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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恐皇) 4부 <신들의 황혼> Part 5_3편.

토도사 1 387 0

" 준비는 끝났느냐? "/슈발츠

" 네, 주인님! "/사피아

포탈 바로 옆에 서 있는 사피아는 기쁨에 가득찬 채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그리고 두르나와 알루데시아를 좌우에 거느린 채, 슈발츠는 그림자 포탈 앞에 서 있었다. 그가 허락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이자, 사피아는 주문을 영창해 그림자 포탈을 열었다.

웅웅웅웅웅...

공기가 진동하며, 슈발츠의 눈앞에 타원형의 검은 [거울]비슷한 형상이 나타났다. 그림자 차원으로 향하는 이마스카리 포탈이었다. 이미 사피아는 며칠에 걸쳐 이 포탈을 열어서 차원 입구 분석을 통해 그 건너편의 목적지(이경우 이누프라스)까지 가는 길까지 닦아 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일단 들어가보지 않고서는 확실한 것을 장담할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는 보호자 겸 관찰자로 사피아와 동횅하기로 했고, 두르나와 알루데시아도 이번엔 따라붙었다.

" 내가 먼저 가지 "

노예들이 보는 앞에서, 슈발츠는 먼저 한발을 성큼 차원문 안으로 내 딛었다.

슈와악!....

빨려들어가는 느낌을 받은 후, 다음 순간 슈발츠는 그림자 차원에 도착해 있었다. 그곳은 지극히 알아보기 쉬웠다. 모든 사물에서 [색]이 사라져 있었기 때문이다. 남은건 무채색의 형상과 명암 뿐.

" 흐음... 과연. "

슈발츠가 주변을 둘러보는 사이, 두르나와 알루데시아, 그리고 사피아 순으로 차례로 그의 뒤에 도착했다.

" 주인님, 젤로나의 차원문보다는 좋은데요? "/두르나

" 하하하... 그렇게 되나? "/슈발츠

언더다크에서의 일을 말하는 거라면 맞는 말이다. 슈발츠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 보이고 두르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 이쪽으로. 여기가 [길]이에요. "

사피아가 마법 롯드를 머리위로 치켜 들자, 갑자기 그곳으로부터 일어난 하얀 광채가 바닥에 일정한 너비의 [색채 띠]를 만들기 시작했다. 희미하게 힘을 내뿜으며 요동치는 그것은 주물질계에서는 원래 [벽]이 있던 자리에 뚫린 커다란 동굴 구멍으로 향하고 있었고, 길 주변의 공간이 아지랑이처럼 이지러지는 것이 보였다.

" 우선 [한 걸음] 부터다. 내가 먼저, 그리고 너희는 뒤따라 오는 것이다. "/슈발츠

" 네 주인님. "/두르나와 사피아

" 끄으응... "/알루데시아

치타 형태로 변해 있던 알루데시아는 어리광을 피우는 듯한 목소리로 슈발츠의 다리에 달라붙었다. 슈발츠는 그녀의 머리를 한차래 쓰다듬어 준 후, 그녀를 원래 형태로 되돌렸다. 그리고 길 위로 한걸음 내딛었다.

" 헛... "

길 위로 단 한걸음 내딛었을 뿐인데, 슈발츠는 벽 건너편으로 와 있었다. 보통의 스무 배 속도로 여행할 수 있다는 것이 문자 그대로의 사실이었던 것이다. 뒤돌아보려는 순안 바로 옆에서 두르나 일행이 나타났다.

" 우왓!... "

슈발츠와 마찬가지로 노예들도 놀랐다. 두르나는 거의 슈발츠와 부딛칠뻔 했다. 슈발츠는 이제 여행이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지를 깨달았고, 두르나와 사피아를 들어서 양쪽 옆구리에 끼웠다. 알루데시아는 그의 등에 매달렸다가 다시 무등을 탔다.

" 그럼 간다. "/슈발츠

" 네... "/사피아

" 아... 좋아용 주인님. "/두르나

다음 순간, 슈발츠의 모습은 다시 사라지고 있었다.

슈발츠가 한걸음을 옮길 때 마다 풍경이 바뀌었다. 그리고 슈발츠는 그 [풍경]자체도 점점 옛날로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길]을 걸으며 그는 래쉬맨의 한 도시가 있던 곳을 스치듯 지나쳤는데, 그곳이 아무것도 없는 허허 벌판이었던 것이다. 미리 보아 둔 지형이 아니었다면 몰라봤을 것이다. 그리고 다음 걸음을 내딛었을 때 그는 고대의 전장을 지나쳤다. 물론 그것들은 대부분 그림자의 잔영에 지나지 않았다.

숲을 지나고, 다시 풍요로운 들판을 지나, 마침내 슈발츠는 허물어진 거대한 궁성 앞에 도착했다. 그곳 역시 고대의 전쟁터의 잔상이었는데, 성문 앞을 포함해 사방에 널브러진 병장기와 시체들 모두가 환영이었다. 길은 그곳에서 끊겨 있었고, 검은 색의 타원형 원반 모양의 차원문이 웅웅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 여긴가 보군... "

 슈발츠는 다시 주저 없이 차원문 안으로 들어갔다. 눈 깜박할 사이에 그는 다시 주물질계로 돌아와 있었다. 차갑고 건조한 공기가 느껴졌다. 아무런 냄새가 없는 그림자 차원의 공기와는 달리, 이 공기는 희미한 곰팡이와 먼지 냄새를 포함하고 있었다. 그는 들고 있던 노예들을 내려놓았다. 사피아는 즉시 주문을 영창해 빛을 만들었다.

" 우와아... 굉장히 오래된... "/두르나

" 캬웅~ "/알루데시아

그들이 도착한 곳은 일종의 의식용 방이었던 모양으로, 사방의 벽은 보라색 도자기 벽돌로 이뤄져 있었다. 바닥과 천정에도 같은 도자기 조각으로 화려한 모자이크 무늬가 새겨져 있었고, 주변의 다 허물어진 석제 서가 위엔 먼지가 쌓여 있었다.

" 후~ 후~... 주인님, 여기 좀 보세요. "/사피아

" 흠?...아아 두루말이군. "/슈발츠

사피아는 서가에서 양피지 두루말이들을 찾아 냈다. 마법적인 보존처리를 거친 그것들은 마법을 기록하고 있는 두루말이는 아니었지만  1만년이라는 세월을 뛰어넘은 것이었다. 내용을 불문하고 골동품으로써의 가치가 엄청날 것이다.

사피아가 언어 주문을 쓰며 두루말이의 내용들을 읽느라 푹 빠지는 사이, 알루데시아는 방의 한쪽 벽에 있는 매끈한 문 너머에서 무언가 발견한 듯이 문을 열어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 끄응~ 핵핵... "/알루데시아

" 핵핵...뭐야 이거, 왜 안열려? "/두르나

두르나 까지 도왔으나, 문은 열리지 않았다.

문은 열쇠구멍도 없었고, 건녀편에서 빗장이 질러진 것 같지도 않았다. 곧 두루말이들을 챙긴 사피아가 와서 문열기 마법이 저장된 마법 롯드로 문을 두드려 보았으나, 역시 꿈쩍도 하지 않았다.

" 난감한데요... "/사피아

" 봉인된건가? "/슈발츠

슈발츠는 문을 관찰하고 손으로 문을 밀어 보았지만, 그 역시 열 수 없었다.

부술까...

슈발츠가 주먹을 쥐고 한방 치려는 것을 사피아가 말렸다.

" 주인님, 그랬다간 함정이 작동될 지도 몰라요. "/사피아

" 음? "/슈발츠

" 이마스카리 유적의 [보안된]문들은 적합한 방법으로 열지 않을때 함정을 발동시키는 것들이 많아요. 벽을 뚫고 침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벽 내부에도 독가스 층이 있을 정도죠. 이것도 적합한 열쇠가 있어야... 헉? "/사피아

" 헉!? 너.... 대체 뭘 줏어온거얏!... "/두르나

사피아가 설명하는 동안, 알루데시아가 어딘가에서 손가락 뼈 하나를 줏어왓다. 그것을 보고 두르나와 사피아가 잠깐 기겁한 사이, 슈발츠는 알루데시아가 얌전히 바치는그 손가락 뼈에 걸린 반지를 발견했다.

" 혹시 이것일지도 모르겠군. "/슈발츠

반지는 알수 없는 글씨가 음각된 금반지였다. 그리고 약간의 마법적인 오라가 느껴졌다. 밑져야 본전이라서, 슈발츠는 그 반지를 들어 문에 갖다 대 보았다.

띠리리링...

청량한 종소리와 함께, 문이 밖으로 열렸다.

" 오오... 대단한데? 과연 주인님의 애완견. "/두르나

두르나가 다시봣다는 듯이 감탄하는 동안, 알루데시아는 한껏 콧대가 높아진 모양으로 으스댔다. 슈발츠는 이번에도 가장 먼저 문 밖으로 나섰다.

" 우와아... "/두르나

" 이야... "/사피아

드러난 것은 한쪽 귀퉁이가 무너진 원형의 거대한 지하 광장이었다. 역시나 각양각색의 화려한 도자기 모자이크가 벽과 바닥을 장식하고 있었고, 돔형의 지붕이 은색으로 은은하게 빛나서 만월 수준의 조명을 제공해주고 있었다. 1만년이나 된 유적의 마법 장치가 아직도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슈발츠조차 감탄시켰다.

" 대단한데... "/슈발츠

한편 슈발츠는 문을 나서자 약간의 위화감도 느꼈다. 자신이 지나 온 방과 이 방의 [느낌]이 틀렸던 것이다. 불길한 예감 같은 것은 아니었지만 왠지 뭔가 이상했다.

" 사피아야. 이곳은 조금 어색하구나. "/슈발츠

" 네 주인님?... 아, 여기는 아마도 추가차원적인 공간일 거에요. "/사피아

이어진 설명에서, 사피아는 이마스카리 인들이 장기로 삼았던 마법에 대해 짤막하게 설명했다. 이마스카리 인들은 마법적인 추가 차원을 만드는데 능숙했고, 그들의 거주지는 언제나 안이 바깥보다 넓었다. 마법이 정상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슈발츠 일행이 있는 이곳도 아마도 그렇게 인공적으로 공간을 [부풀린]추가 차원적인 공간일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했다.

여태까지 슈발츠는 새로운 차원을 만들거나 하는 방법에는 어느 정도 익숙해 있었지만, 그런 추가 차원을 이용해 공간을 [부풀리는]방법에 대해서는 들어본 바가 없었다. 사피아도 이론적으로만 알고 있을 뿐 실현해보지는 못했다고 했다. 그런 대단한 마법적인 기예가 이 공간에 아직 잔존해 있으니, 사피아에겐 꿈과 같은 상황이었다.

" 일단 로드 아티피셔가 사용했다는 퍼스트 이마르카스카나부터 찾아 보지. "/슈발츠

" 네 주인님. "/사피아

슈발츠 일행은 탐색을 계속했다. 그리고 곧 이 거대한 지하 광장이 엣 이누프라스의 로드 아티피셔의 궁성 인근에 지어진 한 고관의 집의 일부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로드 아티피셔의 궁성과 가깝기는 하지만, 궁성으로 향하는 통로 자체는 모두 무너진 모래 더미에 막혀 있다는 사실도.

궁성이 가깝다지만 수십미터의 모래 벽 너머에 있다. 거기에 남은 궁성의 건물이 무사할지 어떨지도 모른다. 사피아는 대단히 아쉬워했다.

" 수십미터의 모래라... 뚫고 가보지. "

건조한 모래는 굴착이 불가능하다. 끊임없이 무너져 내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대한 힘이 있다면, 그 속을 [헤엄쳐] 들어가는 것 자체는 가능하다. 다만 물속에서처럼 질식한다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모래 안으로 굴착해 들어가는 행위 자체가 무모한데, 슈발츠는그 문제에 대한 해결도 이미 끝난 상태였다.

위이이잉~.... 철컥!... 철커덕!....

젤롯 4호기가 슈발츠의 전신을 뒤덮는 사이, 사피아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있었고, 두르나는 주인님을 말려볼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가 무슨 짓을 하는 것인지 상상조차 못한 알루데시아는 그가 [변신]하는 광경을 보며 마냥 행복했다.

마침내 젤롯 4호기의 장착이 끝나자, 슈발츠는 통로를 막고 있는 모래 더미 속에 손을 찔러 넣어 보았다. 예상 이상으로 모래는 부드러웠다.

" 들어갈 수는 있겠는데?... 그럼 잠시 후에 보지. "/슈발츠

" 아 주인... 님. 들어가셨군. 아앗, 이봐!!... "/두르나

말을 끝마치자 마자 모래 속으로 사라져버린 슈발츠의 모습을 보며 두르나와 사피아는 그를 따라가려는 알루데시아를 기겁하며 말려야 했다. 한참 시간이 지난 후, 이제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두르나 일행의 눈앞에 슈발츠가 나타났다. 갑자기 벽 속으로부터 나타난 슈발츠는 그대로 몆미터나 날아가 땅바닥에 쓰러진 후, 놀라 달려오는 노예들 앞에서 고개를 흔들며 일어섰다.

" 주인님!! "/두르나들

" 아, 여기가 추가 차원적인 공간이란 사실을 잠시 잊었어. 순간이동 할때 그걸 고려했어야 했는데. "

모래더미 안으로 순간이동을 해버린 탓에 가까운 곳으로 퉁겨나온 것이었다. 슈발츠는 모래를 털어내고난 후 젤롯 4호기를 해제하고 주변에 모여 있는 노예들을 끌어안아 주었다.

" 놀랐다고요! 우앙~ "/두르나

" 끼잉... 끄응!!~ "/알루데시아

" 저도 심장이 멎는줄 알았어요. "/사피아

" 아아, 하지만 소득이 있었지. "/슈발츠

슈발츠는 씨익 웃어 보였다 그리고 노예들을 안은 채로 다시 순간이동을 했다.

슈슈슛...

" 아, 여기는?... "

" 아마도 로드 아티피셔의 궁성. 보안 때문인지 차원문이 없더군. 순간이동 주문도 여기 외에는 안들어. "

푸른 모자이크 바닥 자체가 차원이동류 주문을 막는 모양이었다. 천재지변으로 인한 파괴 덕분인지, 슈발츠가 서 있는 주변만 바닥의 모자이크가 없었다. 그 외의 부분에는 푸른 도자기로 이뤄진 벽과 바닥의 모자이크가 화려했고, 지붕엔 이전의 그 지하 광장과 비슷한 조명시설이 빛나고 있었다. 슈발츠의 품에서 벗어난 노예들은 감탄하며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 사피아 네 말에 따르면, 이마스카리 제국의 마지막 황제(로드 아티피셔)는 궁전에서 신과 맞서 싸우다 죽었으니, 여기 어딘가에 그 시체가 남아 있을거야. 그리고 그친구가 썼다는 이마스카르카나도 같이 있겠지. "/슈발츠

" 네! "/사피아

실제로 주변엔 아까 그 고관의 집에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숫자의 해골들이 널려 있었다. 저마다 무기 따위를 든 모습이었지만, 해골은 물론 무기들도 손가락을 갖다대자 마자 바스라져 버릴 정도로 삭아 있었다.

" 우와아아?... "/두르나

파스스스스...

부주의하게 건드린 해골 하나가 먼지로 바스라지는 것을 본 두르나가 기겁하며 뒤로 물러서는 동안, 알루데시아가 성큼 한걸음 앞으로 나서서 해골의 잔해로부터 작은 부적 같은 것을 집어 들었다. 사피아는 금새 그 부적의 가치를 감정했다.

" 오호, 이거 꽤 강력한 부적인데요? "/사피아

" 거의 만년의 세월을 넘어서 아직도 남아있다는 것인가... 두르나야, 알루데시아와 함께 주변에 부서지지 않는 것들을 모으거라. 난 사피아와 함게 안쪽을 좀 둘러보고 오겠다. "/슈발츠

" 네 주인님. "/두르나

거의 만년에 걸친 세월을 견디고 살아남은 물품이라면, 그건 거의 마법 물품일 것이다 아니라도 골동품으로써 엄청난 가치가 있다. 그런 [돈줄]을 놓칠 슈발츠가 아니다. 두르나가 알루데시아와 함게 슈발츠가 건네 준 여분의 백 오브 홀딩을 들고 그런 부서지지 않는 것들을 찾아서 줏어 모으는 동안, 슈발츠와 사피아는 궁성의 입구 광장을 지나 나머지 부분들을 탐험했다.

그것은 하나의 거대한 지하 공동묘지와 같았지만, 상대했던 존재와 세월이 세월인 만큼 원령이 남아있거나 하진 않았다. 대신 모든것이 굉장히 잘 바스라졌다.

대부분의 방들은 파괴되고 약탈되어 남은게 거의 없었지만, 잘 숨겨진 비밀문 하나를 열고 들어간 슈발츠는 거대한 붉은 도기 항아리 네개를 발견했다. 그것의 높이는 거의 그의 키만큼 크고, 성인 남성 기준으로도 네 아름은 되는 굵기를 가지고 있었다. 항아리 하나에 사다리가 걸쳐져 있어서 그것을 타고 올라가 보려다가 사다리가 가루가 되는 바람에 헛물을 켠 슈발츠는 부유 주문을 써서 항아리의 입구 높이까지 떠올랐고, 곧 놀라운 발견을 했다. 항아리 한가득 은색으로 번쩍이는 주화들이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슈발츠는 그 주화들을 한움큼 쥐고 다시 내려와 사피아에게 보여 주었다.

" 사피아야, 이것이 혹시 네가 말하던 그 이마스카 제국의 주화냐? "/슈발츠

" 그런것 같은... 아니네요, 주인님. 이건 통화는 아니고, 일종의 기념주화에요. 고위직을 지냈던 사람들에 대한 기념품이죠. 여길 보시면 동전 옆에 사람의 옆얼굴이 양각되어 있고 문자가 씌여져 있잖아요. 이게 바로 이 기념 주화의 주인이에요. 그리고 여기 이 막대기 같은건 숫자에요. 이사람의 생몰 연대를 나타내죠. "/사피아

그 주화는 슈발츠가 발행하는 은화인 플로린보다 약간 더 큰 크기였다. 그런 것이 거대한 항아리 4개에 가득 차 있었으니, 슈발츠는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일리시움은 단순한 귀금속이 아니다. 마법 물품의 재료로도 많이 쓰이지만, 그 불변하는 광채를 유지하는 마법적인 성질로 인해 예술품 제작용으로 더 수요가 많다. 하지만 희소가치에서 미스릴을 뛰어넘고, 심지어 아다만틴과 맞먹는 고가의 금속이다. 이마스카 제국은 그런 금속을 기념주화라지만 화폐로 사용할 정도로 부가 넘친 것이다. 게다가 주화에 양각된 여인의 옆얼굴도 대단한 예술성이 있었다. 시장에 하나만 나와도 엄청난 가격에 팔릴 것이 분명했다.

그외에도 풍경이나 사물이 움직이도록 간단한 마법이 걸어진 그림이나 영구적인 광채를 발휘하도록 마법적 처치가 베풀어진 (보석 장식이 달린)금제품, 그리고 영구보존 처리가 된 양피지 위에 씌여진 가치를 가늠할 수 없는 고대의 두루말이까지, 찾은 물품들은 하나같이 슈발츠가 전에는 보지 못했던 굉장한 것들이었다.

" 여기는 왕실의 보물창고가 분명하군. 그것도 마법적인 효과가 약하거나 없는 보물들만 따로 모아놓은걸 보니 일종의 기념품 보관소 같아. "/슈발츠

" 주인님의 예측이 맞을 거에요. 이마스카리 인들은 마법적인 기예가 능숙하고, 마법 아이템 창조라는 것이 일상이었으니까 오히려 이런 마법 만으로는 창조할 수 없는 물품들이 더 귀중한 보물이었겠죠. "/사피아

사피아는 보존 처리가 된 두루말이들을 중심으로 물품들을 목록화 하고 가져갈 우선순위를 정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슈발츠는 권능의 롯드를 꺼내어 그녀를 도와 줄 보이지 않는 일꾼들을 소환했다. 그것은 헬베티아가 가르쳐준 이마스카리의 고유 주문을 참조해 젤로나가 새로 고안한 주문으로, 일반적인 보이지 않는 시종보다 더 힘이 세고 더 복잡한 과업을 수행할 수 있는 희미한 조력자들을 부른다. 또한 더 오래 유지되기도 한다.

사피아가 일꾼들에게 작업을 지시해 둔 후, 둘은 창고를 나왔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자, 입구에서 보았던 것과 비슷한 격전의 흔적이 벽과 바닥에 남아 있었다. 여기서부터 다시 본격적인 전투가 벌어진 것이다.

" 으음... 여기서부터는 방어자들이 조직적으로 맞서질 못했군. 숫자로 압도되었어. 신들이 한 짓처럼 보이지는 않는데. "/슈발츠

슈발츠가 바닥의 흔적을 통해 전투의 흐름을 읽는 동안, 사피아는 열심히 주변에 마법적인 오라가 있는지, 마법 물품은 없는지 탐지를 했다. 퍼스트 이마르카나 같은 물품은 오라도 대단해서, 멀리서부터 감지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벽과 바닥을 이룬 푸른 도자기 벽돌들이 마법적인 이동 뿐 아니라 그런 마법적인 오라까지 가로막는다는 사실을 알아냈을 뿐이다. 사피아가 찾을 수 있었던 것은 바닥에 쓰러진 시체들의 장비품 중 마법적인 것들이었다.

" 여기가 궁성의 알현실이나 내전 같군. "

슈발츠가 복도 끝에 있는 무거운 석제 문을 밀어 열어젖히자, 드러난 그 방은 반쯤은 무너져 모래 속에 파묻혀 있었고 발디딜 틈도 없을 정도의 해골들이 방 바닥을 메우고 있었다. 치열한 격전이 벌어진 듯, 도자기로 된 장식 벽돌이 성한 곳이 없었고, 바닥 역시 곳곳이 뜯어지고 불탄 흔적이 남아 있었다. 사피아는 들고 다니던 스태프 끝에 걸었던 빛 주문을 다시 걸면서 슈발츠의 뒤에 서서 그를 따라 알현실 안으로 들어갔다.

파삭!...

스스스...

슈발츠가 해골들 사이를 지나치면서 뼈 하나를 밟아 부수자, 바닥에서부터 희끄무레한 무언가가 떠올랐다. 죽은자들의 원념이 뭉쳐 남은 삶의 그림자, 레이스(wraith)였다. 그것도 그냥 레이스가 아니라, 그 희끄무레한 형체가 오우거만큼이나 큰 드레드레이스(Dread wraith)로, 최악의 언데드 중 하나였다. 화려하고 이국적인 푸른 로브를 착용하고, 관을 썼으며 셉터를 든 그 거대한 환영들은 슈발츠를 향해 소리없이 허공을 미끄러져 다가왔다. 그리고 동시에, 사피아의 뒤로부터 알현실의 문이 소리없이 닫혔다.

" 악! 주인님! "

막 드레드레이스가 시야 안에 들어오자 사피아가 놀라서 소리를 질렀고, 그 동안 슈발츠의 주변으로부터 역장 갑옷이 떠올라 레이스가 휘두른 비실체의 셉터를 쳐냈다. 소리는 나지 않았지만 눈부심 섬광이 일면서 그 드레드 레이스가 휘두른 셉터가 퉁겨나는 것으로 알 수 있었다. 이어지는 다음 공격도 그대로 역장 갑옷을 이용해 맞받으며, 다른 드레드레이스들의 기척까지 감지한 슈발츠는 눈앞의 허공을 기점으로 하나의 주문을 영창했다

화아악!... 퍼어엉!!...

눈부신 섬광과 열기가 터져나오며, 소리는 나지 않았지만 분명한 진동이 방안을 뒤흔들었다. 레이스의 비명이다. 슈발츠가 쓴 것은 태양 폭발(Sun Bust) 주문인데, 그림자와 비실체, 언데드를 대상으로 하면 그지없이 효과 만점인 주문이었다. 레이스 종류의 비실체 언데드들은 태양광에 유난히 약하다. 그를 치려고 가까이 붙었던 드레드 레이스 둘은 그대로 허공에서 타올랐고, 조금 떨어져 있던 다른 셋의 드레드 레이스도 막대한 타격을 입고 주춤거렸다. 그 틈을 타서 사피아의 다음 주문이 허공을 갈랐다.

" 타핫... 타올라라! "

키이잉... 슈우우웅!... 슈슈슈!...

사피아 주변에서 네개의 작은 차원문이 열렸다. 그리고 그 차원문으로부터 새빨갛게 빛나는 불덩어리들이 나타나 사피아가 지목한 세마리의 드래드 레이스들을 향해 날아갔다. 좌우의 조금 약해 보이는 녀석들에게 각각 한발, 그리고 중앙의, 옥좌 주변에서 일어난 덩치 크고 화려한 복색의 녀석에게 두발. 마법사들이 사용하는 최상위 공격주문중 하나인 운석군(Meteor Swarm) 이었다.

퍼엉!... 퍼엉!... 퍼버벙!...

" 어딜... "

쐐애액!...

날아간 불덩어리들이 레이스들의 거구에 맞아 화려하게 폭발하면서 뒷정리를 했다. 옥좌에서 일어선 드레드 레이스를 제외한 나머지는 그대로 불타올라 사라졌고, 옥좌의 드레드 레이스는 불이 붙은 상태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덤벼든 놈들을 용서하는 것은 슈발츠의 방침이 아니다. 곧바로 그의 왼손으로부터 날려진 용수가 날카로운 바람소리를 내며 날아가 드레드 레이스의 등을 꿰뚫었고, 그 비실체의 괴물은 그것으로 산산조각이 나며 흩어져 사라졌다.

" 왜 이렇게 해골이 많은데 언데드가 없나 했더니... 한데 모여 있었군. "/슈발츠

" 그러게요... 순간이었지만 무서웠어요 주인님. "/사피아

날아 돌아온 용수를 장갑에 갈무리한 슈발츠는 싱긋이 웃으며 사피아를 끌어당겨 안아 주었다. 그리고 다시 방의 탐색을 재개했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가장 화려한 부분부터 시선이 갔다.

" 이것이 퍼스트 이마르카스카나인가... "

상아 위에 금을 상감해 만든 옥좌는 슈발츠가 앉아도 어울릴 만큼 컸다. 그 앞에 쓰러져 있는 해골의 머리에 걸려 있는 일리시움 관을 본 슈발츠는 그것을 집어 올렸고, 관의 주인이던 해골은 곧바로 먼지로 바스라졌다. 일리시움 관의 이마 부분엔 사람 주먹 만한 자수정이 박혀 있었고, 슈발츠조차 부담스러울 정도로 분명한 마법적인 오라가 웅웅거렸다

" 맞아요. 이것이 그... 퍼스트 이마르카스카나에요! "

사피아는 감격해 소리쳤다. 그녀의 평생의 숙원 중 하나가 이뤄진 것이다. 슈발츠가 그 관을 건네어 주자, 사피아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그것을 받아 들었다.

" 아아... 이렇게 아름다울수가... "

슈발츠는 그렇게까지는 감격하지 않았지만, 아무튼 사피아의 소원을 이뤄준 것이다. 거기에 여기서 얻은(그리고 얻을) 보물들을 생각하면 그도 참으로 흡족했다.

최종적으로 슈발츠 일행이 [개선]한 것은 퍼스트 이마르카스카나를 발견하고도 이틀이 지나서였다. 옮겨올 짐이 워낙 많았기 때문임은 더 말할 나위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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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이마스카리 제국의 차원문 기술은 전 우주적이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림자 차원 뿐 아니라 다른 세계에까지 차원문을 열어서 노예로 쓸 인간을 납치해 왔었으니까요. 하지만 그것도다 더 대단한 재주는, 신격들 자신과 그 힘의 [통과]를 막는 거대한 마법 장벽입니다. 국가 전체를 그것으로 감싸고 있었고, 멀호란드의 많은 신격들(원래 납치된 노예들의 신격인)도 직접적으로 그것을 통과하지 못해 필멸자들에게서 다시 태어나는 방식을 통해 우회했을 정도니까요.

비록 지상의 제국은 멸망했지만, 언더다크의 대봉인 아래는 아직도 이마스카리 인들이 살고 있습니다. 헬베티아의 종족인 딥 이마스카리가 그들이지요. 그들은 자신들의 조상들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편입니다만, 어쨌든 지상에서 멀리 떨어져 스스로를 격리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들의 거대한 도시는 하나의 작은 완전 순환되는 세계지요. 여기서 극소수의 인원만이 바깥 세상으로 나가는데, 그때는 이 대봉인의 위치에 대한 기억이 마법으로 말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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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토도사 2023.08.0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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