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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예찬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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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청춘! 너의 두 손을 가슴에 대고, 물방아 같은 심장의 고동을 들어 보라. 청춘의 피는 끓는다. 끓는 피에 뛰노는 심장 은 거선(巨船)의 기관(汽罐)과 같이 힘있다.

이것이다....-

평소에 그리도 좋아했던 수필의 한부분이었다. 청춘의 격동과 싱그러움을 표현한 이 수필.하지만 그 수필을 좋아해서 달달 외우고 다녔던 승민은 절대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한창 청춘이라 말할수 있는 자신은 정작 듣기만해도 가슴 설레는 청춘을 보내고 있다고 볼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진짜 이래야 되는건가...'

자신의 앞에 길게 펼쳐진 대기인수. 오늘은 유명한 토익학원의 수강접수일이다.공부를 하려고 줄서본 경험이 전혀 없는 승민으로써는 그저 태어나 처음보는 광경에 어안이 벙벙해야 했다.

자신의 나이 방년 25세. 그랬다. 전형적인 군대 다녀온 복학생의 모습이었다.물론 남들이 대부분 1학년을 마치고 가는 것에 비해 자신은 조금 늦게 갔다는 것 뿐이랄까.하지만 결과는 비슷했다.자신은 이제 곧 4학년이 되었고,취업을 준비해야 한다.

'공대생이 취업준비하는데 왜 토익이 필요한 세상이 된거지?'

생각하면 할수록 알수 없는 일이다. 승민은 머리가 좋은 편이었다.아니,지나치게 좋은 편이었다.늘상 영재라는 소리를 들으며 자랐다. 가장 공대로 알아주는 대학에 가뿐히 장학금을 받으며 입학했고, 대학시절에도 한번도 장학금을 놓친적이 없었다.하지만 군대를 다녀온 이후 세상은 너무 확 달라져 있었다. 과가 어디던,학교가 어디던, 토익점수는 입사시험에 어디든 반영되었다.아니,토익을 해두면 갈수 있는 길이 더 넓어진다고 해야 옳았다.

줄은 조금도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오히려 늘어나는 느낌마져 들정도로 승민은 지루하기 그지 없었다.

'전역하면...조금은 놀려고 했는데...'

누구나 군대에 있으면 드는 생각이다. 평소에는 잘 나지 않던 여자 생각도 나고,친구놈들과 술마시며 실없는 이야기를 하던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사실 승민의 경우에는 더 심했다. 그는 요즘세상에 참으로 드문, 여자 한번 못사귀어본 남자였기 때문이었다. 지나치게 키가 작지도 않았다.그렇다고 얼굴이 곰보인것도 아니었다.오히려 적당한 키에 다리가 길어서 균형잡힌 느낌을 주는 체형이었고, 얼굴역시 남자답게 생긴 편이었다. 문제는 그가 남중 3년 남고 3년 군대2년 공대 4년의 '엘리트 솔로 12년 코스'를 밟고 있다는게 문제라면 문제일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어느새 승민에게는 여자기피증까지는 아니더라도 여자가 약간은 다가가기 어려운 존재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씨..어학은 잼병인데..'

드디어 인고의 기다림끝에 자신의 차례가 오자 승민은 기입사항을 꼼꼼히 적어나갔다.접수하는 학원직원이 기계적으로 말을 하는것이 들린다.하기야...이 많은 인원을 대응하는데 친절을 기대하는게 무리였다.

"성함이...우승민씨...죠?"

"아..네."

"내일부터 등원하시면 되요."

글씨가 악필인 관계로 항상 이런 본인확인 절차를 거치는 과정이 필요했다.그녀는 살짝 한숨을 쉬더니 승민에게 영수증을 넘겨주었다.

'뜨헉!'

영수증을 받아본 승민은 눈알이 튀어나올뻔한것을 억지로 참아내었다.

'뭐가 이리...비싸...'

그 흔한 학원한번 다녀본적 없는 승민이었다.학교공부만 대충 해도 우등생인그가 돈을 들여 학원을 다닐 이유따윈 없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생전 처음 수강신청을 할때만해도 십몇만원 하겠지 했던 그의 생각은 산산히 부서져 내렸다.

'아부지가 카드 막 긁지 말라고 했는데....'

승민은 힘없이 카드 영수증을 주머니에 찔러넣고는 밖으로 나가기 위해 몸을 돌렸다. 순간 승민의 몸이 딱 하고

멈춰버렸다. 여러개의 창구로 나뉘어져 접수처가 이루어져 있었는데, 자신의 옆옆칸의 접수창구에서 접수를 하고 있는 여성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야..야하다...'

비록 햇살이 뜨겁다 한들 만연한 가을이거늘, 그여자는 너무도 야하게 옷을 입고 있다.푹패인 나시티에 짧은 치마. 모자를 쓰고 있었지만 하얀 목선과 그 밑으로 가슴계곡이 훤히 보인다.게다가 꽤나 미인이었다. 자세히 말하자면 복장과 어울리는 '야한'얼굴이었다. 토익 학원과 어울리지 않는 흐뭇한 광경에 한참이나 그녀를 바라보

던 승민은 그녀의 고개가 자신의 쪽으로 돌아오자 뜨끔하며 고개를 돌렸다.

'익...너무 대놓고 봤나...들킨걸까?'

승민은 슬금슬금 고개를 돌렸다. 이제 가버렸겠지 하는데 그녀가 자신을 빤히 보고 있다.옆모습보다 앞모습이

훨씬 섹시하게 생긴 미인이었다.그리고 한쪽눈이 살짝 감기는 그 모습하며...

'응?'

승민은 잠시 멍해졌다.분명 그녀는 자신에게 살짝 윙크를 했던 것이다.그리고는 앞에보이는 복도로 걸어나가 버린다.

"저기요. 접수다했으면 좀 비켜줄래요?"

뒤에서 들려오는 볼멘 소리에 승민은 그제서야 자신이 접수처 한쪽 라인을 막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연신 사과

를 하며 밖으로 빠져나갔다.

"어라...없네."

분명 그녀와 같은 출구로 나왔는데 그 여자는 없었다.뭐 있다한들 자신이 말을 걸었을리는 만무했지만,그녀가 있었다 한들 집에 혼자 돌아가는 것은 변함없었을 테지만 승민은 뭔가 모르게 아쉬웠다.

'집이나 가자...'

-

끼이이익.

언제나 처럼 철문이 소리를 내며 열린다. 학교근처에 있는 승민의 원룸이었다.공대생 답게 두꺼운 책자들과 알수

없는 도면들로 가득한 방.그 나이또래 특유의 남자냄새도 난다.여기저기에 널려있는 옷가지들. 승민은 오는길에 슈퍼를 들러 산 라면봉지를 내려놓고는 습관적으로 컴퓨터를 켰다.

-공대인들의 카페-

언제나처럼 남자만 우글거리는 자신의 과의 카페 홈페이지였다.여자 회원수 0명. 아마 지구상에 이런 인터넷카페가 존재하기나 할까 하는 생각마져 든다. 언제나처럼 공대생들만 알아들을 수 있는 전문용어로 가득한 게시물에, 어제는 어느 업소를 갔는데 여자가 끝내준다더라 하는 가십거리 글들이 가득했다. 승민이 여길 들어가는 이유는 단하나, 취업한 선배들이 올리는 글을 보고 참고하기 위해서 였다.

'취업이라...'

승민은 의자 깊숙히 몸을 기댔다. 생각해보면 자신은 꿈이 없었다. 그래서 남들처럼 똑같이 취업이라는 막연한 꿈을 따라가려고 하는지도 모른다.공대생에게 있어 최대의 성공이 무엇일까.아니,성공을 원하고 있기는 한것일까. 학교때문에 부모님과 떨어져 혼자 살고 있어서 드는 적적함까지 더해져 승민은 문득 짜증이 솟는 기분을 느꼈다.한참이나 삐걱거리는 책상의자에 기대서 궁상을 떨어대던 승민이 몸을 일으켰다. 이윽고 인터넷창을 꺼버린 승민은 한참이나 숨겨진 폴더에 들어갔다.파일 하나를 클릭하자 익숙한 선정적인 화면이 뜨기 시작했다.컴퓨터는 여러번 바꿨지만 그동안 한번도 버리지 못했던 바로 그 야동들이었다. 전체화면으로 키워진 화면안에 미끈하게 빠진 여자가 남자의 자지를 물고 열심히 고개를 흔들어 대기 시작했다. 섹스경험이 없는 승민은 금새 흥분하기 시작했다. 학교에서는 우수한 학생일지 몰라도 여자에 있어서는 그 누구보다 낙제생인 승민이었다. 스피커 밖으로 흘러나오는 여자의 신음소리에 승민은 참지 못하고 지퍼를 열고 거대하게 발기된 성기를 꺼내들었다.

항상 사우나를 갈때마다 뭇 친구들과 남성들의 부러움을 샀던 자지지만,쓸일이 없으니 부러움을 받아도 별 소용없는 것 아니겠는가.아무리 머리가 좋고, 보통이상으로 생겼다 할지라도 여자운이란건 그것과 별반 상관이 없는 모양이다.

'누구..누구를...'

승민은 한참 고민했다.자위를 할때는 상상속의 여성과 하게 되는법 아니겠는가.보통 섹시한 연예인이 주로 상상의 대상이었지만 오늘은 왠지 흥이 나지 않는다.한참을 무의미한 손놀림을 하던 승민의 머릿속에 한 여성이 떠올랐다.

'그래...그 여자...'

아까 학원 접수창구에서 보았던 그 섹시한 여성.가슴굴곡을 훤히 보여주는 나시티에 짧은 스커트.다리밑으로 너무나 잘빠진 다리. 잠깐 스쳐갈때 당돌하게도 윙크를 했던 그녀가 상상속에서 알몸으로 등장한다.그리고 자신은 그녀의 가슴을 주무르고 그녀의 반짝 거리는 핑크빛입술 사이로 천천히 진입하는 자신의 자지....

"으윽..."

원래 이렇게 빠르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오늘은 사정을 빨리 해 버린다.비록 사정을 했지만 상상속의 그녀는 승민의 정액을 뒤집어쓰고는 거친숨을 몰아쉬고 있다.한참이나 의자위에서 바지를 내린체 멍하니 앉아있던 승민은 자신의 체액들을 휴지로 닦아내고는 휴지통에 버려버렸다.

-딩동-

왠만해선 자신을 찾아오는 사람이 없을건데,벨이 울린다.승민은 같은 과 동기겠거니 하는 생각을 하고는 바지춤을 올렸다.자신과 같은 우울한 공대생인 동기들은 종종 자신의 집에 맥주같은것을 가져오거나,아니면 과제토론을 하기 위해서 찾아오곤 했기 때문이었다. 대충 지퍼를 올린 승민은 현관문을 열었다.

"대낮부터 무슨일...."

승민은 말을 잇지 못하고 딱 멎어 버렸다.밖에 서있는 사람은 자신의 동기 공대생이 아닌, 귀엽게 생긴 여자가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적당히 타이트한 회색 트레이닝 복을 입은 그녀.하얀 얼굴에 동그란 눈이 너무나 귀엽게 생긴 여성이었다.약간 작은듯한 키도 귀여움과 어울려 앳된 느낌을 주었지만 타이트한 트레이닝복안으로 볼록 튀어나온 가슴은 절대 그냥 아이로 보이지 않을 정도의 임팩트가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만사가 귀찮은 무표정이었다.

"이번달 집세.입금 안되서 왔어요."

"아...저기...부모님께서 보내주신다고 했는데.."

"안들어왔다니까요."

무어가 그리 불만인지 틱틱 거리는 말투.그녀는 이 건물 주인집 딸인 최가을 이었다. 우습게도 이 건물주인은 네 명의 남매를 두고 있었고 이름들은 모두 봄 여름 가을 겨울 이었다. 첫째 봄이와 셋째 가을이만 여자였는데 두명다 꽤나 귀여워서 여기사는 남자들의 관심이 대상이 된적이 있었다.물론 늘상 귀찮아 보이는 표정과 차가움에 다들 포기한지 오래지만...

"죄송해요.제가 아버지께 말씀드려서 이번주 안에 통장에 넣어드릴게요."

"부탁드릴게요.엄마 심부름하는것도 지겹거든요."

"네."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승민의 방안에서 교태섞인 신음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돌아서려던 가을은 깜짝 놀라며 눈을 휘둥그레 떴다.

'아차...동영상을 안껐구나..'

애초에 대학동기들인줄 알고 전혀 신경 안 쓴 것이 화근이었다. 신음소리의 정체를 파악한 가을은 똥씹은 표정으로 홱 돌아서 버렸다.

"아.짜증나."

돌아서면서 들려오는 가을의 목소리에 승민은 고개를 푹 숙여버렸다.

'진짜...최악이다....'

또다시 끼이익 하는 철문이 닫히며 승민은 터덜터덜 방안으로 걸어들어왔다.생각만해도 쪽팔리기 짝이 없었다. 주인집 딸내미에게 야동에서 흘러나오는 신음소리를 들킨 꼴이라니.그것도 집세 안내서 재촉하러 온 목적인 여자에게 걸렸다.물론 가을을 좋아하고 있는건 아니지만 자기보다 어린 여자애게 들킨 그 기분은 전혀 유쾌하지 않았다.

"어이 우등생.혼자 뭐하고 있냐?"

힘없이 돌아본곳에 과 동기인 형준이 보였다.공대에서는 유일무이하게 여자친구가 끊이지 않는 녀석이었다.승민이 기계과인데에 비해 화학쪽에 있는 그는 두뇌도 명석한 인물이었는데, 늘상 승민이 있는곳에 찾아오는 녀석이었다.

"에휴 말도마라.진짜 오늘하루 안풀린다."

"왜.딸딸이 치다가 가을이한테 걸리기라도 했냐."

물한잔 마시려던 승민은 형준의 중얼거림에 앞으로 물을 뿜을 뻔할 것을 참아내었다. 형준은 가져온 봉지에서 빵을 하나 꺼내더니 베어물었다.

"왜?맞나보네?"

"비슷하다..."

"그니까 조심좀 하지.문잠궈놓고 쳐 임마."

"에휴.니 맘대로 이야기 해라.근데 갑자기 무슨일이냐?"

"아.이거.니가 알아봐달라고 했던 자료."

형준이 내민것은 수북한 양의 방대한 서류철이었다. 무언가 하고 바라보던 승민도 생각이 났는지 형준이 내민 서류를 받아들었다.

"근데.졸업논문 준비하는거냐 그거?"

"어.화학쪽 자료가 필요해서."

"솔직히 뭐 대충써도 되지 않냐?성적도 거의 만점에.게다가 니가 연구한게 사이언스지에 실리기도 했잖아.대충해도 탄탄대로 겠구만 뭘그러냐?"

"휴.요즘 세상은 그렇지가 않더라."

승민의 말에 형준은 고개를 갸웃하더니 가져온 봉지를 승민의 테이블위에 올려두었다.

"야.암튼 먹을거 사왔으니까 먹어라.엉아는 가볼란다."

"뭘 오자마자 가냐?"

"아.이몸은 데이트가 있어서.사실 한 일주일 작업한 여자가 있는데 말이야. 존나 잘하게 생겼는데 몸을 안주는거야. 그래서 내가 말이지.."

"됐어.알았으니까 가봐."

손을 절레절레 흔드는 승민을 보며 형준은 피식 웃더니 몸을 돌렸다.

"그니까 이 형이 여자 소개시켜 준다니까..쯧.암튼 알았어.다음주 연구실에서 보자."

또다시 철문의 듣기싫은 마찰음이 울렸다.천천히 어두워지는 느낌마져 들면서 집안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리고 또다시 풍겨오는 퀘퀘한 남자내음.

"아....진짜....최악이야...."

-

누가 대학 생활이 낭만적이라고 했던가. 물론 그럴수도 있다.성적에 신경안쓰고 여자와 어울려 놀고,미팅하고,당구치고, 술마시는 것들이 어찌보면 한때의 낭만이 될수도 있다.하지만 승민에게는 전혀 해당되지 않는 말이었다.그는 군대에 가기전이나 후나, 연구실에만 쳐박혀 있었으며,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졸업을 위해서는 끝내주는 논문이 하나 필요했고, 그것을 위해서는 온갖 실헝을 감행해야 했다.게다가, 학교에서 나서면 이제는 토익학원까지 가야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에휴..그러고보니까 밥도 못먹었잖아."

학원까지 가는 지하철에서 승민은 연신 꼬르륵 거리는 배를 움켜쥐어야 했다.배가 고프다 보니 손에 든 책의 내용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배고픔을 참느라 잠깐 책에서 눈을 뗀 승민은 문쪽에 서서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여자쪽으로 눈길이 갔다. 순간 승민은 초가을치고는 너무나 더운 이 날씨에 감사해야했다.무릎위로 한참올라가야 치마의 끝자락이 있을정도로 짧은 치마.굴곡있는 허리곡선을 그대로 보여주는 짧은 반팔. 전역하고 느끼는 거지만 정말 이렇게 미인이 많을 줄은 승민도 몰랐던 일이었다.물론 그런생각을 할때마다 이렇게 많은 미인들이 있는데도 스물다섯이 될때까지 여자한번 못사귀어본 자신의 처지가 짜증나기도 했지만.

'윽..안돼..여긴 지하철 안이야...안돼..'

점점 자신의 청바지를 점점 위로 올리고 있는 아랫도리의 존재감이 느껴진다.승민은 화들짝 놀라 갖고 있던 책으로 하반신을 눌러버렸다. 그여자에게 꽂혀있던 시선도 딴곳으로 돌렸다.다행히도 시기 적절하게 학원이 있는 목적지에 도착하고 있었다.

'너무 일찍 와버렸나.'

첫 수업이라 늦지 말아야 겠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는지 생각보다 40분이나 먼저 와버렸다.그냥 자습실같은곳에서 책이나 읽을까 하던 승민은 뱃속에 울려퍼지는 교향곡에 생각을 고쳐 먹었다.

'밥...밥부터 먹자...'

어떤 남자나 다 그렇듯이 혼자밥 먹는게 정말 싫은 승민이었다.하지만 지금은 그런걸 따질 여력이 없을정도로 배가 고팠다.하지만 역에서 내려서 바라보니 그닥 혼자가서 먹을만한 곳이 없었다.초저녁부터 혼자 삼겹살을 구워먹거나 아구찜집에서 혼자 소주를 먹을수도 없는일이었다.한참을 둘러보니 페스트푸드점 하나가 눈에 띄었다

'그래도 저기라면 혼자 먹는게 덜 어색할수도 있겠다.'

여자앞에서는 잘 말을 못하는 승민인지라 여자 알바생에게 하는 주문도 힘이 들었다.배고파서 거의 두셋트라도 먹어치울수 있을거 같았지만 왠지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그냥 적당한 세트를 하나 주문했다. 일때문에 친절한 것인데도 왠지 승민은 여자 알바생의 미소가 기분이 좋아졌다.

'쳇 그래봐야 뭐...어차피 업무용미소겠지만.'

주위를 둘러보니 커플로 보이는 사람들이 꽤나 많이 북적이고 있었다.창가쪽에는 혼자먹는 사람이 꽤나 많은 것 같았지만....

'응?'

승민의 시선이 커졌다.섹시한 차림으로 혼자 햄버거를 먹고 있는 아가씨가 눈에 띄었기 때문이었다.옷차림이 자극적이어서가 아니다. 그여자는 분명....

'틀림없다!그때 윙크했던 그여자...'

학원에서 자극적인 옷차림으로 자신의 시선을 빼앗았던 여자였다. 그리고 상상속에서는 자신의 정액을 맛있게 먹던...

'으으으으! 이러지 말자.난 유망한 천재 연구원이라고! 이러다가 미칠지도 몰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승민은 그녀와 약간 떨어진데에 자리잡고는 앞부분에 책을 펼쳤다.그리고는 햄버거 포장지를 뜯어 크게 한입 베어물었다. 앞만보고 있자니 책도 눈에 좀 들어오는거 같다.케찹에 감자튀김을 찍어 먹으려는데 약간의 케찹이 청바지 위로 떨어져 버린다. 승민은 책에서 눈을떼고는 밑을 바라볼수 밖에 없었다.

'에이썅...그래도 청바지위에 떨어졌으니 자국은 안남겠군. 하필이면 엔진쪽 구조를 보고 있는 중요한 순간에 떨어지는 이유는 뭐야...그러고 보니 옆에 여자는 치마가 짧아서 케찹을 떨어뜨려도 다리에 묻겠네..

그냥 물티슈로 싹 닦으면 되겠.....응?'

뭔가 이상한 기분에 승민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옆에 있는 여자의 다리를 지나 날렵하게 뻗은 허리곡선,그리고 가슴을 지나 하얀 얼굴로 향한다.약간은 크면서 섹시하게 뻗은 두눈과 오똑한 코.그리고 반들반들한 입술...

"뜨헉!"

분명 그 여자였다. 윙크를 했던 바로 그여자.잘 피해서 떨어져 왔다고 생각했거늘 왜 그 여자가 자신의 옆에 있는 것일까?

"안녕 변태씨."

"에에?"

승민의 반응에 그 여자는 쿡쿡 하고 웃었다. 승민은 왜 자신이 변태라고 불렸을까 한참을 생각해봐야만 했다.

"평소엔 여자 훔쳐보는 변태생활에 음식은 KFC에서 세트메뉴라..좀 안어울리는데?"

"저기...이봐요 난 변태가 아..."

"아 뭐.괜찮아요.변태치고는 얼굴이 깔끔해서 맘에 드네."

"아 고마워요.아니 고마워요가 아니라..왜 내 옆자리로..."

"재밌어 보이니까."

마치 고양이처럼 싱긋 웃는다.승민은 맹세코 이렇게 가까이 여자옆에서 밥을 먹어본 적이 없었다.신경이 쓰여서 제대로 먹을수가 없었다.무엇보다 뜬금없이 갑자기 자신의옆에 온것도 궁금했지만 말을 걸수 없었다.하지만 그녀 쪽에서 먼저 목소리가 들려왔다.

"몇살?"

"에?저요?"

"여기 그쪽말고 또 누가 있나?"

"스물다섯인데요."

왜 반말이야...라는 생각은 감히 꺼내지도 못하는 승민이었다.

"흠...나랑 동갑일줄 알았는데...좀 삭았네."

순간 승민의 미간이 확 구겨졌지만 뭐라고 하지도 못했다.

"그..그럼 그쪽은 몇이신데요?"

"나?스물일곱."

"와..."

"뭐야 그 감탄사는?기분나쁘게."

사실 승민의 감탄사는 그녀가 의외로 어려보여서 나온것이었지만,그녀는 자신의 나이가 많아서 한 감탄사로 오해한 모양이다.

"아..아니 난 그게 아니라.."

"됐어.밥이나 드셔."

"이건 빵인데요."

"....나랑 장난하니?"

승민은 더이상 아무말도 하지않고 고개를 묻고 음식섭취에 열중했다.뭐라 말을 걸진 못해서 한동안 정적이 흘렀다.

"아씨..재미없어.너 여자친구 없지?"

"네?없는데요.."

그녀는 알겠다는 듯 피식 웃었다.

"그러니까 없지.여자는 재밌게 해주는 남자한테 끌린다고.알았어?"

"아..그런가요."

승민은 건성으로 대답했다.그녀가 말할때마다 힐끔힐끔 보이는 가슴굴곡 때문에 시선을 두기가 힘들었다.

"근데 토익은 왜 듣는거야?취업?"

"아..네..."

"흠...과가 뭔데?"

"기계공학과요."

"윽...듣기만 해도 재미없다."

네..그래서 과에 여자도 없어요...라는 말을 하려다가 승민은 참아버렸다.안그래도 변태라고 부르는데 그런

말해서 좋을게 없어보였다.

"저기..그..쪽은요?"

"나?비서학과."

"아..근데 왜 아직 취업을?"

"좀 휴학을 자주해서 이제 졸업반 됐어.무슨 심문하냐."

"...."

승민은 그냥 입을 다물어 버렸다.하지만 나쁘진 않았다.알고 지낸 여자가 아닌 여자와 이렇게 대화를 해보는건 처음이었다.기분이 그닥 나쁘진 않았다.물론 그녀에 의해 주도되는 대화였지만. 승민은 말이 끊기자 슬쩍 또 옆을 바라보았다.얼굴이 워낙 이뻤지만 가슴쪽으로 시선이 가는건 어쩔수 없었다.

"그만 쳐다봐.내 가슴 빵구나겠다."

"으윽.."

태연하게 치킨을 한조각 베어무는 그녀였지만 승민은 그녀의 말을 누가 들었을까봐 좌우를 황급히 둘러봐야 했다.그녀는 식사하면서 이런저런 말을 했다.왜 토익따위가 필요한지 모르겠다는 말도, 자신의 대학에 변태교수 때문에 수업을 듣기 싫었다는 말도. 승민은 그저 열심히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가슴보다가 지적을 당한 탓에 그저 앞만 보며 열심히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만 들어가자.수업시작할거 아냐."

"아..네..."

"근데...너 이름이 뭐지?"

"아.."

생각해보니 통성명도 안하고 삼십여분을 떠들어댔던 것이다.

"우승민이요."

"아.이름은 안촌스럽네.."

그녀의 중얼거림에 승민은 또 한번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그쪽은요?"

"자꾸 그쪽그쪽 하기는. 난 슬기나라고 해."

"슬씨도 있어요?"

진심으로 물어본 승민이지만 슬기나는 어이없다는듯 그를 바라보더니 쿡쿡하고 웃었다.

"박슬기나.그리고 그쪽그쪽 하지말고 누나라고 불러."

"아..네..."

승민은 멋적게 머리를 긁적거렸다.공대쪽에선 아무리 자신이 넘을수 없는 벽취급을 받는 천재였지만, 여자와 대화하는건 너무나 어려웠다.그녀가 활발한 성격이라 대화를 유도한것이 어쩌면 다행이었다.

"들어가자 첫수업 늦겠다."

슬기나는 쓰레기통에 먹은 음식들을 대충 밀어넣더니 밖으로 나갔다. 정직하게 분리수거로 버리고 있던 승민은 그녀가 한참 멀어져가자 대충 음식물을 밀어넣고는 후다닥 뛰어 그녀의 뒤를 따랐다. 섹시한 뒷모습이 점점 가까워 온다. 승민은 여자와 난생처음 오래한 대화에 왠지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렸다.

'왠지...토익학원을 등록한게 잘된 일인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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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인

두 여인 영란이는 대학 3년생으로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모 잡지사 기자로 일하 고 있는 홍사영군하고는 사랑하는 사이이며, 두 집안 부모들도 …

날마다 바뀌는 섹스 파트너는 나를 미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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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자이기 보다 년이고 싶다!

여자!....그렇다! 나는 여자다! 지난 23년 간 나는 여자라는 이름으로 살아왔다.집안에서는 하나밖에 없는 딸로, 학교에서는 여학생으로, 때로…

나는 그녀의 모든것을 알고있다 (하편 )

PM 20:30..남산이 두 팔을 벌리고 껴안고 있는 형태의 'H'호텔 11층 '영빈관'...수아의 남편인 한기철 교수의 출판기념회가 절정을 치…

나는 그녀의 모든것을 알고있다 (중편 )

수아는 사내가 들어 보이는 중지 손가락을 바라보며, 아연질색 했다.하지만,그 손가락..이, 주었던 전철속의 스릴이 넘쳤던 짜릿한 흥분을 어찌 잊…

나는 그녀의 모든것을 알고있다 (상편 )

-AM 11:00-열어논 창문으로 밀고 들어 오는 초여름의 미풍은 시원하기 보다는 감미로웠다.그 미풍이, 아카시아 향기를 담고 불어 온다는게 수…

남한산성역 사시는 아줌마 41살 경험 이네요 ^^(펌)

안녕하세요 ㅎㅎ 저번에 수원 병점역 아줌마 경험으로 많은 댓글 감사 드립니다 ^^ 저도 그렇게 내성적인 성격은 아니기에 글쓰고 사람 상대 하는 …

회사에서...(펌)

이회사 저회사 막 이직퇴직후 드디어 한회사에 2년동안 근무중인 이제 막 28이 된 남자 아이입니다.그동안 좀 양심에 가책을 느껴서 심장떨리고 한…

미혼모의 독백

저는 이제 15살의 중학교(휴학 안 했으면)2학년 이고 이름은 정 수라 라고 합니다.엄마 아빠 그리고 언니와 남동생 그렇게 부유하지는 않지만 저…

친구 결혼식 뒷풀이에서 만난 그녀(펌)

2013년 9월 초 .. 아직도 나에겐 더운 날씨였다 갑자기 익숙한 번호로 문자 한통이 왔다 "저 결혼합니다" 라는 내용과 함께 모바일 청첩장으…

피방 알바녀(펌)

첨으로 글써보내요 2013년 올해 봄이었내요 온라인게임을 하는대 집에선 눈치보여서 못하고 주로 피씨방에서 하는대요 그때 알바를(미연이) 알게 됬…

중학교 선생님(펌)

1984년, 중학교 2학년 때였습니다.그때 우리 담임은 영어 선생님이었는데 서른살이 넘은 노처녀였습니다.키도 크고 섹시했는데, 얼굴에 여드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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