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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번/MC] 검은 욕망 - 타츠미재판 (2) - 10화.

TODOSA 1 121 0

BLACK DESIRE

 

 

 


8.


 모든 것이 끝난 후 탈진 상태인 나를 나나미가 집까지 태워주게 되었다.
  미구리는 「-응」이라며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불만 없는 표정으로
  마중 나온 다른 1대의 차에 탑승했다.


  나와 나나미는 올때 탄 롤스 로이스의 뒷자석에 서로 대각선으로 거리를 두고 앉아
  각자 무언으로 창밖의 경치가 지나는 모습을 눈으로 쫓고 있었다.
 시간은 벌써 황혼을 지나 이제 저녁을 먹을 시간이었다.

  돌아가면 아마 트바리가 식사를 준비해 두었을 것이다 하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다.

 그 때 나는 차가 왔던 길과는 다른 길로 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기척 없는 골목으로 들어가 천천히 감속하더니 어딘지 알 수 없는 건물의 그늘에
  멈추어 선다.

 어떻게된 거냐고 물을 사이도 없이 운전석의 메이드가「그럼」이라며
 불쑥 차에서 나려 순식간에 어둠 속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뭐야? 지금」
「조금 자리를 비켜 준 겁니다」
「대단한 몸놀림이네. 원래 뭐하던 사람이야?」
「보모로 부터 전투기의 조종까지 뭐든지 하는 편리한 고용인일 뿐입니다.」

 어디에 나오는 영화 주인공일까?
  그러나 나나미가 이렇게 말하는 이상 농담이 아니겠지.
  나는 대각선에 있는 나나미에게 시선을 되돌렸다.

「... 그런데 왜 이런곳에 온거야?」
「조금 할 이야기가 있습니다」
「고백이라면 대환영이야」
「그 농담은 싫증나게 들었습니다」

 실례잖아 농담이라고 딱 자르다니.
  하지만 나나미의 기색에서 어딘가 엄숙한 분위기를 느껴져
  나는 경박한 미소를 지웠다.

  그것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나나미가 입을 연다.

「우선은, 한가지. ……언니를 화나게 하지 말아 주세요」
「그것은 이번에 몸에 깊이 새겼어.」
 
 그것은 가벼운 트라우마가 되었다.

  끝없이 물건과 젖가슴과 엉덩이와 여자 아이의 단 한숨이 서로 뒤섞이고 비벼지고
  반죽이 되어 끝에는 나의 뇌가 녹아 버린 것은 아닐까 생각했었을 정도로
  의식이 환각인지 현실인지 알 수 없는 곳으로 점프했었다.

  잘도 그런 상황에서 정조를 잃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굳이 그런 행위가 필요없을 정도
  우리들의 의식과 감각은 하나로「연결되어」있었지만.

「조심해 주세요. 언니가 진지해지면 저정도로는 끝나지 않아요」
「……아직 더 남은게 있는거야?」
「의식의 동조중 가장 처음 단계 였을 겁니다.」

 나의 등으로 차가운 것이 스쳐간다.
  확실히 저런 것을 단지 시작 단계 였다고 말할 정도라면
  그녀들의 재능이 외경심을 품는 것이 이해가 간다.
  저런 약간의 몸짓만으로 그런일이 가능하다면 본격적인 미구리의 춤은
  도대체 어떤 것일지..... 절대 보고 싶지 않다.

「알았어……. 이미 몇번이나 했는지 모르겠어. 완전히 지쳤어.」
「……7회입니다」
「..... 그걸 세었어……?」

 왠지 화가 난듯한 분위기로 나나미는 고개를 돌리고 있다.
  그렇다 치더라도 7회라니. 체력은 마력의 심장덕에 충분하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7회라니. 이제 와서 자각하고 나자
  더욱 피로가 몰려 왔다. 이제 정말 집에 돌아가고 싶다.

「물론 이제 너의 언니를 화나게 하는 일은 하지 않을게.
  신에 맹세코. 그리고? 아직 할말이 있는 거야?」

 상당히 불퉁거리는 어조가 되어 버렸다.
  뒤돌아 보는 나나미의 얼굴이 불만스럽다.
  가만히 미간을 찌푸리고 나를 쳐다보고 있었지만
  잠시 후에 기분을 고쳤는지 입을 열었다.

「또 하나는……음……」
 
 드물게 나나미가 망설이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인다.
  무엇인가 나쁜 소식인 것일까.

「왜? 말해봐. 무슨일인데..」
「에……그렇군요」

 콜록하고 헛기침을 하며 뜸을 들어더니 마침내 나나미는 말을 이었다.

「그러니깐 나와 타츠미군의 관계를 갱신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뭐라?」

 전부, 전혀, 완전히, 종합적으로, 전반적으로, 전체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어느 한구석이랄 것 없이 이해할 수 없다.

  나의 머리는 아직 곤죽이된 상태 그대로인가?


「그러니까……지금까지의 이상으로 협력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서
  서로 서로 한발짝씩 양보해서 동맹을 강화하자.... 는 이야기 입니다.」
「응. 뭐.. 그런거라면 이론은 없습니다만……서도, 어떻게?
 평화 조약이라도 쓰자는거야?」
「저의 교환 조건은 말이죠. 나는 그 타츠미군의 「책」을 보여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앙?」

 이 책을……검은 욕망을 보여달라고?

「그 대신 타츠미군에게는……그, 내가, 언니와 같이 계약을 하여
  타츠미군의 힘이 되겠습니다. 어떻습니까, 나쁜 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렇게 말하며 나나미는 조금 불안한듯 올려다 보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 본다.
 나는「조금 기다려줘」하고 머릿속에서 생각을 정리한다.
  나나미와의 계약은 매력적이다. 그녀도 학원에서 그만한 권력을 가지고 있으니
  도미넌스는 20명 정도는 될 것이다. 즉, 언니와 합치면 40명 이상을
  단번에 조종할 수가 있다.

  지금까지 이상으로 능력 활용의 폭이 넓어질 것이다.

 그에 비해, 검은 욕망을 보여준다는 것은 나에게 있어 디메리트가 거의 없다.
  어쨌든 이 책의 내용은 거의 백지로 다만 지금까지의 능력 사용 기록이
  기입되어지고 있을 뿐이다. 사용된 페이지도 거의 사소한 것으로
  내가 트바리에게서 배운 사실을 나나미에게 거의 그대로 전해 준만큼 별로 새로울
  것도 없다. 즉, 이것은 나에게 있어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건이다.

 「좋아, 계약 성립!」라고 대답하려고 하다가 나는 나도 모르게 그 말을 삼켰다.

(……)

 내 머리는 반드시 방금전의 행위의 탓으로 곤죽이 되어 있는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이런 거래는 「나나미에게 불리하다」라고 생각해 버리고 있었으니까.
  아니, 어쩌면 나나미의 배후에 있는 미구리가 트라우마가 된 것인지도 모른다.
  그녀석을 화나게 하면 이번이야말로 나의 내일은 없다.
  반드시 그럴 것이 틀림없다.

 나는 고개를 저어 불필요한 응어리를 지우고 던지듯이 나나미의 수중에 책을 건네주었다.

「괜찮아. 그 정도는」
「……네?」
「오늘 도와 준 답례로. 그 책을 보여주는 것 정도는 괜찮다고」
「……」
「뭐 특별한 것이 쓰여 있는 것도 아니고...」

 아, 그러고 보니.. 최종 페이지에는 나의 「검은 욕망」이 쓰여 있었다.
  나나미는 웃을까? 아니면 기 막혀할까?
  그...남에게 그걸 보여 주게 될줄은 몰랐는데...

 나나미는 책의 표지를 곤혹스런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다시 눈을 치켜 뜨고 나를 보았다.


「그……」
「사양하지 않아도 괜찮아」
「곤란합니다」
「어, 왜?」
「……」

 왠지 나나미는 원망스러운 듯 나와 책을 교대로 응시하고 있었다.
  표지를 넘기려고도 하지 않는다. 어째서?

「교환 조건은, 제 쪽에서 제시했습니다. 일방적인 내용 변경은 곤란합니다」
「괜찮잖아, 유리한 조건이 됐으니깐」
「안됩니다. ……어쨌든, 타츠미군은 책을 보여 주는 것에 동의 했으니까
  나와 계약할 권리가 있습니다」
「좋아, 다음 기회에」
「계약은 당일 한계입니다」

 「뭐야 그게」하고 나는 힘빠진 소리를 냈다.
  나나미는 어쨌든 당장이라도 계약을 하자는 기세였다.
  왜 그렇게 단호한 자세가 되었는지 나로써는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한참을 입씨름을 했지만 운전기사인 메이드도 돌아오는 기색이 없어 결국 나는
  책을 집어 들며 말했다.

「알았어, 지금부터 너와 계약한다.」
「……정말입니까?」
「아. 그렇지만 오늘은 조금 지쳤다」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오른손의 손가락에 감겨진 붕대를 푼다.
  목욕탕에서 젖었기 때문에, 적당하게 기숙사에 있던 것으로 대충 새로 감아 두었었다.
 어슴푸레한 어둠 속에서 거뭇한 상처가 집게 손가락의 옆에
  날카로운 균열과 같이 나있는 것이 보인다.

  나는 잠시 숨을 멈추고는 왼손의 엄지로 상처를 강하게 헤집었다.

「뭐하는 겁니까!」

 나나미가 당황하며 나의 손 가까지 얼굴을 댄다.
  좁은 차안에서 그녀의 향기가 살랑거리며 나의 앞머리를 흔들었다.
  2명이 보고 있는 가운데 상처에서 순식간에 거뭇한 피가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나나미가 손수건을 대려고 하는 것을 나는 반대의 손으로 막는다.

「아, 괜찮아. 계약을 위해서니까까」
「……어떻게 된 겁니까 」
「계약은 나의 몸의 일부를 상대에게 줄 필요가 잇다.
  조금 아프지만 혈액도 괜찮아」

 창으러 흘러 드는 달빛으로 확인한다. 별로 고름이 생겨 있지도 않았고
  조금 전까지 목욕을 하고 있었으니 더럽지도 않을 것이다.
  흘러나오는 피는 당장이라도 아래로 떨어질듯 점점 많이 흘러 손을 적신다.

「병은 없으니까 고민안해도 돼.」
「별로 걱정 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면 자.」

 손가락을 내밀자, 나나미는 약간 주저 하는 듯 불안한 듯한 표정이 되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곧 단념한 듯이 눈을 감고는 합 하고 내 손가락을 물었다.

(아야야야……)

 나나미의 혀가 상처부위를 훑듯이 햝고 지나가자 따끔따끔한 아픔이 전해진다.
 처음에 나나미는 혀끝으로 상처를 확인하듯이 쿡쿡 찌르다가
  이윽고 흘러넘치는 피를 혀로 떠올리듯 햝아 그것을 삼키는 것 같았다.
  게다가 혀를 움직여 피부가 찢어진 곳을 감싸듯 휘감아
  마치 애무를 하는것 처럼이 어루만지기 시작한다.

  입을 사용할 수 없는 탓인지 마치 강아지처럼 코로 짧은 숨을 몰아 쉰다.


「이제……괜찮아」

 나나미의 몸으로부터 조금씩 마력의 빛이 떠오르기 시작하는 것을 보며
  나는 손을 당겼다. 츗 하는 작은 소리를 내며 입술로부터 손가락이 빠진다.
  그제서야 뜨여진 나나미의 눈동자는 어느새 젖은듯 빛나고 있었다.

「……수용해라」

 마력이 흘러 나간 피로감을 느끼면서, 조용하게 제3 단계의 능력 발동의 키워드를 말한다.

「검은 욕망의 사용자, 타츠미 이쿠타의 이름으로 너를 나의 종자로 삼겠다……
  너의 이름을 고해라.」

 나나미는 다시 눈을 닫고는, 건조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카나가타……나나미……」

 미구리 때와 같이 검은 욕망의 표지에 황금색의 계약의 문장이 떠올랐다.
  나는 문득 생각나 왼손을 그 빛에 가까이 가져가 보았다.
  영사기가 비추듯 나의 손위에 문장이 비친다.

「나나미, 너를 나의 종자로 삼겠다」
「네……」


 나의 말에 나나미는 순순히 대답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이마에 열을 잴 때 처럼 손을 대었다가 천천히 떼어 놓는다. ……잘되었다.
  문장은 잠시 나나미의 이마에서 빛나다가 곧 빨려 들듯이 사라져 갔다.

「……」
「……끝났어」
「……네」

 나나미가 눈을 뜬다. 왠지 조금 당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특별히 아무것도 바뀐 것처럼 느껴지지 않습니다만」
「응? 그게 더 좋은거 아니야? 우선 계약은 성공 했으니깐」
「하아~……」

 검은 욕망을 펼치자 계약자로서 새롭게 나나미의 페이지가 생겨 있었다. 도미넌스는 19.
  미구리에게는 미치지 않았지만 일반인이 2~5 인것에 비하면 탁월한 수준이다.
 문득 깨닫자, 나나미가 나의 손안을 들여다 보고 있다. 아, 그랬지.

「아, 이 책을 빌려 주기로 했었지.」
「아뇨」

 나나미는 고개를 저으며, 주머니를 바스락 거리더니 작은 봉투같은 데서
  반창고를 꺼냈다.

「손가락을 이리 주세요」
「아, 떙큐」

 어두운 탓인지, 나나미는 조금도 헤매다가 반창고의 보호 필름을 벗겨
  나의 손가락에 감아 주었다. 소중한 것을 취급하는것 같이
  살그머니 반창고 위에서 상처를 누른다.

「아프지 않습니까?」
「아무렇지도 않아」
「그렇... 습니까?」

 츳 하고 나나미가 손가락으로부터 손을 떼어 놓았다.
  왠지 오늘의 나나미는 어쩐지 상냥해 보인다.
  언제나 이 정도 였으면 좋을텐데..

 약간의 쑥쓰러움을 숨기기 위해 나는 검은 욕망을
  탁 하고 거칠게 닫고는 나나미를 향해 내민다.

「자. 약속대로. 이젠는 딴소리 없는거지?」
「……확인 하겠습니다」

 나나미가 양손으로 그것을 받으려고 손을 뻗는다.

 그 때.
 캉하고 세계가 흔들렸다.


(! )

 좌우로 세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시야에 잡히는 나나미의 모습이 갑자기 두개로 분열했다가 겹쳤다가 다시 분열되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급속히 왼쪽 시야만이 어두워지며 멀어져 간다.
(오른쪽 눈과 왼쪽 눈이 다른 광경을 보고 있다! )

 흔들리며 원근을 반복하는 광경에 구토감을 느끼며 나는 눈을 감는다.
  아니, 감으려했다.
  오른쪽 시야만이 검게 어두워지고 색상을 잃은 듯한 기묘한 세계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

(왼쪽눈이……내가 원하는대로 움직이지 않아! )

 완전하게 색깔을 잃은 세계는 얼어붙은 것처럼 동작을 정지한다.
  다음의 순간 쨍강하고 거울이 깨지듯이 조각조각 부서지고는
  나를 그너머에 존재하는 허무의 세계로 질질 끌어 당긴다.
 중심을 잃고 떨어져 간다.

  그곳은 어둠에 물든 세계.
  소리도 냄새도 어둠에 침식당해 주검처럼 느껴진다.

(뭐야……여기는)

 정면에서 은은한 빛이 보였다.
  그것은 콘크리트와 같이 느껴지는 무기질의 벽에 뚫린 20cm 정도의 구멍에서
  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그 작은 구멍에는 쇠창살까지 쳐져 있었다.
  그 너머로 부터 들어 오고 있는 것은 달빛 같았따.

  결코 만월처럼 강한 빛은 아니었지만 이 세계의 어둠에 비하면 몹시 눈부신것 마냥
  느껴 졋다.
  나는 일어서서 그 벽을 향해 걸었다.
  다리를 땅에 대자 탁하는 발딛는 소리가 비정상적으로 크게 울리며 적막한
  공간을 뒤흔든다. 그 진동이 벽까지 전해지자 바로 그 앞의 바닥이
  춤추듯 일어서기 시작한다.
(아앗……어? 사, 사람이다! )

 움직이는 그림자는 인간이었다. 그것도 아이다. 여자 아이와 같이 보인다.
  그 그림자 처럼 보인 것이 그녀의 긴 머리카락이라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다. 그 아이는 바닥에 옆으로 엎드려 누워 초점이 맞지 않는 눈동자로
  허공에 시선을 보내고 잇었따.

  살그머니 다가가자 주변이 좀더 자세히 보여온다. 놀랍게도... 그리고 비참하게도..
  소녀는 손발이 쇠사슬에 묶여 있었다. 그 쇠사슬은 조금의 느슨함도 없이 등뒤의
  콘크리트안으로 파고 들어 몸을 일으키는 것외에는 자리에서
  일어서는 기도 어려울 것 같았다.

「!」
 
 한층 더 가까워지자 더욱 절망한다.
  그녀의 손목과 발목에는 어떻게 하면 이렇게 되는 것인지 알 수 없을 만큼
  추악한 상처 자국이 있었다.

  아마, 손발의 근육도 성치 않을 것 같았다. 쇠사슬이 없어도 온전히 걸을 수가 있을지
  알 수 없다.

  그리고, 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잘 보면 긴 머리카락이 아니었다.
  그것마져 쇠사슬에……의해 묶인채 콘크리트에 연결되어 있었따.…….

「너……너……이것……」

 나의 목소리에도 소녀는 전혀 반응을 나타내지 않는다.
  미세하게 호흡을 위해 몸이 상하로 움직이고 있지 않았으면
  시체라고 생각했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반응이 없었다.

「도대체 뭐야, 이게」

 혼란스러운 채로 나는 중얼거린다.
  정말로 머리가 이상해진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다른 세계로 워프라도 한것인가.
  어디서 부터 어디까지를 이해해야 하는 건지도 알 수 없다.

 나는 단서를 찾기위해 주위를 둘러보고는 다시한번 단념하고
  소녀에게 눈을 돌렸다. 변한 것은 없다. 그녀의 아무것도 보지 않는 눈…….

(……! 나나미와……조금 비슷하다……! )

 손간 왼쪽눈에 날카로운 아픔이 찾아 왔따. 손으로 누르자
  이번에야말로 왼쪽눈은 나의 의지에 따라 눈꺼풀을 내려 주었다.
  눈꺼풀 뒤의 어둠에 휩싸인채 세상이 빙글빙글 회전한다.
  회전하면서 침전해간다…….

 

「도착했어요」
「……엣?」


 어깨를 두드리는 소리에 나는 눈을 떴다.
  눈앞에 조금 걱정 하는 얼굴의 나나미가 있다.

「여기 돌려 드릴게요.」

 그렇게 말하면서 나나미는 나의 손에 검은 욕망을 쥐어 주었다.
  나나미가 쭉 가지고 있었기 때문인지 표지가 조금 따뜻하다.

「여기는……?」
「타츠미군의 집입니다」

 창밖 으로부터 보자, 분명히 타카하라의 별장이었다.
  어느새인가 차가 움직여 여기까지 돌아온 것 같다. 그 사이의 기억이 전혀 없다.

「나, 자고 있었던야?」
「그게..저는 계속 그 책을 읽고 있어서...」

 조금 전의 광경은 꿈? 그렇게 말하기에는 매우 리얼한 광경이었다.
  ……그 나나미를 닮은 소녀는 무엇이었을까?
  나는 나나미의 얼굴을 빤히 바라봤다.
  그러자 그녀는 시선을 피하며 「내리지 않습니까」하고 나를 재촉한다.
 차에서 내리자, 하늘에 달이 보였다.

  이제, 완전히 밤이 되었따.
  긴 하루였다.

  간신히 쉴 수 있어.
 기지개를 하며 오랜시간 차에 갇혀 있던 몸을 푼다.

「고마워, 태워줘서.」
「천만에요」

 나나미의 대답에 이어, 메이드가 공손하게 인사를 하며 문을 닫는다.
  그리고 차의 뒤를 지나 운전석으로 향했다.
 검게 썬팅이 된 창이 조금 열리며 나나미가 거기서 나를 올려다 보고 있다.

「응? 아 그럼 내일보자.」

 이별의 인사를 하는 걸까 생각하며 손을 흔들었지만
  나나미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저 가만히 나를 응시하고 있다.

「……도움이 될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에? 뭐라고?」

 차가 조용하게 발진한다. 시선이 엇갈리는 그 순간, 툭하고 나나미가 중얼거렸다.

「……된 나유미씨를 위해 조력하겠습니다.」

 조금의 소음도 없이 롤스로이스가 가속한다.
  나는 그것을 손을 흔드는 자세 그대로 굳어진채 멍하니 바라본다.  머릿속에 방금전의 나나미의 말이 반향한다.

「……된 나유미씨를 위해 조력하겠습니다」

 ……나유미가 뭐?

「..된 나유미씨를」

 ……되었어?

「..된 나유미씨」

 ……

「살해된 나유미씨」

 ……나나미는 확실히 그렇게 말했다.

 
 

   나유미는,

   살해당했다고,

   그렇게 말했다.

 


 
 나의 또다른 눈동자가 나의 내면을 보앗다.
 예전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던 내 안의 거대한 하얀 알...

 그 표면에 크게 균열이 일어 나더니 이내
  거기에서 검붉은 피가 철철 흘러 넘치기 시작하고 있었다.

 

 
===============================================================
이렇게 또 뿌려지는 떡밥이네요ㅠ
재밌게 봐주세요.. 아 이번편 너무 기네요.
올리는 것도 한세월.

, , , , , , , , , , , , , , , , , , , , ,

1 Comments
토도사 2023.06.03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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