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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의 아내 16화 - 잠재된 변화, 표면적 화해

TODOSA 1 116 0

형사의 아내 - 단 한 번의 실수로 육변기로 떨어져 가는 미인 아내 -

1부  유코, 마조 각성편 

16화 - 잠재된 변화, 표면적 화해


(5일째 오후, 미츠키의 교실)

"파문을 당한 건, 그녀 뿐만이 아닌 것 같네..."

인기척이 거의 없어진 교실을 보며, 타노우라 미츠키는 탄식했다.

원래 타노우라류는 한 번 몰락했었던 유파였고, 때마침 시집왔던 곳이 이 망해가던 꽃꽂이 집안이었다는 것뿐이다.

그녀의 남편 또한 문제였다.

고액의 빛을 남겨놓은 채, 여제자 한 명과 함께 증발해 버린 것이다.

그 후의 발자취는 일절 찾지 못하고 있다.

대를 잇지 못하게 되어버린 미츠키는, 타노우라류를 존속시키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 했다.

남편 이외의 사내들에게 안긴 것도 두 손가락으로는 셀 수 없을 정도다.

문하생들을 여성으로만 한정해온 것도, 빚쟁이에게 지시받아 질 좋은 여자들을 소개시키는 뚜쟁이 같은 짓을 하기 위해서였다.

미용사나 머리 묶기, 사진 스튜디오 등 복합적인 서비스들이 궤도에 오를 무렵에는 타노우라류에 출자라는 이름의 빚을 부과한 자들, 즉 지금 유코를 눈앞에서 조교하고 있는 남자의 조직에 거스를 수 없게 되어 있었다.

운명을 저주하지만, 이것도 인과라는 것일 터이다.

교실에 두 사람만을 남겨 두고 발길을 돌린다.

이제 여기로 돌아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하면서.

(저 아이도 아마, 망가져 버리겠지... 어제는 자포자기하지 않도록 설득하는 역할을 맡았지만, 처음부터 그럴 생각은 없었던 것 같고.)

비슷한 신세가 된 여자들끼리, 가능하면 그녀에게 타노우라류를 잇게 하고 싶었으나, 그것도 이젠 무리일 것이다.

신성한 교실에서 행해진 미친 짓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 행적.

결국 일이 끝나기도 전에 문하생들은 모두 도망치듯 퇴실하고 말았다.

남자가 속한 조직, 마두회(馬頭会)의 터무니 없는 힘은 알고 있다.

아마 이 사건은 일절 외부로 드러나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곱게 죽지는 못할 테니, 그럼 앞으로 혼자 조용히 살아가자고 미즈키는 결심한다.

이날, 타노우라류는 각종 스캔들을 끝까지 드러내는 일 없이 조용히 해산을 선언했다.

----------

"별로... 예요..."

"응? 뭐가 말이냐."

"모두들, 저의... 보고 있었어요. 이제 밖을 걸어 다닐 수조차 없어요. 어디에도 갈 곳이 없어져 버렸어요..."

인기척 없는 다다미방.

조금 전까지만 해도 타노우라류의 교실이 있던 자리는 모든 것이 치워져 있고, 기모노를 두른 여자가 홀로 천장을 똑바로 바라보고 누워 있었다.

둘렀다고 해도 기모노는 이미 그 용도를 요처럼 용도를 바꿀 수 있었고, 여자 자신은 실오라기 하나 입고 있지 않았다.

백탁액이 사방에 묻어 있는 그녀의 몸 여기저기에는 끈적끈적한 광택과 특유의 이상한 냄새를 풍겼고, 곱게 묶여 있었을 머리는 또다시 무참하게 무너져 일부는 그녀의 목과 가슴을 덮고 있었다.

다다미 위에서 천장을 보고 드러누운 채 대자로 뻗어 있는 여자, 유코는 눈물 자국을 닦지도 않고 무표정하게 남자를 향해 따진다.

하지만 이미 체념에 사로잡혀 있는 듯, 그 말에 힘은 없다.

여자의 옆에는 남자가 하나, 기모노 끝자락에 몸을 포개며 똑같이 천장을 바라보며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이따금 뻗는 손은 유코의 풍만한 젖가슴을 만지작거리며 그 감촉을 즐기고 있다.

"안심해라. 너는 몰랐겠지만 중요한 부분을 보여지기 전에 모두 나가버렸었어."

"그렇다 해도... 그래도 소문인가 뭔가로 저는 이제..."

"그것도 아니다. 일주일도 안 되어 네 일은 화제에 오르지 않을 거고, 오늘의 일도 전부 잊어버리게 될 테니..."

남자의 그 한마디에 그녀의 눈길만이 남자 쪽으로 향한다.

타노우라류의 문하생들과는 거의 모두와 안면이 있어, 가끔 마주치기도 하고 연락을 주고받기도 했다.

단 2주간의 약속.

육욕에 지고 남자를 따른 결과가 사회로부터의 고립임은 말할 것도 없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하지만 남자는 그렇게 되지 않을 거라고 말한다.

"...당신은 제게서 모든 것을 빼앗으려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그런 여자로 만들어 뭘 어쩌시려는 거예요? 모르겠어요... 읏, 으읏, 정말, 또 가슴을..."

"이상형의 가슴이 눈앞에 있다. 만질 거야. 게다가 너는 더 이상 싫어하지도 않고, 싫어하는 것 같지도 않아. 세상이 바뀌지 않았더라도 너만은 바뀌게 됐을 거다. 그때 그 순간에. 지금은 아직 깨닫지 못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 순간?"

"그렇다."

"......"

남자가 말하는 것은, 조금 전 범해지면서 꽃을 꽂을 때의 일을 말하는 것일 것이다.

유코에게 확실한 기억이 있을 리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순간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했을 때의 쾌감이 무서울 정도였다는 것만은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 있다.

그것은 얼마 전 경매 회장에서 맛봤던 것 이상의 황홀감이었다.

남자는 계속해서 말한다.

"평범하게 살면서, 가족을 사랑하고, 꽃을 사랑하는 좋은 여자가 내 손에 의해 어떻게 되는지를 눈으로 보고 싶었다. 그것뿐이야."

"...그것이... 대답... 인가요..."

"뭐, 그렇지. 얼마 전까지의 너라면 이런 걸 들은 것만으로도 엄청나게 화를 내지 않았을까?"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이제는...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그렇게 자포자기 하지 마라. 그리고 오늘부터 너는 꽂혀있는 꽃을 볼 때마다 자신이 얼마나 천박한 여자인지를 떠올리게 될 거다. 그걸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거지."

"...이상한 사람... 으응, 응, 하아아아... 아아, 또, 또다시...!"

"부정하지 마라. 하지만 오늘까지의 일로 내 힘이, 배경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었을 거다. 내가 경찰 따위에 잡히는 일은 없을 것이고, 너나 네 가족의 생살여탈마저 쥐고 있다."

"앗, 앗, 안돼, 아아아아...!!"

가족이라는 말에 유코의 몸이 움찔움찔 반응하지만, 남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의 젖가슴을 계속 주무른다.

한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여무른 두 개의 커다란 열매는, 지금도 남자의 손에 의해 출렁출렁 모양을 바꾸고, 가끔씩 터지거나 짜부라질 것 같으면서도 여자에게 자극을 주어간다.

무표정 했던 여자의 얼굴이 서서히 붉은 빛을 되찾기 시작하며, 눈이 흐리멍텅하게 젖어 들어 간다.

(아아... 이 손이야. 이 손이... 또 나를... 미치게 만들어...)

"...앞으로 9일 남았다. 그때까지 너는 나의 여자다. 하지만 약속은 지키마. 네가 원한다면 반드시 원래의 생활로 돌아가게 해주지."

"저는... 이제부터 어떻게 되는 거죠?"

"글쎄. 하지만 나는 네가 마음에 들었다. 몇 번이나 말하지만 데리고 돌아가 기르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비슷한 것 같은 이런 대화가 두 사람 사이에 몇 차례나 반복된 것일까.

고백과도 비슷한 남자의 대사가, 횟수를 거듭할수록 호의적인 인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사실을 유코는 깨닫고 있을까.

"...저를 사랑한다는 건가요?"

"어떨까나... 가겠어."

"아, 아앗, 기, 기다렷... 아아, 아아아아, 아아아...!!"

몸에 이끌려가는 유코의 마음속 무게추는 이미 남자 쪽으로 기울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것은 행동에 의해 보여진다.

덮쳐오는 남자에게 무의식적으로 그녀는 처음으로 스스로 다리를 벌린 것이다.

마치 화학반응처럼 가슴만 만지작거림에도 젖어가는 몸을 원망스럽게 여기는 일도 없이.

남자의 육봉 또한, 그토록 괴롭혔음에도 지칠 줄 모르는 듯 힘이 넘쳤다.

(모든 것이 끝난 후에, 나는 나로 있을 수 있을까?)

그런 쓸데없는 말이 유코의 뇌리에 떠오르지만, 그 또한 이내 자취를 감춰버렸다.

----------

(6일째, 유코의 집)

"나 왔어, 유코."

"어머나, 당신(アナタ )*... 한동안 돌아오지 못할 거라더니..."

"아니, 그럴 생각이었는데, 조금 마음에 걸리는 게 있어서..."

"마음에 걸리는 일?"

"응..."

* 원문은 アナタ(발음은 똑같이 아나타). 이후부터 유코는 남편을 평범하게 히라가나 あなた라고 부르는 게 아닌, 가타카나 アナタ라고 부르기 시작합니다. 이걸 꼭 기억해주세요.

어떠한 이유로 어젯밤에는 한숨도 못 잤던 유코가 마음을 달래기 위해 부엌에 선 것은 이른 아침의 일이었다.

이른 아침이라도 해는 계절 덕에 높이 오르기 시작하고 있어, 집안일을 하는 데에 아무런 어려움은 없다.

요 며칠간 딸에게 소홀했던 것에 대한 죄책감에 조금 공들인 아침 식사를 준비하려는데 현관문에서 인기척이 났다.

궁금해서 나가보면 거기에는 그녀의 남편이 서 있었던 것이다.

돌아오자마자 그녀의 남편은, 무언가를 들었다는 듯 유코의 몸을 뚫어져라 둘러보듯 쳐다본다.

"...유코, 저기..."

"뭐해, 당신도. 마침 아침밥을 하고 있었어. 빨리 들어와요."

"응, 아니... 그렇구나..."

얼마 전 싸우고 헤어지듯 남편을 떠나보냈던 차였다.

남편의 시선이 묘하게 견디기 어렵게 느껴져 유코는 노골적으로 화제를 바꿔 남편을 불러들인다.

여느 때 같으면 예상치 못한 귀가였더라도 만면에 웃음을 띠고 남편을 맞이했을 유코였으나, 오늘은 타이밍이 나빴다.

어제 교실에서의 일로 언제 누구한테서 비방 전화가 걸려 올지도 몰랐고, 헤어질 때 남자에게 건네받았던 물건 탓도 있어 거의 잠을 자지 못했었다.

부엌에 섰을 때조차 머릿속을 채웠던 것은 어제의 일이었다.

(저런 많은 이들의 눈앞에서 보여져 버렸어.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간다니... 있을 수 없어...)

유코의 뇌리에 떠오르는 것은 침실 구석에 감춰둔, 어젯밤 지독히도 신세 졌던 물건들.

그것은 어제 헤어질 때 남자에게 받은, 바이브나 애널 플러그 등의 익숙해진 여러 가지 음구들이었다.

앞으로를 위해 이것들을 써서 자위를 하고, 그대로 잠들라고 지시받아 가져왔던 것이다.

세간의 눈이라는 정신적 스트레스와 막 개화되기 시작한 피학적 쾌락은 그녀에게 있어선 무시할 수 없는 유혹이었다.

(그럼에도 아직... 달아오른 게 가라앉지가 않아... 최저야, 나는...)

돌아왔던 직후에는 방치할 수 있었던 그것들이, 아이를 재우고 밤에 샤워를 한 무렵부터 올라오는 성욕에 의해 서서히 무시할 수 없게 되어 갔다.

질 속에서 샤워실 바닥으로 뚝뚝 흘러내리는 남자의 정액을 보자 참을 수 없게 되어 버렸었다.

마치 정신병 환자처럼 숨을 헐떡이다가 목욕 직후의 몸에 바이브와 플러그를 자신의 성기로 박아 넣어 몸을 요동치게 한다.

동시에 지난 며칠 간의 갖가지 기억이 되살아나는 순간, 그녀 안의 무엇인가가 끊어져 버린 것 같았다.

실시간으로 몸속 깊은 곳에서 쏟아지는 쾌락과도 연결되어,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덧 아침 해가 떠오르는 시간까지 자위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성기는 밤새도록 계속된 격렬한 자극으로 빨갛게 충혈되어 부어올라 있었고, 침대 시트는 그녀의 온 몸의 구멍으로부터 토해진 액체들로 젖어 완전히 질척질척해져 있었다.

(그런 일이 앞으로도... 하지만 왠지 기분이, 가슴이 뜨거워져... 이게 그가 말했던 변화... 인거야!? 마조히스트라고... 그가 말했었던...)

그녀에게 있어 변화는 아직 실감 나지 않는다.

설령 옆에서 보면 밤새 자위에 빠져 있는 것 자체가 이상하더라도, 그녀는 자신을 스스로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간밤에 그러한 사정이 있던 것도 있어, 유코에게 있어서 남편의 예상외의 귀가는 처음으로 환영할 수 없는 일이 되었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각자 다른 방에서 선잠을 취한 두 사람은, 늦은 아침식사를 거실에서 함께 한다.

요전의 말다툼도 있어 둘 사이에 대화가 적다.

필연적으로 들어맞지 않는 내용이 된다.

"그래서, 오늘은 어떻게 할 거야?"

"응... 아니, 한숨 더 자고 이따가 오후쯤에 다시 나가야 해. 원래라면 오늘도 돌아올 수 없었을 텐데..."

"어쩐지 대답이 모호하고 좋지 않네... 그럼 유이의 체험 학습을 데려다 주는건 어려울까?"

"아... 그것도 미안해. 번거롭게 하네."

"괜찮아... 나도 조금 바빠지긴 했지만, 유이의 일은 맡겨줘."

"바빠져?"

"응... 그래."

언짢은 내색을 띤 생색내는 말이 무심코 나오는 것에 유코는 가볍게 자기혐오에 빠지지만, 말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인 만큼 이 화제는 피할 수 없다.

"타노우라류 사범 대리에 임명된 거야..."

"엇, 그렇게나 사범 대리가 되는 걸 싫어했었잖아? 집안일을 못 하겠다든가 하면서."

"응. 하지만..."

사범 대리가 되면 집을 비우는 시간도 늘어난다.

때에 따라서는 지방에의 출장이나 발표회 등으로 인해 자녀나 가정에 미치는 영향이 생기는 게 싫다고 얼마 전까지 유코 본인이 말했었다.

그것을 뒤집는 듯한 발언인 만큼, 남편에게 안 좋은 소리를 들을까 봐 고개를 약간 숙이고 있었으나, 그녀의 귀에 뜻밖의 말이 돌아온다.

"...응, 좋지 않을까?"

"엣..."

"예전부터 네가 하루종일 집에 있는 게 그다지 좋지 않다고 생각했었어. 취미가 일이 된다면 좋잖아. ...이렇게밖에 축하해 주지 못해 정말로 미안해. 진짜 앞으로 조금이니까. 앞으로 일주일 정도면 되니까, 이걸로 승진할 수 있다면 후방근무를 희망하려고 해. 그러면 유이와 셋이서 어디 여행이라도 가자. 응."

팟- 하고 고개를 든 유코의 눈앞에는 다정하게 그녀를 바라보는 남편의 얼굴이 있었다.

그 순간, 유코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넘친다.

"으응... 응, 고마워, 당신. 기대하고 있을게."

"뭐야, 울 것까진 없잖아. 내게는 절대로 업무상 말할 수 없는 이야기도 있기 때문에, 그게 너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어. 그래도 믿어줬으면 해. 이번 일이 전부 끝난다면 모두 얘기해줄 테니까."

"알았어. 얼마 남지 않은 거지... 응, 나도 열심히 할게.... 그러니까, 정말 미안해."

그녀에게서 흘러나온 눈물의 의미는 죄책감에서 비롯된 것인가, 기다리는 희망에서 비롯된 것인가.

그것은 본인으로서는 알 수 없지만, 동시에 나온 사과의 말은 기이하게도 그저께 밤에 미츠키가 유코에게 했던 말과 같은 종류의 것이었다.

"하하, 왜 네가 사과하는 거야. 자, 어서 눈물 닦고."

"응... 응. 당신도. 갈아입을 옷 좀 꺼내놓을 테니까, 이따 출근 전까지는 편하게 쉬고 있어."

"알았어. 그건 그렇고..."

"......싫어, 다시 뚫어져라 쳐다보고."

이제야 화해가 이뤄진 두 사람의 관계가 거실을 밝은 분위기로 바꾼다.

그렇게 되면 나오는 것은 부부의 대화다.

남편의 시선이 다시 유코의 몸을 바라보게 되지만, 이상하게도 혐오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아아, 아니 미안해. 아침에 하고 싶었던 말은, 네 가슴이 묘하게..."

"아아 이거? 사실은 나, 지금 브래지어 차고 있지 않은 거야. 앞으로 기모노를 자주 입게 될 테니까 속옷의 선이 드러나보이는 게 싫어서... 나이는 먹고 싶지 않아."

"그런가... 그런거였나. 하하하, 미안해."

"...정말. 그럼, 갈아입을 옷 준비하러 갈게... 잘 자."

"잘 자."

그녀가 지금 입고 있는 옷은 티셔츠에 스웨터.

브래지어를 차고 있지 않다는 말은 사실이었다.

비대해진 유방에 원래 갖고 있던 것들은 맞지 않았고, 남자에게 이리저리 휘둘려지느라 새걸 사러 갈 틈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원래부터 풍만했던 가슴이 갑자기 4사이즈나 커져 버리면 익숙한 이의 눈에도 기이하게 비쳐지는 법이다.

그녀의 가슴은 브래지어를 차지 않아 풍만하게 보인 것이 아니라, 실제로 남자의 손에 의해 커다랗게 확대되어 버렸던 것이다.

하지만 그곳은 예상했던 의문이었는지, 유코는 막힘없이 미리 준비해놓았던 대답을 들려준다.

"......"

식사를 마친 유코가 옷을 가지러 거실을 나서자마자, 남편의 표정이 약간 생각에 잠기는 듯한 것으로 변한다.

그것은, 생각에 잠겨있는 남편에게 유코가 말을 걸 때까지 계속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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