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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워프 여고생 길들이는 이야기 1화

TODOSA 1 109 0



주의:인물들의 대사는 큰따옴표(")로 표현했고, 생각 또는 상상은 작은따옴표(')로 표현했음. 부디 생각과 대사에 혼동 없기를 바람..


프롤로그

옛날 옛적에, 두 종족이 지구를 지배했다.

하나는 팔다리가 길고 몸이 날쌘 인간이었고, 다른 하나는 키는 작지만, 지방층이 두껍고 근육이 탄탄한 드워프였다.

이들 두 종족은 우월한 지능과 뛰어난 사회성을 통해서 다른 동물들을 손쉽게 사냥하고 점점 수를 불려 지구를 뒤덮어 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끝을 모르고 뻗어나가던 두 종족의 영토가 서로 겹치기 시작했다.

먹이, 습성, 생활 양식 모든 게 거의 똑같았던 두 종족은 서로 생존을 위해 수천 년간의 치열하고도 고된 전쟁을 벌였다.

인간이 승리했다.


초코에몽

(부제:드워프 여고생 길들이기)

1부

가끔은 짝사랑하는 여자애와 격렬히 섹스하는 망상을 하기보다는 나른한 오후 햇살에 몸을 맡기고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도 있는 법이다.

"야, 김ㅇㅇ!"

차갑고 카랑카랑한 십대 소녀의 목소리가 나를 단잠에서 깨웠다. 

어떤 년인가 싶어 비몽사몽한 채로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니, 김소희가 내 책상에 앉아 나를 무표정하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어! 왜 불러?"

"돈 줄 테니까, 담배 한 갑만 사와." 김소희가 나를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명령하고는, 손에 든 5천 원짜리 지폐를 내게 내밀고 팔랑거렸다. 율곡 이이의 얼굴이 우습게 일그러졌다.

'시발년. 또 시작이다..'

"거스름돈은 니가 가져도 되니까, 빨리 갔다와."

'거기서 담배 사면 얼마나 남는다고 생색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공손한 자세로 지폐를 받아 주머니에 조심스레 집어넣었다.

"..아, '그거' 사오는 것도 잊지 말고." 김소희가 고개를 살짝 돌리며, 망설이는 듯한 투로 나에게만 들릴 정도로 조용히 얘기했다.

"알았어..."

김소희는 나를 보고 가소롭다는 듯이 픽 웃으며, 책상에서 뛰어내려 콩 하고 착지하고는 자기 무리와 함께 교실 밖으로 유유히 걸어나갔다.

나는 요염하게 살랑이는 김소희의 뒷모습을 노려보다가, 자리에서 엉거주춤 일어나 학교 근처에 있는 슈퍼로 향했다.

김소희가 내게 담배 심부름을 시키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난 어려서부터 키가 컸고 그 덕분인지 아이들이 먼저 다가오는 일이 많았지만, 극도로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항상 겉돌았다. 이는 고등학교에서도 마찬가지였고, 쉬는 시간만 되면 난 언제나 혼자가 되었다. 

키만 멀대같이 큰 데다가 항상 혼자 앉아 있는 내가 김소희 무리의 표적이 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처음엔 그저 간단한 부탁이었다. 김소희는 '워낙 키가 크니 고딩인 줄 모를 거다' 라며, 내게 직접 사례금까지 쥐어 주면서 애교 섞인 목소리로 간절히 부탁하였고, 딱히 거절하기도 뭐했던 나는 그대로 요청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한 번, 두 번, 내가 별 생각 없이 김소희의 요청을 받아주기를 반복하자 부탁은 어느새 강요가 되어 있었다.

그래도 나는 비교적 나은 편이다. 체육 시간에 몰래 교실에서 김소희의 스타킹을 훔치다가 걸린 우리 반 돼지 녀석은 무리에게 두들겨 맞고 돈까지 뜯기는 게 일상이다.

물론 여학생의 스타킹을 훔친 건 정신나간 짓이 맞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폭력의 정도가 아주 악랄하고 집요하다. 

교실에 가만히 앉아 있는데 아무 예고도 없이 뒤통수를 후려치는 일은 예사고, 복도에서 발을 걸어 넘어뜨려서 애들 앞에서 웃음거리로 만들거나, 심지어는 10만원을 가져오지 않았다고 그 녀석을 눕혀 놓고 세 명이서 밟아 대기도 했다. 반 아이들이 다 보는 앞에서 돼지 녀석이 울부짖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신발로 무자비하게 밟아 댔던 그 장면은 아직도 눈에 생생하다.

그리고 사실 나도 그 돼지 녀석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야, 김ㅇㅇ!" 

슈퍼에서 담배를 사 가지고 학교로 돌아와서 교실로 올라가던 중, 계단 위에서 익숙한 톤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 위를 올려다보니, 가장 먼저 지방이 알맞게 붙어 통통하고 말랑말랑해 보이는 허벅지가 눈에 들어왔다.

조금씩 위로 올라가는 눈꺼풀과 함께, 차례대로 얼굴을 깊게 파묻고 싶어지는 넓고 펑퍼짐한 순산형 골반, 살짝 나왔지만 오히려 번식 욕구를 강하게 자극하는 배, 하얀 와이셔츠 속에 꽉 껴 있는데도 전혀 위용을 잃지 않고 매혹적인 자태를 발산하는 거대하고 묵직한 젖가슴과 나를 차갑게 내려다보고 있는 푸르고 아름다운 눈동자 등이 보였다

...그리고 그 굴곡진 몸매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작고 아담한 키까지. 

그렇다. 김소희는 드워프다. 

나도 김소희를 만나기 전까지는 인간 여자에게 욕정하는 평범한 인간 남자 고등학생이었다. 그러나 김소희의 매혹적인 몸매는 한참 혈기왕성한 남고생인 내 정신을 뒤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그렇잖아도 드워프 여성의 몸매 자체가 인간 여성보다 더 통통하고 육덕진 편인데, 김소희는 그 중에서도 유독 특출나서 학교 전체에서도 크게 두드러졌다.

남이 시키는 일이라면 끔찍이 싫어하는 내가 김소희의 담배 심부름을 별 저항 없이 받아들인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평소엔 눈조차 마주칠 수 없는 김소희의 몸매를 정면에서 똑똑히 볼 수 있다는 것은 꽤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고, 특히 김소희가 움직일 때마다 원을 그리며 음란하게 출렁이는 젖가슴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성격이 좆같은 것만 빼면 드워프 치고는 얼굴도 꽤 이쁘장해서 보다 보면 귀엽..기도 하고... 그래선지 찝쩍대는 놈들이 한둘이 아니지만, 김소희는 왜인지 오는 족족 다 차버리는 것 같다.

"멍때리고 서서 뭐해?" 김소희가 나를 의문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말했다.

"어어.. 여기 니가 사오라고 한 것들.." 나는 몇 계단을 밟고 올라가서 김소희에게 담배와 '그것'이 담긴 검정 비닐봉지를 건네주었다.

김소희가 짧은 팔을 뻗어 내 손에서 봉투를 홱 채갔다. 김소희의 커다란 가슴이 내 쪽을 향해 부드럽게 출렁였다. 나는 김소희에게 들키지 않도록 몰래 가슴을 힐끗힐끗 쳐다봤다.

"오, '그거' 안 빠뜨리고 잘 사왔네?" 김소희가 두 손으로 봉지를 열고 살펴보더니, 분홍빛 입술에 살짝 미소를 띠며 말했다. 

여기서 김소희가 말하는 '그것'이란, '초코에몽'을 말하는 것이다. 그 왜 노란 종이곽에 파란색 캐릭터 그려져 있는 초코우유 있잖나. 왜인지 몰라도, 김소희는 어울리지 않게 초코에몽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나한테도 초코에몽을 사오라고 시킨 적이 몇 번 있는데, 지도 부끄러운 건 아는지 옆에 무리들이 없고 혼자 있을 때만 마시는 모양이다.

"거스름돈도 안 빠뜨렸네. 그게 얼마나 한다고 ㅋ" 김소희가 나를 보며 우습다는 표정을 지으며 킥킥댔다.

'그러는 넌 그게 얼마나 한다고 지랄이야..' 나는 울분을 참으며 이를 꽉 악물었다. "그럼 난 이만 가볼게.."

"응, 잘가 꼬맹아 ㅋ" 김소희는 가볍게 눈웃음치며 내게 손을 흔들었다. 가슴도 팔의 움직임을 따라서 부드럽게 흔들렸다. 

나는 김소희에게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이고 계단으로 천천히 걸어 올라가 옥상으로 향했다.

"씨발.." 나는 갑자기 화가 치밀어올라 걸음이 빨라졌다.

김소희를 향한 분노가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분노였다. 여자애가 시키는 대로 담배나 사오고, 그 대가는 비웃음과 조롱뿐인데도 대들어 보기는커녕 바보처럼 실실 웃기나 하고, 그 와중에 여자 몸매나 보려고 이리저리 눈을 굴리고,

...김소희의 옅은 미소를 보자 지금까지 당한 일은 모두 잊어버리고, 얼굴을 붉힌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도 한심스럽고 비참해서 가슴 속에서부터 강렬한 울분이 치밀어 올랐다. 

금방이라도 터져나올 것만 같은 눈물을 머금으며, 마지막 층에 다다르자 어쩌다 알게 되었던 옥상 비밀번호를 누르고 밖으로 뛰쳐나왔다. 

방수용 초록색 페인트로 뒤덮인 옥상이 나를 맞이했고, 나는 옥상 끝을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는... 

녹색 벽에 등을 기대고, 주위를 둘러본 뒤 천천히 몸을 숙여 앉고는 스마트폰을 주머니에서 꺼내 전원을 켰다. 

옥상은 학교에서 나의 유일한 휴식처다. 벽과 바닥에 빽빽하게 칠해진 방수용 초록색 페인트가 어설프긴 하지만,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나 말고는 사람이 잘 드나들지도 않는지라 바닥도 나름 깨끗하다. 

내가 옥상에 드나들기 시작한 것은 몇 개월 전에 위층 계단 청소를 하던 중, 안테나를 정비하러 온 기사가 옥상의 비밀번호를 누르는 것을 몰래 보고 난 뒤부터였다. 그때부터 나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이곳을 찾았다. 특히 김소희가 나를 부려먹거나 은근히 무시하며 스트레스를 줄 때마다 옥상은 내게 큰 도움이 되어주었다. 

나는 인☆에 접속한 후, 김소희의 계정에 들어가 최근 올라온 사진을 누른 후, 주위를 빙 둘러보고는 속옷과 함께 엉거주춤 바지를 내렸다.

그리고는...


"하앗.. 하앗.. 김소희..! 내 자지 맛이 어때..!"

"하앙♡ ㅇ..ㅇㅇ아.. 니 고추...너무 커엇...♡ 대단해앳..♡"

"하앗.. 그렇게 좋으면 내 여자친구가 돼라! 그럼 얼마든지 이렇게 박아 줄 테니까..!"

"아앙♡ 앙♡ 될겟♡ 네 여자친구가 될겟♡ ㅇㅇ아 사랑해앳..♡♡"

"하앗.. 나도 소희야..♡ 이제 싼다..! 너도 가버려..!!"

"앙♡ 아으으읏♡ 가..가버려어어엇..!!❤❤❤❤❤❤"

뷰룻. 뷰루룻.

"하...씨발.." 오른손 속의 뜨거운 정사가 끝이 나자, 가슴 속에 강한 피로감과 자괴감이 파도처럼 몰려왔다. 그렇잖아도 나는 자위를 할 때 대사를 읊으면서 하는 습관이 있는데, 방금 막 김소희를 만나고 와서 그런지 후유증이 더욱 심했다.

내가 정액을 닦기 위해 손수건을 꺼내려고 한 그 순간,

"삑-"

어느 짧고 인공적인 기계음이 내 귀를 바늘처럼 차갑게 관통했다.

 그와 동시에 온몸에 난 솜털들이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바짝 솟아올랐고, 열린 땀샘 사이로 식은땀이 철철 흘러나와 하얀 교복을 축축히 적셨다. 막연한 죄악감과 공포심이 등을 타고 기어올라와 온몸을 감쌌으며, 머릿속에서는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온갖 끔찍한 상상과 예측이 매섭게 휘몰아쳤다. 

나는 소리의 근원을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돌렸고, 그곳에는 결코, 절대로 거기 있어서는 안 될, 누가 있더라도 그보다는 나을,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최악의 사람이 서 있었다.

김소희가 스마트폰을 든 채로 지금까지 본 적 없는, 혐오가 가득 담긴 표정으로 이쪽을 주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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