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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서른에 러브 스토리 -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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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서른에 러브 스토리 - 프롤로그

 

후우, 죄송하단 얘기밖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The Henter라는 글도 설정이 엉켜서 조기 완결을 지어 버렸는데

새로 시작한 시리도록 아름다운도 사정상 지워야할 것 같습니다.

죄송하다는 말, 앞으론 건필하겠다는 말만 하겠습니다. 이번 작품부턴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From. 심연의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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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그와의 만남.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화이트 크리스마스"라는 카페에 한 남자가 들어섰다.

대략 30대 초반 즈음으로 보이는 사내는 180cm는 거뜬히 넘어보일 듯한 큰 키와 딱 벌어진 어깨, 탄탄하고 군더더기 없는 몸매가 인상적이였다. 반면에 외모는 남자다운 몸매와 판이하게 달라서, 얼굴선이 가늘고 굵직한 웨이브 헤어 스타일을 하고 있었는데, 그 때문인지 무척이나 지적인 인상을 남겼다.

그는 한차례 카페안을 두리번거렸다. 

그의 시선을 받았던 사람들 중 여성들은 대부분 한번씩 그의 얼굴을 훔쳐본다. 그러한 시선이 익숙한 듯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이 찾던 사람에게 성큼성큼 걸어가는 남자.

그가 멈춰 선 테이블에는 30대 후반의 사람 좋아 보이는 인상의 남자가 앉아 있었다. 40대 남자는 그에게 앉지 않고 뭐하냐는 듯한 얼굴로 쳐다보았고 사내는 그의 요구대로 자리에 앉았다.

"여어, 명훈 형님. 오랫만이에요."

"그러게. 1월 달에 술자리에서 한번 뭉치고 얼굴도 한번 못 봤지?"

"뭐,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어린 애들도 아니고 카페에서 만나자고 하세요, 하하…"

"임마, 그러면 대낮부터 술집에서 만나냐? 너 내 버릇 알잖냐. 일단 눈 앞에 술이 보이면 못 참는 거…"

"하하, 물론 잘 알죠. 게다가 술버릇도 고약해서 낮술 먹고 꼬장을 부리실 생각을 하니 여기서 만나길 잘 했네요."

"뭐, 임마. 자식이…"

짐짓 화가난 척 엄한 표정을 지어 보였던 명훈이라 불린 남자는 장난스러운 분위기를 환기 시키려는 듯 눈 앞에 보이는 과일 음료는 후루룩 들이키고는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너 요즘 일은 어떠냐?"

"일이요? 저 하는 일이야 늘 그렇죠. 남자 녀석이 비서라는 직업을 가진 덕분에 남들한테 타이틀 소개하기가 좀 민망하다는 것 빼면 그런대로 괜찮습니다."

"자식, 여전히 세 치 혀로 먹고 사는구나. 하여튼 네 녀석 말빨은 정말 부럽다니까."

빈말이나 띄워주려고 하는 말은 아니였다. 

남자는 이름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제법 재무구조가 안정적인 기업의 비서일을 하고 있었다. 서울에 있는 사년제 대학을 괜찮은 성적으로 졸업했다는 학벌을 제외하더라도 남자의 말빨은 실로 대단해서, 그의 회사에서 그의 지위는 비서라기 보다는 회장 대변인에 가까웠다.

물론 단순히 말을 잘한다고 그 정도 위치에 이를 순 없었다. 남자가 그만큼의 노력을 한 덕분이지만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의 출세가도에 있어서 말빨이 지대한 도움을 주었다는 건 스스로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제 회사 생활이 궁금하셔서 만나자고 하신 건 아닐테고…"

"후우, 저 그게 사실 너한테 부탁할 게 좀 있다."

"부탁이요?"

"내가 내 사촌동생 중에 유명한 연예인이 있다고 했었지?"

"예? 그러면 저번에 술자리에서 한 얘기 진짜였어요?"

"그럼 진짜지, 가짜겠냐? 됐다, 됐어. 너 백연아라는 배우 알지?"

"예? 모를 리가요. 지금 당장 TV켜고 5분만 기다려도 CF를 통해 얼굴을 볼 수 있는 여잔데… 헉! 설마 그 여자가 형님 사촌동생이라고 하시려는 건 아니겠죠?"

남자는 명훈의 말을 미리 막아버렸다. 그도 그럴것이 백연아라는 여자는 신인 텔렌트 인데 드라마, 영화, MC, CF 등 많은 TV 매체를 통해 얼굴이 알려진 뜨고 있는 신인이기 때문이다.

"거 참, 사람 말 되기 못 믿네. 내가 무슨 득을 보겠다고 바쁜 사람 불러서 허풍을 떠냐?"

"허허, 형님 성씨가 백씨니까 그나마 쬐금은 신빙성이 있긴 하지만 그런 유명 연예인이 제가 아는 지인하고 핏줄 관계가 있다니 좀 믿기가 어려운데요. 그런데 그 여자가 왜요?"

"흠흠, 각설하고 얘기하마. 걔가 이번에 기획사에서 매니저랍시고 사람을 하나 소개 받았는데 그 호로새끼가 우리 연아 벗겨놓고 사진을 찍어버렸어."

"예? 아… 그걸로 협박해서 돈푼이나 뜯어 내려고 했나보죠?"

"하아… 연애계가 원래 정치판 못지않고 비리가 많고 더러워. 우리 연아가 당한 게 꼭 이례적인 일은 아니지. 그 놈이 사진으로 협박을 하면서 10억을 요구하더라. 나 참, 기가 막혀서."

"그런데 왜 그 얘길 저한테 합니까?"

"성철아, 이 백명훈이 이름을 걸고 부탁하마. 네가 연아 좀 맡아줄 수 없냐?"

"맡아… 달라구요?"

"말 그대로 네가 걔 새 매니저로 일해 볼 생각이 없냐는 거다. 연아 그 애가 외동딸로 자라서 버릇이 없고 자기만 잘난 줄 알지만 마음은 여린 애거든. 이번 일은 매니저 녀석의 은신처를 우연히 알아내서 잘 해결을 했다만, 연아가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는지 매니저를 새로 구하는 걸 겁내더라고. 나한테 울먹이면서 믿을만한 사람을 알아봐 달라는데 어찌나 애처로운지…"

성철은 그제서야 명훈이 자신에게 이러한 얘기를 장황하게 늘어놓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백연아라는 연애인이 명훈의 사촌동생이라는 사실에 대한 의심은 이미 지워버렸다.

거짓말이라기엔 표정이 너무 절실했고 또 실없이 거짓말을 칠 성격의 명훈도 아니였다. 그렇다고 좋수다, 하고 받아들인 사안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였다. 

유명 연애인의 매니저라는 직업. 남들이 들으면 반색을 하며 좋아할 얘기지만 성철는 썩 내키지가 않았다. 우선 그는 스스로의 나날들에 대해 크게 만족하고 있었다. 월급 봉투가 두꺼운 것도 그렇지만 회장을 비롯한 간부들에게 인정받고 사원들에게 존경받는 지위가 특히 그랬다.

게다가 명훈이 말 해주었던 연아의 성격이 마음에 걸렸다.

성격이 드센 어머니 때문에 하루가 멀다하고 부부 싸움이 일어났던 불우한 가정에서 자란 그의 입장에서는 기가 센 여자가 제일 상대하기 싫은 부류였다.

그런 여자의 매니저가 되어 뒷관리를 해줄 생각을 하니 당장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의 속내를 짐작이라도 하듯 명훈은 거절키 어렵도록 그의 손을 덥썩 잡았다.

"이렇게 부탁 좀 하자. 너만한 적임자도 없으니 어쩌겠냐. 고향에서도 형동생 하고 지내던 너 아니면 내가 또 누굴 믿겠냐. 게다가 너 말 잘 하니까 스캔들 같은 거 터지면 무마시키는 것도 잘 할 것 아니냐. 그리고 너 격투기 종류의 운동도 좀 했다며, 경호도 겸해서…"

절절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명훈을 보며 자신의 말빨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걸 깨닫는 성철 이였다.

"형님, 저도 마음 같아서야 그렇게 하고 싶죠. 그런데 저도 이제 올해 서른 입니다. 이 나이에 괜찮은 여자 얻어서 데리고 살려면 부지런히 돈 모아야 된다구요. 형님 말씀대로 입 잘 놀려서 이제 막 회장님 눈에 들었고 월급도 두툭해졌는데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둘 수 없잖습니까."

"그러니까 이렇게 부탁하는 것 아니냐."

"형님, 곤란합니다…"

정말 미안한 표정을 한껏 담아서 말하는 성철을 보며 명훈을 버럭 화를냈다.

"너 임마, 요즘 좀 잘 나간다고 그러는 거 아냐! 내가 무보수로 일 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에에, 몰라몰라! 너 이번 일 안 맞으면 내 얼굴 볼 생각하지 마!"

"혀, 형님!"

성철은 당황해서 외쳤다.

성철은 공과 사에 대해 확실하고 끊고 맺는 것에 대해선 칼 같은 사람이다. 좋게 말해서 자기관리가 확실하고 나쁘게 말해서 냉혈한인 것이다. 이런 식으로 친분관계를 이용해서 무리한 부탁을 받으면 뒤도 안 돌아보고 거절할 성철이지만, 상대가 명훈 이였다.

시골 마을서부터 둘은 같이 자랐다. 둘 다 워낙에 집이 가난해서 감자, 고구마 같은 간식이나 각종 채소, 과일들을 서리하면서 끼니를 때웠다.

그것도 여의치 않을 땐 뱀을 잡아먹거나 곤충알까지 먹으면서 친형제와도 같이 자랐다. 그런 사람이 인과관계를 끊겠다고 나서니 어찌 허둥대지 않을 수 있을까.

"후우, 알겠습니다. 대신에 무슨 일 있어도 저 짜르기 없깁니다? 전 지금 안정적인 내 밥그릇 버리고 새로운 밥그릇 물어버린 거라구요."

"하하! 그런 걱정은 하지도 말아라! 너만한 인물을 왜 자르겠냐? 고맙다, 고마워. 내가 언제 술 한번 거나게 쏘마."

마치 십 년 묵은 체중이 풀리는 얼굴로 말하는 명훈이였지만 반대로 성철의 마음은 무겁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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