데까지 맞춰볼 생각입니다.”

각자 속한 곳에 주인 다음으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고, 능력도 이번 내전을 통해 출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으니 내란으로 샌 전력의 갈음은 될 터이다.

“관일청 님은 문주님이 폐관을 마치고 나오시면 정중하게 설득하실 것이고,  빠져나간 분은 백삼동 장로님 계십니다만, 워낙 사리가 밝으신 분이니 약간의 성의를 표해주시면 어렵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약간의 성의, 란 말에 일동은 음습한 느낌을 받았다. 아마 신협의 죽음이겠지. 돌려 말한 만큼 목을 잘라 오라는 것은 아니나 사고사든 뭐든 다른 데로 넘어가 이용당할 빌미를 제거하라는 것이다. 남 가락도 자신의 발언이 가지는 무게를 알았는지 서둘러 마지막을 꺼냈다.

“추대 형식이 말이옵니다만...”

회유한 중립파로 하여금 광협을 자발적으로 추대한다는 것이 남 가락의 조정안이었고, 이 안은 무리 없이 받아들였다.

회의가 파하고 방을 나오자 양옥은 자신의 거처로 덕후를 따로 불렀다. 회의 결과를 묻기 위해 안달이 난 이활특을 쫓아내고 방음을 확인한 다음 물었다.

“무슨 꿍꿍이야? 저 여우웃음의 뜻대로 하면 욕은 엄청 먹을텐데.”
“모르시는 말씀, 욕을 많이 먹은 수명연장의 꿈을 이루게 됩니다.”

덕후가 츳츳 하고 손가락질을 해보이자 양옥은 씩 웃더니 잡아다가 꺾었다. 덕후가 한심하게 비명을 질렀다.

“우..아아아...! 아파요. 부러집니다!”
“표리가 다르다는 건 알겠어. 이쪽이 조금 본심에 가깝다는 것도. 그러니까 말해.”
“으으....앞뒤가 안맞는뎁쇼...”
“안 맞기는. 데려가서 밥 먹여준다고 했잖아. 내 곁에 딴죽 거는 놈 말고, 머리 쓰는 놈이 필요해. 허나, 상전을 속이는 놈은 데려갈 마음은 없어.”
“그, 그러니까, 양옥님이 워낙 아름다우셔서...? 마음에 품고 있으니까...”
“하하하, 재미있는 소리를 하는구나. 아부도 그만하면 참 저질이다.”

호탕하게 웃던 양옥은 손가락 꺾던 손을 풀더니, 등을 돌려 목 부위에 패왕의 기술을 걸어버렸다. 등에 풍만하고 부드러운 것이 닿았지만 그것을 신경 쓸 수가 없었다.

“끄아아아! 목이, 목이!”

그 자세로 반각을 시달린 후에 자신이 덕왕부에서 파견되었다는 것을 밝혔다. 왕야의 신분까지 털어놓지 않았지만 마시의 목적도 더불어. 듣고 난 양옥의 반응은 기가 막혀였다.

“배경이 좀 다른 것 같지만....사기꾼인건 같구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비용 절감한다고 마시 시세를 전부 갈아엎는 짓거리를 해?”
“광협 님과 여우 놈한테는 비밀입니다. 들키면 저 이겁니다. 이거.”

자기 목을 베는 시늉을 하며 통사정을 하였다. 덕후가 떠올린 양옥의 성향 정보는  좀스러운 것을 싫어하고 약자는 무시하지만, 배려까지 안하는 것은 아니었다.

“흐음, 어떨까, 네 놈의 입담이면 끝까지 숨길 수 있을 텐데, 털어놓은 걸 보면....”
“넵! 제가 양옥님에게 한 눈에 반해서 입니다! 윽!”

열렬히 청원하는 반응을 보이다가 머리를 한 대 쥐어 박혔다.

“좋아. 반했다는 건 차치하고, 호의를 보여준 것에는 잊지 않도록 하지. 무르면 내 구상에도 손해를 보고.  그 둘은 물론 아버지랑 이활특에게도 말하지 않으마. 대신 내가 부르면 재깍 달려와야 한다?”

양옥은 팔짱을 끼며 눈가에 힘을 주었다. 부정적인 반응을 한 톨이라도 보이면 곧장 이를 기세다.

“무, 물론입니다. 금성탕지에 갇혀있더라도 얼마든지 건너 뛰어오겠습니다.”
“하하하, 그렇게 말하니 만고의 충신 같아 보이잖아. 그런 거 필요 없고 제 때 오기나 해.”

덕후는 등을 퍽퍽, 얻어 맞았다. 결국 덕후가 방을 나온 것은 연락처를 적어준 다음이었다. 결과 자체만 보면 끈을 이어놓고 싶으니 좋게 됬지만, 과정이 영 적응이 안됬다. 터프한 모습도 예외로 보여주어야하지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고심을 한 덕후는 오늘은 푹 쉬고 싶다는 마음이 절실했다. 하지만, 눈치가 빠른 세휘가 쪼르르 달려와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질문 공세에 시달리고, 우연인지 듣고 있는 형욱이 칼날을 점검하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덕분에 휴식은 아득한 미래로 날아가버렸다.

 

 

 

예전 인지발달론에 대해서 겉핥기한 적이 있는데, 아이가 사랑, 죽음, 평화 같은 상징적 조작 개념을 받아들이는 것은 개개인 차는 있습니다만, 대략 10~12살 무렵이라는 기억이 있습니다. 뭐, 형욱의 과거 설정 때문에 고려한 것이라, 양판소 판무에서 태어나자마자 눈을 번쩍 뜨거나, 3~5살 꼬맹이가 어른스럽게 군다거나 해도 잘 읽고 있습니다.(응?)

히로인들이 만만치 않게 설정하다보니, 주인공도 만만치 않을 수밖에 없겠습니다. TS 패치를 해보니 훈남들을 희롱하는 마성의 어장녀가 되는...(어?) 아무튼, 다음 화면 파트 5의 마무리가 되겠네요.




#먹튀 검증 #안전 놀이터 #먹튀 검증 사이트 #먹튀 사이트 #검증 사이트 #먹튀 검증 업체 #토토 먹튀 #검증 업체 #먹튀 검증 사이트 안전 놀이터 #먹튀 검증 토토 사이트 #먹튀 사이트 검증 #사이트 검증 #토토 검증 업체 #토토 먹튀 검증 #검증 커뮤니티 #먹튀 검증 커뮤니티 #먹튀 커뮤니티 #토토 검증 커뮤니티 #먹튀 신고 #먹튀 예방 #먹튀 사기 #먹튀 보증 #스포츠토토 먹튀 #카지노 먹튀 #파워볼 먹튀

, , , , , , , , , , , , , , , , , , , , , , , ,

1 Comments
토도사 2023.05.18 02:59  

토도사 공식제휴업체 소개입니다.

100% 신규웰컴보너스등 다양한 혜택이 가득한 알파벳 바로가기

알파벳 바로가기

주간 인기순위
포토 제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