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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부는 내제자 - 28부

TODOSA 1 96 0



[ 또 하나의 사랑 3 ]

동성은 와이셔츠 깃이 어색한지 연신 목으로 손이 올라가고 있었다. 상미가 동성에게 그럴듯한

옷이 없다는 것을 알고는 아예 한벌을 사준 것이었다. 그것도 구두까지 포함해서 일습으로...

그렇게 차려입자 이제 반년이 훨씬 넘은 서울 생활로 인해 좀 하얘진 얼굴에 누가봐도 반할 정도의

멋진 신사로 변신한 동성이었다. 물론 상아도 그런 동성에게 눈부신 듯한 눈빛을 보냈다.

더군다나 상미의 성화에 난생 처음으로 피부 맛사지까지 한 동성은 한마디로 짱이었다.

그렇게 동성은 어색해하며 만나기로 한 커피샵에서 상미를 기다리고 있었다.

문이 열릴때마다 동성의 고개는 상미를 찾아 문쪽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동성은 그런 자리가 

너무나 불편한지라 오직 상미가 어서 나타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약속시간이

20분이나 지났으나 상미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었다. 약속시간보다 20분이나 일찍온 동성인지라

실제로 기다린 시간은 40분이 넘는 동성이었다. 

더군다나 건너편 앞쪽에 앉은 좀 못생긴 굳이 비유하자면 옛날에 한때 사랑받았던 못난이 삼형제

인형을 쏙 빼닮은 - 인원수도 세명이었다. - 세명의 여자들이 자신에게 한번씩 꿈에 볼까 두려운

미소를 보내는데는 동성으로써는 미칠 지경이었다. 더군다나 엉덩이를 들썩이는 것이 금방이라도

동성에게 다가올 것 같은 불길한 예감에 동성은 안절 부절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도 다시 10분이 더 지나 동성이 은근히 화가 치밀어오르고 있을때가 되어서야 상미의 모습이

문앞에 나타났다. 동성은 그녀를 보자 치밀어 오르는 화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뭐라고 표현해야할까?... 아무리 미사여구를 갖다 붙여도 모자랄 정도로 상미의 모습은 그야말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어떤 화장을 했는지 짐작도 못하겠지만 얼굴 전체가 마치

안개에 싸인듯한 묘한 분위기를 풍겼고, 거기다 연한 퍼플의 투피스는 그야말로 환상 그 자체였다.

가볍게 흔들리는 풍성한 웨이브를 준 긴 머리카락은 그런 분위기를 한층 업 시키고 있었다.

동성은 그런 환상적인 모습에 잠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그녀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런 그녀에게 몽롱한 눈길을 던지는 사람은 동성 혼자가 아니었다. 거기 앉아있는 남녀를 

불문하고 상미의 미모에 혹한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상미를 향하고 있었던 것이다. 상미는 그런

사람들의 시선을 평소에도 받고 있다는 듯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동성에게 다가왔다.

조금 미안한 듯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은 그녀는 동성의 앞자리에 앉으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 미안해... 생각보다 머리를 손질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서... 게다가 차가 밀려서 좀 늦었어...

이해해 줄거지?... 나중에 내가 한턱 크게 쏠게... "

" 아닙니다... 전혀 그럴 필요 없습니다. 전 아무렇지도 않는걸요... 그런데 누님 오늘 너무 

아름답습니다... 마치 선녀가 하강한 것 같은... 아니 보지는 못했지만 선녀라도 누님의 모습을

보면 부끄러워할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정말 너무 아름다워서... "

조금 짙은 레드 퍼플의 립스틱을 바른 아름다운 입술을 움직이며 동성에게 미안한듯 말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동성의 가슴을 뜨겁게 지피고 있었다. 동성은 그런 아름다운 입술을 바라보며 자신도 

모르게 심한 갈증을 느꼈다. 하마트면 앞 뒤 가리지 않고 그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붙일뻔 한 

충동을 간신히 억누른 동성이었다. 동성은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깊은 심호흡을 몇번 한후 간신히

그녀의 미모에 대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했다. 그도 그럴것이 이런 아름다운 모습을 보기는

처음인 동성으로써는 당연한 반응이었다. 집에서는 언제나 편안한 옷을 입고 부시시한 모습을 

보이는 상미였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런 모습도 너무나 아름답기는 했지만...

" 그렇게 이야기해주니까 너무 고마워... 그런데 동성이의 모습도 너무 멋지네... 어느 나라의 

왕자님이 왕림한것 같아... 내가 동성이를 정말 제대로 봤었나 봐... 너무 멋있어...

미리 경고하는데 거기가서 다른 여자에게 눈길 돌리면 절대 안돼... 그럼 내가 가만 안있을거야

알았지?... 그리고 화나면 상아에게 다 일러줄거고... 호호호... "

" 이렇게 아름다운 누님을 두고 다른 사람에게 눈길을 돌리면 그게 제정신을 가진 사람입니까? 

미치광이죠... 염려 푹 놓으세요... 하하하... "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찬사를 늘어놓으며 즐겁게 차를 마셨다. 그런 두 사람의 귀에는

주위에서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그런 소리에 동성과 상미는 자신도 모르게 묘한 웃음을 

짓지 않을수 없었다. 감탄의 소리와 두 사람의 정체에 대해 자기들 멋대로 추측하는 주위 사람들

이었다. 거기에 귀를 잠시 기울이던 동성은 요조숙녀도 그런 요조숙녀가 없다 싶을 정도로 

여성스러운 동작으로 차를 마시는 상미에게 푹 빠져드는 자신을 느낄수 있었다.

" 영화배우가 틀림없다니까 그러네... 내가 전에 본 영화에 출연했다니까... "

"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패션 모델이라니까 우기기는... "

" 너무 멋지다... 어쩜 저렇게 잘 어울릴까?... 저 남자도 멋지고 저 여자는... 질투나서... "

동성은 그렇게 주위의 소란에 쓴 웃음을 지으며 홀린듯한 시선으로 다시 상미를 찬찬히 훑어봤다.

그런 소리를 들어도 충분한 아니 오히려 모자랄 그런 모습이었다. 동성은 그렇게 상미를 무슨 

아름다운 꽃을 감상하듯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동성의 눈초리에 상미는 상큼한 눈을 살짝 치켜

뜨면서 동성의 얼굴을 흘겨보았다. 그러면서 매혹적인 입술을 살짝 살짝 여는 것이었다.

그런 상미의 말투에는 장난기가 잔뜩 서려있었다.

" 어머!... 동성아!... 그런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보면 너무 부담스럽잖아?... 안그래도 나 아니면

죽는다는 팬들이 길에 깔렸는데... 너까지 그런 눈초리로 바라보면... 애효!... 너무 예쁜것도

죄라면 죈가?... 호호호... "

" 미안합니다... 그런데 누님은 그런 마음을 가질 충분한 자격이 됩니다... 정말 너무 눈이 부셔서

이러다 장님이 되는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아름다워요... 눈을 못 뗄 정도로... "

" 어머! 농담인데 정말로 알아듣네... 농담이야 농담... 호호호... "

한손으로 입을 살짝 가리며 묘한 매력을 풍기는 상미의 모습은 다시 동성의 가슴을 크게 

진탕시켰다. 저도 모르게 아랫도리에 힘이 들어간 동성은 홀린듯 그런 상미의 모습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볼수록 알수 없는 상미였다. 어떨때는 십대같은 청순함을 그렇게 보고 있자면 어느새

삼십대의 농염한 매력을 또 그런가하면 어느새 이십대의 상큼하면서도 활짝핀 모습으로 보이는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상미의 모습이었다. 

( 하!... 누나는 도대체 알수가 없네... 마치 상아와 상희 그리고 사모님까지 합쳐 놓은 듯한

그래서 너무나 매력이 넘치는 모습이야... 보는것 만으로도 이렇게 가슴이 떨리니... )

" 그만 일어나야겠어... 시간이 조금 이르긴 하지만 주위의 시선이 너무 부담스러워서... "

" 예?... 아!... 저도 누님에게 너무 시선이 쏠려서 은근히 질투가 나던 참인데... "

" 호호호... 이제보니까 동성이는 여자의 비위도 잘 맞추네... 은근히 바람둥이 기질이 있어...

잘못하다가 내가 홀딱 넘어갈 것 같은데... 이거 조심해야겠어.... 호호호... "

" 저는 사실만을 말씀드렸는데... 그렇게 매도하면 너무 억울하잖아요... "

동성은 생각에 잠겼다가 상미의 말에 잠시 알아듣지 못한 듯 반문을 하다가 금방 알아듣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동성에게 상미는 예의 매혹적인 미소를 던졌고 동성은 그런 그녀의 

말에 억울한듯 얼굴을 지푸렸다. 그렇게 두사람이 자리에서 일어서자 여기 저기서 아쉬운 탄성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두 사람은 그런 그들에게 신경도 쓰지않고 아니 더욱 신경이 쓰여서 얼른 

커피샵을 빠져나왔다. 커피샵을 빠져나오자 상미는 냉큼 동성의 팔짱을 꼈다.

순간 동성은 다시 아랫도리로 피가 몰리는 것을 느끼며 엉거주춤한 몸짓을 보였다.

상미가 자신의 팔짱을 끼자 뭉클한 느낌의 유방이 자신의 팔을 부드럽게 압박했으며 이제껏 맡은

적 없던 묘한 향기가 동성의 코를 자극했던 것이었다. 그렇게 엉거주춤한 몸짓을 보이던 동성은

어디론가 날아가려던 정신을 간신히 추스리며 더듬거리는 어투로 상미에게 말했다.

" 누... 누님... 좀 떨어져 걸으며... 안될까요?... 좀... 불편해서... "

" 응?... 불편해?.... 내가 이러는게 불편한거야... 흠!... 왜 그렇지?... 다른 사람들은 내가

팔짱을 끼면 좋아하던데... 동성이는 특이체질인가?.... "

" 그렇지는 않지만... 어쨋던 좀 떨어져서 걸으면 안될까요?... "

" 내가 싫은 건가?... 정 싫다면 할수 없지만... 좀 섭섭한데... "

상미는 동성의 말에 알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삐죽이 내밀어 동성의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렇게 코가 닿을듯 얼굴을 자신에게 붙이자 동성의 아랫도리는 더욱 발광을

했고 거기에 따라 동성의 몸짓은 더욱 어색해져만 갔다. 동성은 더욱 달아오르는 얼굴을 한 체 

필사적으로 상미에게 말을 했고 상미는 더욱 알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조금 섭섭한 얼굴을 하는

것이었다. 그런 상미의 말에 동성은 말도 못하고 혼자 끙끙 앓는 수 밖에 없었다.

" 그런게 아닙니다... 싫다니요... 제가 누님을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그런데 이유는... 어이구

답답해서... 하여간 이 팔짱부터 푸시면... "

" 알았어... 풀면 되잖아... 그렇게 화를 내면... 응?... 너 혹시... 큭큭큭... 너 진짜... 큭큭 "

약간 높아지는 동성의 말에 상미는 좀 마음이 상하는지 새초롬한 얼굴이 되며 동성에게 기대고 

있던 몸을 바로 세우며 팔짱을 풀려고 하다가 몸을 붙이고 있을때는 몰랐던 동성의 엉거주춤한 

몸을 발견했다. 다음 순간 그녀의 눈이 조금 커지며 동성의 몸을 아래위로 훑어 보다 동성의 

상태를 눈치챈 듯 묘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 그녀의 얼굴에 떠오른 표정을 보자 동성의 얼굴은

사정없이 구겨젔다. 앞으로 나올 그녀의 말을 생각하자 절로 가슴이 서늘해지는 동성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상미는 쿡쿡거리며 다시 동성의 아래 위를 묘한 눈으로 훑어보며 입을 옇었다.

동성의 입장은 조금도 생각하지않고....

" 이게 다 누님이 너무 매력적이라서 그런겁니다... 원인은 누님이 제공했다구요... "

" 쿡쿡쿡... 나는 그것도 모르고 동성이가 날 싫어 하는줄 알았잖아... 그런데 알고보니 정반대네

흠!... 이렇게 늙은 내가 아직도 매력이 있다니... 오히려 고마워해야하나?... 쿡쿡쿡... "

이판 사판이라는 듯 오히려 화를 내는 동성의 말에 상미는 그저 즐거운듯 쿡쿡거리며 동성의 

팔에서 떨어지려던 몸을 오히려 더욱 바짝 붙여가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살짝 동성의 귀에 입술을 

바짝 붙이며 속삭이듯 말을 하는 것이었다. 안그래도 죽을 지경인 동성이였는데 그렇게까지 하자

동성은 미칠 지경에 이르렀다. 엉덩이를 최대한 뒤로 뺀체 어기적거리도 남들보다 좀 더 튼실한

물건을 자랑하는 동성인지라 그런 자신의 물건을 감추기는 역부족이었다.

비록 한손으로 그 부분을 슬쩍 가렸다고는 하나 그것은 오히려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한 

효과를 가져왔던 것이다. 지나가는 여인들은 그런 이상한 모습에 동성을 바라보다 얼굴을 붉혔고

상미의 미모에 현혹된 듯 상미를 바라보던 남자들의 눈초리는 은근히 동성의 모습에 살기를 담고

있었다. 그렇게 죽을 지경인 동성과 달리 상미는 너무나 즐겁기만 했다.

동성이 겨우 팔짱만 꼈을 뿐인데도 자신의 매력에 어쩔줄 몰라한다는 사실이 너무 기쁜 상미였다.

그렇게 계속 장난을 치듯 동성의 상태를 즐기던 상미는 어느 순간 그런 동성이 안돼 보였다.

잔뜩 얼굴을 붉힌채 어색한 몸짓으로 허둥거리는 동성이 슬그머니 가엽다는 생각이 들자 상미는

마침 지나가는 빈 택시를 향해 손을 들었다. 안그래도 불경기 여파로 손님이 없는지라 택시는

쏜살같이 달려와 요란한 브레이크 음을 토하며 약간의 먼지까지 일으켰다.

딴에는 혹시라도 다른 택시가 오랫만에 본 손님을 낚아 챌까 두려운 듯 한 눈치였다.

아니나 다를까 촌각의 시간을 두고 다른 택시가 바로 뒤에 비명을 지르며 멈추어서는 것이었다.

동성과 상미는 그런 전쟁같은 모습을 보며 자신들의 앞에 선 택시에 서둘러 올랐다.

아니 서두른 것은 동성뿐이었고 상미는 너무나 느긋한 자세로 천천히 택시에 올랐다.

그렇게 자신의 모습을 간신히 감출수 있게 되자 동성은 자신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것도 잠시 동성은 화가 잔뜩난 얼굴로 상미를 노려보았다.

" 누님!...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러는 겁니까?... 날 말려 죽이려고 작정을 한건지... "

" 뭘 그만한 일로 그렇게 화를 내고 그래... 잘생긴 동생이 참아... 이 누나가 다 잘못했으니까...

그런데 얼핏봤는데... 제법 실하게 생겼더라... 여자들에게 사랑받겠어... 킥킥킥... "

" 누님!... 어휴!... 진짜 못말려... "

동성이 화를 내자 상미는 조금도 미안해 하지않는 얼굴로 말로만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상미의 눈길은 아직도 불룩한 동성의 아랫도리를 은근히 훑으며 목소리를 낮추는 것이

었다. 이어 다시끔 쿡쿡거리는 상미였다. 동성은 그런 얼굴과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상미의 말에

입을 딱 벌렸다가 한마디 내뱉고는 숫제 눈을 감아버렸다. 도무지 말로는 감당이 안되는 상미였다.

잠시 그렇게 쿡쿡대던 상미는 자신이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들자 동성의 어깨에 자신의 머리를 살짝

기대었다. 동성은 아예 보지를 않겠다는 심정으로 눈을 감고 있다가 어깨에 느껴지는 감각에 놀라

눈을 떴다. 향긋한 내음과 함께 상미의 까만 머리카락이 눈에 들어왔다.

" 미안해... 내가 장난이 좀 심했지?... 사실 진짜 오랫만에 이렇게 남자와 데이트라면 데이트라고

할수 있는 걸 했더니 좀 들떴나봐... 그런 내 마음을 동성이가 이해해줘... "

" .......... "

" 넌 이해 못 하겠지만 이상하게 아무도 내게 접근을 안하는거 있지?... 

대학 다닐때 미팅에 가도 내가 보기에 나보다 훨씬 못생긴 애도 에프터를 받는데 나는 한번도

그런걸 못 받아 봤거던... 하도 속상해서 어떨땐 내가 진짜는 못생긴건 아닌가 생각할 때도 

여러번 있었어... 진짜 속상해 죽겠어... 그런데 동성이가 날 여자로 보니까 너무 기뻐서 그만 "

" ........... "

" 아직도 화가 안풀린거야?... 내가 이렇게 빌께 그만 화 풀어?... 응?... "

상미는 푸념을 하듯 말을 늘어놓았다. 스스로 생각해도 이해를 못하는 듯한 표정으로 하소연을

하는 상미였다. 동성은 그런 상미의 아름다운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상미는 그렇게

열심히 이야기를 했는데도 동성이 아무말 없이 자신을 멀뚱히 바라보자 좀 초조한 기분이 되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급기야 상미는 두 손을 모으고 손을 비비는 시늉을 하며 애절한 눈길을 동성에게

주는 것이었다. 동성은 그런 상미를 보자 놀라 비비고 있는 상미의 손을 잡았다.

뼈도 없다는 말이 이런 손을 두고 이야기 하는 모양인지 상미의 손은 너무나 부드러웠다.

" 누님!... 저! 화 안났어요... 그러니 이러지마세요... 그리고 그 사람들이 왜 그랬는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제 생각에는 그 사람들이 누님이 너무 아름다워서 자신이 초라해짐을 느끼고 그런

행동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지금 누님을 보고 있자니 저 자신이 초라해지는 걸 느끼고

있는걸요... 평소 같이 대하지 않았다면 벌써 도망갔을지도 몰라요... 그러니... "

" 나 듣기 좋으라고 하는 소리지?... 하지만 빈말이라도 듣기좋네... 그리고 그럼 화는 풀린거네.

내가 얼마나 마음 졸였는데... 다시는 동성이를 안놀려야지... "

" 제 말은 절대 빈말이 아닙니다... 누님은 정말 아름다워요... 옆에 있는 사람을 초라하게 만들

정도로... 그러니까 자신을 가져요... "

" 고마워... "

동성은 여전히 상미의 부드러운 손을 놓지않은채 열정적인 음성으로 상미를 설득했다. 그런 동성의

말에 상미는 매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동성을 쳐다보고 있었다.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는 상미의

입술은 동성을 다시 들뜨게 만들고 있었다. 상미가 그렇게 동성에게 잡힌 손을 뺄 생각을 안은채

가만히 있자 동성은 웬지 모를 용기가 치솟았다. 그렇게 되자 동성은 은근히 잡고 있는 손을 

살며시 쓰다듬었다. 매끈하게 미끄러지는 상미의 손은 너무도 황홀한 감각을 주고 있었다.

동성은 그런 감촉에 자신도 모르게 군침을 꿀꺽 삼켰다. 그러나 그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상미는 아름다운 미소를 머금은채 가만히 동성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나 순간 순간 상미의 눈 속

깊숙한 곳에서는 묘한 빛이 어른 거리고 있었다. 물론 동성이 그것을 발견하지는 못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동성은 상미가 눈치를 체지 못하게 괜한 이야기를 꺼내며 상미의 주의를 돌리느라

헛 힘을 쓰고 있었다. 그런 동성은 상미의 손을 만지작거리며 점점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다.

" 어머!... 벌써 다 왔네... 동성아!... 어서 내리자... "

" 허!... 시간 가는줄 몰랐네요... "

그렇게 서로 다른 생각 속에 잠겨있을때 어느새 택시는 목적지에 도착해 있었다.

상미는 새삼 그것을 깨달은 듯 약간 호들갑스럽게 입을 열며 자연스럽게 동성에게 잡혀있던 손을

빼냈다. 이 순간이 영원히 계속 되기를 빌고 있던 동성은 그렇게 상미가 손을 빼자 허전함을 

느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애꿋은 자신의 손만 내려다보며 택시에서 내리는 동성이었다.

그렇게 허전한 마음을 달랠길 없어 하며 고개를 살짝 숙인체 택시를 빠져나오는 동성의 눈에는

풍만한 상미의 엉덩이가 두눈 가득 들어왔다.

" 음!... 서두르다 보니 시간이 아직 한참 남았네... 아직 시작도 안했을텐데... 어쩌지...

너무 일찍 왔어... 음!... 아!... 그래 그러면 되겠다... 이 뒤에 아주 아름다운 연못이 있는데

우리 거기서 시간을 때우는게 어떻겠니?... 조용하고... 아름답고... "

" 그래요?... 그럼 그렇게 해요... "

동성은 잠시 눈앞에 아른거리든 상미의 엉덩이를 눈에 그리다 시계를 보며 난감해하다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말을 꺼내는 상미의 말에 무조건 고개를 끄떡였다. 상미는 동성이 시원하게 동의하자

그런 동성의 손을 잡고 걸음을 옮겼다. 동성은 상미의 손이 다시 자신의 손을 잡자 흥겨운 기분이

되며 마주 상미의 손을 꼭 잡았다. 상미는 그런 동성의 행동에 고개를 돌려 의미심장한 눈빛을

동성에게 보냈다. 그 눈빛을 보자 동성의 가슴은 다시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한쪽에 자그마한 그러나 아름다운 정자까지 갖춘 연못은 연잎을 물위에 띄워놓은채 아름다운 

자태를 뽑내고 있었다. 그런 아름다운 모습도 상미에게는 비할바 없다는 생각을 하며 즐거이 웃는

상미를 따라 연못을 빙도는 동성이었다. 그런 동성의 눈에는 연못의 아름다움도 전혀 들어오지 

않고 있었다. 오로지 즐거운듯 맑은 미소를 토하는 상미의 얼굴만이 가득 들어오고 있었다.

그렇게 전혀 다른 생각을 하는 두 사람의 발길은 어느새 연못을 빙돌아 정자에 오르고 있었다.

" 아름답지?... 나는 여기오면 이곳이 제일 좋아... 여기에 서면 내가 마치 춘향이라도 된 기분이

들거던... 어때 그럴듯 하지?... "

" 그런 기분이 들겠네요... 그럼 전 이몽룡인가요?... 하하하... "

그렇게 말을 주고받던 두 사람의 눈길은 어느 순간 정면으로 마주쳤다. 그 순간 동성은 자신이 

정말 이몽룡이라도 된듯한 착각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눈앞에 어여쁜 자태를 뽑내고 있는 상미는

춘향이로 변한듯 느껴지는 동성이었다. 순간 동성의 눈이 약간 붉어졌다. 그런 동성을 눈을 

바라보는 상미의 눈도 덩달아 촉촉해 지고 있었다. 동성은 가만히 상미의 앞으로 다가가며 열에 

들뜬 듯 입을 열었다. 그런 동성의 눈은 점점 불타고 있었다.

" 나는 이몽룡.... 누님은 춘향이... 그럼 우리는... "

" 그래!... 여기는 광한루... 읍!.... "

말을 하면서 동성의 얼굴은 점점 상미의 얼굴에 다가갔다. 상미는 그런 동성을 눈도 깜빡하지않고

응시하며 대답을 했다. 다음 순간 동성의 입술이 상미의 입술을 덮쳤다. 상미의 눈이 한껏 

커졌다가 살며시 감겼다. 긴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잠시후 상미의 가냘픈 팔이 동성의

목에 둘러졌다. 살짝 벌린 상미의 입속으로 동성의 혀가 거침없이 침입하고 있었다.

어디선가 이름 모를 산새가 두 사람의 행동을 고자질이라도 하듯 쥐저기고 있었다.

하늘에는 한덩이 구름 만이 무심히 흘러가고 있는 늦은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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