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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융화 ~더럽혀진공주에제물을~ #3-5 ~ 3-6

TODOSA 1 78 0

3-5 대상 부인의 험담1 -무도회1-

"아아악, 좋아! 아하앙, 기분 좋아! 기분 좋아요!"

 푹, 푸츅, 쿠츅

"아아아아ㅡ악! 아아악! 짐승이 되어버려어어엇!"

 누츅 퓨츅 무츅

"앗! 아악! 가버렷! 안돼! 더는 안돼! 아아아아악!"

 퓨츅 츄쿡 쥬츅

"아아아악! 아오오아아아아아오오오오ㅡㅡㅡ"

 네 발로 엎드려 엉덩이를 높이 쳐든 벌거벗은 소녀가, 밤하늘을 하얗게 비추는 달을 향해 짖었다.

"오오, 좋은 조임이야. 싼다? 괜찮겠지?"

"싸, 싸줘엇! 날 더럽혀 줘엇! 아이 배어도 되니까앗! 응아아악, 아우아우아오오오오ㅡㅡㅡ"

 소녀가 지르는 기묘한 교성에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남창 딕은 소녀의 육통 안쪽에 물건을 찔러넣고 백탁을 터뜨렸다.

 애액을 흘리는 육단지를 후들후들 떨면서 소녀는 태내에 남자의 정액을 받아 기뻐했다.

"아하아아악, 에하아악, 아우오ㅡㅡㅡ"

"마틸다, 그 묘한 소리 좀 지르는 거 좀 자중하지 않을래? 저쪽 집에 들리겠는데?"

 남창은 더욱 천천히 피스톤을 계속하여 자신의 백탁과 소녀의 음즙을 육통에서 섞어 자궁으로 보내간다.

 그의 지적처럼 멀리서 어딘가의 개가 짖어서 응답하고 있었다.

"에헤에에엣, 아르토니아님이 된 기분이야ㅡ, 에헤헤에"

 입에서 침을 흘리며 소녀는 칠칠치 못하게 웃는다.

"남작부인의 그거, 엄청 야했는데 연재 그만두다니 유감이야."

 남창은 혀를 찼다.

"당연하지! 저런 미친 것을, 계속 하게 놔둘까?"

"개랑 짝짓기를 당하는 아르토니아님이 어떻게 되시는지 읽고 싶었는데...에헤"

 자신도 개인 양 행세를 하며 말하는 소녀에게 남창은 몸서리를 친다.

"아르토니아가 수간당하는 것을 보고 싶었단 말인가?"

"아니, 망상할 뿐이지. 그런 끔찍한 일을 당하면 너무 불쌍하고. 쇠사슬에 묶여 남자와 멋진 짓을 하고 있는 공주님이 귀여운 거야."

"너도 봤었나?"

"응. 멀리서지만. 당신에게 항문을 후벼파여서 싫어하는 것도 봤어."

 남자에게 엉덩이를 내밀고 말하는 소녀

 자신에게도 같은 일을 해달라고 간청하는 것처럼 보인다.

"보고 있었다면 남작부인의 그것이 미친 소리라는 걸 알 텐데."

"그래, 어머니도 같이 봤는데 공주님을 더럽혀졌는데 수치도 모른다며 욕해. 공주님은 나쁘지 않은데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소녀의 말에 남창은 점점 언짢아진다.

"너희 어머니는 대상의 부인이었지?"

 마틸다는 대상 보크타르 일가의 외동딸이었다.

 부친이 몸소 장사를 시작해 성공을 거두었고 귀족들에게도 한눈에 주목을 받았다고 한다.

"얼마 전에는 어머니와 함께 성의 무도회에도 나갔어."

"쳇, 벼락부자가 귀족을 끌어들여서, 잘난 척하며 성에서 무도회라?"

 어머니는 평민이면서도 대상의 아내로 치장하고 눈부신 사교계를 놀러 다니는 나날이라고 딸은 말한다.

"무도회 자리에서, 공작님이나 명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어머니께서는 계속 공주님을 사납게 욕하셨어. 더럽혀진 공주를 왕가에서 추방하고 귀족 중에서 깨끗한 신체의 여성을 골라 왕가로 맞이해야 한다고."

"뭐라고...!"

 남자의 눈은 치켜올랐지만 남자에게 엉덩이를 돌린 딸은 알 수 없었다.

"아버지를 후원하시는 공작님이 계셔서 아첨하는 것일 수도 있어. 공작님에게는 딸이 있으니까, 아르토니아님이 아니라 그쪽이 여왕에 적합하대."

 소녀의 육통으로 피스톤을 이어가던 남자의 허리가 멈췄다.

"어이, 그 얘기 좀 더 자세히 들려 줘. 대신 공짜로 아르토니아처럼 항문도 쑤셔줘서 느끼도록 해주겠다."

왕성의 큰 홀에서 차려입은 신사 숙녀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궁중악단이 연주하는 경쾌한 곡에 맞춰, 홀 중앙에서는 신사와 귀부인들이 춤을 춘다.

 주변에는 입식테이블과 연회석이 마련되어 다양한 작위의 귀족들과 사업가들이 각 분야의 대화를 즐기고 있다.

"공작님께는, 남편이 신세를 지고 있어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차려입은 부인이 한 신사에게 말을 건다.

 신사는 굳은 표정 그대로 부인을 내려다보다 얼굴이 생각난 듯 그녀에게 돌아섰다.

"아, 그대인가. 남편에게는 제대로 장사에 힘써 공헌하도록 말해주도록 하게."

"네, 네, 공작님의 특별한 배려에 성심성의껏 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공작의 말투는 건방지고 노골적으로 깔보는 태도였지만 부인은 경외하고 깊이 고개를 숙였다.

 딸은 그 모습을 곁에서 씁쓸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마틸다는 알고 있었다.

 부시덤 공작과 어머니 베스카 보크타르는 저렇게 서먹서먹함을 가장하지만, 둘은 그런 사이가 아니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눈을 피해 공작의 별저를 방문해, 아침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딸의 아버지는 한때 대상 보크타르라 불리던 대형 상인이었으나 최근 대두된 사업 길드에 밀려 장사가 신통치 않다.

 모은 재산을 탕진할 정도로 수익은 악화돼 예전처럼 화려한 생활을 하지 못하자 어머니 베스카는 아버지를 볼품없다고 힐난했다.

 그리고 어머니는 사교계에서 공작에게 접근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는 공작 휘하의 길드가 독점하는 약제의 유통을 일부 맡게 됐다.

 권익을 쥔 길드에 수익의 절반 이상을 바쳐야 했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장사를 이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딸 마틸다는 엄마의 바람을 확신하고 있었다.

 어머니가 공작에게 몸을 내밀어 공작의 권익을 얻은 것이 틀림없다.

 아버지의 장사를 위해 정조를 팔았다, 그뿐만이 아닐 것이다.

 한심한 남편이라든가 이런 한심한 남자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던가, 아버지를 내치는 듯한 푸념을 들었고, 도저히 아버지를 사랑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어느덧 아버지도 어머니 앞에서 미소를 짓는 일이 없어져 있었다.

 우아하고 찬란한 하루하루를 찾는 어머니는 왕국 제일로 불리는 재력을 자랑하는 공작과 함께 지내는 동안 완전히 빠져버린 것이다.

"어머, 이런 곳에서 혼자 있나요?"

 찌르는 듯한 목소리에 딸은 눈썹을 찡그린다.

 보니 복실복실한 빨간 드레스로 차려입은, 딸과 동갑내기 정도의 여자였다.

"게디르나 언니, 누구예요? 이 수수한 아이는?"

"게디르나 언니, 이런 천한 평민 아이에게 무슨 일이에요?"

 아직 소녀라고 해도 좋을 쌍둥이가 좌우로 나란히 말하며 마틸다를 내려다보았다.

 게디르나와 그의 추종자들은 귀족 중에서도 명문으로 꼽히는 문벌의 영애들이었다.

"…정중한 배려 감사합니다."

 마틸다는 무뚝뚝하게 대답을 하고 모양만 고개를 숙인다.

 상대방은 명문 귀족이라 예의에 어긋나 기분이 상하는 일이 생기면 아버지의 장사에 지대한 악영향이 있을지 모르지만 딸 마틸다에게는 이제 아무래도 좋은 일이었다.

"정중한 배려, 가 아니에요. 평민 주제에, 부모자식끼리 모여서 공작님을 따라다니는 것은 그만두시는 게 어떻겠느냐는 거예요."

"그래, 신분 분별이 안 되는 버릇 없는 아이."

"그래, 평민은 평민끼리, 복도에 나와 있으라고."

 공작을 따라다니고 있는 사람은 어머니로, 자신은 그런 적은 조금도 없는데 어처구니 없는 트집이다.

 고압적인 여자에게 혀를 차려는 것을 애써 참으며 딸은 다시 고개를 숙였다.

"그럼 그렇게 하겠습니다. 실례했습니다."

 보기 싫은 여자들이 발호하는 장소 따위를 좋아할 리가 없다. 딸은 일찌감치 자리를 뜨기로 한다.

"잠깐 기다려요?"

 떠나려는 마틸다를 불러 세우는 게디르나 영애.

 쫓아내고 불러세우다니 무슨 생각일까 하고 미간을 찌푸리고 돌아보는 딸에게 아가씨는 불만을 표시했다.

"뭐죠? 그 태도는?"

"아니, 아무것도. 무슨 일로 그러시죠?"

 이곳이 왕성의 무도회가 아니면 과감히 매도해 줄 텐데 하는 생각을 참으며 딸은 경외해 보였다.

"잠깐 얘기 좀 들려줘요. 당신, 공주가 이민자들에게 희롱당하는 현장을 보았으려나?"

"네에? 에ㅡ 에에..."

 게디르나 영애의 당돌한 물음에 마틸다는 입을 다문다.

 그것은 지금의 사교계에서는 미묘한 이슈였다.

 이민병단이 왕도를 제압하고 아르토니아 공주가 민중 앞에서 이민병들에게 능욕을 당한 지 반년 정도.

 국민에게는 아르토니아 공주의 복권이 발표돼 있었다.

 아직 공주는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았지만 임신해 태가 커지고 있다는 소문은 온 나라에 퍼지고 있다.

 정황상 공주를 범한 이민병의 자녀라고 누구나 짐작했다.

 중목환시 중에서 수모를 당한 여자가 과연 공주로서 남 앞에 나올 수 있을지, 그리고 능욕의 결과로 잉태한 아이를 어떻게 할 생각인지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관심을 보이는 사안이었다.

"네, 네, 봤어요. 봤고말고요."

 느닷없이 이야기에 끼어들어 온 것은 마틸다의 어머니 베스카였다.

 공작의 눈치를 보면서도 귀가 밝게 딸 마틸다와 영애 게디르나의 화제를 듣고 있는 것은 수다를 좋아하는 성미일 것이다.

"이쪽의 부인은 현장을 봤다는군."

 공작이 잇따라 말을 곁들였다.

 이야기에 끼어들어 온 베스카 부인에게 아무도 당신에게 묻지 않았다고 입을 삐죽거리려던 게디르나 영애였지만 공작의 바로 앞이라, 안타깝게도 할 수 없게 되었다.

 부스럼에 닿는 것 같은 기분의 딸 마틸다의 마음도 모르고 베스카는 득의양양하게 말을 시작했다.

"광장에서 발가벗겨졌잖아요. 이민병들이 줄줄이 앞에서 뒤에서 팍팍 박아댔어요. 공주는 울면서 싫어했지만, 결국, 안에다 싸 버려서, 뚝뚝 떨어질 정도였죠?"

"아, 더러워라."

 게디르나 영애는 모멸하는 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공주에 대한 존경이 부족할 뿐 아니라 너무나 비열한 그 말에 딸 마틸다는 슬며시 뒤로 물러나 대화에서 거리를 둔다.

"그래요, 원래라면 고귀하신 분의 대를 이어받아 마땅히 간직해야 할 자궁을, 야만적인 이민자들의 더러운 물건으로 더럽혀져 버렸단 말이야."

"임신당했다고 모두가 말하는군요."

 평민 상인의 아내를 상대로, 이야기나 들어줘 보지, 그런 태도였던 게디르나 영애였지만, 베스카 부인의 천박한 말투에 그만 끌린다.

"그런데도 죽음을 택하지 않고 이민 장군에게 꼬리를 흔들며 공주를 계속한다나요?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가 봐요~"

"정말. 나 같으면 살아갈 수 없어요. 여자로서 부끄럽지 않을까?"

"잉태된 아기를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 건가?"

 공작도 맞장구를 쳐 앞으로 문제가 될 것임을 언급한다.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낙태시키지 않겠느냐고 언외에 담고 있었다.

 이들 문벌 귀족들에게 혈통은 무엇보다 귀하고 이를 보장하는 여자의 순결도 마찬가지.

 하천한 이민병에게 능욕을 당하고 잉태한 공주 따위를 옥좌에 올려놓는다니 언어도단이었다.

"이러다간 왕가의 피가 더럽혀져 섞여 버릴 거야. 공주는 성녀처럼 순결한, 아름다운 여자가 대신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베스카는 공작에게 의미심장한 시선을 돌렸다.

"유서 깊은 고귀한 혈통의 문벌 쪽에서 순결을 지킨 깨끗하고 젊은 아가씨가, 왕가의 양녀가 되어 공주를 대신해야 해요."

 공작에게는 전처와의 사이에 딸이 있다.

 공작이야말로 왕가의 혈연에 걸맞은 고귀한 혈통이고, 그 딸을 왕가에 넣어 왕권을 이어주는 것이야말로 왕가의 바람직한 모습.

 그것을 함축한 발언은, 공작에 대한 아첨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었다.

"아니아니, 큰딸은 아직 계집애, 전혀 그러한 그릇이 되기엔... 핫핫."

 농담으로 흘려듣다가, 부추겨져 한껏 만족한 듯이 웃는 공작.

 어머니의 노골적인 아첨에 딸 마틸다는 초조함을 느끼며 얼굴을 찡그리지만, 대항하듯 게디르나 영애도 공작에게 다가갔다.

"공작님, 비열한 이민의 남자들에게 더럽혀져, 살아서 수치를 보이는 부끄러움도 모르는 여자 따위 성에서 내쫓고, 병든 국왕 폐하를 대신해 공작님이 집권하셨으면 좋겠어요."

"맞아맞아. 공작님께서 곁에 계신다면 무슨 걱정이 있을까요?"

"핫핫핫, 이거 곤란하구만, 부인쪽은 확실히 말씀을 하시는군요. 제 생각으로 이러쿵저러쿵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핫핫핫."

 자식을 둔 어머니인 베스카 부인과 그 딸과 동갑내기 정도의 젊은 게디르나 영애에게 칭찬을 받고 공작은 신이 나서 웃는다.

3-6 대상부인의 험담 -무도회2-

"그건 그렇고, 오늘 이 회장에 공주가 나타날 거라고 생각하나?"

 신사처럼 있던 부시덤 공작이 엷은 웃음을 지었다.

 많은 눈이 모인 가운데 벌거벗은 채 묶여 남자에게 욕보여지고 원치 않는 아이를 밴 여자가 어떤 얼굴로 이 자리에 나오려나, 하고 말하는 듯한 추악한 미소였다.

"어머, 공작님도 참 짓궂으시군요. 몸이 안 좋다고 나오지 않을 게 뻔하지요."

 곧바로 공작에 동조해 보이는 베스카 부인.

"이민의 물건이 박혀서 엉덩이를 흔들며 울부짖던 끝에, 아이를 배어 불룩해진 배를 어떻게 얼버무린단 말인가요. 호호호."

 한발 물러선 곳에서 말없이 듣던 딸 마틸다는 어머니의 심한 말투에 참다 못해 입을 찡그리고 있었다.

 일개 상인의 아내에 불과한 어머니가 왜 그토록 공주를 못되게 욕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주위의 귀족들도 부인의 비열한 발언에 어떤 이는 눈살을 찌푸리고 어떤 이는 듣지 않은 것으로 했다.

"....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아요. 그녀, 나온다는데요?"

 이건 꽤나 볼만하다는 얼굴로 홀 안쪽의 두 계단 정도 높은 상석을 가리키는 게디르나 영애.

 일동이 그쪽을 보면 왕가의 사람이 앉을 자리 좌우에 연미복의 시종들과 정장의 근위기사들이 경외를 드러낸다.

 악대가 적당한 지점에서 연주를 마치고, 넓은 홀 중앙에서 춤추는 남녀들이 잡은 손을 놓자, 품위 있는 수염을 기른 시종장이 공주의 입장을 알렸다.

 회장이 술렁거린다.

 공주의 복귀를 환영하는 목소리와 수군거리는 목소리가 뒤섞였다.

 그렇게 틈을 두지 않고, 여자가 상석 중앙으로 나타났다.

 길고 윤기나는 머리를 머리 뒤 높이 포니테일로 감쌌으며 머리 위를 왕족의 증거인 티아라가 장식하고 있다.

 입고 있는 넉넉한 드레스는 코르셋으로 조이는 일 없이 그 모체의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복부가 느긋하게 부풀어 회임하고 있는 것을 누구라도 알 수 있었다.

 아르토니아 공주는 임산부가 된 모습을 꺼리지 않고 배가 부풀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없이 우아한 걸음걸이로 나섰다.

"제후분들, 왕궁 각료, 관료분들, 참석해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무도회장의 열석자들을 똑바로 바라보며 전과 다름없는 미소를 지으며 공주는 건국기념 축사를 했다.

 말투는 그 어느 때보다 여성스러운 부드러움을 담고 있었다.

 불과 몇 달 전에 수많은 민중에 둘러싸여 능욕당한 여자라는 인상은 없었다.

 형식대로의 말 뒤에 이 자리에서 보고할 일이 있다고 공주는 계속했다.

"민족융화회의 분들의 도움으로, 저 아르토니아가 계속해서 왕가의 대표를 맡게 되었습니다."

 맨 앞줄에 있던 베르디르 후작과 그의 부인을 비롯한 민족융화회의에 참석한 귀족들이 공주를 따르듯 박수를 친다.

 장군의 반란보다 이전에 왕가의 집정을 지탱해 온 왕궁 각료 중, 이민 박해를 방관하고 용인했던 재상을 비롯한 몇몇 사람들은 민족융화회의가 설치한 특별법정의 재정으로 광장에서 교수형에 처해졌다.

 아르토니아도 실정의 책임을 지고, 광장에서 이민을 상대하여 그 혼혈을 후계자로 삼도록 강요당하는 엄청난 치욕을 당했을 터였지만, 아르토니아의 모습에서는 그런 감정을 짐작하기 어려웠다.

 처형된 재상들을 대신해 앞으로는 민족융화회의에 참여하는 자들이 아르토니아의 집정을 뒷받침하게 된다.

 자칫 곁에서 보기에는, 굴복당한 아르토니아가 민족융화회의의 마음대로 조종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시덤 공작 등 유서 깊은 문벌 귀족들에게는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이었다.

 본래라면 왕권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막강한 기사단을 손아귀에 둔 공작과 그 맹우들로 보였으나 민족융화회의에는 반란의 주모자인 이민병단의 장군이 뒤를 받치고 있어, 쉽게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또 하나, 저 아르토니아는, 임신을 했습니다."

 회장에 있는 모두가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아르토니아는 언급한다.

"이미 소문이 난 대로, 저는 지난 혼란으로 치욕을 당하고 이민 병사들의 아이를 잉태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솔직한 발언에 참석자들은 조용해졌다.

 저마다의 생각을 품으며 숨을 죽이고 그녀의 다음 말을 기다린다.

 아르토니아는 한숨을 쉬더니 커진 태에 손을 얹었다.

"제가 당한 치욕은 여자로서 용납할 수 없는 것입니다. 또한, 왕가의 여자로서 순결을 지키지 못하고 수치를 내보이게 된 것을 사죄드립니다."

 슬픔을 머금은 아르토니아

 그 목소리가 희미하게 떨리고, 오싹하게 전해진다.

 능욕당하고 자식을 밴 몸을 이렇게 모두에게 보여주며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은 얼마나 용기가 필요한 일인가.

"하지만, 저는 이 아이를 낳고 길러 왕위 계승자로 삼을 생각입니다."

 홀이 다시 웅성거렸다.

 모두 강간당하고 잉태된 아이를 왕위에 올리는 일은 들어본 적이 없었지만, 납득하는 자, 그저 경악하는 자, 말도 안된다고 눈살을 찌푸리는 자, 비웃음을 터뜨리는 자, 반응은 다양하다.

 웅성거림이 가라앉기를 기다려 아르토니아는 계속한다.

"왕국은 이미, 유래의 민족인 우리만의 나라가 아니게 됐습니다. 이민자들은 유서 깊은 혈통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왕가에 그들의 피를 받아들여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민 중에서도 용사라 칭송받던 자들의 피를 이어받은 이 아이라면 많은 민족을 묶어 미래의 왕국에 평화와 번영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아르토니아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베르디르 후작과 그의 부인의 기세 좋은 박수가 홀에 울려 퍼진다.

 민족융화회의에 참석한 귀족들이 일제히 박수를 치기 시작하자 다른 열석자들도 따르듯 박수를 보낸다.

"아이가 태어나면 다시 보고 드리겠습니다. 왕가의 자식으로 따뜻하게 맞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환한 미소를 지으며 아르토니아는 퇴장했다.

 시종장이 계속해서 환담을 전하며 마무리하고 공주의 뒤를 잇는다.

 악단이 연주를 재개하다.

 다시 춤을 시작하는 것은 아직 어린 소년이나 소녀들뿐이었고, 이외에는 모두 저마다 공주의 발언에 대해 놀라움을 주고받았다.

 부끄러움 없이 모두 앞에 임신한 몸을 드러낸 공주의 용기를 기리는 자, 공개능욕 끝에 밴 자식에게 왕위를 계승시키다니 어찌된 일이냐고 의아해하는 자, 전대미문의 추태라고 씩씩대는 자, 여러 대화가 오간다.

"흠, 아무래도 공주 전하께서는 하천한 사내들에게 신세를 지게 된 것을 치욕이라 생각하고는 계시는 모양이군요."

 공작이 시치미를 떼었다.

 그 말투는 수치라는 걸 아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듯한 모멸감을 담고 있다.

 거기에 베스카 부인이 뒤따른다.

"봤어요!? 저 느슨해진 얼굴, 도저히 강간당한 치욕에 괴로워하는 여자로는 보이지 않죠? 부끄러움도 모르고 임신한 것을 득의양양하게 퍼뜨리곤, 후계자라니요!"

"흠, 어느 말뼈다귀인지도 모르는 이민의 자식에게 진심으로 왕위 계승권을 부여하실 생각이신 건가?"

"아아, 싫어. 이민의 남자에게 여자의 전부를 내주고, 개의 새끼를 낳는 암캐로 전락해 버린 거야. 정말로 공작님의 따님과 교대시킬 수는 없나요? 공작님이야말로 왕국의 군주에 어울릴 텐데."

"암캐라니, 공주님의 평가가 갈 데까지 가는군요. 핫핫핫."

 공주에 욕설을 퍼붓고 공작을 치켜 보이는 베스카 여사에게 유쾌한 듯 웃는 공작.

 그 모습에 공작의 맹우인 제후들도 모여 부인의 발언에 동조한다.

 유서 깊은 명문 귀족들에 둘러싸여 완전히 마음이 편해진 부인은 요설수설로 아르토니아를 힐난하고 조롱하는 발언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이민 병사들에게 실금할 때까지 괴롭혀져, 여성의 조신함을 잊고 암컷이 된 더러운 공주보다 공작님의 가문이 왕가를 잇기에 어울리는데. 여러분도 그렇게 생각하시죠?"

"그래, 민족융화회의 따위 하릴없는 놈들보다 공작 공이 집권해 왕국의 자긍심을 지켜야 합니다."

"왕국 제일의 고결한 혈통의 순결을 지키는 공작님의 따님과 하천한 백성의 구경거리가 되어 전신이 앞도 뒤도 헐렁헐렁해진 더러운 여자, 비교할 수 없어요."

 공작이나 그 맹우들의 비위를 맞추어 온갖 아첨을 하고, 그를 위해서라면 혹독한 수모를 당한 공주의 명예를 더욱 깎아내리는 일에 아무런 가책도 없는 어머니 베스카.

 그런 어머니가 몹시 추하게 보였고, 마틸다는 음울한 기분이 들어 회장을 떠났다.

 또 한 명 베스카를 꺼림칙하게 바라본 사람은 경쟁적으로 공작의 마음을 끌려던 게디르나 영애였다.

 그런 노골적인 아첨을 차례차례 열거할 만큼 영애는 남자에게 아첨하는 데 능란하지 않다. 그녀는 늘 아첨받는 쪽 신분이니 당연했다.

 아가씨는 영애는 손수건을 깨물며 분해한다. 부시덤 공작의 마음을 끌어 공작부인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에, 저 하천한 여자는 방해된다.

 어느새 어디선가 귀공자와 알콩달콩 이야기를 나누던 추종자 소녀 두 명을 강제로 끌어당기며, 영애 또한 화가 난 듯 회장을 빠져나왔다.

"그렇구만. 네 어머니는 무도회에서 그런 일을……큭큭큭"

"하아악, 하아아악...."

 남창 딕은 히죽히죽 미소를 지으며 마틸다의 항문 깊숙이 파고든 물건을 움찔움찔 떨었다.

 엎드린 자세로 개처럼 혀를 내밀고 괴로워하는 딸의 항문 안 깊숙히 뷰룻뷰룻 백탁을 뿜는다.

"아그윽, 우윽....!"

 항문에 박힌 육창에서 뜨거운 용솟음이 몸속으로 분출하는 감각에 마틸다의 엉덩이가 경련을 시작해 남자를 옥죈다.

 옥죄는 만큼 아랫배는 압박감을 느꼈고 소녀는 혀를 내밀어 어떻게든 괴로움을 벗어나려고 애썼다.

"큭큭큭, 좋은 얘기를 들었다고?"

 딸이 말하는 무도회 이야기에 완전히 격앙된 남자는 전혀 사양하지 않고 소녀의 항문 속에 열정을 방출하며 더럽혀 간다.

"아윽, 괴로워…. 어, 엉덩이가… 으으으…"

"처음엔 그렇겠지. 하지만 이게 머지않아 잊혀지지 않게 돼. 아르토니아에게도 같은 맛을 느끼게 해줬지."

"딕은, 공주님이 미운 거야?"

"아니야? 저 아가씨는 우리의 귀여운 전리품이다. 미워할 까닭도 없어. 여자의 기쁨을 가르쳐 준 거야."

 항문을 파고드는 육창이 소녀의 몸 속을 천천히 문지른다.

"잇.....이히익!?"

 내장을 휘젓는 듯한 감촉에 소녀는 항문을 힘껏 조이지만,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물건에 문질러져 성감에 엉덩이를 부르르 떨더니, 이윽고 여음에서 확 조수를 뿜었다.

"어때? 남자에게 엉덩이를 내밀고 항문 가장 깊숙한 곳까지 정복당하는 기분은?"

"그다지....기분좋지는....으으으, 크으윽...."

"이 정도로 느끼고 있잖아, 몸은 기뻐하고 있어. 이젠 잊을 수 없을 걸."

"공주님도 이런 일을 당해서 기뻐했어...?"

"울고 싫어했지. 하지만 몸은 나를 반기고 있었어. 아르토니아는 엉덩이를 범해지는 기쁨을 평생 잊지 않는다. 지워지지 않는 낙인이야. 큭큭."

 남창은 득의양양하게 웃었고, 더욱 소녀의 항문 속에 열정을 쏟았다.

 만족하고 물건을 천천히 뽑아내자 뻥 뚫린 소녀의 국화좌는 발갛게 부은 채 끈적끈적한 백탁을 물고, 천천히 닫힌다.

 남자로부터 잔뜩 뿜어져 나온 백탁이 항문 입구에서 약간 늘어져 새어나와 회음부를 더럽혔다.

"하악......, 확실히 잊혀지지 않을 것 같아. 괴, 괴롭지만...... 뭔가 이렇게, 동물의 암컷 같은 기분이 들어...."

"흠, 뒷구멍의 묘미를 잘 알고 있잖아. 곧 기분 좋아질 거야."

 남창은 신이 난 듯 말했다.

 희생양이 될 암퇘지를 발견한 그는, 어떻게 요리해 줄까 하며 혀에서 군침을 억제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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